안녕하세요 올해 서른이 된 여자사람입니다.
제가 얼마전 32살 모태쏠로남과 소개팅을 해서
현재까지 3번의 만남을 가졌는데요.
좀 특이한 점이 있어서
주변에도 이런 스타일을 보신 적이 있는지,
있다면 혹시 고쳐쓸 수 있는지(?) 궁금해서 글 써봅니다.
첫만남에 앞서 주선자를 통해 사진을 봤는데
생긴 건 준수하신 편이더라구요
다만 좀 부한 느낌? 약간 통통하고 살짝 수염난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나쁘진 않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만나기 전에 약속을 정하는 과정에서 카톡을 주고받는데, 엄청 솔직하게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저에게 엄청 미인이신데 왜 남자친구가 없냐고 묻거나, 너무 예쁜 분이랑 소개팅하게 돼서 너무 설렌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어요.
저는 적극적인 분이 좋아서 이런 부분이 좋게 보였구요.
그리고 만남 전부터 되게 준비성 철저하고 매너 있다고 느꼈던 게,
어떤 음식 좋아하는지 물어봐서 제 취향에 맞춰 식당도 미리 예약하고,
또 차로 저희 집 근처로 데리러 오겠다고 했었어요.
이 부분도 매너있고 자상한 분 같아서 좋았어요.
거기다 알고보니 집도 차로 5분 거리더라구요.
여러모로 아직 만나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외모 빼고(?) 성격 등등에서 맘에 드는 면이 많아 점점 기대가 됐어요.
그리고 소개팅 당일 만나기로 한 지점으로 나왔는데,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어디 계신지 모르겠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제 앞에 등 돌리고 서 있던 분이 갑자기 뒤돌아서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사진보다 훨씬 멀끔한 훈남이 웃으면서 ㅇㅇ씨(제이름) 맞죠? 하는 겁니다.
사진에서는 좀 통통하고 수염자국나고 그래보였는데,
슬림하고 피부하얗고 얼굴 작고 깔끔하게 생긴 분이
저한테 인사를 하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보다 훨씬 훤칠하고 동안이었습니다.
네네 맞아요 하고 같이 근처에 세워 둔 차로 이동해서 식당으로 향하는데, 카톡 말투랑 똑같으시더라구요.
저한테 계속 외모 칭찬해주시고, 자상하게 춥지 않은지 챙겨주시고, 그리고 미리 준비해놨었는지 음악도 잔잔한 러브송(?)같은 것만 계속 틀어주셨구요.
그 때까지만 해도 땡 잡았다 생각했어요.
외모도 맘에 들지, 집도 가깝지, 매너 좋지, 나 예뻐해주지, 소개팅 한다고 꼼꼼히 준비한 모습도 보이지,
싫을 이유가 없었죠.
그러고나서 밥먹으러갔는데, 고급 일식집에서 코스 요리로 예약해뒀더라구요. 이때까지도 아주 완벽했습니다.
근데 그 때부터 밥먹는 1시간? 1시간 반? 동안
본인 얘기만 쉬지 않고 하셨어요^^...
저한테 질문 따위 할 시간 있으면 자기 얘기 한마디라도 더하겠다 거의 이 태세였구요.
제가 중간에 좀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 좀 얹으려고 하면
한 3초 듣다가,
아! 저 웃긴 얘기 생각났어요!
하더니 쫘르륵 또 자기 얘기 늘어놓고..
계속 듣고 리액션만 해주려니 엄청 기빨리더라구요.
1시간쯤 떠들고나서 저한테
"너무 제 얘기만 한 것 같아요 ㅎㅎ 이제 ㅇㅇ씨 얘기도 좀 해주세요" 하길래
속으로 아 그래도 첫만남이라 자기딴엔 긴장도 되고 어색한 와중에 나 즐겁게 해주겠다고 열심히 대화 리드하려고 애쓴것 같은데,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자 다짐하면서 슬슬 제 얘기도 좀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막 해맑게 웃길래 왜요왜요? 하고 물으니까
저 또 웃긴 얘기 생각났어요 하더니 또 본인 얘기 시작....ㅠㅠㅠㅠ제 얘기는 안듣고있었나봐요 휴^^
그나저나 본인 PR열심히 하시는 와중에
본인이 모태쏠로라고 얘기하시길래,
뭐 땜에 모태솔로인지 대충 짐작은 갔습니다만
그래도 입에 모터 단 거 빼고는 외적으로나 여러면에서 훌륭하신 것 같아서
왜 모태솔로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본인도 "모르겠어요. 연애는 안 되더라구요ㅎㅎ" 하더라구요
몇 번 사귄 적 있는데 보통 1~2주만에 이유 설명 없이 늘 차였대요.
하여튼 저는 소개팅남이 혼자 자기 얘기만 떠드는 것만 빼면 너무 괜찮아서 놓치기 아까워서,
식사 후 차 마시는 자리에서 슬쩍 물어봤습니다.
기분 상하지 않게 매우 공손하고 부드럽게, 혹시 혹시 토크 공백이 잠깐이라도 생기지 않게 계속 쉴틈없이 이야기 이어가시는 게, 저와의 만남이 어색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저 재밌게 해주고싶어서 그러신거냐구요.
그랬더니 순진한 얼굴로 네 하고 끄덕끄덕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또 매우 부드럽게, 사실 저는 서로 질문도 좀 많이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솔직히 강의만 한 2시간 빡세게 들은 것처럼 되게 지루하고 피곤했거든요. 거기에 리액션 계속 해줘야하는 것도요.)
그랬더니 소개팅 자리에서 질문하고 이런 게 오히려 더 식상하고 민망한 것 같아서 그랬다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예를 들면 어떤 질문이요? 하고 물으니,
그냥 취미가 뭐에요? 이런 거 좀 오글거리는 거 같아서 라고 하시기에,
저는 그런 질문도 다 좋으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물어보시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알겠다고 해놓고는 또 혼자 강의를 펼치기 시작하셨어요.
제가 더이상은 너무 피곤해서 이만 일어나자고 해서 집 왔구요.
집 와서 되게 고민되더라구요, 너무 괜찮은데 만나면 강의 듣는 것 같아서 지루하고 리액션 해주느라 기빨리는 남자랑 과연 만남을 이어갈 수 있을까하고..
근데 그 분이 애프터 신청하셨고,
처음이라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 친해지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라는 기대로 두 번째 만남 자리에 나갔습니다.
두번째 만날 때도 매너가 참 좋고 저를 좋게 생각해주신다고 느꼈던 점이,
일 끝나고 보는 거였고
제가 데이트있다고 구두신고 출근을 했는데,
예정에 없던 외근 일정이 생겨서 구두신은 발로 엄청 돌아다녔거든요.
그랬더니 발이 진짜 너무 아파서 더이상 못걸을 지경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카톡으로 했는데, 저보고 역에 내려서 벤치에 그냥 앉아있으래요.
그래서 뭐지? 하고 앉아있었는데 조금 뒤에 봉다리에 뭘 들고 뛰어오더라구요.
꺼내보니까 여자들 사무실 내에서 신는 슬리퍼를 어디서 사오셨더라구요. 발아프니까 자기랑 있을 땐 이거 신으라고. 하는데 너무 스윗하고 센스있어서 또 후광이 비치더라구요. 거기에 얼굴도 훈훈해서 더욱..ㅠㅠ
하..근데 또 밥을 먹는데
강의가 시작됐어요ㅜ 저는 리액션봇이 됐구요
...(할많하않)
집 갈 때 저 발아프다고 택시로 집까지 태워주시더라구요..역시 매너는 참 좋아요..
그러고나서 세번째 만남을 가졌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구요...
혹시 사귀는 사이가 되고 좀 친해지면 이 분 성격도 좀 바뀔 수 있을까요? 4번째 만남 가져야될지 말아야될지 너무 고민돼요..
다좋은데 만나는 시간동안 진짜 노잼을 넘어서 노동하는 거 같네요
https://m.pann.nate.com/talk/349872725?currMenu=talker&order=REC&page=2
뭘만나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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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웃곀 ㅋㅋㅋㅋㅋㅋㅋㅋㄱㄱㄲㄱㄱ
성격은 못고침
Noooooooooooo...
ㅋㅋㅋㅋㅋ아니 진짜 다른 건 다 괜찮아서 고민하는 마음 이해될거 같아 그런데 자기 혼자 토크하는 사람은 나중에 친구들 소개 못 시켜줌 지혼자 주구장창 떠들까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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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임자들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하이브리드 샘이솟아 리오아가리를 어케고쳐
상대방 생각 1도 안하는 개이기적인 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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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른것도 배려를 안하면 문제 있는데,,저건 고칠수있을꺼같은데,,
키우긴 뭘 길들여 평강공주스타일 나오네... 괜히 모쏠이겠어
남자는 좀 과묵한 면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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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ㄹㅇ이거다 성님 말 잘하시네요
44 캬👍
잘생겨도 모쏠인 이유가 있음 자기애 존나 넘칠걸
아 ㅅㅂ나도 저런사람 만난적있었어 진짜 말 개많아서 동시에 두세명이랑 얘기하는 ㅇ기분이었어 진짜 너무~~~피곤하고 정신이 진짜 힘듬
말많은남자라 흠ㅋ전 패쓰~
한국에 훈남이 얼마나 귀한데 그런데도 모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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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ㅋㅋ.. 굳이..
저게 젠더의식이랑 뭔상관이야
근데 매너있으면 걍 솔직하게 말하고 키링남으로 데리고있을듯
애냐
글만 읽어도 정 뚝 떨어지는데 32살 먹고도 상대방이랑 대화가 안되는데 모자라도 한참 모자른 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키우고 길들여 뭔 야생동물이야???? 사회성 재기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정상적인사람 찾아야지 무슨
말 많은 남자 딱 질색 ~ㅋ
남자는 나이들수록 말이 더 많아진다는데 지금부터 그러면 어휴... 가능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