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학여행 둘째날은 아이들이 조를 나눠 시내답사를 간다.
아이들 두 조를 63빌딩에 내려주고 나머지는 경복궁 앞에 내려준다.
나도 경복궁에서 내린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지자 3천원을 내고
경복궁 입장료를 산다. 10시 수문장 교대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고 초중고 수학여행단도 섞여 마당을 메웠다.
여기저기 해설사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또 여행단을 상대로 시끄벅적하다.
깃발을 따라가는 중국관광객과 일본 관광객도 보인다.
근정전을 보고 뒷쪽을 돌아 곤녕함까지 다녀온다.
향원정 단풍이 좋을거라고 가보는데 공사중으로 가렸다.
경회루를 한번 보고 정문으로 나온다.
통의동? 쪽으로 걷는데 좁은 길 양쪽으로 찻집과 한복대여점이 많다.
김밥 가게에 들어가 3천원짜리 모던김밥을 두 줄 사고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 두개를 산다.
지난 6월에 인왕에 오를 때 사직단 뒤로 걸었는데, 이미 올라와 버렸다.
인왕산 둘레길을 따라 걷다가 노랑 호랑이상 앞에서 왼쪽으로 잠깐 걸으니 성벽이 나타난다.
하얀 성벽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간다. 하늘이 맑다. 앞쪽의 남산타워가 보이고
동남쪽으로 롯데월드 높은 빌딩이 솟아있는게 보인다.
20여분 걸려 정상에 닿는다. 바위 위엔 어른들이 차지하고 있어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며 올라가 선다.
북한산의 산줄기가 가깝다. 저 하얀 바위를 밟으며 걸어야 할텐데 겨우
인왕산만 걷는다. 오늘은 빨리 내려가면 성북동을 걸을까, 아님
어제 젊은 교사들에게 약속한 생선회를 사러 노량진수산시장에 가든 해야 한다.
기차바위에 앉아 김밥 한줄을 캔맥주와 먹는다.
한 시간쯤 걸려 윤동주 문학관에 닿는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창의문을 보며 신원을 확인하고 표찰을 받아 목에 건다.
처음 오르던 계단길보다 수월하게 오른다.
등산복을 입은 군인이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경비를 서고 있다.
백악산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며 저쪽이 인천이냐고 물으니 모른다한다.
하긴 그 군인들이 안내원은 아니다. 북한산과 멀리 롯데월드가 서 있는 산들을 쳐다보며
숙정문쪽으로 걷는다. 표찰을 반납하며 삼청각과 길상사가 같냐고 물으니
차로 10분 거리로 다르다고 알려준다.
성북동은 다음에 들러야겠다.
말바위쪽으로 옆길을 돌아 와룡공원에 닿으니 2시가 지나간다.
성균관대 후문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10여분 기다리니 차가온다.
안국역으로 들어가 종로3가역에서 환승해 여의나루에 내린다.
한강을 보며 63빌당 앞까지 걸으니 빨간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배낭을 넣어두고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걷는데 대방역 앞 다리에서 포기하고
국회의사당을 멀리 보고 돌아온다.
골뱅이 무침을 두 개 사고 족발을 하나 사 저녁 술안주 준비를 한다.
기훈이 동생 현숙이가 여기에 산다한 것이 생각나 쓸데없는 전화를 한다.
차로 돌아오니 다리가 아프다. 모든 팀이 돌아왔는데 자전거를 탄 팀이 늦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