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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알럽펩시
나 저번에 아빠때문에 점 보고 왔다고 글 쪘었는데 혹시 기억하는 언니들 있어??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18883 <<-요 글임; ㅎㅎ
일단... 굿값은 500만원 냈고
'뒷돈'이라고 해서, 굿 중간중간 돈 내는게 있어
49재 지내본 언니들이라면 알텐데, 노잣돈 같은 개념이야
신령님들한테도 드리고 울아빠한테도 드리는 돈인데,
나는 걍 100만원 봉투째 냈엉.
고로 600만원 들었구나....ㄷㄷㄷ;;
액수도 크고, 엄마도 동생도 달가워 하지 않아서 비밀로 하고 나 혼자 갔다왔어.
혼자는 아니구낭 ㅎㅎ 같이 목욕탕도 가는 사이인 친한 언니랑 같이 같으니까
첨엔 600만원이 되게 비싸다고 생각했어.
괜한 짓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근데 굿당 들어가자마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더라.
왠줄 알아??
상 차린것좀 봐
이게 우리 아빠 상이야.
사진엔 안나왔는데, 바나나랑 파인애플 뒷쪽으로는 통족발, 통닭 같이 고기들도 실하게 차려놨어
당엄마 얘기로는 아빠가 고기 올려달라고 그랬대. 썰지 않은걸로.
아, 당엄마 = 전에 나 점 봐주신 분 = 굿 할때 울아빠 몸에 실어주신 분
(소근소근..울아빠 육식주의자였엉 ㅎㅎ 햄이라도 구워줘야 식사 하시는 분임)
오른쪽에 있는 한복은 울아빠 옷이랑 신발...
여기서 끝이 아님
뙇!!!!!!
나 이 상차림 보고 기함했다..ㅋㅋㅋ 저건 나랑 내 남동생 상인데, 어마어마해...ㄷㄷ
한가운데 있는 망고는 얼마짜리랬더라, 한알에 만원 넘는거고 과일도 무지 비싼거임..ㄷㄷㄷ
이 상차림 오른쪽엔 우리 할아버지랑 그 위에 조상님들 상도 같이 차렸어.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지 않아? 보기만 해도 배부르더라
바로 옆 굿당에서도 우리보다 먼저 굿을 시작했는데
그쪽 제갓집 사람들이 사진도 찍어가고 그랬대
어마어마하게 차린거지..
최대한 좋은걸로 많이많이 차려달라고 부탁 드렸거든.
울아빠 살아생전에 좋은음식 한번 제대로 드셔본 적도 없는데다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을때 아빠가 큰할머니 꿈에 나와서
배고프다고, 밥좀 달라고... 그래서 큰할머니가 부랴부랴 밥상 차려 주시니까
엄청 맛있게 먹었다고... 꿈에서.. 그러시더라고
굿 시작하니까 좀 무섭긴 하더라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다들 눈빛들이 장난이 아닌거야..
그냥 얼굴만 봐도 쎄!!! 막 쎄!!!!! 겁나 쎄!!!!!!!!!!!!!
나도 인상이 꽤 쎄다고 생각했는데... 난 걍 쩌리였어....흡..
좀 기가 눌려서 신장님들 질문에 걍 끄덕끄덕 거리니까
큰소리로 대답 안하면 재수떨어진다!! 막 이래서 네! 네!!! 이러고 대답 졸 크게함..;;;;;;;;;
우리 아빠가 왔을땐
진짜 많이 울었어
아빠가 당엄마한테 실릴 때, 바라 소리가 너무 커서 잘 안들리긴 했는데
엄청 서럽게 울면서 배를 잡고 고꾸라져서 막 우는거야..
아.. 아빠 맞구나..싶었어
아빠가 높은데서 떨어지셨는데, 속을 많이 다쳐서 돌아가셨거든
자세한건 접어둘께. 좀 마음아픈 얘기기도 하고 그래서....
아빠가 건설현장에서 일하셨는데
그날이 하필이면 한파주의보까지 내린.. 제일 추운 날이었어. 전날 눈도 많이 내렸고..
보통 그런날은 현장에서 일을 안하는데
다음날 작업을 해야 되니까, 눈이라도 치워 놔야 된다고
아빠가 무리해서 올라갔대.
아빠 일욕심이 장난 아니고, 특히 그 회사에서 아빠한테 대우를 잘 해줘서..
아빠가 회사 엄청 좋아했거든. 그래서 더 욕심내서 올라갔던거 같아.
추운 날씨에 연세도 많은 양반이 몸이 굳어있다 보니까
미끄러진건 아닌데.. 여튼 추락하게 되셨고
11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면서 중간중간 철제 골조를 붇잡으려고 팔을 뻗었는데
못잡고 그대로 떨어지신거래. 타워크레인 기사가 봤다더라고
아빠는 오른팔이 먼저 땅에 닿았고, 그 충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폐를 찔러서
폐에 피가 가득 찼대.
그리고 골반이 부서지면서 간이랑 방광이 파열됐고, 복막에도 피가 가득 찼고..
외상은 심하지 않았어. 아빠 얼굴은 깨끗하더라.
현장에 있었던 아저씨들은, 아빠가 떨어지고 나서는 멀쩡하게 툭툭털고 앉아서
다리가 아프다고만 그랬대.
그래서 아빠가 돌아가실 줄은 아무도 몰랐던거야.
정작 다리는 다치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내가 병원에서 연락 받고 울면서 택시타고 갈 때 까지만 해도
위험하긴 하지만 응급수술 하면 괜찮아 질 수도 있다고 그랬는데
내가 병원 가는동안 내출혈이 너무 심해져서 혈관조영술도 했는데
결국 출혈지점을 못찾아서, 출혈과다 - 쇼크 - 뇌사 이렇게 된거였어.
남동생은 직업군인이라 멀리 있어서 엄청 늦게 왔는데
동생이 오기 전에 아빠가 뇌사라는 말을 들었고..
나는, 아빠한텐 진짜 미안하지만.. 조금이라도 아빠를 살려두고 싶어서
장기기증..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
동생이 오고 나서 의사한테 물어보니까
장기손상이 너무 심해서 안된다고 하더라고.
어딘가에 아빠를 남겨두고 싶었는데...
장기기증도 아무나 하는건 아닌거 같더라..
당엄마가 아빠 옷을 쥐고 다른손엔 방울을 들고
배를 부여잡고 쓰러져서 막 울다가 일어나니까, 바라 소리가 멎었어.
진짜 너무 서럽게 끅끅 울면서
내가 혼령이라니.. 라며 아빠가 얘길 시작하더라.
나한테 미안하다고..
이렇게 똑똑한 애를, 돈이없어서 공부도 못시켜줘서 미안하다고
가정에 신경도 못쓰고 돈버느라 밖으로만 나돌아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늬들 먹여살리려고 진데 추운데 안가리고 닥치는 대로 일만 했는데
먼저 두고 이렇게 되서 미안하다고..
아.. 또 눈물날라그런다 ^^;;;;
그리고 삼촌들보고 짐승만도 못한 새끼라고
내가 아들처럼 키운 딸인데 얘한테 그럴 수는 없다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면서
엄마도 믿지 마라, 널 낳은 여자긴 하지만 널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여자다, 라더라.
첨엔 반신반의 했지.. 진짜 아빠가 맞나..
왜냐면, 전에 내 점 봐준 사람이 당엄마였으니까, 그때 나한테 들은 얘기를 그대로 하는 것 같기도 했어.
근데
내가 진짜 아~~~~무한테도, 동생한테도 안한 얘기가 있는데
그 얘기가 나오는거야.
아빠를 몸에 실은 당엄마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내가 그 여자 한번 받아준 일이 있는데, 그여자는 안된다. 돈 맡기지 마라."
그여자 = 엄마
실은 나 어릴때 엄마아빠가 이혼하셨는데
몇년전에 사이가 초큼 좋아져서 재결합 할 뻔..했었어.
엄마가, 그때 혼인신고를 했었으면 보상금 내가 받는건데!! 막 이래서 알게됨....ㅡㅡ
이 얘기 듣자마자 느꼈지. 아.. 아빠 맞구나.. 싶었지.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쉬운게
아빠한테 아무 얘기도 못했어.
실은 진짜 물어보고 싶은게 하나 있었는데
왜.. 그런거 알지? 울음이 넘쳐서 목이 끅끅 막히는거.. 숨도 잘 못 쉴 정도로..
진짜 아무말도 안나오더라
그냥 당엄마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기만 했어.
아빠도 계속 울면서 나한테 미안하다고..미안하다고 그러고..
한참을 그러다가 아빠가
"내가 살아있을 땐 너희들 가난하게 했지만, 죽어서라도 너희들 앞길은 보장해주마
많은 돈은 아니지만 그 돈으로 너랑 동생이랑 서로 의지하고 잘 살거라"
"이렇게 흐뭇하게 상 차려줘서 고맙다. 옷도 너무너무 좋다. 이젠 안춥다"
"할아버지도 옆에서 좋아하신다. 돌아가신지 20년만에 젯상 받으셨다고 좋다고 하신다"
"너랑 동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쁜 일 없게, 무섭지 않게, 잘 살게 해주마"
라고 하고, 법사님들한테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셨어.
근데 그러고 나니까..
갑자기 속이 꽉 막히는거야. 체한것처럼.
콜라같은거 마셔도 안내려가고 꽤 오래 아팠는데
당엄마가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천을 내 몸에 대고 북북 찢고 나니까 안아프더라.
싱기방기 +_+
그리고 내가 굿 하기 며칠 전에 어지럼증이 재발했었거든
이게 그냥 어지러운게 아니라, 귓속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지를 못했어.
오죽하면 횡단보도도 좌우 안살피고 걍 막 건너야 할 정도로...
근데 굿 하고 나니까
안아파!!!
멀쩡해!!!!!
테크노를 춰도 괜찮아!!!!!!!!!!
작년에는 이비인후과 몇달동안 다니면서 약먹고 그래도 되게 오래 앓았는데..
이번엔 약도 안먹고 병원도 안갔는데도 씻은듯이 나았어
신기하지...???
....아닌가...?;;
굿 할때 여러 신령님들이 그랬거든
"아픈거 없어지게 해주마"
"교통사고 안나게 해주마"
"돈 안잃게, 사기 안당하게 해주마"
"어두운곳에서도 외로워도 무섭고 힘들지 않게 해주마"
그래서 안아픈거라고 믿고있엉 ㅎㅎ
굿 마지막엔 길을 갈라드리는데
되~게 긴 삼베 천을 양쪽에서 붙잡고 있으면
무당이 우리아빠 옷을 품에 안고 그 천 가운데로 천을 찢으면서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
근데 중간에 내가 서있으니까
내 딸 두고 내가 어디로 가냐고 또 서럽게 울더라..
아빠울보.....ㅡ.ㅜ
나도울보..........ㅡ.ㅜ
굿은 5월 10일에 했어. 그리고 그 날은 우리아빠 돌아가신지 99일째 되는 날이었고.
후기가 늦어진건, 굿 하고 나서 내가 좀 멘붕모드였거든....;;
굿 하고 다음날인가 엄마랑 무지막지하게 싸우고 집에서 나와서
친한 언니네 (=굿당에 같이 가줬던 그 언니) 가서 며칠 기생하다 오고
아빠 모셔둔 납골당에 혼자 가서 막 울다오고..
한 1주일동안은, 장례식 직후 기분이 되돌아 온 느낌이었어.
하루종일 울고, 악몽도 많이 꾸고.....
심적으로 좀 힘들었나봐.
그래도 지금은 다시 괜찮아지고 있는 중이야.
납골당에 아빠 핸드폰이랑 지갑도 넣어드리고, 나랑 동생이랑 멍뭉이들 사진도 넣어드리고..
그리고 일주일동안 원없이 울고 나니까
조금은 아빠를 놓아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은데로 가서 나 지켜봐주고 계실꺼야. 음.. 그렇게 믿을래 ㅎㅎ
굿이 다 끝나고 나서 내가 받은 느낌은 후련하다, 시원하다 그런게 아니었어.
한동안 이사다 뭐다 정신없이 사느라 아빠 생각도 거의 못했는데
새삼스레 아.. 난 아빠 딸이었지.. 아빠가 나 엄청 이뻐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다시 슬퍼진것도 사실이야.
그리고, 진오기굿은 원래 영가들을 달래드리는 굿이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어.
아빠가 선하게 살아서 좋은데로 환생한다..라던지, 내 앞길 살펴준다던지..
좋은얘기들 많이많이 듣고 나니까 되게 든든해지기도 했고..
아빠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하길 잘 했던거 같아.
내일쯤 당엄마한테 인사하러 가보려고 ㅎㅎ
저번 글에서 나 걱정해주고, 슬퍼해주고, 같이 삼촌들 욕해준 여시들
진짜진짜 고마웠어.
울기도 많이 울었고, 정말 위로를 많이 받았어.
여시들은 나같은 일 겪지 말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길 바라. 진짜로!! ㅎㅎ
그럼
빠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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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라 믿어!
여시도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게
볼때마다 나도 눈물난다
여시 지금은 좋은일만 가득했음 좋겠어~ 늘 행복하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여시 행복해! 아버님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빌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께서 항상 여시 지켜주실거야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도 아빠 진오기굿 해드리려고
고마워 여시야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아버지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야 여시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지 좋은 곳에서 지금 어디 계시든 행복하시길 바랄게! 여시도 잘 지내지? 좋은 일 행복한 일 가득하고 건강하길 바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 편히 쉬고 계시길 진심으로 바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여시야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고 잘 지내길 바랄게 아버지도 편히 쉬고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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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울컥하게 된다...아버지께서 좋은 곳으로 가셔서 여시와 남동생을 계속 지켜주고 계시리라 생각해. 그러니까 여시도 그만큼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여시야 잘 지내고 잇지? 부녀간 사랑이 너무 느껴지는 글이라 눈물 고엿어ㅜㅜ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여시야 !!!
여시야 넌 앞으로 따뜻한 일만 가득하고 좋은 사람들만 주변에 넘쳐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