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 일찍 선거를 마치고 공사 중인 사방댐 현장을 둘러본 뒤 12시쯤 오신다는 손님을 기다렸다.
김해와 서울에서 오신 가족분들이었는데
삼정사에 부모님을 원불로 모신 인연이 있어 기일을 기념할겸 함께 찾아오셨다고 한다.
도량 곳곳을 정성껏 둘러보시고 구기자차 한 잔으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해인사 임회에 참석하는 길에 함양 상연대를 들렀다. 이름만 여러 번 들었지 직접 가본 것은 처음이다.
오랫동안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도반 일서 스님도 뵐 겸 마음을 냈다.
상연대에 올라서니 왜 수행자들이 깊은 산중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자리한 모습은 마치 독수리 둥지를 연상케 한다.
일서 스님은 그곳에서 무려 16년을 지내셨다니, 사람보다 바람과 구름이 더 익숙할 것 같다.
기도도량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리였다.
일서 스님을 보니 오래전 추억도 떠올랐다.
1995년 밀양 정각산에서 노장 스님을 모시고 함께 지내던 시절이다.
당시 스님은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선산 도리사에서 천일기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중고 갤러퍼를 몰고 나타나더니 환한 얼굴로 "열몇 번 만에 드디어 합격했습니다!" 하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세월은 참 빠르다. 그때는 운전면허 한 장에 그렇게 기뻐하던 젊은 스님이었는데, 이제는 지리산 깊은 산중에서 16년 세월을 수행으로 채우고 계신다.
사람은 늙어가지만 인연은 늙지 않는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함께 웃었던 기억 하나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인연은 참 신기하고도 고마운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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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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