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급자 중심의 논리에서 수요자 중심의 논리로
외세에 의해 철도가 건설되고 운영되기 시작한 지금까지, 우리나라 철도의 경영 마인드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철도는 국가에 귀속되어 있는 국유 재산이었고, 국가의 목적을 위해, 그리고 수요자들의 욕구를 억제시켜 왔습니다. 수요자들은 그 반대급부로 저렴한 운임이라는 것을 얻었지만, 광역버스, 급행버스, 시외, 고속버스, 항공기, 심지어는 바이크까지의 대체제가 폭 넓게 자리잡은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은 이용객들의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서서 가도 좋으니 인천에서 강남까지 환승없이 30분만에 갈 수 없습니까?!" "구로에서 갈아타지 않고도 인천에서 천안으로 바로 가는 전철을 놔주실수 있는지?" "늦게 가도 놓으니, 편안한 좌석과 팔걸이를 주세요" "정기권 구매를 카드나 수표로 할 순 없는지?" "배차 시간을 좀 더 단축시키고, 막차를 늘릴 순 없는지?"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가 올라오고 있으나.. 운영기관의 답변은 대부분 같습니다 "의견에 감사드리며, 차후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영기관의 이러한 경직성에 실망을 느낀 철도 이용객들은 나아지지 않는 서비스에 불만을 품지만 어쩔 수 없이 철도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불만을 품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게 됩니다. 이용객들의 이러한 불만행동을 계속 방치하게 되면, 철도 이용객 수가 감소하는 데 비해 철도 이용객의 불만에 공감하고, 이들에게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 해결을 제시하게 되면 철도를 1순위 이동수단으로 삼는, 즉 자나깨나 철도만 이용하는 충성고객이 생성된다는 겁니다.
코레일을 비롯한 철도 운영기관들이 이용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철도 서비스에 공감하게" 만든다면, 우리 철도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2. 철도발전을 위한 경쟁 체계로 전환을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법이고, 열차가 달리고 있는 레일 표면은 매끈합니다. 이처럼, 적극적인 경쟁은 개인부터 국가까지 모두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문제는, 우리 철도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 정치세력, 일부 언론들은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한 경쟁 체계로의 전환 작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며, 여론몰이로 "공기업 선진화는 나쁜 것!"이라고 매도를 하기에 바쁩니다.
기실, 시장이 만능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이 볼 때는 방향성을 잃은 공공성이야 말로 공공복리의 추구에 있어 최대의 암세포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성에 묶여 있다 보니, 철도 운영기관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도 각종 법규와 여론의 덫에 걸리게 되고, 발전이 아니라 퇴행과 제자리걸음을 하게 됩니다.
출입문을 여닫고 방송 몇번 하는 전동열차의 차장이, 전동열차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기관사보다 연봉이 높았고,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인사팀에서는 기관사 전환교육(등용시험)을 제시했으나 당사자는 거절.
이도저도 안되니 결국 역무직으로 배치했는데 오히려 큰소리...
얼마 전에 뉴스가 나왔었지요? 댓글에서는 코레일을 비난하는게 대부분이었으나, 사실은 이랬답니다.
조직에게 있어 투자대비 수익률(Return of Investment)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어찌 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것이 코레일을 비롯한 공기업에 만연한 보신주의의 폐해입니다. 변화가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경쟁을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공기업은 국민을 잡아먹는 괴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코레일이 그렇게 믿고 있는 용산부지를 매각한다 해도 말이지요.
3. 이해관계를 초월한 초지일관의 정책이 필요할 때
끝으로, 철도 산업 발전에 대한 집권층의 지속적 관심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철도 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고는 하나, 집권당이 바뀔 수록 미묘한 변화가 발생하기도 하였고, 예산이 증감되기도 하였으며, 전 정권에서 전개했던 사업을 재검토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철도의 계획과 건설, 운영이 최소 5~10년이 걸리는 중장기 건설 프로젝트라는 것을 볼 때, 일관성 없는 사업추진은 결국 이용객들의 불편과 국가물류 발전의 걸림돌이 됩니다.
어떠한 사업의 추진에 앞서, 최대한 해당 사업에 대한 모든 것을 검토하고, 이를 국민들과 여당, 야당, 그리고 전문가 그룹 등에 사실 그대로 전파하여 피드백을 받아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 중요 사업은 그대로 밀고 가겠다"라는 확약 하나만 받았어도... 광역전철 수인선, 신분당선, 그리고 미처 완료되지 못한 서울시 3기 지하철 공사 등은 아마 우리가 지금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철도가 확실한 교통 대안책이라는 것을 공감했다면, 이명박 정부 퇴진 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도 이를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역대 정권 중,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는 순간, 혹은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는 순간 사업이 흐지부지 되는게 수두룩했으니... 정파와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발전, 공공복리, 국민복지 이 세가지에 맞춰 철도발전계획을 수립, 진행, 완료해야 한국 철도의 밝은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첫댓글 좋은글입니다 사장과의 대화 게시판에 올려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전동열차 차장은 [출입문을 여닫고 방송 몇번 하는....]만 하는게 아니랍니다. 열차의 운행 총책임을 맡아, 역과의 무전 등을 통해, 전호(부저/무전)을 통해 기관사에게 각종 지시 등을 하는 등...열차 conductor입니다!... 엄연히 기관사와 차장은 운전분야와 영업분야로써, 직렬자체가 달라, 기관사로의 '등용시험'이란...말이 무의미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직렬은 다르나, 전동열차의 경우 차장이라는게 이미 존재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100% 스크린도어 완비와 운전효율과 피로를 줄일 수 있는 하드웨어가 도입된다면, 경인, 경부, 경춘 등도 1인승무가 될수 있지요. 또, 역, 관제와의 무전은 이미 혼자서도 이뤄지고 있고, 헤드셋 등의 장비가 추가되면 혼잡노선 기관사라도 혼자서 할 수 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차장이란 지위에 만족하며, 잉여인력이 될 것을 우려하여 새로운 기회를 사측에서 먼저 제시했음에도 거부하는 사람은 분명 문제라는 것이지요. 불이익을 줌이 마땅합니다.
사담이지만, 전동열차가 아닌 KTX, 일반여객열차의 차장이야 말로 열차의 운행 총책임자라고 생각되네요.
현재 차장이 근무하고 있는 코레일 1호선(경부,경인,경원선)의 경우, 운전방식, PSD나 신호시스템 등이나 10량이라는 특성, 안전성 등 여러모로 보아 1인승무(기관사만 탑승)는 아직 시기상조일 듯합니다.
전동열차 차장이 일반열차의 승무원(차장,승무원)과 동등한 직렬입니다만, 여객열차보다 업무가 적은 건 사실이나 무조건적으로 없애는 것은 어려울 것같습니다.
차장의 존재에 대해 좀 사족을 달자면 100% 하드웨어만 완성된다고 해서 기관사가 차장의 업무까지 할수 있는건 아닙니다. 뭐 거기는 수동운전이라 마스콘과 브레이크 조작등 은근히 팔의 힘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출입문까지 닫는다면.... 뭐 이건 그냥 근무환경 안좋아지는거죠 더군다나 경인.경부. 경원 이 노선들은 평시에도 일부구간의 역은 아예 출발을 위한 출입문 조작이 어려울 정도로 혼잡한게 현실입니다.
사실 일본같은 경우는 차장이 승무해야 하는 조건과 차장승무를 생략할수 있는 조건과 상황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게 특징인데(예를 들어 JR 큐슈의 경우 20M급 3량 편성까지는 1인승무를 허용하는 대신 2량 편성이나 3량편성끼리 병합하여 운행하는 경우 얄짤없이 차장이 승무합니다.) 왜 일본 대도시권 교외전철노선의 상당수가 여전히 차장의 승무를 고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일전에 구로역에서 승무교대 대기중이신 기관사분들과 한번 얘기해본적이 있었는데 경인.경부.경원선과 중앙선.경의선중에서 어느 노선의 승무조건이 힘드시냐고 하니까 전부 1인승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앙선쪽을 꼽으셨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그분들 말씀이 경인. 경부선쪽은 중앙선보다 10배는 혼잡해도 차장이 출입문을 닫고 안내방송하는 역할을 하니까 그나마 덜한데 중앙선쪽은 전부다 출입문 취급(승강장 감시도 포함)까지 해야하니 이래저래 경인선보다 다소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무조건 차장의 역할을 기관사로 통합해야 한다고 하기 이전에 먼저 기관사와 차장의 역할을 다소 명확하게 하는것과 동시에 일본처럼 차장의 승무조건과 차장 승무 생략조건을 좀 더 명확하게 명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전에 중앙선에서 출입문 조작 실수로 팔이 끼일뻔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차장을 아예 없애는 것은 반대합니다. 특히 서울 2호선의 경우 문닫는 스킬이 필요할 정도로 어느정도의 기술을 요할 정도니까요. 그러나 지금 코레일의 차장 제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순업무에 고 연봉자가 너무많이 몰려있습니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차장은 초임직으로서 첫 입사자들을 배치하는데 반해 코레일은 역무원 경력을 일정기간 쌓은 사람을 시험을 쳐서 뽑아올리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험보고 차장이 되었다' 라는 생각이 강해서 차장자리에서 평생을 근무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차장이라는 업무 자체는 중요하지만 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마인드는... 너무 속이 들여다 보이죠.. 부기관사를 없애고
차장으로 먼저 근무하다가 기관사 교육을 받고 기관사로 승진하는 코스를 하는것이 바람직합니다. 서울메트로나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고.. 차장은 한자로 車掌인데 車長 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것이 문제이죠..
오히려, 전동열차 차장과 일반열차 차장을 돌아가며 근무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특히 1번은 정말 공감합니다. 철덕이 아니라도 철도라는 편리하고 좋은 수단의 매력에 이끌려 충성고객이 될만한 많은 사람들을 자가용이나 버스로 돌리게 하는 한심한 행태에 한숨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한가지 보태자면, 현재 한국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습니다. 과연 ㅎ당이 보수적이고, ㅁ당은 자기네가 말하는데로 진보적인지는 전혀 알수가 없네요. 보수와 진보가 상호 보완적이며 반대인 것과, ㅎ당과 ㅁ당은 당장 못죽여 안달난 철천지 원수라는 점에서 약간 닮은꼴을 찾을수는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