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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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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사회사업 스크랩 <10.30>나무젓가락 총 놀이
이주상 추천 0 조회 662 09.10.30 21:25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안남의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을 중심으로 며칠 전부터 유행하는 게 있습니다.

 

이름하여 '나무젓가락총' 만들기.

 

3,4일전 4학년 우식이와 순창이가

고무줄과 나무젓가락을 한웅큼 사오더니

만지작만지작 만들어낸 첫 나무젓가락 총이

아이들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나봅니다.

 

각자 만들고 싶은 모양새로,

재료비에 맞게끔

크기도 모양도 다른, 각양각생의 나무젓가락 총을 만듭니다.

 

어른들 어린시절,

새총 만들어 친구들과 들판을 쏘다니며

신나게 놀던 어릴 적 그 추억이

지금 아이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듯 합니다.

 

도서관 컴퓨터 만지기 바쁘던 유종이도

나무젓가락 총 만들고 개량하기 바쁩니다.

그걸 갖고 도서관 안에서 친구들과 하니

컴퓨터 게임에 비할 바가 되나요.

 

"유종아, 컴퓨터 총 쏘는 게임보다 재밌어?"하니

"훠얼씬 재밌어요."합니다.

 

유준이는 자기 키만큼 큰 총을 만들었습니다.

멋들어진 장총 들고 다니는 준이가 군인같습니다.

 

 

 

바람을 일으킨 순창이는

요 며칠 친구, 형들이 원하는 총 만들어주고 제작비를 받아 용돈도 법니다.

 

어제 오후,

배바우손두부 들려 순창이 어머니와 얘기하니

순창이형 순재가 만든 걸 보고 조언도 해주기도 한답니다.

 

형동생 사이,

도움주고 받을 거리도 있으니 참 잘됐습니다.

 

순창이가 친구들 사이에 건강하고 창의적인 놀이를 주도하고 알려주니

고맙다고 인사드렸습니다.

어머님은 제 공으로 돌리십니다.

 

그렇지만, 순창이가 끼친 좋은 영향이 사실이고

그런 순창이 손재주와 창의력을 높이사는 어머님 덕인걸요.

 

 

여자 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이 만들어주는 나무젓가락 권총을 갖고 다니고,

 

남자아이들은 군인처럼 늠름한 자세로

나무젓가락 장총을 만들어 다닙니다.

 

고무줄 두 개를 매듭으로 묶어

사정거리가 긴 총알(?)도 만들어냅니다.

 

아이들마다 가진 아이디어에 절로 감탄합니다.

 

 

 

오늘 도서관에 온 남자아이들이 총을 가지고 놀다

여자아이들과 다툼이 생겼습니다.

 

장난처럼 총을 겨눈 일이

감정을 상하게 했나봅니다.

 

목소리가 격앙되고

팔다리가 오갑니다.

 

문득,

어제 아이들이 도서관 뒤편 논에서

편을 나눠 신나게 놀던 일이 기억납니다.

 

아이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우리~! 어제 논에서 놀던 것처럼 나가서 놀자!

 어제 했던 것처럼 하면서, 여자 아이들도 함께 할 방법 없을까?

 어제는 어떤 식으로 했어?"

 

"인간 대 좀비로 했어요~"

"그러면 여자 아이들을 민간인으로 해서 보호해요."

 

여자 아이들을 민간인 역할로 설정해서

군인 팀이 보호하고

좀비(괴물) 맡은 아이들과 대적한다는 가정입니다.

 

컴퓨터 총쏘는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같이 어울려 할 수 있는 거리가 되니,

참으로 재미가 납니다.

 

금방 전까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던

의선, 미경, 은애도 민간인 역할하면서

보호받는 입장이 되고,

또 잘 피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남자아이들과 발 맞추어

어찌나 신나게 뛰어다니는지 모릅니다.

 

누군가 "여자아이들도 총 싸움 해야지~"하자

유준이가 "여자니까 보호해야지!"하며

분위기를 정리해버립니다.

 

"좀비는 4번 맞혀야 하고

 군인은 2번 맞아야 돼.

 

 대신에 좀비가 손으로 건드리면

 그 사람도 좀비 되는거다~"

 

말 잘 하는 유종이가 규칙을 전파합니다.

 

승완이는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선생님, 엄호해주세요."합니다.

 

영빈(남), 유준이가 선발대 및 정찰병 역할을 훌륭히 해냅니다.

 

군인팀 맡은 아이들이

엄호와 공격 역할을 나누어 각자 맡은 바를 잘 해내니

아이들 보는 것만도 재미가 납니다.

 

좀비가 된 친구를 사방에서 포위하기도 하고

여자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도 합니다.

 

도서관 둘레만 하기에 무대가 좁습니다.

도서관 뒤편 논과 밭, 언덕배기까지 올라가서

적(좀비맡은 아이)의 동태를 살핍니다.

 

안남의 논, 밭을 무대로 하는 놀이니

얼마나 신명나게 하는지요.

 

건강하게 기운을 떨치며 놀고,

그 가운데 벗들과 어울려 놀 줄아니

그 자체가 아이들 건강하게 자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아이들과 뛰면서 함께 하니

제 몸도 뜨끈뜨끈합니다.

함께 하는 마음도 얼마나 따뜻한지요.

 

벗들과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땀흘려 마을 곳곳에서 누릴 거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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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9.10.30 21:27

    첫댓글 아이들이 건강하게 누리는 놀이를 소재로, 아이들과 지역사회 만나고 지혜를 구하는 활동도 가능하겠습니다. 특히 손재주 좋은 순창이, 잘 걸언하면 배우고 누릴 거리가 무궁무진하겠습니다.

  • 09.11.01 21:42

    나무젓가락총은 저도 어릴 때 만들었어요. 딸과 친구들에게 만드는 법을 '강의'한 적도 여러 번 있지요. http://blog.naver.com/asha2/60065224239 / 전문가의 눈으로 보았을 때 유준이가 만든 총, 멋집니다.

  • 작성자 09.11.02 21:01

    블로그 다녀왔어요. '고무줄 장전할 때, 총 앞에 홈 파는 것 하면 어떻냐' 순창이에게 물으니 그렇게 하면 연발로 쏠 때 잘 걸린대요. 순창이에게 한 수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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