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 10시 40분.
함께 공부를 하던 친구들이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먼저 갈께, 내일 봐."
"어... 응."
도서관 끝날 때 같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것은 꿈일 뿐입니다.
입학 때부터 계속 봐오던 풍경입니다.
도서관에서도 그랬고, 학교 앞에서 술을 먹을 때도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심지어 온수역에서 간발을 차이로 열차를 놓친 친구가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다음날 학교로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그 때 전화했더라면 재워줬을텐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봅니다. 벌써 4년 전 일인데 아직 생생합니다 )
2003년 1월 1일부로 시작된 수도권전철 심야시간대 연장 운행.
3호선과 4호선에서는 종착역 기준 새벽 1시까지 연장되었지만 1호선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그러나 막차 시간을 연장하지 않고서도 '열차 운행시간'을 늘리는 방법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 아침에 늦잠자서 버스나 지하철을 놓쳤다면 택시를 타면 시간은 맞출 수 있습니다. )
(2)
글 몇 개를 링크 걸어봅니다.
- 하이츄님의 '4호선(과천선) 속도개선안'
- 제가 예전에 썼던 '급행이 "막차"로 다니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은,
" 기존의 지하철 완행 막차가 지나간 자리에, '급행' 격의 막차를 하나 더 집어 넣으면 어떨까? " 입니다.
- 추가로 현재 '서울시내를 통과하는 지하철'에 한해서도 '급행'격의 막차를 적용해봅니다.
(3)
* 하이츄님이 쓰신 글의 4호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 지금의 4호선에서도 '막차(완행)' 뒤에 급행으로 막차를 집어넣는다면 운행시간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4호선 과천선구간 ( 남태령, 선바위, 경마공원, 대공원 4개역 통과 ) 에서 6분 단축
4호선 안산선구간 ( 수리산, 대야미, 반월, 한대앞, 고잔, 공단, 신길온천역 7개역 통과 )로 10.5분 단축.
이를 통해서 사당-오이도(16.5분 단축), 사당-안산(15분 단축)이 가능합니다.
하이츄 님께서는 평일 Rush Hour 시간대의 열차 통과를 말씀하셨는데 저는 심야시간대 열차 통과를 제안해봅니다.
사당역 기준 막차시간, 오이도행 23시 59분, 안산행 24시 09분.
만약 사당역에서
- 24시 15분에 출발해도 오이도행 급행은 25시에 맞춰 떨어집니다.
- 24시 25분에 출발해도 안산행 급행은 25시에 맞춰 떨어집니다.
* 부가적으로 약간의 증속운행만 가능하다면, 아예 오이도행을 24시 20분쯤에 출발시켜도 25시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4)
이 것을 수도권 전철 전체에 적용시켜 보면 어떨까요?
- 완행과 급행간의 소요시간 차이만큼 '막차 시간이 늘어납니다'
* 경인선에서는 온수 정차하더라도 14분 정도 연장 가능
* 경부선에서는 용산-천안 급행 기준으로, 천안행은 40분, 병점행은 20분 연장 가능.
* 경인선에서는 3호선이 일산구간을 담당하니 몇 군데 더 빼면 20분 연장 가능 ( 기존 급행, 문산-서울 15분 단축
* 경원선에서는 성북-동두천 급행 기준으로 12분 연장 가능.
* 중앙선에서는 용산-도심 급행 기준으로 10분 연장 가능.
심야 막차 연장 운행처럼 극적이지는 않지만 운행시간 연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4-2)
7호선의 경우 중간역 3곳(수락산, 청담, 광명사거리)에 대피선이 있습니다.
'대피선이 있는 7호선을 활용하여, 1호선 막차시간대에 급행을 굴리면 어떨까요?'
- 이것으로도 제한적으로나마 급행운영이 가능하므로 '온수역 인천방면 막차'와 '도봉산역 동두천방면 막차' 시간대에 맞춰서 급행 운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얼마나 단축이 가능한지는 직접 계산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7호선 중간역에서 불과 3~4분 일지라도 '서울 외곽 방면' 막차 시간이 좀 더 연장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정 안된다면 '역 간 건넘선'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에 역의 앞 뒤로 건넘선이 두 개가 있다면 완행열차가 해당역에 정차해있고, 급행 열차가 건넘선을 이용하여 역 구내 반대편 선로를 이용해서 해당 역을 통과합니다. 물론 이게 가능한 시간대가 러시아워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문제는 상당부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역시 계산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위 두가지를 조합할 수 있다면...
7호선 역들 기준으로 1호선의 막차와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이나마 늦춰지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1호선에서도 막차에 급행을 넣는 조치를 취한다면 체감효과는 20~30분 까지 기대해볼 수도 있겠죠.
(5)
그리고 추가로 제안해봅니다.
- 지하철 1~9호선까지 모두 막차시간대에는 급행을 넣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열차의 기지 입고시간만 비슷하게 조정한다면 무대피 급행도 가능합니다.
즉, 급행이 다님으로써 줄어드는 소요시간만큼이나... 막차시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급행정차역 한해서)
- 그리고 비수도권 지하철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급행을 넣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비수도권 지하철 중에서는 수도권처럼 심야시간대 연장 운행을 하는 곳이 한 곳도 없습니다 )
운행구간이 비교적 긴 '부산'에서는 극적인 효과도 가능합니다.
안전문제로 할 수 없더라도, '3호선'만 급행 운전을 해도 일부지역에서 열차 운행시간 연장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3호선, 이것만으로도 부산 2호선 수영-덕천 구간에서 10분~20분 단축 효과가 있습니다 )
- 더구나 수도권이라면 환승시간을 모두 맞추기 힘들겠지만, 지방에서는 이것을 적용하면서 환승역간 시간도 맞출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막차 시간대에 한해서 환승역에서 3분 간 정차함으로써 환승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그것도 좋지만요 저는 의정부행 막차다음에 평일날에 창동행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는데요
당장 급행이 다니는 것보다는 예전에 있던걸 다시 복원시키는게 더 쉽죠.
글쎄요 막차시간대의 급행은 새벽시간을 넘어서 운영해야 할 거 같은데요 한 1시-2시 쯤(중간 사이에 완행도 운행)
제가 쓴 글에서의 전제는 막차시간을 늘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짜본 것이고요. 2003년 당시에 막차시간 연장할 때 새벽 2~3시까지 늘리는 것도 검토했다는데 실제 현업 쪽의 사정을 감안해서 그것까지는 안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참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실제 열차운행 시간을 늘리지 않고도 사실상 막차시간을 줄여주네요. 거기다 상시급행운행에 대한 경험도 쌓을수 있구요. 이게 왜 좋은 아이디어냐면 예를들어 1:00에 종점에 도착해 운행을 종료하는 편성이 있다면, 모 역에서 완행을 타고 종점까지 가기 위해 40분 전인 12:20(실제 막차시각)에 나와 열차를 타야 한다면 20분 걸리는 막차급행을 타면 12:40까지만 나가도 되죠.
실제로 급행을 운영하는 것은 힘들테니 차선책으로 생각해본거고요. 종점에서 먼 곳일 수록 효과는 더욱 커지겠죠.
비정차역에 대한 접근성은 큰 문제가 안됩니다. 일찍 끊겨서 출발지에서 집까지 택시타고 할증붙어 3만원 나오는 것보다는 전철 내려서 기본요금만 나오는게 훨씬 나을테니까요. 운영주체 입장에서는 같은 돈으로 더 늦게까지 영업 가능하므로 더 많은 승객을 잡을수 있고 차량회전율도 높아지고 전력소모도 줄어 손해볼게 없군요.
만약에 비정차역에서 반발해서 다 세워달라고 한다면, 급행 운영을 통해서 막차 시간을 연장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되죠. 급행 정차역 증가 요구에서 한결 자유로워질테니 '통과역을 최대한으로 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그냥 생각난건데 지하철을 상관없지만 지상철의 경우는 너무 늦은 시간이면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좋은 제안같습니다.
실제로 중랑구 중앙선 근처 지역에서 중앙선 전철 개통 후에 열차 운행 횟수가 늘어난 바람에 힘들어졌다는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번에 한 번 더 운행하는게 심각하게 피해를 줄 거란 생각은 안듭니다. 여담이지만, 주말에 종로기준으로 천안행이 9시 30분에 막차던데 40분 연장한다면 소비가 좀 더 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천안 일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좋은 생각입니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 가치가 빛납니다.
추가로 돈 들어갈게 없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어요. 다들 좋은 생각이라고만 해주시니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더 좋은 방법이 없는건가? 이거 정말 문제가 없는건가? 하는 생각도 더 강하게 드는군요.
좋은 생각인 것 같군요. 해당 기관(서메,도철 등)에 건의해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추가 인건비를 제외한다면 큰 걸림돌은 없어보입니다.(물론 수요가 검증되지 않았으나, 이는 운영기관이 분석할 몫이므로..패스하고요)
국토해양부 쪽에 넣어봤는데 '불채택' 되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