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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 그로스바드에 관해 알려진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벨기에 태생인 그는 미국으로 건너와 시카고에서 대학을 다녔다. 그가 전공한 것은 드라마였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역시 데뷔작인 68년에 만든 <주제는 장미이다 The Subject Was Roses>(1968)였다. 이전에 그는 영화 제작자나 브로드웨이의 연출가로 더 명성을 날렸다. 사실 이후에도 그의 경력은 브로드웨이에 더 잘 보존되어 있다.<주제는 장미이다>는 브로드웨이의 유명한 희극 작가인 길로이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 작품의 성공 다음 영화는 <누가 해리이고 왜 그는 나에 대해 더럽게 이야기하지? Who Is Harry and Why Is He Saying Those Terrible Things About Me?>(1971)라는 더스틴 호프먼을 주연으로 한 코미디영화였다. 이를 계기로 더스틴 호프먼은 그의 영화에 단골 손님이 되었다. 다음 작품인 <스트레이트 타임 Straight>(1978)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로저 에버트는 이 작품에서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가 <미드나잇 카우보이>의 리조를 연상시킨다고 평하였는데, 음울한 세계는 서로 유사하다. 특히 범죄자들의 정신적 성적 심리 묘사는 탁월하다. 그로스바드는 이 작품으로 확고한 영역을 자리잡는다. 이후 새로운 시도를 하던 중 <폴링 인 러브 Falling in Love>(1984)에서는 드 니로와 메릴 스트립을 연인으로 등장시켰다. 멜로드라마에 손을 댄 것이다. 그러나 단단하지 못한 이야기 전개는 많은 비판을 남겼다. 그의 최근 작품은 <조지아 Georgia>(1995)이다. 제니퍼 제이슨 리의 진가를 확인시켜 준 이 작품은 여성의 문제를 풀어가는 진지한 시각이 돋보인다. 95년 칸영화제 본선에도 올랐다. 그로스바드 감독은 다양한 영역을 시도하는 아직은 현역 감독이다.
리뷰:
조지아는 어린 시절부터 언니 조지아와 함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해 왔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조지아는 컨트리 포크 가수로 성공해 고향집에서 자상한 남편과 두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반면, 새디는 알콜중독자가 되어 싸구려 술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근근히 살아간다. 어느날 조지아의 대형 콘서트장에서 언니의 배려로 무대에 오른 새디는 정상적인 리듬을 무시하고 절규하듯 노래를 불러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고, 조지아와 다투게 된다. 남편과도 이별한 채 모든 것에 실패하고 심각한 마약중독증세에 시달리는 새디는 조지아를 찾아간다.
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