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중 투자 환영한다더니...”외국 기업 옥죄기” 나선 중국
O 중국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환영 메시지’를 발표한 지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자국 내에서 사업 중인 외국 기업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제재에 착수함.
- 중국이 최근 몇 주 동안에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의 상하이 사무소를 기습 방문하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Inc.)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사이버보안 검토를 실시하고, 일본계 제약사 아스텔라스 파마(Astellas Pharma Inc.) 직원을 구금하고, 미국 실사업체 민츠그룹(Mintz Group)의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하는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음.
- 또한 첩보 활동이 의심되는 직원들의 소지품과 전자기기를 검사할 수 있는 첩보법의 권한을 확대하여 중국 내 서방 기업들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
- 세 번째 연임 중인 시진핑 대통령은 오랫동안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최근 수년간 중국 민간 부분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음. 이제 미국과의 경쟁 압력이 본격화되자 중국 정부의 통치와 개발 정책에 관한 외부의 목소리를 통제하고 감사 업체, 경영 컨설팅 업체, 로펌 등의 외국 기업들이 수집하는 정보를 제한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
- 이로 인해 중국 내 리스크 평가에 관하여 공신력 있는 정보와 전문 서비스에 의존하는 서방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
- 베이징에서 변호사이자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정책 위원회장으로 재임 중인 레스터 로스(Lester Ross)는 “경제계에는 반드시 정보가 필요한데, 이제 기업들이 첩보원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두려워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말함.
- 일부 외국 기업 경영진은 중국의 첩보법 개정으로 중국 기업과의 논의에서 대만의 자주권, 중국의 인권 문제, 기술 등에 대화가 금지되는 상황을 우려함.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 미국 공화당 의원은 “중국 공안이 최근 베인과 민츠 등 미국계 기업을 급습한 것을 두고 단 한 차례의 이벤트가 아닌 중국의 오랜 착취의 예시”라고 비판함.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음.
- 중국 정부의 사고방식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외국 자본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중요하지만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는 확신이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 짙어지고 있음. 이러한 감정은 특히 미국이 작년 10월 중국에 대한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조 기술 판매를 금지하면서부터 더욱 짙어졌음.
- 일부 중국 관계자들은 마이크론과 같은 기업들이 이와 연관되어 있다고 믿음. 마이크론은 자사 제품들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사이버보안 관리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힘.
- 시진핑 주석은 지난 몇 달 동안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으며, 미·중 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작년 10월 공산당대회에서 향후 5개년 목표는 해외 시장과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 구축이라고 밝힘.
- 3월 중국 양회 기간 동안 시 주석은 전례 없는 강도로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조치들을 직접 비판함. 그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 특히 중국의 전략적 기술 개발을 저지하는 규제에 대항하는 능력을 정부 관리들의 성과 측정 지표로 설정했음.
- 그러나 중국의 일부 고위 관리들이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해외 투자자와 기업들의 유출을 우려하는 바와 같이, 외국 기업에 대한 시 주석의 공세는 중국의 성장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될 수 있음.
- 일례로, 1월 다보스 경제 포럼에서 지난 10년 동안 시진핑의 최고 경제 고문이었던 류허(Liu He) 당시 부총리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와의 만남에서 그러한 우려를 표명하고 외환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음.
- 리창(Li Qiang) 총리는 3월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린 고위급 경제 포럼에서 외국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함. 그는 중국의 경제 회복을 낙관하며 중국이 "세계 평화의 닻"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함.
- 정책 논의에 참여한 정부 관리들은 “중국은 외국 기업을 문밖으로 밀어낼 의도가 없으며 중국에서 사업 확대를 장려한다”고 말함. 그러나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임.
- 관리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의 사업 활동 기회를 포기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베이징 지도부의 공통된 견해임.
- 모든 외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님. 상하이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구축한 테슬라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 발전에 기여했으며, 상하이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여 생산 역량을 확장 중임.
- 중국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월스트리트를 중국에 대한 로비 세력으로 간주해 왔으며, 다양한 외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미국 금융회사들이 중국에서 더 쉽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음. 지난해 말부터는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 뉴버거 버먼(Neuberger Berman)과 같은 미국계 투자은행에 대해 중국 내에 100% 출자된 외국 뮤추얼 펀드 회사에 대해서는 드물게 사업 허가를 내 주기도 했음.
-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미국 및 기타 서방 조치에 대한 반격의 일환으로 중국의 허가가 필요한 미국 기업들의 인수 제안 검토에 늑장을 부리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음. 인텔(Intel)의 52억 달러 규모의 Tower Semiconductor Ltd. 인수, 맥스리니어(MaxLinear Inc.)의 38억 달러 규모의 대만 실리콘모션(Silicon Motion Technology) 인수 시도 등이 그러한 사례임.
- 중국은 앞으로도 미국 기업에 대한 선별적 압박을 지속하는 한편,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탈출하도록 반기업 환경을 조성하지는 않을 것임. 미국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미국 기업 중 27%가 우선 투자 대상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전환한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임. 해외 자본 투자자들도 중국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추세임. 이 밖에도 지난 11월 이후 가장 긴 기록인 5거래일 연속 31.7억 달러 외국인 순매도가 기록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유출이 이어지고 있음.
출처: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