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미국 국경 13억 달러 보안 강화... 불법 월경 차단
블레인 국경서 2년간 85대 무단 진입... 콘크리트 장벽 설치
캐나다 국경관리청과 RCMP(연방경찰)가 27일 미국에서 캐나다로 불법 월경한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나무 판자를 이용해 국경 배수로를 메우고 픽업트럭으로 국경을 넘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불법 월경자들은 제로 애비뉴(0 Avenue)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배수로에 목재 판자를 깔아 임시 다리를 만들었다. 이후 검은색 픽업트럭이 이 판자를 통해 배수로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명이 트럭에 탑승한 후 현장을 신속히 벗어났으며, 미국 국경순찰대가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관리청은 체포된 5명의 국적과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캐나다는 국경 보안 강화에 나선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13억 달러 규모의 국경 보안 강화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워싱턴주 블레인 지역에서는 불법 차량 진입이 급증하고 있다. 블레인-퍼시픽 하이웨이 국경 근처에서만 2023년 이후 85대의 차량이 불법으로 미국에 진입했다. 이에 미국 국경순찰대는 주요 진입로에 콘크리트 블록과 바위 장벽을 설치하는 등 물리적 차단 조치를 강화했다.
국경 보안 강화는 하이킹 구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경관리청은 태평양 능선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의 무허가 출입을 전면 중단했다. 이 트레일은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이어지는 4천265km 길이의 하이킹·승마 코스로, BC주와 워싱턴주 경계를 통과한다.
많은 하이커들이 완주 코스에 포함시키는 캐나다 구간 13km도 이제는 정식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만 접근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비공식적으로 허용되던 국경 통과가 이번 조치로 전면 금지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국경 지역 감시와 순찰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량을 이용한 불법 월경이 증가하면서, 물리적 장벽 설치와 함께 첨단 감시 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