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지역 공업계 특성화고등학교가 잇따라 마이스터고로 전환되면서 현재 중2학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에는 공고 정원이 5년 전보다 75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현장에서는 공고 졸업생을 채용하려는 울산 산업계의 수요와 공급간의 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사립 현대공고는 지난 18일 교육부에 ‘조선해양플랜트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현대공고는 마이스터고로 선정되면 현재 운영 중인 ‘디지털기계과’, ‘공간디자인과’, ‘전기전자과’를 ‘조선플랜트기계과’, ‘조선해양설비과’, ‘조선플랜트전장과’로 바꾸고 학교규모도 현재 10학급 370명에서 6학급 120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현대공고를 찾아 현장심의를 벌인 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달 안에 이 학교를 마이스터고로 신규 선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공고가 마이스터고로 전환될 경우 과거 4곳에 달하던 울산의 공업계 특성화고는 울산공고(14학급 518명) 1곳만 남게 된다.
실제 앞서 2010년 울산정보통신고가 울산마이스터고로 전환됐고, 이어 2012년엔 울산화봉공고가 울산에너지고라는 교명의 마이스터고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두 학교 모두 기존 10학급 370명이던 학교규모를 6학급 120명으로 250명씩 모두 500명 줄였다. 여기에 현대공고 사례를 더하면 지역 공업계 특성화고 정원은 5년새 750명 감축되는 셈이다.
문제는 공업도시인 울산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공고 졸업생 숫자가 산업계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는 데 있다.
더욱이 학교현장에서는 공업계 고교가 명문화되면서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의 기대심리도 높아져 고졸 채용 수요가 높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당장 심각한 구인난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2014학년도부터 상업계열 학과가 폐과되는 울산산업고에 공업계열을 신설하는 방안 △상업계 특성화고인 울산상고 또는 경영정보고(사립)에 공업계열 학과를 병행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 △기존 상업계 특성화고를 공업계열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방안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시교육청은 또 다음달 중으로 일반계고에 재학중인 2학년을 대상으로 ‘취업 희망자 실태조사’를 벌인 뒤 직업교육기관에서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에서는 대학 진학대신 취업을 희망하는 일반고 3학년 63명이 형설직업학교, 부산인력개발원, 한국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울산직업능력개발원 등 4곳에서 공업계 진로교육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대공고가 뒤늦게 마이스터고 전환을 추진하고 나선 탓에 혼란이 발생한 게 사실인 만큼 향후 공업계 고교와 다른 특성화고교의 취업률 추이 등을 지켜본 뒤 3가지 방안 중 현실적인 대안을 세울 계획”이라며 “단, 올 3월 현재 1만7,004명인 고교 신입생 수는 오는 2022년에는 1만557명으로 6,400여명 자연감소하기 때문에 학생 수용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공업계 고교 관계자는 “현대공고마저 마이스터고로 전환되면 울산에서는 공고 모집정원이 750명 감축되는 셈”이라며 “학생수가 자연감소 한다쳐도, 장기적으로는 공고에 진학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학생이 늘 수밖에 없고 중소 산업체 역시 공고 졸업생을 채용하기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