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봉(主峰)은 사자봉이다. 남쪽 5km 부근에 솟아 있는 재약산(載藥山:주봉은 수미봉 1,018m)과 맥이 이어져, 천황산을 재약산으로 일컫기도 하는데, 이러한 혼동은 천황산이 일제강점기 때 붙은 이름이라 하 여 '우리 이름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사자봉을 재약산 주봉으로, 재약산을 수미봉으로 부르면서 생겨났다.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 부르며, 인근 일대의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山郡)에 속하는 산이다.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수미봉·사자봉·능동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서 사자평 고원지대라고 부르 는데, 일대는 해발고도가 800m에 달해 목장으로 개발되어 있다.
서쪽 산기슭에 있는 유명한 대찰(大刹)인 표충사(表忠寺)를 비롯하여 부근에 내원암(內院庵)·서상암(西上庵) 등의 절과, 높이 20m의 폭포 2개가 연이어 있는 칭칭폭포[層層瀑布:毘盧瀑布], 무지개가 걸리는 높이 25m의 금강폭포 등 명소가 있다.
천황산의 북쪽 사면에는 가마볼·호박소[臼淵] 등의 명소 외에 단열냉각에 의한 물리적 현상으로 여름에도 골짜기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천연기념물 224)이 있다. [백과사전] ++++++++++++++++++++++++++++++++++++++++++++++++++++++++++++++++++++++++++++++++++++++++++
천황산의 북쪽 사면은 가파른 너덜겅으로 이뤄져 있고, 재약산(사자봉)은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125만평에 이르는 재약산 동쪽의 사자평 고원은 광할한 분지가 온통 억새풀로 뒤덮 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억새벌판이다. 억새풀이 밀집해 자라는 곳만도 5만평에 이른다.
재약산은 억새보다 초원처럼 시원한 억새평원이 볼 만하고 단풍 또한 알려져 있다. 표충사 오른쪽 흑룡폭포, 층층 폭포를 거쳐 사자평분교(산동초등학교 고사리분교) 이르는 표충사 계곡의 단풍이 곱기로 유명하다. 10월하순 표충사 계곡의 단풍이 곱게 물들면 단풍과 억새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얼음골,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으며,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 산으로 이어지는 억새풀 능선길은 억새산행의 대표적이다.
문화재(명승고적) 표충사 :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국보 제75호 청동함, 보물 제467호 3층석탑이 보존되어 있다.
교통 1) 경부고속도 언양 IC -> 24번국도(밀양방면) -> 산내면 남명리 천황사입구 매표소 2) 중앙고속도 북밀양 IC-> 24번국도(가지산/언양방면) -> 산외면 금곡리 오른쪽으로 1077지방도(표충사방면) -> 표충사입구 매표소
대중교통 *밀양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표충사행 시내버스를 이용. [samna] ++++++++++++++++++++++++++++++++++++++++++++++++++++++++++++++++++++++++++++++++++++++++++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944> 밀양 재약산
살랑거리는 억새의 속삭임과 만추 재촉하는 폭포의 우렁참을 만나다
- 옥류동천 계곡~수미봉~사자봉 - 총거리 11.4㎞ 5시간가량 소요
- 표충사 주차장서 50분쯤 오르자 - 높이30m 흑룡폭포 위엄에 압도 - 이내 층층폭포 세찬 물줄기 장관
- 정상 오르면 영남 알프스 한눈에 - 사자평 고원 은빛물결 감탄 연발 - 겨울잠 앞둔 살모사 상시 경계를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라는 시에서 폭포를 은하수에 비유했다. 첫 수에서 '처음에는 은하수가 떨어진 줄 알고 놀랐는데/절반이 구름 속에 숨은 것 같네'라고 했고, '물줄기 날아내려 길이 삼천 자(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란 절구로 유명한 둘째 수에선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같네'라고 했다. 이들 시구는 과장법의 대표적인 수사로 꼽힌다. 여산폭포의 실제 높이와 상관없이, 시어대로 계산해도 높이가 약 1㎞에 불과한 만큼 천문학적 과장임이 분명하다.
재약산과 천황산 사이 사자평원에 펼쳐진 드넓은 억새밭. 등산객들이 억새에 파묻혀 식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시적 울림을 증폭하기 위한 수사적 장치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상의 물이 증발해 구름을 이루고, 다시 구름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시듯, 우주 삼라만상을 물리적 순환체계로 파악하면 폭포를 하늘(은하수)의 기를 땅으로 실어 나르는 매개체로 볼 수도 있겠다. 물론 정교하진 못하지만 주역적 우주관에서는 이백의 생존 당시나 지금이나 나름의 과학성을 담지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백의 시를 인용한 것은 주역적 우주관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이번 산행지에 두 개의 이름난 폭포가 있어서다. 폭포가 산행에서 자아내는 정서는 각별하다. 괴암 준봉은 아예 오를 수 없거나 오르더라도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고초를 각오해야 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안겨주지만, 폭포는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아스라한 수직적 거리감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상부의 정기를 온축한 폭포수가 순식간에 보는 이의 눈앞에 내리꽂히는 까닭에 굳이 높은 곳에 오르지 않더라도 오른 것 같은 심리적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다.
지난 8일 '지상의 은하수'를 찾아 경남 밀양 재약산으로 떠났다. 이번 산행지는 높이 30m가 넘는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를 품은 옥류동천(玉流洞天) 계곡을 따라 수미봉(1108m)에 오른 뒤 천황산 사자봉(1189m)과 수미봉 사이 천황재를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약 11.4㎞, 5시간가량 걸린다.
흑룡폭포. 장쾌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하늘의 기를 지상으로 실어 나르는 매개체처럼 보인다.
산행은 표충사 주차장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접어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10분가량의 거리에서 나오는 두 번의 갈림길에서 모두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10분쯤 후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곡을 건넌다. 15분쯤 후 갈림길에서도 왼쪽으로 간다. 15분가량 후 흑룡폭포 전망대에 이른다.
폭포수는 천상의 가을을 지상으로 퍼 나르는 전령사인가. 층을 이룬 수십 m의 물줄기 위에 끝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가을색이 완연하지만, 폭포 아래 계곡의 숲은 아직 지난여름 녹음의 기억을 떨치지 못했다. 시간의 태엽을 돌려 가을을 재촉하려면 수직낙하하는 물줄기가 빚어내는 동력이 필요한 것 같다. 단풍을 쫓아 숨을 헐떡이며 비탈을 오르는 성급한 산꾼의 마음이 지레 붉게 물든다.
10분쯤 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10분가량 더 가면 출렁다리가 걸린 작은 폭포가 나온다. 출렁이는 마음을 다잡고 걷다 오솔길 한복판에서 살모사를 만났다. 독사답게 사람을 피해 달아나기는커녕 삼각형 머리를 곧추세우고 공격 자세를 취한다. 겨울을 앞두고 먹이를 찾아 나온 뱀이 많으니 경계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층층폭포의 상단
10분쯤 후 흑룡폭포와 비슷한 높이의 층층폭포를 만난다. 등산로에서 멀리 떨어진 흑룡폭포와 달리 층층폭포는 상하 폭포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에서 두 폭포를 고루 볼 수 있다. 특히 내리꽂히는 아랫폭포의 세찬 물줄기를 굽어보는 조망은 가슴 뻥 뚫리는 쾌감과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여기서 10분쯤 걸으면 작전도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꺾어 사자평으로 가다 왼쪽 계곡에서 붉게 타들어 가는 단풍나무들을 목격했다. 단풍은 산 아래로 하강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20분가량 후 사거리에서 너럭바위를 만난다. 너럭바위 위에 서면 향로봉 재약봉(코끼리봉)이 보인다. 두 봉우리에 고암봉 문수봉 관음봉 수미봉 사자봉 필봉을 합쳐 표충사를 둘러싼 재약8봉이라 부른다. 너럭바위를 뒤로하고 1시간가량 오르면 수미봉에 닿는다.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가지산 능동산 문복산 고헌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 알프스 준봉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이들 7개 봉우리에 운문산과 재약산을 더한 게 영남 알프스 아홉 봉우리다.
영축산 오른쪽으로는 시살등과 오룡산, 그 뒤론 천성산, 더 오른쪽 뒤로는 금정산 장군봉과 계명봉, 고당봉도 보인다. 수미봉에서 40분쯤 내려가면 천황재가 나온다. 수미봉과 사자봉 사이 해발 700~800m의 드넓은 평원에 자리한 사자평은 '억새 바다'다. 사람은 일렁이는 은빛 물결에 휩쓸려 떠도는 일엽편주다. 억새의 물결에 무심히 몸을 맡기고 흐르다 보면 만추의 포구에 이를 것 같다.
천황재에서 내원암 쪽으로 20분쯤 하산하면 진불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내원암 쪽으로 40분가량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길이 미끄러우니 주의해야 한다. 임도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5분쯤 가면 내원암에 도달하고, 10분가량 더 걸으면 출발지로 회귀한다.
재약산과 천황산의 개명 여부를 두고 두 산을 공유한 울주군과 밀양시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건설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연내 결론이 날 전망이다.
울산시는 지난 8월 지명위원회를 열어 현재 지명을 유지하자는 울주군의 안을 수용했다. 울산시 지명위는 "천황산 지명을 밀양시가 주장하는 일제 잔재물로 치부하기에는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조선조 영조36년(1760)에 제작된 여지도에 천왕산이란 이름이 분명히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1897년 대한제국이 시작되면서 연호를 광무, 왕을 황제로 호칭하면서 천왕산을 천황산이라 고쳐 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밀양시는 일제강점기 전에 불린 고유지명인 재악산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악산은 설악산 등 국내 오악의 정기를 실은 산이라는 의미로, 대동여지도와 동람도 등 고지도는 물론 각종 문헌자료와 유물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재약산과 천황산을 하나의 산군으로 묶어 재악산으로 부르되, 재약산 제1봉은 수미봉, 천황산 제1봉은 사자봉으로 각각 명명해 달라는 내용의 지명 변경안을 경남도 지명위 의결을 거쳐 국가지명위에 제출한 상태다.
재약산과 천황산의 지명은 1961년과 2002년 관보에 게재돼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두 지자체의 산이름 변경 논란은 1995년에도 불거졌었다.
◆교통편
- 밀양까지 시내버스·기차 이용 - 터미널서 표충사행 버스 환승
시외버스와 기차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다. 이어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직행버스나 농어촌버스를 갈아타고 표충사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밀양역에 내린 뒤 2번 일반버스를 갈아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 하차한다. 이어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직행버스나 농어촌버스를 갈아타고 표충사에서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