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 안뇽~
살세로 살세라 님들...
잘 지내시죠?
굉장히 많은 날이 지난 듯 한데, 아직도 화요일이군요.
여기 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이 느립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8시이고, 5시간 30분 정도를 비행하여 도착했습니다.
어두울 때 비행하는 것은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 동안은 견딜만 한데,
바다위를 지나는 때부터는 비행기 날개의 불빛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지루하더군요.
가지고간 PDA의 게임도 해보고, PDA에 준비해간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별 재미가 없어서,
기내 영화도 보고.....
이 궁리 저 궁리 해봐도 별 재미가 없어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지요.
PDA에 저장된 살사 족보....를 꺼내들고 머리로 이런저런 춤사위를 그려보았지요.
아~ 이게 왔담니다.
시간 잘 ~~ 갑니다.
당장 연습해볼 상대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머리로 여러 패턴을 그려보고,
패턴끼리 이런저런 조합으로 이어보며 하다보니, 어느새 베트남이더군요.
손목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
베트남 시간에 맞추기 위해, 2시간을 되돌려서 11시 30분으로 맞추었습니다.
베트남으로 입국하는데, 공산당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의 직원에게 여권, 비자 등을
검사받고 나오니 12시가 넘어있더군요. 공항을 나서자마자 확 느껴지는 열기.....
아~ 베트남에 왔구나.
멀티의 아버님이 70년대초에 이곳에 파병을 오셨으니, 30여년이 지나서 제가 온것이군요.
6살땐가 어머니를 따라 멀리멀리 갔더니, 큰 군함이 있었고, 거기서 군악대의 빵빠레를
들으면서 아버지를 전송했던 기억이 있슴다. 어머니께 여쭈니, 부산항이었다누만요.
아버지가 같이 오셨으면 얼마나 좋으셨을까...하며 수년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어머니가 울먹이십니다.
저기 좀 떨어진데서 동생이 현지기사를 대동하고 반가이 손을 흔들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생은 국내대기업의 과장인데, 한국에 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이곳에서 선진국
(오홍~ ...바로 우리 나라임다^^) 대기업의 과장은 상당한 위치더군요.
동생의 숙소는 이곳 호치민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위치한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보면 소공동 롯데호텔을 생각하면 틀림없슴다......) 호텔의 17층입니다.
2면에서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데, 환상적입니다. (63전망대 생각함 되겠심다.)
저도 호치민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슴다.
회사의 지원이 있어서, 실비부담으로 가정부도 있고, 운전사도 있슴다.
가정부 임금이 한달에 한 8만원 한답니다.
이게 다른 일반 직장인들보다 두세배되는 인건비라니....
정말 이곳의 인건비는 너무너무 싸네요.
숙소건물내에 헬스장, 쇼핑센타, 수영장...뭐 없는게 없슴다.
호텔에서 매일 청소, 빨래 다 해주고, 놀러온 가족들도 호텔부페에서 아침을 줍니다.
음식들도 이국적이고 신선함다.
호텔사우나까지 마음대로 쓸수 있고요.
시간내내 한국말 쓰고, 위성으로 YTN뉴스 보고, 아리랑 TV보고...
정 답답하면, 모뎀이지만, 인터넷 접속해서 한국으로 편지쓰고, 게시물보고....
이거 여행을 온건지...국내의 휴양지로 쉬러 온건지....좀 헤깔림다.
낮에는 동생과 제수씨가 번갈아 가이드까지 해주니까....
월요일엔 땅굴 관광을 다녀왔슴다.
조퇴한 동생과 함께, 기사를 대동하고 숙소에서 2시간 걸리는 땅굴을 다녀왔는데,
베트남전때 쓰던 방카 같은 곳임다. 지하 땅굴안에, 병원, 식당, 작전본부들이 있는데
아주 좁은 연결통로로 이어져있네요. 지하에 도시가 있다고 생각함 딱입니다.
미군은 들어올수 없게 하느라고 좁게 만들었담니다.
관관용이 아닌 진짜 입구는 A4용지 만한데, 멀티가 과감히 도전해서 통과를 했슴다...
그동안 살사로 살빼고, 유연성을 키운 보람이 있더만요....
가이드가 안내해준 곳은 다 들어가 보았는데, 딱 한군데는 그 가이드가 그러더군요.
"당신은 안 됩니다."
뭐, 중요한 곳이라 그런 것이 아니고, 내 몸매로는 안된다는 이야기던데,
오기가 생겨서 함 도전해볼까 생각도 있었지만, 가끔 서양인들은 중간에 끼어버려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하여, 포기하였습니다.
나 하나 끼는 것은 그렇다 쳐도, 그렇게 끼어버리면, 뒤에 쫓아오던 사람들이
곤란해진다는 동생의 설명에 포기 !!
현지인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는데, 중요한 설명때는 한글로 설명해주더군요.
"폭탄, B-오십이..."등...
가끔 들려주는 한국어에 우리나라가 위상이 높아지긴 높아졌음을 느낌다.
사실 땅굴관광보다는 거기까지 가면서 본 베트남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가슴에 남슴다.
수많은 오토바이들, 자전거들....열대의 느낌이 물씬 나는 강물들...
아오자이 교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는 학생들...
아오자이는 치마옆이 찢어진게 허리위까지 올라와있는데, 그래서, 이곳에 여인네들은
허리 날씬한 것이 미인의 가장 큰 조건중에 하나랍니다....
우리나라도 그런가...?
시간나면 훌라후프, 윗몸일으키기를 해서 허리 관리를 한다나요.
남자용 아오자이 비스무리한게 있으면, 멀티의 댄스복장으로 해 볼라했더만, 허리도 안되고
남자용은 없기도 해서 포기....
사실 둘러보면 비만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누군가 할 일없는 사람이 베트남 여학교에서 나오는 사람을 조사했답니다.
전교생중에 딱 1명만이 비만일까 말까 한 정도였답니다.
그렇다보니, 약간의 비만은 부티의 상징이랍니다.
멀티는 그 소리에 그저 흐뭇~ 뿌듯~
얼굴은 대부분 검은데, 여기서도 하얀 얼굴이 미의 표준이라나요...
이곳의 최고미인이 한국의 김남주랍니다.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는 여인네들은 거의 모두가 손수건을 접은 듯한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고요, 양팔에도 하얀 소매같은 것으로 가리고 있습니다.
하얀피부를 위해서.....
한국인의 매혹적인 피부를 무척 부러워한답니다.
우리 여인네들은 섹쉬해 보일라고 일부러 태운다는데.....
호치민 시내에 있는 병원에 한국인 간호사가 있다해서 가보았는데, 몇마디 나눠보니
이래저래 아는 사람이더군요. 세상은 참 좁슴다.
원래 병원을 찾은 이유는 혹시 이곳에서 일하면, 어떤 좋은게 있는지 궁금해서였는데,
거기 있던 한국인 의사는 이미 그만둔 뒤여서 정보를 얻기는 좀 어려웠슴다.
좀 우아하게 살길이 있나 궁금했는디....
제수씨가 살사에 대해 무척 궁금해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간단한 강습을
실시하였고요. 멀티의 도우미 경력이 벌써 6개월 아닙니까...
서울로 오면 꼭 가입시켜주겠다고 약속을 하였고요.
이럴 때 운영진인 폼 좀 잡았는데....사실 머 가입이야.....^___^
이곳에는 살사바는 없다고 하여, 할 일없는 밤에는 그저 숙소에서 베이직만 밟고 있슴다.
저녁에는 식사전에 호텔의 풀장에서 수영을 했는데, 저녁인데도 물이 따뜻해서,
이곳이 베트남임을 느끼게 해주는군요.
따뜻한 물 좋아하는 티파니 생각이 났슴다.
물속에서 베이직 밟다가 어머니에게 들켜서, 풀장에서도 춤연습하냐고 웃으심다.
언젠가 TV에서 댄스대회 심사기준을 보니까, 4개의 항목을 심사하는데, 그중에 Power가
있더군요. 풀장연습과 모래주머니 차고 연습하면 파워가 좀 생길래나요?
밤에는 시장을 갔는데, 여행을 가면 시장을 가보라는 말이 기억이 날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생생한 베트남의 삶을 느낄수 있었슴다. 해산물을 사는데, 제수씨의 깍는 폼이 역시나
한국아줌마 다운 저력을 느낄수 있었슴다. 물건을 사놓고도 안깍아준다고 포장
다해놓은걸...놔두고 옆집에서 사니까 깐깐한 베트남 아줌마의 당황된 표정...
말이 아줌마지, 겉보기는 중학생정도밖에 안되보이는 옛된 또순이 주인이 안되보였는지,
마음이 약해진 어머니가 그래도 포장한 것은 사주자고 하여, 포장된 것은 샀슴다.
거럼, 한국아줌마 무시하면 안되지~
어머니도 시장이 제일 즐거우신 것 같습니다. 프로주부경력 반백년의 내공으로 이건
이렇고 저건 이렇고 하며 제수씨를 가르치십니다. 제수씨는 여기에 뭘 좀 가져오면,
소일거리삼아 돈벌이가 될까 이런거에 관심을 좀 표명하며, 어머니도 이런저런 조언을
하십니다.
한국아줌마들~~ 만쉐이
오늘 화요일에는 시내관광을 했슴다.
구대통령관저를 들어갔는데, 역시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있던 곳은 옛날 건물임에도
옛 영화가 어떠했는지 느껴짐다.
걸어서 옆의 성당과 우체국을 방문하였는데, 길 건너는게 거의 스턴트 수준입니다.
끊임없는 오토바이를 뚫고 길을 건너야 하는데, 어떻게 건넜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슴다.
이어서 전쟁기념관을 갔는데, 베트남인의 입장에서 만든 전쟁기념관이라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잔인한 미국, 미국인, 그리고 베트남인의 수난,용맹스러운 베트남인 ...
뭐 이런 내용입니다. 눈 뜨고 보기 힘든 사진들도 많더군요. 한 미국인 여성은 미군 사진
앞에서 흐느끼고 있던데.....참전용사의 딸인가?.....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월남전에 참전하
셨던 아버님 생각에 제 눈시울도 뜨듯해지더군요. 잠시 휴가올 때 사오셨던 녹음기,
장난감, TV....뭐 이런게 왜 그 순간에 생각이 날까요....
어쨌든 전쟁은 없어야 겠습니다.
다 부서지고, 다치고, 죽고....그러고 전쟁에 이기면 무슨 소용일까 싶슴다.
전쟁이 나면, 렉스님이랑 멀티는 같은 의무대에 속해서, 전방에 투입된다더만요.
난 적십자인디...그리고 렉스님은 피부쪽인디....
전쟁없이, 열심히 진료하고, 시간나면 살사를 즐기고....뭐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슴다.
열심히 걸어서 관광을 하였는데, 날은 덥지만 한국의 무더위같지는 않습니다.
동생의 표현대로라면 한국의 무더위는 습식사우나같고, 이곳은 건식사우나같다고 합니다.
표현이야 어떻든 후덥지근한 더위는 아니어서 좋습니다. 다만, 걷다보면 노출된 팔이나
다리가 좀 따끔거립니다.
동생의 추천으로 대낮부터 어머니와 제수씨와 함께 발 맛사지를 받으러 갔슴다.
불쑥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좀 어색한....왜 한국으로 치면 이발소를 들어갔는데 좀
껌껌한게 이상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 있잖아요.
여기선, 뭐 그냥 잠 자기 편하라고 그런 분위기라고 합니다.
역시나...잠시 맛사지를 받다 졸았는데, 깨어보니 거의 1시간 이상을 맛사지를 받았더군요.
비용....은?
우리돈으로 7,000원 정도...팁은 줘야 되는거라는데 5,000원 정도 주면 된다고 합니다.
근데, 밤이 되어도 맛사지 받은 곳이 별 시원한줄 모르겠슴다.
또 갈일은 없겠슴다.
에이~ 베이직이나 밟자.
조카 둘이서 베이직만 밟으면, 좋아 죽슴다.
함께 따라하고....
그러면서, 오늘 하루도 저물어갑니다.
숙소에서 내려다보는 호치민시의 나즈막한 야경이 벌써 정이 들기 시작하네요.
여러분들도 편안한 밤 되시길.....
베트남에서 멀티.
카페 게시글
아무글대잔치
방가~ 베트남의 멀팁니다.
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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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1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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