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자로 잘 알려진 저자는 자궁을 적출해 내는 아픔을 겪고 나서 여성의 나이와 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인생을 관조하는 법, Woman 보다는Human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따뜻한 시선 등을 적고 있다. 책 내용 중에 ‘늙어가고 있음을 실감할 때’라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ㆍ새로운 일을 꾸미기가 두려워질 때
ㆍ젊은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일 때
ㆍ더 이상 호기심을 느끼지 못할 때
ㆍ달콤한 것에 입맛이 당길 때
ㆍ9시 뉴스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 때
ㆍ오후 늦게 커피 마시면 잠이 안 올 때
ㆍ분노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연민이 채울 때
ㆍ하룻밤을 새우면 회복하는데 일주일이 걸릴 때
ㆍ지하철에 자리가 나기 만을 노리게 될 때
ㆍ에너지가 고갈되어 감을 느낄 때
당신은 과연 이중에서 몇 개나 해당되시는지…
나는 무엇보다 ‘분노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연민이 채울 때’라는 대목이 가장 공감이 간다.
요즘에는 어떤 뉴스를 들어도 안타깝거나 안쓰럽고 이 세상에 어떤 일이든 이해 못할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니 아, 이게 바로 나이를 먹어간다는 징후일까? 하지만 난, 그게 나쁘지 않다.
분노의 자리를 연민이 채우고, 욕심의 자리에 포기가 들어앉으며 달리는것에만 급급하지 않고 속도를 늦춰서 바깥 경치도 바라볼 줄 알게 된 지금이 참 좋다.
한해 한해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차츰차츰 비워낸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수많은 허욕에서 벗어나 맑은 눈빛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 이상 좋은 게 어디 있으랴.
약속을 하면 칼 같이 지켜야 하고 안달과 노심초사 증세(겉보기와는 다르게)가 있는 나는 새해의 목표가 ‘무조건 낙천적’으로 이다.
나이가 들면 저돌적인 용기는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세상을 조망하는 지혜와 이해력은 높아지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이는 상대적이다. 박혜란씨 말대로 5년 전에 찍은 사진을보면 ‘이때는 젊었었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50대가 보기에는 30대가 한창의 나이다. 무릇 그때 그때 당신의 나이가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이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얘기는 자주자주 감동하고 감탄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웃을 때 젊어지게 만드는 엔돌핀이 많이 나온다지만, 감동할 때는 웃을 때보다 50배가 더 많은 엔돌핀이 생성된다니 오늘부터라도 주변경치에, 사람에, 따뜻한 온정에 감탄사를 연발해 보시도록.
/이숙영(SBS 라디오 '파워 FM' 진행자)
==> 그 나이에도 아직 저렇게 화려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싶을까 싶어,
방송인 이숙영씨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글만은 갈무리 해놓고 싶었다...^^
언제나 열혈청춘이기만 한것 같은 그녀임에도, 세월이 묻어나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듯 싶어서...
'분노가 사라지고 그자리를 연민이 채울때'에 가장 공감이 갔다는 글에,
그녀에게서도 이젠 사람냄새가 난다.
난(숨한번 크게 쉬고~~~),
아직 아무것에도 동요하고 싶지 않지만, 걸려넘어진 문장이 눈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하룻밤을 새우면 회복하는데 일주일이 걸릴 때'...
벌써 그러면.... 이란 생각이 늘상 떠나질 않지만... 어쩌겠는가....
몇날며칠을 세우고도 또랑또랑 돌아다니던 때를 그리워하고 있는 내모습을 종종 발견하고 있는걸...
내몸하나 건강히 건사하지 못함도 이 치열한 시대에선 부끄러워해야할 일이 아니겠는가!
나이듦을 실감할때란 제목으로 어머니뻘의 작가분이 나열하신 글에서 공감대를 얻으려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아니 절대 안될 일이지만...
잘익은 장맛처럼 그렇게 온순하고 부드러운 눈빛을 가질수 있는 그 나이가 기대도 되어진다.
'더이상 호기심을 느끼지 못할때...'
이부분에서 자신한다.
늙음, 나이듬의 지표가 단순히 위의 목록에 그 기준을 두고 있다면,
난 평생 젊.음.이겠구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