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生有命 富貴在天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죽고 사는 것은 명에 있고 부자와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다." 고 했다.
당신이 타고난 운명에 순종하라.
죽고 사는 것은 명(命)에 있고 부자와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하여져 있거늘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바쁘다.
재앙은 요행으로 면할 수 없고 복은 두 번 구할 수 없다.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병 있고, 벙어리도 집안이 부자일 수 있고,
지혜있고 총명한 사람도 도리어 가난을 받는다.
해와 달과 날과 시각이 분명히 정하여져 있으니 헤아려보면 부귀와 빈천은 명에 달린 것이지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
유교적인 운명론과 그에 대한 몇가지 고전을 살펴보면서 하늘의 뜻과 인간의 뜻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두가지 경우를 놓고 공정한 생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고집을 부려서도 안될 것입니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항상 현명하신 판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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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능력이나 힘이 모자라 패한 것이 아니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였다. 나 자신의 능력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보여 주겠다."
천하통일을 눈 앞에 두고 자신의 라이벌인 유방에게 패해 마지막 28명의 부하 앞에서 말한 항우의 이 말은 하늘의 뜻이었을까요? 항우는 자신의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혼자서 적군 일만명의 진중에 들어가 8명의 대장급 장수와 1000여명의 병사를 죽였다고 한다.
항우의 말대로 놀라운 힘과 용기가 있는 장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그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이 강동의 터전을 근거로 "권토중래" 하라는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 자결하고 맙니다.
하늘이 망하게 하는 데 더 이상 살아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생각입니다. 사실 하늘이 그를 망하게 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우선 훌륭한 장수들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유방보다 먼저 세력을 떨쳐 유방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죽이지 않았고 자신이 아버지처럼 믿는다는 군사전략가 범증마저 불신하고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군사를 부리는 귀신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능한 한신이 자신의 부하로 있었지만 그의 출신이 천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쓰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쓰지 않은 한신에게 멸망을 자초하고 만 것입니다.
하늘의 뜻이란 인간이 최선의 노력을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면서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조선시대 태종임금이 왕위를 아들인 세종에게 물려주고 사냥을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날 두 사람이 다투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갑이라는 사람이 말하기를 "세상의 모든 일은 임금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고 하자 을이라는 사람은 "아무리 임금이라 하더라도 하늘이 함께하지 않으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하늘의 뜻이 더 중요하다." 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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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 있던 태종은 임금의 뜻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임금의 뜻을 강조한 갑이라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주며 다음날 세종대왕에게 전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인사발령을 보고 태종은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자신은 갑이라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주고 세종이 편지를 받으면 편지를 가지고 간 사람에게 벼슬을 올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공교롭게도 갑은 그날밤 갑자기 복통이 생겨서 을을 불러 자기 대신 편지를 왕에게 전해주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태종은 "임금도 못하는 것이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숙종때에도 이런 비슷한 고사가 전해옵니다. 숙종은 민정시찰을 자주 다녔는데 어느날 성내를 순회하다가 오두막에서 글읽는 선비를 발견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처량하고 불쌍해서 그 선비에게 왜 이렇게 고생하며 공부를 하느냐고 묻자, 그 선비는 지금까지 9번의 과거를 봤는데 번번이 떨어지기만 해서 어려운 살림이 더욱 곤란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숙종은 새로운 제목을 주고 이번에 실시되는 과거에 이 제목을 쓰면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며칠 후 숙종의 명에 의해 특별한 과거가 실시되었는데 합격자가 발표된 것을 보고 숙종 임금은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자신이 가르쳐 준 선비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원한 선비를 불러 어떻게 이런 글을 지을 수 있었느냐고 묻자, 그 선비는 말하기를 자신의 스승이 어젯밤에 이웃집에서 가져 온 음식을 감자기 먹느라고 탈이 생겨 자신이 대신 오게 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숙종은 "사람의 일도 사람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구나." 하고 탄신했다고 합니다.
"모사는 재인이요, 성사는 재천이다." 라는 말을 남겼던 중국 삼국 시대의 제갈공명은 전무후무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런 그가 천하통일을 위해 위나라와 싸움에서 위나라의 전략가 사마의를 계곡으로 유인하여 불을 질러 꼼짝없이 타죽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멀쩡한 맑은 날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니 말입니다. 공명은 사람이 아무리 완벽하게 일을 꾸며도 하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토로하고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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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모든 일이 하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많은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개척해 온 수 많은 사례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노력이 수반된 가운데 하늘의 뜻을 말해야 될 것입니다.
우리는 고사에서 "와신상담" 이란 말을 인용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결코 운명에 승복하지 않고 운명을 극복해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만이 살길이다. 라고 생각하며 운명을 극복해왔던 것입니다.
와신상담의 고사를 만들어 냈던 월왕 구천이 3년간 포로생활을 하면서 왕의 몸으로 똥까지 먹어보는 수모를 스스로 자초한 것은 복수심에 불타는 마음을 꺼뜨리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시기가 되면 결단이 필요하다." 라고 말했던 당태종은 자신이 왕위에 오를 수 없는데도 반란을 꾀해서 자신과 함께 수나라를 멸망시키는데 협력한 태자인 형과 동생을 죽이고 왕이 될 수 잇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 역시 자신이 죽음을 뚫고 망명 생활을 하면서 여걸이라는 소서노의 도움을 받아 고구려를 세우게 됩니다.
중국의 실력자였던 등소평을 오뚜기라고도 합니다. 쓰러지지 않고 또 일어서고 힘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분명 오뚜기 인생인지 모릅니다. 등소평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로 오르기까지 세 번이나 숙청을 당했습니다. 공산주의에서 한번 숙청되면 일어서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는 3번이나 숙청당해 폐인될 위기에서도 자신의 위기관리 노력으로 거뜬히 일어서는 위력을 보였습니다. 그는 숙청당해서 외지로 유폐된 상태에서도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왕이 되어 천하의 패자가 되었던 중이는 19년동안이나 망명 생활을 하면서도 의지를 잃지 않았습니다. 중이는 62세가 되어서야 왕위에 올랐지만 그의 나라를 활기가 넘치고 노쇠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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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정치술로 유럽의 열강을 조정했던 비스마르크, 외교곡예사 비스마르크. 비스마르크는 수상에 임명된 지 일주일만에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의회 의원들의 마음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그는 의회의 첫 연설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들은 말로 떠든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며 투표를 하여 다수결로 결정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오직 철과 피로써만이 해결될 뿐이다. 프로이센이 추구해야 할 것은 자유나 인권 따위가 아니라 군사력이다."
비스마르크의 강력한 발언은 의회 내에 파장을 일으켰지만 그는 국방 예산을 멋대로 집행했고 항의하러 온 의회 의원들에게 큰소리 쳤습니다. 그러나 비스마르크의 강력한 철혈정책은 마침내 의회 내의 의원들을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고 강력한 독일의 통일정책을 펼쳐서 22개 연방으로 분할되어 약체였던 독일을 하나의 강력한 통일국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덴마크,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고 프랑스와의 어려운 싸움도 승리로 이끌어 프랑스의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자신의 신념에 살다 간 인간승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18년의 수상 재직동안 철혈정책으로 강력한 독일을 만들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빈다.
사람이 인생을 사노라면 운이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운이 좋을 때는 무슨 일이든 자신의 뜻대로 잘 풀려 나가지만 운이 나쁠 때는 설상가상이란 말처럼 될 일도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하늘이 도와주는 운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당나라의 여황제로 유명했던 "측천무후" 그녀는 여러 가지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겨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측천무후가 처음부터 황제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녀는 순전히 자신의 끈질긴 노력으로 황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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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무수리에 불과한 그녀는 궁중에 들어와 궁녀의 신분에 당나라 고종 황제의 총애를 받도록 스스로 노력했으며 왕의 사랑을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도록 스스로 자기 관리를 했던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황후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자신이 낳은 딸을 스스로 목졸라 죽이게 되고 황후가 되어서는 황제가 나약한 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심복들을 정부 요직에 앉히고 정적들을 차례로 숙청하는 수완을 보였습니다.
엄연히 자신의 남편인 황제가 살아있음에도 불과하고 외간 남자를 궁중에 불러들여 음란한 행위를 일삼았으면서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태자로 세웠으나 둘이나 죽이면서까지 자신이 황제가 되기 위한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녀는 거의 완벽하게 자신의 황제즉위로 나가는 길을 만들어 소원을 성취했고 20여년의 황제지위에도 아무런 위협없이 권력을 휘두르며 여걸답게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음란한 행위를 비방하는 자를 잡아내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형별기구가 만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고종이 실권을 상실했을 때부터 사실상 40여년이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렸던 것입니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70이 넘어서까지 자신의 침실에 거울을 달아놓고 향락을 즐겼다고 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여자였는지 모릅니다.
운명이란 스스로 개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운이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운에 어느 것이 비중이 크느냐에 대해서는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운이 없다거나 사주팔자가 나쁘기 때문에 그렇다고 체념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운7 기3" 이라는 고사를 떠오르게 하곤 합니다.
운7기3의 유래는 중국에서 어느 선비가 과거 시험을 9번이나 봤는데 떨어지고 시험만 보면 자신은 안되는데 자기보다 실력이 못한 사람들이 합격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자결하려다 너무나 억울해서 죽지 못하고 옥황상제에게 따졌다고 합니다. 옥황상제는 운명의 신과 정의의 신에게 술마시기 내기를 하게 했는데 운명의 신이 7잔을 마시고 정의 신이 3잔을 마셔 옥황상제는 세상 일은 운이라는 변수가 있음을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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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상 일은 운이 7할을 차지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운7기3이 아니라 운3기7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모 TV방송국에서 전국의 시청자들을 상대로 전화를 받은 결과 우리 나라 사람 55% 정도가 사주팔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났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당시 방송은 전국적인 생방송이었고 전화 응답자가 10만명이 넘었다는 사실만 봐도 그냥 웃어넘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우리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불행에 대해 막연히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이번 편지는 파스칼이 말한 다음 내용으로 마감을 하려 합니다.
"불행의 원인은 늘 나 자신이다.
몸이 굽으니 그림자도 굽다.
어찌 그림자 굽은 것을 한탄한단 말인가!
나 외에는 아무도 나의 불행을 치료해 줄 사람이 없다.
불행은 내 마음이 만드는 것과 같이 불행도 내 자신이 만들 뿐이요,
또 치료할 수 있을 뿐이다.
내 마음을 평화롭게 가져라.
그러면 그대의 표정도 평화롭고 자애로와질 것이다."
건강하게 안녕히 계십시오.
관악산 밑에서
이 종 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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