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 지나치게 먹으면, '암' 위험도
매운 음식을 먹은 뒤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다.
한국인에게 매운맛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일상이다. 실제로 평소보다 맵게 먹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매운 음식 먹으면 엔도르핀 분비돼
먼저, 매운 음식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탁월하다. 우리 혀는 매운맛을 통각으로 인식한다. 뇌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 호르몬인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통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분도 좋게 한다.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드레날린 수치도 올라가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땀 등 노폐물이 배출되면 시원하고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고추), 알리신(마늘), 피페린(후추) 등이 직접적으로 뇌의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을 43도 이상 고온을 감지하는 수용체 'TRPV1'가 활성화되는데, 이 수용체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 속 대뇌변연계에 존재한다. 실제로 멕시코 콜리마대 연구팀이 매운맛과 감정 변화 사이 상관관계를 동물 실험으로 확인한 결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었다. 다만, 불안감은 낮추지 못했다.
지나친 매운맛은 암 유발해
매운 음식을 먹은 뒤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다.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위 점막이 손상돼 위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캡사이신은 소화가 잘 안돼,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위장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운 음식은 위와 식도 사이 조임근을 느슨하게 해, 소화불량과 속 쓰림도 유발할 수 있다. 대장 조직도 자극해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악화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위암을 비롯한 암 발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캡사이신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자연살해세포의 세포질 과립방출 기능장애를 일으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
매운맛을 건강하게 즐기려면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먹을 땐 우유, 달걀 등 매운맛을 중화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해 위장에 가는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