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전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
특별 기획전으로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개관 35주년을 맞아 제주에 유배 온 유일한 조선시대 임금이었던 광해군을 재조명하는 기획전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를 8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진행한다.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폐위되면서 과거 ‘폐주’, ‘폭군’ 등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임진왜란 이후 나라 재건을 위해 힘썼던 왕, 실리외교를 펼쳤던 왕으로 재평가 받으며 많은 영화·드라마·소설 등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기획전에는 광해군의 출생에서부터 왕으로의 등극, 인조반정과 강화도 유배, 제주 유배를 다양한 사료를 통해 선보인다. 또한 선조·광해군 재임기간 중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말을 바쳤던 헌마공신 김만일, 광해군을 비판해 제주로 유배 온 동계 정온, 간옹 이익, 그리고 광해군 복위를 모의했다고 유배 온 규창 이건 등 인물들에 대한 전시도 함께 이뤄진다. 그의 아우 영창대군이 비참하게 강화도에서 뜨거운 불기운으로 죽어간 전시물도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읽으시던 '인목대비' 역사소설 책을 보았다. 당파싸움에서 죄없이 죽어간 인목대비와 선조의 아들 영창대군이 강화도로 유배되어 불을 지펴 태워 죽이는 대목에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영창이 왜 이리 방이 뜨거워 지냐고 하인에게 물을 때, 하인은 소리없이 흐느끼며 상부의 명령에 장작불을 지피던 그날이 생생하게 씌여진 대목이 떠오르며 지금도 목이 메여온다. 다시는 그런 슬픈 역사가 없기를 빌었다. 광해와 부인이 입었다던 의복이 화려하게 펼쳐 전시되어 있다.그들이 앉았던 옥좌도 있다. 우리 부부도 그 자리에 앉아 그날을 재현해 보았다. 광해군을 나쁜 임금으로만 알았는데 이곳에서 새로운 긍정의 평가를 배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