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속초 근로복지회관에서 속초시청사 이전 관련 토론회가 있었다. 언론사가 주최했다.참석자의 다수가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시중에서는 속초시청사가 동우대 자리나 KTX역세권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이런 판국에 열린 토론회는 형식적이란 말을 듣기 쉽고 실제 “정해놓고 하는 것”으로 시민들은 오해하고 있다.
이렇게 말이 나오는데는 이유가 있다.속초시 신청사 건립 추진위원회라는 게 있다. 올 2월 출범했는데 추진위원 구성을 보면 신청사 후보지가 공론을 통해 투명하게 정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시각이다.
속초시 신청사 건립추진위원회는 부시장을 포함한 당연직 5명을 비롯해 시장과 시의장 추천인 각 2명, 시의원 2명, 공개 모집한 민간 전문가 7명 등 18명으로 구성됐다.속초시는 위원 명단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숫자상으로 18명으로 각계가 망라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시청과 그와 연관된 사람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단 부시장을 비롯한 당연직 5명은 시청 공무원이다. 시의장 추천 2명 역시 의장이 시장과 소속이 동일한 국민의 힘이기에 같은 쪽으로 봐야 한다. 시의원 2명은 여야 1명씩이니 적어도 한명은 시장쪽 인사로 추측된다.
민간전문가 7명도 여러 명중 뽑은 것인데 이를 시청의 시정조정위원회에서 진행했다. 그런데 시정조정위원회는 시청 공무원으로 이뤄진 조직이기에 연관된 전문가들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총 18명중 절대다수가 시청측 인사로 포진된 셈이다.신청사 건립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 하기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이러하기에 신청사 추진을 위해 절차상 주민설명회나 토론회를 한다 하더라도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팽배하다.하나마나 한 절차고 아무리 좋은 안이 올려지더라도 결국 짜 놓은 각본대로 간다는 결론이다.
속초시가 진정 신청사 건립 관련 사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려면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다시 짜야 한다. 시장이 주도하지 않는 제3의 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위원이 반수 이상 포함되어야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그렇지 않으면 시청 각본대로 간다는 의혹을 씻을 수 없고 설사 그렇게 결정된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폭넓은 동의를 얻을 수 없다.이점을 유념하지 않으면 속초시 신청사 건립은 파열음만 내면서 시민저항을 촉발하는 아킬레스건이 될 소지가 크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