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기쁘다 구주 오셨네’ 115장(통11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2장 1~11절
말씀 : 오늘부터 누가복음의 성탄 기사를 묵상하려 합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원래 직업이 의사입니다. 그는 원어민 수준의 수려한 헬라어를 구사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술하는 학식이 엿보이는 인물입니다. 바울 선교팀의 일원으로 누린 생생한 선교현장 경험을 사도행전에 기록한 저자이기도 합니다. 누가복음은 당시 그리스인을 대상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마가복음의 대상인 로마인보다 더 폭넓은 보편적 대상, 즉 ‘온 백성’(10절)을 겨냥한 복음서입니다.
수신자를 데오빌로 각하(1:3)로 명시했지만 데오빌로의 이름 뜻이 ‘하나님을 (또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Theophilos)라는 점을 미뤄볼 때 보편적 대상을 겨냥한 문학적 기법으로 보입니다. 이어지는 사도행전의 수신자도 데오빌로입니다. 누가는 그리스도의 탄생이 곧 복음이라고 선언합니다.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10절)이 곧 그리스도의 탄생(11절)이라는 것인데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막 1:1)이라는 마가의 관점과 일치하는 복음의 정의인 셈입니다.
마가처럼 누가도 그리스도의 혈통적 족보는 생략하지만 그분의 초림을 예비한 세례 요한의 출생과 역할에 대해서는 1장에 자세히 기록합니다. 세례 요한과 메시아에 관한 구약성경의 예언은 다양하고 풍부한데 특히 이사야서가 그렇습니다.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갈 3:24)이므로 구약성경도 복음인 셈입니다. 그래서 매크래이라는 신학자는 ‘이사야 복음서’(1977)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메시아에 관한 예언이 가득한 이사야서를 구약 복음서로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사야서 40장은 여호와의 길, 곧 메시아의 오심을 예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 요한에 대해 예언합니다. 산을 깎아서 골짜기를 메워 평지를 만드는 은유를 통해 장차 메시아가 구현하실 ‘사랑과 공의의 복음’을 극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 사랑의 절정이자 공의의 완성입니다. 즉 십자가 사건은 독생자를 내어주실 만큼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드러낼 뿐 아니라 독생자가 죽으셔야 할 만큼 의로우신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사랑이 아니라면 아예 독생자를 보내시지 않았을 것이고 공의의 하나님이 아니라면 굳이 그리스도가 돌아가실 필요 없이 우리 죄를 그냥 눈감아 주시면 됐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이사야서는 앞에서 다룬 임마누엘(7장), 다윗의 계보(11장), 고난받는 메시아(53장) 등 메시아에 관한 핵심적 메시지를 풍부하게 담아냅니다. 특히 9장은 누가복음 성탄 기사의 핵심과 직결되는 ‘평강의 왕’(6절)이신 메시아를 예언합니다. “이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매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기도 :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 기쁨과 평강을 누릴 뿐 아니라, 온 세상에 나누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4246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