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녹수(綠水)는 님의 정(情)이
녹수(綠水) 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변(變)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어구풀이
-청산(靑山) : 푸른 산, 여기서는 ‘청산’의 속성은 ‘변함없는 푸름’을 의미.
-녹수(綠水) : 맑은 물. 여기서의 ‘녹수’는 ‘청산’과 댓구를 이루는 것으로
유한자(有限者)를 의미
-님의 정(情)이 : 임의 정이로구나
-울어예어 : 울면서, ‘울다(泣)+예다(行)’의 복합어
-변(變)할손가 : 변할 것인가?
-가는고 : 가는가, 흘러가는가?
♣해설
-초장 : 청산은 변함없는 자신의 마음이도,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푸른
시냇물은 임의 정과도 같다.
-중장 : 물이야 흘러 가더라도 산이야 변할 수 있겠는가?
-종장 : 그러나 흐르는 물도 자기가 놀던 청산이 그리워서 울면서 흘러가는구나
♣감상
이 시조는 변함없는 정절(貞節)을 노래한 것으로, 청산(靑山)은 변함없는 자신의
마음이고, 녹수(綠水)는 물이 흐르듯 가버리는 님을 가리킨다. 나의 임에 대한 사랑은
청산과 같이 변함없는데, 임의 사랑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즉 임의 사랑이 변하더라도 나의 임에게 바치는 사랑은 변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임도 나의 이 진실한 사랑을 알아주기 바라는 안타까운 심정이 비유적으로 잘 나타
나 있는 작품이다.
♣작가소개
황진이(黃眞伊, 생몰 연대 미상): 본명은 진(眞), 일명 진랑(眞娘),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개성 출신으로 조선 중종 때의 명기(名妓), 어릴 때 사서 삼경을 읽고
시·서·음률에 모두 뛰어났으며, 출중한 용모로 더욱 유명했다. 서경덕, 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자처했으며, 시조 6수가 전한다. 그의 시조 작품
은 뛰어난 기교와 우리말을 쉽고도 곱게 다룬 독특한 솜씨로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