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광주송정역에서 전라선으로 갈아 탔다.<br />아직도 비가 내리는 듯<br />촉촉히 젖은 들판이 한 눈에 들어 온다.<br />저만치 짙은 운무가 시야를 가리고...<br /><br />수서역에서 시간반 만에 이곳에 왔다.<br />물론 시골집에 가기 위해서다<br />십여일 전 <br />비닐 사이로 올라오는 감자씩을 <br />끄집어 내기 위해서 왔거늘<br />1/10 도 체 못했기에<br />그냥 싹이 나올 부근을 중심으로 <br />비닐을 터 주고 그냥 상경 했는데<br />오늘은 <br />그걸 마무리 해 줄려는 거다.<br />일주일여 여정을 잡고...<br /><br />차창 가로 지나치는 벛꽃이<br />유난히 청초해 보인다.<br />빗물에 젖어 잎파랭이가 무가울 짐도 한데<br />바람결에 휘둘려 졌음직도 한데<br />강건해 보인다.<br />연약함이 주는 최대의 작품?<br />뭐 그런 모습이다.<br />저만치 모래가 산적되였는 곳에<br />트랙터로 보이는 기계 부근에<br />주인으로 보이는 이가 <br />간밤 강우량에 젖어 있는 모레들을 점검하고 있나 보다.<br />한 손에 우산을 받쳐 들고서...<br /><br />포탈을 통해 뉴스를 보니<br />언론들이 살판이 났다.<br />재미없을가 봐<br />자꾸만 부추기더니만 드뎌 바라는 상황이 왔나 보다.<br />여기저기 난리 부르스다.<br />가득이나 가뭄에 목 말라하던 <br />시금치, 마늘,상추들은<br />성난 남근 마냥 우뚝 서서 <br />그러거나 말거나 천하를 호령하고 있는데....<br />갈 곳 몰라 애처로운 보수들.<br />세가 약한 어중이 안철수씨가<br />그 틈새를 기웃 거리고 있다.<br />개혁을 하고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고선<br />썩어 문드러진 그들을 향해서 <br />고개 깊숙히 쳐 박고 읍소를 하고 있는게다.<br />비 맞은 장닭처럼....<br /><br />출발하기 전<br />마누라가 한마디 던진다.<br /><br />이번에 내려가면 감자를 케요?<br />뭐?<br />감자를 케다니...<br />이 봐, <br />감자가 왜 하지감자이게?<br />하지에 켄다고 해서 하지감자라 하지 않어?<br />아... 그렇치.<br />창평에 있는 언니가 <br />감자 켈 때가 됐다 리고 해서 난 또...<br />지난번 내려 가 할려다 아직 멀었기에<br />이번에 내려 가 <br />마무리 하고 올려고 해.<br />제일 힘든 작업이야.<br />일일히 나오는 감자 새순들을 비닐속에서 꺼내서<br />그 위로 흙을 떠서 전부 덮어줘야 해.<br />그래서 일주일 가량은 있다가 올가 하는거지.<br /><br />마누라는 <br />시골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두다버브다.<br />도통 뭐가 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br />더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br />물론 <br />나도 마찬가지다<br />가르켜 줄려고 하지도 않는다.<br />시골 밭의 흙이라고는 <br />단 한번도 만져 보지 않았던 사람이기에<br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말을 건네느니<br />이빨만 아프다.<br />억지로 시켜본들<br />뜻하지 않은 약값이나 대지 싶은거다.<br />남들은 나이들어 같이 다니며 하면 좋을텐데 하지만<br />속 모른 소리다.<br /><br />올핸<br />씨감자를 20키로 짜리 10박스를 혼자 다 심었다.<br />일일히 비닐 씌우는 일까지 ...<br />심다가 지난번 뜻하지 않는 폭살도 맞아서<br />중도에 내 팽개치고 <br />상경해 다시 내려 가 심었다.<br />덕분에 시간이 나서<br />하동에 있는 친구에게 놀러 가 후한 대접도 받았고...<br />단순히 계산상으로는 <br />10 박스를 심었으니 <br />보통은 박스당 15박스 가량 수확이 된다.<br />잘하면 20박스도 나오지만...<br />그러니까 심고 나 3 개월여 만에<br />15배의 수확이 되는 셈이다.<br />이런 수익률이 어디 있느냐이다.<br />이론적으로는 이 보다 더한게 있느냐 싶은거다.<br />내가 평생을 주식을 하다시피 하는데<br />만약 주식이 이런 수익이라면...<br />퇴비도 넉넉히 뿌려 줬다.<br />남는건 하늘이다.<br />하늘이 보우한들 어디 나만 보우하겠냐만서도<br />그래도 하늘이 도와야...<br /><br />기차는 어느새<br />보성역에 도착함을 알린다.<br />내릴 준비를 해야 하는데<br />주가를 보니....</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70F683358E5B28C06'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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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선배님 ! 우째그리도 글을 맛갈나고 생생하게 쓰시는지요. 텃밭 풍경이 그대로 보이는 듯 합니다. 가까이 있으면 내려가서 거들어 드릴텐디 ~~ SRT 타고 내려 갈까요 ? 저는 동탄에서 SRT 타니까 송정역에 1시간40분만에 도착하더라구요. 정말 빠르고 차비도 쌉니다.(35600원) ㅋㅋ
첫댓글 선배님 ! 우째그리도 글을 맛갈나고 생생하게 쓰시는지요.
텃밭 풍경이 그대로 보이는 듯 합니다.
가까이 있으면 내려가서 거들어 드릴텐디 ~~ SRT 타고 내려 갈까요 ?
저는 동탄에서 SRT 타니까 송정역에 1시간40분만에 도착하더라구요.
정말 빠르고 차비도 쌉니다.(35600원) ㅋㅋ
난 경로.ㅋ 허여 28,000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