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부는 바람.
어쩌면 '짙게'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지금 내 머리카락을 지나가는 이 바람에게는 '짙게'라는
표현이 제법 잘 어울린다. 난 종이인형이다.
가장 약한 것은 바람 이고 물이고 사람이다.
모든것에 쉽게 찢어지고 갈라지고 사라지는 아주 단순한 종이 인형 따위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혹시 지금 내 생각을 보는 이들이 '종이인형'이라는 존재로 날 부각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이래뵈도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종이 인형이라는 것은 단순히 날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음, 신데렐라는 멀쩡한 사람이지만 '재투성이'로 빗대어 말하는 것 과 같이
나도 사람들에게 종이 인형이라는 단순한 존재로 아마 남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정말이지 좁다.
고작 3평 남짓한 곳에는 내가 있고 그리고 로즈가 있다.
로즈는 나와 함께 사는 생물의 이름인데 쉽게 말해서 장미이다.
하지만 결코 이 장미는 보통 장미와는 다르다.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가시에 아파하지도 않아도 된다.
혼자서 알아서 자라나고 가시를 숨길 수도 있는 아주 똑똑한 장미니까..
이 세계가 그렇다고 조용한 것 만은 아니다.
난 비롯 3평 남짓한 이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
음... 그 일이라고 하면 바람을 키우는 것이다.
바람을 키운 다고 웃기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 공간에 가끔 오는 바람은 모두 같은 바람이다.
하지만 녀석은 가끔은 세게 천천히 빨리 약하게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온다.
그래서 나도 가끔은 이 바람이 이 바람인지 셋갈리기도 한다.
바람을 키우기도 하지만 난 또 많은 것들을 한다.
그건 바로 로즈와 말을 하는 것 이다.
로즈는 정말 키우기 쉬운 장미이지만 단점이 있다면 로즈는 너무 말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 처럼 쫑알데면서 시끄럽게 입을 떠드는 것이 아니다.
로즈를 바라보고 있다면 로즈가 무언가를 말하고 표현하고 싶다는 걸 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난 로즈와 말을 오래하고 싶지는 않다.
난 가끔씩 로즈의 말을 못 알아 듣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로즈에게 말을 못하겠어서 난 늘 알아듣는 척 로즈에게 눈빛을 보내야만
하는데 난 그것이 무척이나 힘들고 싫다.
난 잠을 자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졸리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이 3평 남짓한 세계는 하루가 고작 1시간 뿐 이다.
이 하루에 바람을 만나고 로즈를 보살피는 걸 하려면 나에게 1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래서 난 잠을 자지 않는다.
뭐.. 이 정도로 내 소개는 끝난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쩌면 내가 미친인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결코 그렇지 않다.
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나에게 그런 사소한 편견을 갔지 말아라.
조금만 사회적인 일탈을 한다면 당신도 곳 나와 같은 세계에 올 수 있을 것 이니까..
지금까지 종이인형의 글을 읽어 준 것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고맙다.
2006.12.9 종이인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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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특이한 소설이죠?
하지만 나름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 종이인형' 이라는 이 아이는 그니까 한 마디로
사회적으로 버림을 받은 사람들을 대변 하다고나할까요?
대충 그런 뜻으로 쓴 글이랍니다.
재미있게 감상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첫댓글 오호... 소름돋는군요. 재미있어요.
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어요 ㅠㅠ 이런 글 정말 좋아한답니다. 여러가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네요♡
재미있었다니 다행이에요~! 저도 이런글을 좋아한답니다..ㅋㅋ
에에 무언가 심오하군요. 말그대로 심오. 건필하세요오!
심오하고 깊이가 있죠? 좀 특이한..ㅎㅎ 그래도 아직 부족하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 내 스타일인 소설이에요~ 잘보고갑니다!
스타일이 맞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소설을 읽어주셔서~
잘읽엇습니다 ㅇ _ㅇ; 왠지 섬뜩하네요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글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