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지속되면서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의 호악재들이 뒤섞여 있어 위아래 어느 쪽으로든 순간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상승 시에도 하락 시에도 등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재정절벽 이슈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연말 소비시즌 기대감 등 호악재들이 겹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반등 후 재하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외 증시는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이유로 지난 이틀간 반등했다. 지난밤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재정절벽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정절벽 이슈가 하루아침에 마무리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시장을 이끌 만한 동력(모멘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윤교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시대응책이 실시된 후 내년도 새 의회에서 추가적인 합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정절벽의 높이를 낮추는 '절반의 합의'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의 안도감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정절벽과 관련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미국의 새 의회가 들어서는 내년 초반 이후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전까지는 재정절벽의 합의 과정에서 불협화음 또는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근본적인 합의 전까지는 재정절벽의 높이를 조정함으로써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예상보다 축소 또는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재정절벽에 대한 부분적인 합의는 미 의회가 잠정적인 시한으로 정한 크리스마스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절벽 이슈가 '냉탕과 온탕'을 오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외 다른 재료들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유럽 재정위기 여파와 경제적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단계 강등당했다.
류 연구원은 "지난 1월 스탠다드앤푸어스(S & P)도 유로존의 정치 경제 금융상의 문제가 악화되면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등급 강등시킨 바 있다"며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사안이기 때문에 영향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폭을 좀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류 연구원은 "투자심리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지표들까지 호조를 보여준다면 세부적인 불안 요인들을 다 덮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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