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41016수 16:00~16:30
읽어준 곳: 경산 아가페지역아동센터(중방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마가교회건물)
읽어준 이: 김*하, 김*연, 백*겸, 최*오, 황*현, 서*주, 박*후
읽어준 책:
《알사탕》 백희나 / 책읽는곰
《나팔꽃》 아라이 마키 글. 그림/크레용하우스
수요일은 도서관부 부서 모임이 있는 날이다. 친구들이《알사탕》을 읽어달라고 했는데 도서관들이 다 대출이다. 어제 효목2동작은도서관도 대출중이었다. 사무실에는 알사탕이 있을까? 재향씨와 희정씨는 당연히 있다고 하셨다. 당연히 있었다. ^^
다행이다. ‘아이들 참 좋아하겠다.’ ^^
한 권은 요즘 아침에 피어 산책길에 볼 수 있는 《나팔꽃》을 골랐다.
《알사탕》을 보자마자 얼른 읽어달란다.
동동이가 코가 빨갛다고, 이가 덧니라고, 토끼 이빨 같단다.
면지가 가을 풍경이다. 노랗게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진다.
오늘 중구청 앞 가로수길에서 주워 지갑에 꽂아 두었던 낙엽을 꺼내서 보여줬더니 *연이가 달라고 했다. 옆에 있던 *하가 “저도 주세요” 하며 *연이만 줘서 삐쳤다고 팔짱을 꼈다.
“미안미안” 낙엽을 하나밖에 못주워 왔네^^ 오늘 집 가는 길에 예쁜 낙엽 주워 책갈피 해 보자.
누군가 구슬놀이를 하다가 갔나 보다. 구슬과 세모그림이 있다.
친구들은 구슬놀이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재미있는 구슬놀이를 우리 친구들이 해보지 못했다니 나는 안타까웠다.
구슬과 삼각형 그림만 봐도 나는 손이 먼저 기억한다. 구슬을 굴려 구슬 맞추었을 때 그 챙! 하는 맛이란. ^^ 아이들을 데리고 흙이 있는 놀이터나 운동장을 찾아가서 한바탕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동동이는 혼자 논다.
동동이 옆에는 친구들이 어울려 축구놀이를 하고 있다. 그 옆을 지나가는 모습이 풀이 죽어 있다. 친구들은 동동이가 넘 쓸쓸해 보인단다. 축 쳐져있다고.
구슬을 사려다 알사탕을 산 동동이.
알사탕 중 하나의 무늬를 보더니 *현이가 구실이(강아지) 무늬라고 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합류해서 진오랑 떠들기를 많이 했는데 이젠 적극적으로 그림을 살펴봐서 넘 이뻤다. (여전히 진오와 할 얘기가 많기는 하다.)
맞다. 구슬이 무늬^^ 기특.
그렇다면...
역시!
구슬이가 말을 했다.
그 다음 알사탕!
오! 이번에도 *현이! ^^ 아빠 얼굴 그림을 보더니 알사탕이 아빠 수염이었다고 했다. *현이를 따라 민겸도 책장을 앞뒤로 넘겨 보더니 아빠 수염이 맞다고 아는 척을 했다.
그럼 아빠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하가 한바닥 가득한 아빠의 평소 말들을 다~~~ 읽어 달라고 했다.
순간! 이걸 다 읽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다 읽어줘야겠다’ 생각했다.
1/3쯤은 읽고 나연이에게 그 다음부터 읽어 보라 했다. *연이가 열심히 읽으니, *현이가, *겸이가, *하가 읽고 싶어해서 다 같이 읽었다.
*주가 늦게 들어와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았다.
*주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안 보여요” 그건 *주의 최고의 보고 싶다는 의사표현의 말이다.
그래 *주야^^ 하고 가까이가까이 보여줬다.
그런데 반전. ‘ㅅㄹㅅㄹㅅㅎ라’
*겸이가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하고 말했고
*하도 같이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하고 둘이서 합창을 했다.
잔소리만 하던 아빠 마음의 소리를 들은 동동이가 아빠에게 다가가 백허그 했다.
*겸이는 아빠수염이 인상 깊어서였을까? 아빠 수염에 뽀뽀하거나 안는 장면을 표현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참 생각하다가 아빠수염이 까끌해서 허리를 안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엔 분홍색 알사탕이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났는지 할머니를 떠올렸고, 할머니는 계속 만나고 싶어서 껌을 식탁 밑에 붙여 두었다고 했다.
이번엔, 낙엽 색깔 알사탕이다.
‘안녕 안녕 안녕 안녕’ 동동이는 혼자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거다.
낙엽들이 ,나무들이 하나하나 동동이에게 인사하고 있었다니.
*겸이는 안녕, 인사하는 낙엽들 속에 아웃포커싱 되어 있는 아주아주 희미한 친구를 발견했다.
친구들 정말 그림을 열심히 본다. 발견하면 그것이 너무 뿌듯해서 쉼 없이 내게 알려주고 이야기한다. 우리 방 밖에서는 원장선생님이 형 누나들 열심히 큰 소리로 가르치시며 수업하고 계시는데 ^^ 떠든다고 우리 친구들 혼나는 거 아니겠지?^^;
*겸이 말대로 친구가 서 있었다.
이번엔 투명한 사탕!
*겸이는 뭔가 알겠다는 듯이 벅찬 표정으로 마음이 순수하고 투명하고 뻥 뚫려서 알사탕이 투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겸이는 투명 알사탕을 통해 어떤 마음을 느꼈을까? *겸이가 표현하는 마음을 들으면서 *겸이의 깨달음을 나는 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끼면서 미안했고 감탄이 되었다. 그림책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 넘 사랑스러웠다.
이런 친구들과 책을 함께 읽고 있는 나는 정말 복이 많다.
《나팔꽃》
요즘 나팔꽃 핀 거 보았냐고 물었다. 본 친구도 있고 어디 가면 볼 수 있냐고 묻는 친구도 있었다
표지에 꽃들 색깔을 보고 보라색과 빨간색은 두 송이인데 하늘색과 분홍색은 한 송이 뿐이라고 했다. 한 송이씩 더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씨앗이 껍질을 까고 싹을 틔우는 장면에서 한참을 그림을 보고 생각하고 얘기했다. 고구마 같다고 하고, 망고 같다고도 했다. 도하가 고구마 같다고 하니 친구들이 맞장구를 쳐서 갑자기 고구마가 먹고 싶어졌다. ^^
*하는 나팔꽃이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느끼며 자라는 모습을 그린 장면을 보고 우주가 생기고 우주에 강이 난 모습 같다고 했다.
*겸이는 같은 장면에서 나팔꽃이 점점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장미꽃 같다고 했다.
*오는 *겸이 말에 장미꽃이 분홍색이 어디 있냐며 반발을 했다.
*주와 *연이가 *겸이를 도와서 장미꽃도 색이 다양하다며 다투었다.
나는 그냥 들었다.
드디어 씨앗을 맺었다.
*현이는 씨앗이 엉덩이 같단다. *겸이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한 그루의 나팔꽃에서 씨앗이 몇 개 나올까요? 마지막 퀴즈를 냈다.
*현이가 하나,둘,셋 하고 세기 시작했다.
“2천 개요!”
진짜?
*하와 친구들이 다 같이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나,둘,셋,넷 하다가 둘, 넷, 여섯, 여덟 하다가 10개 단위로 묶더니 120개 130개 140개... “200개요!” ^^
그래 맞아. 200개야!
대단하다!! 씨앗하나가 200개의 씨앗을 맺다니!!
*겸이는 내년에 나팔꽃 씨앗을 심어보겠다 했다. 팔짱을 끼고 말하는 *겸이의 표정이 비장해 보였다. 아이들 참 순수하다.
첫댓글 수고많으셨어요. 꼼꼼한 기록이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