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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불었다
따사한 봄 날씨 같지 않은 차갑고 서늘한 날씨였다 하늘도 흐렸다
그날 새벽 우연히 탄핵집회가 있다는 걸 보았다.
4년전 노무현 탄핵 반대 촛불 집회를 떠올리면서
안티카페 회원이 2만 8천명 정도였으니까
나는 적어도 2, 3천명은 모여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광화문의 동아일보사 앞에 들어서자 시끌시끌 하니 핑크색 티셔츠를 단체로 입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이렇게 단체티셔츠를 맞춰입고 집회를 하는구나 생각하는 데
바로 길 건너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피켓을 들고 서서
뭐라고 외치고 있다. 대략 1, 2백명 되는 사람들이다.
그 모습을 보고 처음 충격을 받았다.
그 현장에선 영화에서 연출을 해놓은 듯한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사건의 주인공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청계천 앞에서
이 나라의 정권이 해놓은 일들에 터지는 분노를 어찌할 바 몰라
거리로 나와 절망인지 희망인지를 구분할 수 없게 목이 쉬도록 외쳐대는 사람들과
하이서울페스티벌이라는 해맑은 행사를 준비하며
핑크색 티셔츠를 입고 남녀 짝을 지어 탭댄스인지 무슨 랄지인지를
연습해대는 긍정적인 젊은이들의 무리가
말 그대로 등을 마주대고 있었다.
경계에 서있다가 이쪽으로 등을 돌리면
"노홍철 저질댄스 추셔도 돼요, 남자분들은 여자분들이 마음에 들면 부비부비하셔도 돼요."라고 태연히 말하며
구령대에서 지휘를 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게 돼고
반대쪽으로 등을 돌리면 탄핵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절규에 동참할 수 있었다.
그들의 아마추어적이고 조직적이지 못한 시위형태도 마음에 안들고
후원 데스크조차도 없고 안티이명박 티셔츠 재고도 별로
없다고 말하는 것도 미웠다. 안타까웠던 것이다.
나는,
용기도 없고 영향력이나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나라를 바꾸지도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내 자신이 미웠다.
뽑아야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정치가 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박정희 시대니 전두환 시대니
말로 만 들었던 폭정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바로 피부로 느껴져 공포스럽고 무서웠다.
이제서야 그걸 알고 무서워하는 병_ 같은 내 자신이 미웠다.
혼자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미 세상을 내가 바꿀 수 없다는 걸
오래 전에 고민하고 알게되고 포기했지만,
다시 그 고민이 고개를 쳐들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현장에선,
바로 그 현장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정말로 화사한
핑크색 티를 쳐입고 춤도 개같이 못추면서 뒤뚱뒤뚱 춤추고 있는
지금 들끓어야할 피를 가진 젊은 사람들이 실은
찢어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사이코패스처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자랑스러운 일본에서 태어나셔서 애정이 각별하신지
4.19에 건너가 일본의 왕을 천황이라고 부르면서 고개를 숙이고
미국 대통령의 골프카트를 대리운전해주며 햇살보다 환한 미소를
띄며 의기양양한 개같기도 하고 쥐새끼같기도 한
한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주인처럼 섬기겠다는 국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일들을 태연히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미웠다.
이명박 찍으라고 설교에서 당당히 말씀하신
거대한 교회의 목사님들과 그에 충실하신 교인들이 미웠다.
무지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침묵하고
알 권리를 묵살하고 자신이 해야할 바로 그 일을 유기하고
언제나처럼 똥파리처럼 더러운 일에 입만 조잘대는
썩은 냄새 진동하는 언론들이 미웠다.
동아일보사 코앞에서 진행된 탄핵집회에 대해
한 인터넷 신문사 외에 그 어떠한 신문사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예인 과거사진이나 스포츠 경기 결과, 음악이나 사진을 찾아대며
밤새며 방에 앉아 무수한 클릭질을 해대면서도
정작 어떤 일들이 우리주변에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도
지식도 하나 없이 말만 우라지게 많은
행동하지 않고 힘없고 의욕 하나 없는 병_같은 네티즌들이 미웠다.
손가락으로는 의식이 있네 나라를 걱정하네 하면서
행동하는 일에는 글쎄라며 긁적이는 이들이 미웠다.
미국소고기 수입 문제를 들으면서 그럼 소고기를 안먹으면 되지
속편하고 멍청한 당신들이 미웠다.
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라이온이라는 인자는 <후추 한알>의 크기만큼으로도 전염될 수 있고
수입소고기만 안먹으면 되는게 아니라
고기를 취급하는 모든 곳이 그렇듯 그 소고기를 썬 도마와 칼로 돼지고기를 썰든 야채를 썰든 감염될 수 있으며
(영국에서 1980년대 중초반과 1990년대 광우병 대란시
실제로 베지테리언이 광우병으로 죽었다. 200여명의 희생자중
한명이다. 광우병은 광폭한 정신착란 증세로 시작하여 걷지 못하고 침 흘리며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상태로 발전되어 1년정도 후 죽는다)
600-800도의 열을 가해야 없앨 수 있지만 그 정도의 열을 사용하는 음식은 현재 없고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양잿물에 48시간 음식물을 담구면 된다니
그 방법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양잿물을 먹으면 죽는 다는 걸
모르는 사람일 테고.
미국에서 조차 먹지 않는 30개월 이상 된(호주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 미국이다), 베트남에서 조차 수입하지 않는 소를 세계 최초로 먹게 된게 바로 자랑스러운 우리 자신이라는 것.
가장 위험한 부위인 뼈나 내장 등을 우리고 우려내서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고 병에 감염될 30퍼센트 정도의 위험을 가진 서양인에 비해 95퍼센트의 확률을 가진 유전자를 가진 바로 우리 자신.
더 웃긴 건 소고기의 뼛가루가 과자, 젤리, 약, 라면, 화장품등
생활용품 600가지에 쓰인다는 사실을 당신들은 모른다는 것.
피하고 싶어도 하나하나 가려서 피할 능력이 당신들에게는 없다는 것. 그런 위험한 상황에 우리를 내몬게 바로 당신 자신들이 뽑은
우리 정부라는 것.
모른다는 것, 세상 반대 편 사람의 손금까지도 몇 초안에 볼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그것조차도 당신들은 모르고 있다는 게 나는 제일 미웠다.
이명박이 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저지를 사람인지도 모르고 뽑았고
뽑아놓고 어떤 짓을 지금 하고 있는 지 조차 눈 보란 듯이 뜨고도 닫으려고 해도 닫히지도 않는
열려있는 귀를 두고도 알지도 못하는 멍청한 당신들이,
당해도 싼 당신들과 내가 미웠다.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겠다는 조건하에 체결한 조약은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기로 한 것이 내년인데도
수입은 당장 다음달이라는 것.
그 이후에도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지 안먹이는지 우리로선
확인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을 뿐 아니라 그런데 미국이 나서지
않을 거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는 것.
실제로 미국의 광우병감염 숫자는 수십만명으로 추산되나
정부와 언론의 플레이와
광우병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 부검을 하려는 의사가 없기 때문에
밝혀지지 않고있다.
광우병에 걸리면 잠복기가 10년에서 40년이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지 알지도 못하는 자들이 병변이 나타나기 전까지 수술도 하고 수혈도 하고 주사도 맞고 하여 그 기기들과 혈액이 계속 다른 이들에게 쓰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전염되 나갈 거라는 것.
더 웃긴건, 다시 상기시키자면 "후추한알"크기로도 전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소고기를 썰고 조리한 조리기기들을 씻거나 그 소고기를 비료로 먹은 닭등의 배설물이 하수도로 유입되어서
수돗물로도 감염이 되는 데 그것을 걸러낼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아기라 걷지도 못하는 내 조카도 학교 급식으로
그걸 먹을 텐데.
그리고 의료보험 민영화가 돼면 맹장 수술을 받는 데도 천만원 하는
시대가 온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잘난 선진국 사례 미국 이야기를 다룬 영화 '식코'를 보면 된다. 손가락이 절단돼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서 손가락도 못붙이는 생생한 이야기가 있다.)
광우병 걸려서 병원엘 가면 (그 수술기기들은 한번 사용하면 다 버려야 하기때문에 광우병 센터는 전국에 평촌 성심병원 단 한곳이고 어떤 의사도 걸린 이를 부검하거나 처리하려고 하지 않는다) 검사비만 몇 천이 나올지 모른다.
세계 모든 학자들이 어이없다는 운하를 판다고 하고,
아고라의 탄핵 지지 서명은 하룻밤새에 1만 5천 건의 서명이
귀신에 홀린듯
없어져 서명이 줄고.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기사는 눈 깜빡하는 사이 언제
자취도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 모른다.
우리는
일제 식민시대를 연상시키는 언론통제를 뻔히 목격하고있다.
이렇게 인터넷과 매체가 발전된 세상에서
그런 짓을 아무 겁대가리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에 치가 떨릴 뿐.
직접 나와 비비케이를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눈으로 보고도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은 없지 그래도 추진력은 있잖아라면서
이명박을 찍었다고 말하는 젊은사람들이 나는 혐오스럽다.
끔찍한 음치를 두고 그래도 목소리는 크잖아라고 말하면
그 끔찍한 소리가 얼마나 클지 누가 모르는가.
그 미친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불과 몇개월 새에 이뤄놓은 눈부신 성과를 보라.
나는 의료보험 민영화, 대운하, 소고기수입, 주권을 포기한 굴욕 외교... 단 한 가지로도 휘청할 것 같은데 이건 너무 과하다.
이 나라를 이렇게 까지 만든
아직까지도 물러나지 않고 그의 든든한 지지세력이 되어
아직도 망치는데 일조하고 있는 어른들이 밉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래서 나라를 망치는 어른들과
그래도 젊은이어야할 사람들이
너무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반대로 아무것도 몰라서
아직도 현실에 눈뜨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보다 미웠다.
경제를 살려주실꺼라고?
이래서 광고와 홍보의 포지셔닝은 대단하다.
경제=명박이라니.
이 나라의 대통령에게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남학생이 외쳤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댄스 연습에 한창인 이들에게
이 땅의 눈 감고 귀막은 젊은이들에게 시위대 중 한명이 구호를 외쳤다.
눈을 뜨라고.
나는 대통령도 밉고 이 나라도 밉지만
내가 정말 무서운 건 2, 3개월이면 광우병이니 뭐니
모두를 금새 잊을 당신들이 제일 무섭다.
군중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벌써부터 나는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당신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퍼트리세요. 청와대에 올리려고 했으나 올라가지지가 않네요...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명박이가... 미국 가서.. 대리운전까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