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빠는 20살입니다▒ (22)
"하아..."
오후 12시.
아침부터 아프다는 핑계로 침대에서 꼼짝없이 누워있었는데,
수현이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곤 학교에 전화를 해주고는
머리까지 쓰담아 주곤 약까지 챙겨주었다. ..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은 수현이.. 자기 자신일텐데 말이다.
약속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기다린다는것보단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더 맞는 표현일거다.
아침일찍 방안을 다 뒤져서 찾아낸 현준오빠에 명함에 적혀있는 핸드폰번호로
전화를 하자 시내에 있는 이 카페.. .나랑 수현이가 처음만났던 그 카페에서 만나자고 한다.
..오후 한시에 말이다. 자기는 그때쯤이면 일이 끝난다나 뭐라나.. .
"저기 손님.."
"주문은 나중에 받을께요. 일행이 있어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저쪽에 계신 남자분들께서 합석해도 되냐고 하셔서요.."
이 카페... 이런것도 하나.
관심이라도 가져주기 위해서 고개를 돌리자 나를 보고 싱긋 웃는 남자두명.
역겨운놈들. 여자라면 사죽을 못쓰는 놈들.
"지금 내가 한말 똑똑히 전해줄래요?"
"아.. 네.."
"나한테 웃는 그 얼굴을 안치우면 강판에다가 갈아버리겠다고,
그렇게 전해주세요.."
"아..ㅜ0ㅜ... 예.."
울상을 지으며 가는 종업원을 보다가 종업원이 그 남자들한테 가는걸 확인하고는
얼음이 든 물컵을 만지작거렸다..
종업원이 간 저쪽에서는 나에게 일부러 들으라는듯한 목소리들이 카페안을 울려퍼진다.
[지가 이쁘면 다야?!! 씨발!!!]
[야야. 그냥 가자. 저년 보나마나 믿는게 있으니깐 저러겠지..]
[놔둬!!! 씨발. 저런년은 좀 맞아야돼!!!]
[야!!]
시끄러운 카페안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
카페문에서 나는 소린가 보다.
[어서오세요] 하는 종업원의 경쾌한 목소리가 들린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거지.. .. 어..?
벌써 와있었어? 이제 12시 30분인데.."
"그냥.. 할일도 없고, 시간보내는 중이였어요.. 좀 시끄럽죠?"
"응. 그렇네... 장소를 잘못잡았나.."
"나갈필요 없어요. 저 인간들 이제 나갈걸요?.."
내 말대로 나와 현준오빠를 번갈아 보던 그 남자들은
얼굴을 붉힌채 밖으로 나갔다.
우리둘을 연인쯤으로 생각하나.. .
"...저기 라경아.."
".... ..왜 그랬어요?"
"응?"
"예전처럼 말 놓기가 쉽지 않아졌어요.
거부감이 들어요. 현준오빠.. 도대체 왜 날 속인거에요?"
"..속인게 아니야.."
"..그럼 그게 속인게 아니면 어떤게 속인거죠?"
"그게 아니야 라경아..."
"..주문하시겠습니까?"
눈치없이 나와 현준오빠 사이에 끼어든 종업원.
난 고개를 내저으며 [쥬스나주세요] 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했고,
반면 현준오빠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달라고 주문했다.
쥬스와 커피가 나올때까지 우리둘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제...말해봐요.
도대체 왜 당신들이... 날 이렇게 바보같이 만들었는지. 이쪽저쪽으로 상처주게 만들었는지.."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현이의 가짜호적사건은 순전히 내가 시킨거야. 수현이 잘못은 없다.
내가 재미있겠다고 해서 등본을 주었고, 그리고 선혜씨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던거야.
널 좋아했던 수현이로썬 울고있는 너에게 할 수 있는 최선에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
"그리고 나서도 수현이 걱정 많이했어.
매일같이 너에게 말한다고, 말한다고 했었지만 기회를 놓쳤던 거야.
그게 어제까지 오게 된거였고, 너가 스스로 알아채버린거야.."
"...그래서 현준오빠랑 수현이, 그리고 시현오빠는 아무 잘못없다 ... 이건가요?"
"그런뜻은 아니야!!! 하지만 수현이는 정말.."
"난... ..바보가 되버렸어요."
"... .."
"...하수현이라는 사람이 우리아빤줄 알고, 진짜 우리아빠인줄 알고, 바보같이 그 사람보면
쿵쿵 뛰는 가슴을 무시했어요. 그리고 난 현규오빠를 사겼죠. 결국 현규오빠에게 상처를 줬어요.
바보같이 평생을 날 바라보았던 사람한테 상처를 줬어요.
그리고 수현이에 마음 알면서도 모른척했었어요. 근친상간이라니.. .
그런 사랑따위는 한트럭을 가져다 줘도 싫었거든요. 수현이가 진짜 우리아빤줄 알고요.
만약에 당신들이 조금만 더 빨리 말했더라면 현규오빠... .그런 상처따윈 안받아도 됐을거고,
수현이랑 난 ... ..수현이랑 난.. .."
"..라경아... 정말 미안하다... ..정말로..."
"...나랑 수현이 어쩌면 행복하게 웃고있었을 수도 있단 말이야!!!"
요즘들어 왜 이렇게 우는줄 모르겠다.
...이렇게 우는게 엄마의 장례식 다음으로는 처음이다.
..마치 눈물에 날개라도 달린듯 내 눈을 빠져나와 주르륵 흘러내린다.
"...너.. 수현이를 사랑하잖아.."
"...사랑해요. ....너무 사랑해요... 이미 하수현한테 중독되어버렸어요..나.."
"..그럼... ..믿어줘..
지금 수현이 너무 많이 힘들어해 ... 널 만나기 전까지 이정도는 아니였어.
지금은 아예 일을 손에 잡지도 않아. ... 어떤걸 봐도 너의 얼굴만 보인데.."
"...흐으..읍... "
"..병신같이.... 하수현..
서류를 봐도 네 웃는모습만 보이고, 회의할때 스크린을 봐도 온통 네 모습만 보이고,
..잠을 잘때도 꿈에 네가 나온데.. ..너가 울면서 수현이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고 해.."
".... ..어엉.. ..어엉... .."
어느새 내 옆에 앉아서 나를 안아주는 현준오빠.
이 사람에게서는 엄마냄새가 난다.
...우리엄마만 가지고 있던 어릴적에 어렴풋이 기억나던 엄마냄새.
".... ..넌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그냥 하수현한테 가서 안기면 돼.
그러면 하수현...그자식 아무말없이 널 안아줄꺼야.. ..그리곤 아마 너가 제일 좋아할만한
웃음을 지어줄꺼야. 그게 다야. .."
"..... ...나... ..못가요..
수현이한테... ..못가요... ..나.. 너무 심한말들을 해버렸어요.. .."
그간 있었던 일들이 필름처럼 내 머리속을 지나간다..
그날... ..
수현이가 내게 등교길에 차안에서 키스했던 그날.
수현이 뺨을 때리고 고래고래 외쳤었지.
[.... ..너.. 내 아빠야..] ... 그말이.. 수현이에게 얼마나 아픈 말이였을까.. .
그리고 그 다음날이였나.. .
수현이가 내 아빠가 아니라는걸 알아버리고, 택시타고 회사까지 간날.
그날도 수현이에 뺨을 때렸었지. 그날 나는 울고있었어.
그리고 그랬었잖아.. .
[날.. ..날 속인거야?] 그렇게 수현이랑 실랑이를 하다가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였지.. .
[... ..듣기 싫어. 하수현.. ..너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그렇게 소리질렀었지..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가슴을 도려내고 지금가서 안기라고? 그럼 다 해결된다고?.. .
"응.. 해결돼.. .."
순간 깜짝 놀라버렸다.
내 마음속을 읽고 있는것 같았다.
현준오빠는 내게 자상한 미소를 띄워주며 말했다.
..엄마랑 같은 미소..
현준오빠는 어릴적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엄마와 참 많이 닮았다.
"..가서 안겨.. .그런데.. 수현이가 널 내치잖아?..
그럼 전화해.... 그냥 그때 생각나는 사람한테 전화해.. 그럼 그 사람이
하던일 다 그만두고 너한테 달려갈꺼야.. ..얼른가봐.."
"..현준오빠..."
"얼른가.. 내가 경호원들한테 말해놨어.
회장실로 가...그럼 수현이 있어.. 얼른!!"
"...응... .."
힘없이 자리에 일어나서 문쪽으로 향해 걸어나갔다.
이내 내 이름을 크게 부르는 현준오빠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현준오빠.
"다시 잘되면 한턱쏘는거다!!!!!! 얼른가!!!!!!"
".. ...현준오빠... ..고마워!!!!!!!!"
안심이 된다.
난 혼자가 아닌거였나봐.
..내 뒤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어.. .
이젠... 내 뒤에 현준오빠도 있고, 시현오빠랑 현규오빠..
민정언니랑.. ..이제야 한걸음 나아가게 된 현민이랑 유영이도 있어.
그리고 무엇보단.. ..우리 엄마가..
날 지켜주고 있는 느낌이 들어.. .
"안녕하세요!!"
"안녕!!!!!"
우렁차게 경호원들을 향해 인사해주고 초조하게 엘레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레베이터에 문이 열리고, 회장실로 가는 버튼을 누른뒤에 번호판만 보면서
계속해서 기다렸다.. .이제.. 다왔어.. .
이제.. .... ..
[띵-]
문이 스르륵 열리고, 회장실 문을 벌컥 열자
회의를 하고있던 중이였을까.. 몇몇 아저씨들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제일먼저 보이는건 약간은 힘들어보이는 수현이에 모습이였다..
내가 들어가자 놀란눈으로 날 쳐다보는 수현이..
그리고 달려갔다.. 정말..이제 아무것도 생각안할꺼야. ..
...... ..
"수현아!!!!"
"...잘 돌아왔어.. .."
......... ..
...... .............. ..
+)
조금 늦은감 있게 왔어요ㅜㅜ
오늘부터 방학숙제 하느라고 눈코뜰세 없이 바쁘네요!!!
기다리시는 분 혹시나 계실까봐, 먼저 소설부터 들고왔고요ㅜ_ㅜ 수정작업을 대강대강 해서
오타가 있을 수도 있어요=_=.. 애교로 봐주세요-_-*..
안녕히게세요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우리아빠는 20살입니다▒ (22)
뽀뽀뽀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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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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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l밌는데 ㅠ.ㅠ 자l밋는 부분에서 짤리다니 ㅠ.-
조금만 더 써주시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