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더위가 물러가고 하늘이 파랗게 보이던 날에
모처럼 개화산에 올랐습니다.
산에 오르는 등줄기엔 아직 땀이 줄줄 흐르지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은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개화산 자락길을 걷는 사람들도 제법 많이 보이네요.
집에서 볼 때 서울 하늘의 구름이 환상적이어서 올라갔는데
올라가서 보니 어느새 사라져 숨어버리고
맹한 하늘에 뿌연 헤이즈만 남았있습니다.
내가 온다는 것을 어찌 저리 귀신같이 알아채는지...ㅎㅎㅎㅎ
개화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방화대교의 모습은 여전합니다.
원래는 치현정에 올라 야경을 담아야 제격인데
모기와 치뤄야하는 전쟁에 몸서리를 치며 포기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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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배롱나무가 보여서 한 컷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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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옆 외딴 무덤 위에 말없이 핀 무릇을 본다.
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 나를 향해 절을 하는 무릇을 본다.(생략)'
어떤 무덤 곁에 피어 있는 무릇꽃을 보니
문득 모윤숙 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가 생각나 패러디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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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화산을 오른 이유는 김포 비행장에서 뜨는 뱅기를 한번 담아 볼까였는데
서쪽하늘에 구름은 전부 하기 휴가를 나갔는지
햇볕은 다른 때보다 더 쨍쨍합니다.
몇가지 시험 사진을 담아보다 내려왔습니다.
무모한(?) 도전
저 뱅기가 태양속으로 들어간다면? 하고 추적해 봅니다.
뱅기는 태양을 향해 무모한 돌진을 하고,
렌즈는 센서를 태워버릴 위험을 감수하고 추적을 하며,
눈은 강렬한 햇빛에 멀어버릴 것같은 느낌을 가지면서도 렌즈에서 떼지를 않습니다.ㅎㅎㅎ
그런 무모한 도전 뒤에 남은 건 말짱 꽝!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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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맹숭 맹숭한 하늘에 별 의미도 없이 서산으로 내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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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매복해 있던 구름에 잠간 걸리는 듯하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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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산 위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네요.
즉각 119에 산불 신고를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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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공항에서 긴급 소방뱅기 한 대가 날아가며 불을 끌려고 합니다.ㅎㅎㅎㅎ
그냥 지나가기만 했는데 바로 꺼져버립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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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개화산 어느 전망대에서
모기와 소규모 유격전을 벌이고 뻘쭘한 생각을 하며 당당하게 내려옵니다.ㅎㅎㅎ
다음 주에 저런 뱅기 타고 멀리 뱅쿠버, 캘거리, 알래스카까지 날아갈 생각에
작은 미소가 지어집니다.ㅎㅎㅎ
이 가을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첫댓글 요새는 댓글을 달지 못했어요. 다음주 즐거운 여행이 되세요. 광화문은 우리가 지킬 겁니다. ㅋㅋㅋ
이번 조국을 기폭제로 완전 날려버려야하는데...
생활속에서의 사진찍기를 즐기시네 최고의 작가입니다
나이드니 너무 어려운 것은 피하게 되네요.ㅎㅎㅎ
사진 소설을 쓰세요....ㅋ
무신 소설같은 말씀을...ㅎㅎ
감사!
좋아요. 즐거운 여행 다녀오세요.
감사합니다.
메리 추석!ㅎㅎㅎㅎ
그림 낚는데 경지에 오랐는데 글도 봉우리에 올랐네요.
감탄과 감사!
전시회도 좋지만 해설이 붙은 책 출판이 기다려 지네요.
와우! 우리 신회장님!
여기 댓글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으나 좋은 말씀인 듯합니다.ㅎㅎㅎ
여행 잘 다녀와서 그 사진 기대합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해외 여행은 나만 가는게 아닌데 유독 저에게만 빚 독촉하시듯 하는 이유를?ㅎㅎㅎㅎ
열심히 담아오겠습니다.ㅎ
좋은 작품을 많이 보니 눈이 호강합니다.
여행 잘 다녀오시고 멋진 작품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
이건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스넵입니다.ㅎㅎㅎ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