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401015화 10:00
읽어준 곳: 효목2동작은도서관
읽어준 이: 효목어린이집 3~5살 10명 내외
읽어준 책: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베르너 홀츠바르크 글/볼프 에를브루흐 그림/사계절
《비켜 비켜》 하세가와 세쓰코 글/ 이소우에 요스케 그림/사계절
어제부터 가을비가 내렸다.
친구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가
늘 고민이다.
집에는 3,4세용 그림책이 많지 않아 도서관을 미리 들러 준비했어야하는데
오늘은 사정이 있어 채희씨께 미리 대신 부탁드렸었는데 일정이 바껴 채희씨께 말씀드리고 내가 그대로 오게 되었다.(채희씨, 마음과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해요^^)
책장 구석구석을 뒤져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비켜 비켜>를 골랐다.
아침에 읽어 보는데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도착하니 사서선생님께서 의자를 준비해 주셨다. 허리와 무릎이 아픈 나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딱 친구들 눈높이에 맞고 폭신하다.
친구들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린이집 선생님들 세 분이 아이들 줄을 세우고 선생님보다 앞서나온 친구는 뒤로 보내 줄을 맞추게 하고 한 줄로 들어왔다.
한 명 한 명 인사를 했다.
이제 몇 번째 만난다고 눈맞춤도, 인사도 밝은 표정이다.
열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아리고 손인사 배꼽인사를 나누었다.
두 권의 책 중 어떤 책을 먼저 보고싶냐고 물었고 먼저<비켜 비켜>를 읽어달라는 목소리가 울렀고
뒤 이어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읽어달라는 친구가 있었다.
<비켜 비켜>목소리가 빨랐으니 먼저 읽고 읽어주겠다고 했는데 4살 친구지만 잘 수긍해줘서 고마웠다.
‘기다릴 줄 아는 친구 멋진데^^’
<비켜 비켜> 글,그림 작가선생님, 출판사 알려주고
이 친구는 어디를 가는 길일까?
코끼리를 만났네.
비켜
비켜줄까요?
안 돼. 안 돼.
바나나 먹고있어서 안된대요.
그럼 어떻게 지나갈까?
“점프해요.”
아 점프하면 되겠다.
이 친구 그럼 어떻게 지나가는지 볼까요? 하며
어떤 동물을 지나가는지
어떻게 지나가는지 얘기나누며 읽었다.
마지막 만난 친구는 ‘용’이었다.
용을 타고 주인공은 하늘을 신나게, 높이 높이 날았다.
친구들에게 용을 타 본 적 있냐고 물었는데
너무 당당하게 타 본 적 있다고 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귀여워 재밌는 표정으로 눈빛을 나누었다^^
어떤 기분이었냐고 다음에 선생님도 용 같이 태워달라고 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머리에 쓰고 있는 건 뭔지
두더지 표정은 어떠한지 살펴보았다.
기분이 나쁜 것 같다고 화난 것 같다고 했다.
하늘에서 뭔가 떨어졌다.
‘에그, 이게 뭐야!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두더지가 소리쳤다.
누가 똥을 샀을까?
비둘기일까?
새똥 색깔을 물었는데 하얀색이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똑똑하다며 서로 눈빛을 주고 받으시며 말씀하셨다.
한 친구는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네가 내 머리에 똥 쌌지?”하고 큰 소리로 따라 말했다.
글자를 조금 아는 친구 같았다.
네 살 아이의 맑고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넘 경쾌하고 예뻤는데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질서가 깨지고 시끄러워질까봐 긴장하시고 조용한 목소리로 조용히하라고 가르치시고 도닥이고 통제하시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소란스럽게 여겨질 수 있지만 책읽기 할 때 친구들과 얘기나누는 걸 좋아하니까 괜찮다고 말씀드렸고 함께 따라 읽은 친구를 격려하기위해 내 몸을 친구 가까이 다가가 눈을 맞추고 같이 한 번 더 읽었다.
책의 끝까지 그 친구의 “네가 내 머리에 똥 쌌지?”를 들을 수 있어서 생기있게 느껴졌다.
소 똥, 토끼 똥, 염소 똥…동물들의 똥 모양을 궁금해하면서 보고 두더지 머리 위에 똥 싼 범인을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며 재미있게 보았다.
뒷표지의 똥파리가 앉아 있는 똥은 누구똥일까? 궁금해하며 마무리 했다.
그림책 읽고 떠들고 놀았으니
어린이집으로 돌아갈 때는 차분하게 가라앉혀서 보내야할 것 같아 주먹쥐고 손가락을 펴면서 “하나, 둘…” 숫자를 셀 때 목소리를 한 껏 낮춰 소곤소곤 세고 속삭이듯 인사하고 보냈다.
어린이집 선생님 손 잡고 줄줄이 나가는 친구들이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