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동차산업의 화두는 단연 '모듈화'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지금 모든 자동차업체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듈화 생산방식에 대해 이해하고, 현대모비스가 21세기 생존의 키워드인 모듈화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5회에 걸쳐 모듈화 현장을 탐방, 소개한다.
모듈화 탄생배경
1990년대 초까지의 자동차 산업 성장기에는 소비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팽창일변도의 전략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1990년대 후반 경기침체와 과잉공급에 의해 완성차업체의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도태되고 대규모의 인수합병이 진행되었으며, 2010년에는 전 세계에서 5개 자동차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게 되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과 신기술 개발, 품질개선 등 국제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비용절감과 품질개선에 효과가 있는 모듈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였으며, 모듈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모듈이란 무엇인가
그럼 전세계 자동차 업체가 적극 도입하고 있는 모듈화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모듈화란 자동차의 구성품 중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부품이나 비슷한 역할을 하는 부품들을 한데 묶는 것이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각 부분은 기능단위로 분류되는 시스템(System)과 조립된 외형의 조립단위 중심으로 분류되는 서브 어셈블리(Sub Assembly: 부품 몇 개를 단순히 모아 놓은 덩어리)로 구분된다. 모듈은 조립단위를 구성하는 서브 어셈블리 쪽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념적으로 모듈은 서브 어셈블리와 확연히 다르다.
각 부품을 단순히 조립해서 조립된 단위의 외형만으로 완성차 생산라인에 공급된다면 이것은 서브 어셈블리다. 하지만 조립된 단위로 완성차에 공급되는 절차는 유사하지만, 기존의 서브 어셈블리와 달리 '얻어지는 무엇'이 존재한다면 이것은 모듈이라고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완성차 업체에서 설계를 해준 상태대로 생산해 조립만 했다면 이것은 서브 어셈블리다. 하지만 모듈화 전문업체가 모듈 단위로 설계·개발을 수행하면서 역할과 기능에 따라 모아 놓은 부품 덩어리가 조립공수, 부품의 중량과 숫자, 개발비용 절감 등과 같은 이득을 제공한다면, 이 조립단위는 서브 어셈블리가 아니라 바로 모듈이다.
모듈의 종류
현재 활발히 적용중인 모듈의 종류는 크게 <그림Ⅰ>과 같이 구분된다. 우선 제동·조향·현가 시스템으로 구성된 섀시모듈과 엔진·변속기가 추가된 롤링섀시모듈, 인패널에 전자장치·공조·안전시스템이 포함된 운전석 모듈, 쿨링 시스템 및 헤드램프가 포함된 프런트 엔드 모듈, 윈도우 레귤레이터 등을 포함한 도어모듈, 연료펌프와 파이프 등을 포함한 연료탱크 모듈, 선바이져 등을 포함한 헤드라이닝 모듈, 시트모듈 등이다. 향후 전자화 및 기능별 단위의 통합 기술 발달로 인해 모듈화 적용의 수는 점차 확대될 것이다.
모듈화는 어떤 이점이 있는가
모듈화를 시행하면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가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 완성차 업체는 자신의 역할 중 일부분을 과감하게 모듈업체로 이관하고, 고급 인력을 첨단 신기술 등의 중요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모듈업체는 이관 받은 업무를 중심으로 모듈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완성차업체와의 역할분담을 통한 전문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모듈화의 효과는 크게 품질 향상,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의 3개 부문에서 나타난다. 우선 모듈을 조립하는 전체 공정을 추적하고 관리하여 통합적으로 모듈 단위의 품질을 관리함으로써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부품공용화와 부품기능통합으로 재료비를 절감하고 재고·관리비용을 절감하는 등 간접 부문에서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듈화를 통해 인라인 작업자의 작업편의성을 제공하며, 사이클 타임의 축소를 통해 추가설비 투자 없이 생산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듈화는 품질 향상,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의 직접적인 효과와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추구 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선진업체 모듈적용 현황
GM, 포드, 도요타 등 세계 선진 자동차업체는 모듈화의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델파이, 비스티온, 덴소 등의 부품전문계열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규 차종이나 신규공장을 건설할 때에는 반드시 모듈화를 고려해 설계하는 등 자동차 생산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모듈과 모듈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오토비즈니스'는 모듈 아웃소싱 시장이 급변하면서 2000년 400억 규모였던 세계 모듈 시장이 2010년 1,083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모듈화의 산실인 현대모비스의 생산 및 연구개발현장을 살펴봄으로써 2010년 글로벌 톱 5를 준비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비전과 방향을 조감해 보자.
정몽구 회장, 모듈화 통한 품질경쟁력 강화에 박차
다수의 스틸 부품을 용접하여 구성한 카울크로스멤버를 고강성 플라스틱으로 일체화 성형한 구조로 대체한 것이다. 부품의 수와 중량, 조립공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별도부품으로 장착되던 기존의 에어덕트를 스트럭처에 일체화된 구조로 개발함으로써 기능통합형의 모듈화를 가능케 한다.
이러한 개발 컨셉트는 각국의 인건비·원소재비의 차이에 따라 그 이점의 정도가 조금씩 상이한 결과로 나타난다. 이들 두 구조물의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위의 두 사례를 비교해 보면 그 장단점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스트럭처의 경우 스틸 스트럭처에 비해서 부품 단가는 올라가나, 무게는 33% 줄고, 부품 수도 90% 정도 줄어든다. 가격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옴을 알 수 있다.
시스템의 충돌성능에 있어서는 차량의 측면충돌 시 플라스틱 구조물이 스틸 구조물에 비하여 열세인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단점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차종에 제한을 두게 된다. 즉, 측면충돌 시 상대적으로 지상고가 높아서 충돌 시 스트럭처 인패널에서 지탱해 줘야 하는 강성이 낮은 SUV(Sports Utility Vehicle) 차량의 경우 일부차종에 적용되고 있으나, 지상고가 낮은 승용차의 경우에는 적용사례가 아직은 없다.
이는 측면충돌에서의 보호장비(사이드 에어백)의 계속적인 발달이 이러한 시스템의 적용을 가능케 하리라 예상된다. 북미업체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2009년 이후에는 플라스틱 스트럭처 인패널의 적용이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대차의 순이익은 현대차만 내수 점유율이 50%가 넘는 기형적인 시장지배구조를 통해 창출된 이익이므로 해외차 업체들의 공세가 계속될 경우 이익의 급감은 자명함. 실제로 해외판매 부분서 적은 액수나마 순이익을 내기 시작한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라고 함. 기술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현대차의 이익은 오래 가지 못할것임. 그러나 고졸 노동자 배불리는데만 수천억을 쓸만큼 노조에 휘둘리는 현대는 R&D에 집중할 여력이 없어보임. 한마디로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는 사상누각인 셈
노동 생산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저 역시 완전한 개념은 잡지 못했지만, 한 노동자가 시간당 생산하는 재화의 가치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틀렸다면 아시는 분 고쳐주시길...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재 노동생산성이 얼마 정도 될까요? 자랑스럽게도 OECD 가입국 중 끝에서 3위 정도 한답니다. 즉, 죽어라 일해봐도 값비싼 건 생산해내지 못한다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기계분야의 경우 노동생산성은 연간 대략 3%정도 증가하는 데 반해 임금 인상은 IMF 이후 연 1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정말 문제 아닌가요?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차를 예로 들면 단순하게 생각해서 자동차 가격은 연 3% 정도 올릴 수 있는데, 연봉은 10%씩 올려줘야 한다는 이야기겠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려면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단순합니다. 그들의 연봉이 얼마인가를 떠나서 자신들의 영역에서 최대한의 노력으로 불량율을 줄이고 조립완성도를 높여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그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휴일들을 단순히 줄인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겁니다. 이건 효율의 문제이지 단순히 일하는 시간이 적어서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반대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주 5일제 근무자 거기다 일부 소위 노동귀족이라 할만한 분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휴일을 줄인다는 건 좀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실제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엔지니어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당연하죠... ㅡㅡ;- 그런데, 이러한 생산직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R&D에 대한 여력의 감소를 비롯하여 엔지니어들에 대한 투자 역시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들의 밥그릇 또한 주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이기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부족한 사람들이야 좀 적게 받는 게 당연할 지라도 고급두뇌에 대한 투자는 차츰 늘려나가야 할 시점에 자꾸만 다른 쪽을 돈이 빠져 나간다는 것... 이것이 이공계 기피의 근본 원인일 지도 모릅니다. 윗분들의 글처럼 현대는 사상누각의 상태에 이른 지도 모릅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이끄는 분들이 제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려주었으면 합니다. 휴일 줄이는 식의 미봉책은 이젠 그만 좀 썼으면 좋겠네요
도요타생산방식(TPS) 배우기" 첫 지방순회세미나가 한국경제신문과 한국표준 협회 공동주최로 23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울산과 양산 경주 등 인근 지역의 기업체 임직원을 포함 5백여 명이 참석,강연을 들였다.
특히 도요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현대차를 비롯한 관련 중소 협력업체,현대중공 업,현대미포조선,SK 등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최근 산업계에 부는 "도요타 열풍"을 실감케 했다.
이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TPS도입과 성공전략"을 주제로 특별 강연한 다카 하시 다케오 MIC(경영혁신연구센터)연구원이 도요타 노조가 지난 50년여간 파업 을 하지 않고 막대한 이윤에도 불구,올해도 기본급 인상을 스스로 반납했다는 말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나타냈다.
주5일제 근무, 노조의 경영참여,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의 주요 쟁점으로 난항을 거듭했던 자동차업체의 노사협상이 올해의 자동차 뉴스 가운데 최고로 꼽혔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회장 金東晉)는 4일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바마 현지공장 건설, GM자동차 경영안정화, 현대차 인도공장 현지공장 성공적 운영 및 중국 생산거점화, 르노삼성차의 모델 확충, 현대.기아차의 유럽 현지공장 본격 물색, 사상 최대 수출실적 달성 등이 일어난 올해를 '본격적인 글로벌화 추진의 해'로 요약하고 '2003 자동차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협회는 첫번째 뉴스로 '자동차업체 노사협상 난항'을 선정해 협상 과정에서 모아졌던 국민적 관심을 상기시켰다.
또 '디젤승용차 2005년 국내 판매 허용', '승용차 특별소비세 2단계로 단순화', '경차보급 활성화' 등이 각각 두번째, 일곱번째, 열번째 뉴스로 선정돼 올해 양호한 업황에도 자동차 관련 정책은 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나타냈다.
협회가 선정한 2003년 자동차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1. 자동차업체 노사협상 난항
2. 디젤승용차 2005년부터 국내 판매 허용
3.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분야에 미래형자동차 선정(지능형자동차, 친환경자동차)
4. 자동차 수출 170만대로 사상 최대 기록
5. 국내 승용차 보유대수 1,000만대 돌파
6. 국내 자동차도입 100주년
7. 승용차 특별소비세 2단계로 단순화
8.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 10만대 돌파
9. 자동차산업 회의체 코리아오토포럼(Korea Auto Forum) 창립
10. 경차보급 활성화
미국의 자동차시장 사상 최대 호황기 맞는다.
2003.07.18
두 차례에 걸쳐 언급했듯이 세계 자동차시장은 포화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확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도 물론 큰 역할을 하겠지만 흔히 우리가 이미 포화상태라고 알고 있는 선진국시장 또한 확대되어가고 있다.
지구촌에 등록되어 있는 7억 7천만대의 1/3에 이르는 2억 5천만대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3년 미국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연간 1,400만대수준이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1,500만대 정도가 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하지만 1999년 이후 1,700만대 전후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그 누구도 미국시장에 4년 연속 1,700만대 정도의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최근 경기침체로 주춤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미국시장의 성장은 계속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의 인구 증가다. 200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는 2억 8,200만명. 미국은 출생률이 사망률보다 높은 유일한 선진국이다. 일본이나 유럽 등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미국은 계속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2010년에는 현재보다 10%가 증가하고 2020년이면 다시 2,600만명이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 역사상 가장 인구수가 많은 베이비 붐 세대들은 최고의 소득을 올릴 것이고 또 그만큼 소비할 것이다. 가장 젊은 베이비 붐 세대의 나이는 이제 막 40세로 자동차 구매의 최대의 잠재력을 가진 고객들이다. 이들은 미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고 그것이 미국의 자동차시장에 강한 성장기를 맞게 해준다는 것이 GM의 회장이자 CEO 릭 왜고너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 경제의 기초구조가 낮은 실업률과 극히 낮은 인플레 등 가장 좋은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경제는 작년에 5%의 생산 증가를 보였고 이것은 동시에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수입이 증가하는 만큼 지출도 증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늘날처럼 자동차구입이 용이한 적이 없었다. 각종 인센티브 등으로 판매가는 낮아졌고 그에 비례해 소비자들은 훨씬 더 많은 지출을 자동차에 하려하고 있다. 가격이 낮아진만큼 더 큰 차, 더 좋은 차를 사고자 한다.
그래서 GM은 내부적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연간 180만대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차 대전 후 최대의 성장세라고 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만은 않는다. 미국자동차 업계 CEO들은 부시를 만나 세금 감면과 경기부양책의 실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업계에 대해서는 협력을 통해 파이를 더 키우자고 독려하고 있다.
자동차메이커들은 미국 돈을 좋아한다.
2003.09.06
성공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일본과 독일 자동차메이커들은 품질과 브랜드라는 무기로 빅3를 약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개방성을 이용한다. 그들의 소비문화와 무역장벽을 만드는 것을 싫어하는 정서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폐쇄적이라는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작년 7월 토요타는 북미에서 1,000만대 째의 모델을 생산했다. 토요타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지 16년만의 일이었다. 토요타는 작년 북미지역에서 5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 내 판매의 69%를 점하고 있다. 혼다는 76%나 된다. 빅3는 그만큼 그들의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위 'Made in the U.S.A.'의 수입차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토요타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놀란다. 대부분이 미국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엠블럼이 어떤 것이든 미국에서 팔리는 것이면 미국산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현상은 결코 완성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GM의 새턴 브랜드는 작년 7월 연간 5만대의 엔진을 혼다로부터 구입하는데 합의했다. 그런데 이 혼다의 엔진은 오하이오에서 생산된다. 혼다와 새턴의 엔진 거래는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이 북미에서 처음 자동차제조를 시작했을 때 많은 부품들은 수입되거나 그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로부터 공급받았다. 현지 부품들은 그다지 중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점차 바뀌어 닛산과 혼다, 토요타는 북미에 아주 거대한 엔진공장을 갖게 되었다. 2001년 이미 북미에서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한 혼다는 북미지역에 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작년부터 알라바마 몽고메리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발표하고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기아 미국공장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작년 알라바마의 투스칼로사 공장에서 SUV M 클래스를 약 8만대 생산했고 앞으로 더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만이 이런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다.
그렇게 해야만 순이익의 폭을 확대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확실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시장의 인증 중고차 제도
2003.07.03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국은 신차도 단일시장으로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지만 중고차 역시 그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한다. 신차 판매는 연간 1,700만대 정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고차는 4,200만대 수준의 거래를 보이는 미국의 자동차시장은 우리의 개념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Auto or Manual: 쌍용자동차 인수에 관하여-중국을 견제하라
2003.11.15
푸조는 앞서 말했기에 일단 생략해보고 중국 란싱을 본다면 걱정이 되는 것이 중국측에서 자신들 보다 자동차 생산기술이 조금이나마 더 앞선 국가의 업체를 살수 있는 것이 제 기억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라 쌍용자동차를 인수한다하면 회사가 cannibalize(식인화), 즉 생산과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개인적인 우려입니다. 마치 삼투압현상처럼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자동차 기술에 무척 배고픈 중국측으로는 매우 좋은 기회이지만 그동안 국내시장에서의 판매로 쌓아놓은 쌍용측의 기술이 잠재성에서 강력한 경쟁국가에게 넘어간다는 우려이기도 합니다. 더해서 그동안 쌍용에게 납품해 온 국내 부품업체들 경우 더 싼 중국 동종업계들에게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해봅니다.
반면에 프랑스측이나 일본측은 기술면에서 매우 경쟁력이 있기에 오히려 기술을 쌍용측에 전수해 줄 것이며 국내 부품업체들도 함께 클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더 호감이 갑니다. 최소한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더 발전이 돼지 있는 것이나마나 외국으로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한 삼투압 현상으로 본다면 인수상대가 '농도'가 높기에 이것이 국내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의외의 협상대상은 닛산입니다. 닛산은 전통적으로 SUV관련 기술이 뛰어납니다. 전에 말씀드린 닛산 Skyline GTR의 경우 포르쉐 카레라들처럼 4륜 구동차로써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듯이, 닛산의 인정받은 사륜구동 체제와 뛰어난 엔진군을 활용한다면 RV전문인 쌍용자동차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지요. 닛산 승용차 제품군의 한국 현지화야 르노삼성자동차가 맡고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이 경우 르노-닛산 동맹은 한국시장에 승용차-RV생산이란 입지를 구축하는 터라 르노의 경쟁사 푸조의 심리적 압박은 심해질 터,개인적인 느낌은 이번 쌍용자동차 매각이 푸조(PSA)와 닛산간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라는 것이며 채권단이나 쌍용자동차의 임직원들에게는 좋은 조건을 이끌어 낼 기회라고 봅니다.
[필자주: 이 글을 쓴 것이 11월 19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12월 1일자 신문을 보니 르노도 쌍용자동차 인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닛산-르노 동맹의 닛산과 르노 두 회사다 참여한 셈이 될 수 있겠고 같은 편이 인수에 참여함으로써 인수 확률을 높이려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이 점점 흥미로워 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하여간 쌍용자동차 인수와 관련되어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입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모든 자동차 업계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현재 중국시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할려면 필히 중국업체와 합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중국측 협력자들이 십수년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현재는 중국시장을 외국업체들에게 넘겨주고 있지만 '우리는 수십년뒤 세계시장을 홍수와 같이 많은 상품으로 공략하겠다'며 느긋한 자세를 보이는 중국인들이기에 중국내에 현지공장 설립은 양날의 칼과 같은 문제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전 BMW회장이자 현 폴크스바겐 회장 피체스리더씨는 현재 외국계 자동차 기업의 대중국 투자 추세를 본다면 2010년경쯤 되면 중국자동차 생산량이 수요의 2배가 되어 브라질처럼 생산시설이 남아 돌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수요는 외국으로 수출될 여지가 있으며 이는 우리 국내 자동차의 수출을 가능케 하는 가격 메리트를 여지없이 분쇄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이런데 그동안 한국시장을 통해 키운 기술,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있고 국민 세금으로 지탱해 온 쌍용자동차를 중국업계에게 판다는 것은 중국의 세계 자동차 시장 공략를 더 도와주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우리 국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중국측의 도전을 돕는 일이 될수 밖에 없습니다. 직설적인 표현을 쓰자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쏠 권총을 파는 격이지요.
참고적으로 국제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 매우 관심이 높은 것은 현재 자동차 기술이라봤자 조립기술에 멈춘 중국과는 달리(자동차에 들어가는 철판도 제대로 못 만들고 있음) 한국은 자동차 부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 매력적인 임금체제, 거기다가 세계적인 LCD-PDP등 차세대 화면 기술,이동전화 기기 및 설비 기술등 앞으로 미래 자동차 기술에 백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 많기 때문입니다.또한 한국이 중국 옆에 있으므로 여기에 생산기지를 둘 경우 중국의 장기적인 도전에 대항할 수 있고 중국측의 규제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기 때문이며 금상첨화로 일본도 이웃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현재 쌍용자동차 노조가 공개 매각에 찬반투표를 하겠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쌍용자동차를 국민 기업화 하겠다는 플랜도 있지만 사회주의적인 면이 강한 프랑스에서 조차 지난 수십년간 국유화했던 자동차 업체들을 이젠 민영화한 이유를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더이상 바퀴 4개와 엔진, 그리고 뚜껑을 덮었다는 이유만으로 차가 팔릴 수는 없습니다. 자국시장만을 활용해서는 클수도 없는 환경이거니와,더욱이 쌍용제품군이 벤츠의 옛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물론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벤츠측에서 새로 기술을 전해 줄 의향이 없기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입니다.
고로 쌍용자동차가 미래에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필연적이라고도 볼수 있는 이번 매각협상에서 오히려 냉철한 판단력으로 쌍용자동차 임직원분들께서는 진정 도움이 될수 있는 대상자 선정에 기여를 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가슴이 아닌,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야말로 모든 상황을 제대로 풀어가는 길이 아닐까요. 관련자분들께서 이런 국제적인 상황을 고려하시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을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더 나아가 쌍용자동차 매각문제는 단순히 빚을 갚기 위한 자본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경쟁국으로의 기술유출 또는 국내로의 신기술 유입이 될수 있다는 면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① 포효하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 -1 (2003.10.25~11.25)
중국의 자동차산업이 시장의 폭발로 최대의 호기를 맞고 있다. 작년부터 외자가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전망과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중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해 전반적인 정리를 했다. 전문을 그대로 몇 차례에 나누어 옮긴다. 우선 그 첫 번째로 중국자동차산업의 주요 연보다.(편집자 주)
중국 자동차산업 주요 연보
1953년 : 중국 인민공화국의 첫번째 자동차 제조업체인 '퍼스트 오토 웍스'가 설립진다. 4톤 지팡(해방) 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하여 1958년 다임러-벤츠 220을 모델로 홍기(적기) 세단을 추가로 생산한다.
1958년 : 상하이 자동차 산업 주식회사의 전신으로서 폭스바겐과 제너럴 모터스와 제휴하게 되는 상하이 자동차 조립 공장이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다.
1967년 : 외국회사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중국은, 동풍(Dongfeng) 자동차공장 (두번째 자동차 제조공장)의 부지로 후베이 지방의 시안지역의 외떨어진 산악지대를 선택한다.
1983년 : 중국의 첫 번째 해외 합작회사로 베이징 지프 주식회사가 설립된다. 아메리칸 모터스사(AMC)가 베이징 자동차 주식회사와 제휴한다. AMC는 1천6백만 달라를 투자하였는데 50%는 현금투자이고 50%는 기술투자이다.
1984년 : 폭스바겐과 SAIC가 제휴하여 상하이 폭스바겐을 설립한다. 1985년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첫해에 3,356대의 산타나를 생산한다.
1986년 : 1985년에 설립된 광조우 푸조는 수입되는 부품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으로 인한 분쟁으로 2개월만에 생산을 중단한다. 텐진 자동차 주식회사는 다이하츠 샤레이드를 지알리(Xiali)의 이름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항상 붉은 색의 본 소형차는 택시 전 차종의 중요 생산품이 되었다.
1988년 : 최고 정치 지도자가 자동차 산업의 틀을 짜기 위해 이른바 '빅 3, 리틀 3'를 제안하였다. 퍼스트 오토웍스, 동풍, 상하이 자동차 주식회사를 자동차 제조업체의 최고자리에 그리고 베이징 지프와 광조우 푸조와 텐진 자동차 주식회사를 그 다음 단계에 올려놓는다.
1989년 : 한국 통일교의 지원을 받는 팬더 자동차 주식회사는 1990년 말쯤 50,000대, 1991년에는 200,000대를 생산할 목적으로 광동성에 공장을 착공한다. 그러나 차는 생산하지 못했고 팬더 주식회사는 1992년에 사라지게 된다.
1991년 : 폭스바겐과 FAW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조인한다. 1992년 2월 제타 생산을 시작으로 2001년엔 보라, 2003년엔 골프를 생산한다. 승용차 총 생산대수는 81,055대이다.
1994년 : 당에서 관리하는 중국 매일 신문에서는 비능률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경쟁에서 쇠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 아우디는 FAW-VW에 13억불을 투자하여 10%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아우디 200 생산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단계적으로 서서히 없어지고 1999년 A6와 2003년 A4를 생산이 시작된다.
1997년 : 푸조는 문제를 일으키던 광조우 푸조에서 손을 떼게 된다. 중국은 GM의 오펠 자동차에 대한 희망을 꺾고 혼다에 이 공장을 인수하기를 요청한다. GM은 포드와 라이센스 경합에서 이겨 상하이 자동차 산업 주식회사와 차를 생산하기 위한 인가를 얻는다.
1999년 : 상하이 GM은 뷰익 뉴 센츄리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뷰익 GL8 미니밴(2000년5월) 오펠 코사에 기초한 소형차인 세일 (Sail -2000년 12월), SR-V SUV, 르갈 중형 세단 (2002년 12월), 대우 라세티를 딴 엑셀 소형차 (2003년 4월)등이 추가된다.
2000년 : 토요타는 다이하츠의 오랜 파트너인 텐진 자동차 지알리(Xiali)와 승용차를 생산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인가를 얻는다. 에코에 기초한 소형 세단 도요타 비오스는 2002년 10월 생산이 시작된다.
2001년 : 포드와 챵안 그룹은 청진에서 승용차를 생산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한다. 첫 번째 피에스타 초 소형차가 2003년 10월 선을 보인다.
2002년 : 자동차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가격이 떨어진다. 자동차 계의 합병을 위해 FAW는 곤란을 겪고 있는 텐진 자동차 주식회사를 인수한다. FAW와 도요타는 도요타 고급 세단과 고급 SUV와 초 소형차를 2010년까지 매년 200,000대에서 300,000대를 생산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베이징 현대 자동차 주식회사는 현대와 베이징 자동차 주식회사와 손을 잡는다. SAIC는 해외 투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GM대우에 10%의 주식을 매입한다. SAIC와 GM은 울링(Wuling) 자동차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GM을 소형자동차 부문으로 끌어 들여 얀타이 보디샵(Yantai Bodyshop) 주식회사를 인수한다. 소형차 뷰익 세일의 생산도 맡게 된다.
2003년 : 3월에 중국에서 폭스바겐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차량 대가 처음으로 독일의 판매량을 넘게 된다. BMW와 브릴리언스 자동차 주식회사(Brilliance)는 3-5가지 차종을 생산하는 합의서에 서명한다. 4월, 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로 인해 상하이 모터쇼를 취소한다. 7월 니산 자동차 주식회사는 10억 3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동풍(Dongfeng) 자동차의 1/2를 매입한다. 9월에 다임-크라이슬러와 베이징 자동차 주식회사는 메르세데스 E급과 C급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합의한다.
포효하는 중국의 자동차산업 -2 성장
중국 자동차 산업에 진행되고 있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이징 현대 자동차주식회사의 현황을 살펴 보자.
지난 2002년 10월에 베이징 자동차 산업그룹과 현대 자동차 주식회사가 합작회사로 설립한 베이징 현대는 12월 3일, 2달만에 첫 번째 작품인 쏘나타를 출시하였다. 올해 12월 3일경 현대는 쏘나타 50,000대 이상을 판매해 중국의 승용차 시장을 2.5%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엘란트라 세단이 본 생산라인에 가세하게 되면 판매량은 두 배로 늘어 110,000대를 판매하게 된다. 2008년경에 현대는 중국에서만 연간 500,000대를 판매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 현대 사장인 J. M. Noh은, 지난 달 베이징 공항 근처에 있는 아직 완공되지 은 공장을 방문객들에게 보여주며 '우리는 세계 어디로든 확장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내년 말쯤이면, 거더와 크레인, 파이프, 기계류, 판자벽 등이 다 모여 엔진 공장과 도료장, 조립단지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노 사장은 요즘 중국의 어느 자동차회사 경영진과도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100여개 이상의 국내외 자동차회사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을 하게 될 품목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그 중 몇몇은 이미 시작을 했으며 중요한 생산력 증대계획을 발표하였다.
폭스바겐 AG는 앞으로 5년간 단독으로 6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모든 공사가 완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란이 가라앉으면 중국시장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자동차 회사 임원진들과 중국 정부 관리자, 물류 전문가 분석가들과 한달 이상 면담하여 얻은 결론이다.
우선은 정부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닌 시장의 힘이 자동차 산업의 틀을 잡아 나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여섯 곳 이상의 주요 제조업체가 틈새시장을 잡고 있는 업체들과 서로 경합하며 이리 저리 나눠진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상품이나 중국상품 둘 다 경쟁에서 살아남아 번성하게 될 것이다. 이곳 승용차 판매는 2002년 약 1백1십만대로 56%로 급격히 성장하였는데 2003년 상반기에만 또다시 82%의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빠른 성장률은 자동차 산업에 대해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경영진들도 놀라고 있다.
GM의 CEO인 릭 왜고너(Rick Wagoner)는 최근 인터뷰에서 '8월에는 일본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차가 팔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 GM은 8월에 독일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차를 판매했다. 물론 이러한 추세가 일년 내내 계속 되지야 않겠지만 중국은 분명 한 달만에 세계에서 3위인 시장(일본)을 추월했고 지금도 그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놀랄만한 일이다.'
다임크라이슬러의 CEO인 위르겐 슈렘프(Juergen Schrempp) 또한 중국의 잠재력에 대해 경탄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지난 달 메르세데스-벤츠를 조립생산하기 위한 합작을 발표하기 위해 지난 달 베이징에서 슈렘프는 중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될 것이고 10년 이내에 트럭시장으로는 1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미국을 앞지르다.
온타리오주 윈저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쯔나미 (tsunami) 수요 파동을 따라 잡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1994년부터 중국에 120억불을 투자하여 공장을 짓고 기존 시설을 확충하였다.
투자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총 63억불의 반 이상이 2002년 초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간에 집중되었다고 위 연구에서는 밝히고 있다. 이것은 중국이, 같은 기간 자동차 생산에 61억불이 투자한 미국을 미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자동차 붐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른 일인당 소득은 966불로 중국에 뿌리내리고 있는 자동차대중화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인 3,000-3,500불에 훨씬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의 빈곤은 만연되고 있고 수백만의 인구가 실업자로 명령체제에서 시장경제로 가는 과도기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빈곤층뿐 아니라 보통사람들은 엄청난 재산을 숨겨두고 있다. 일인당 평균 소득은 상하이의 경우 4,910불 베이징 3,435불, 텐진은 2,700불, 그리고 농촌 지역인 광조우는 380불이다. 당연히 자동차 산업의 50%는 상하이, 베이징, 광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자 여기 도시 지역 피라미드가 있다고 하자. 한 달에 100 달러를 버는 이주 노동자들도 있고 월 소득이 2,000불이나 되는 다국적 기업의 경험 많은 메이저들도 있다. 그 차이는 20:1이나 된다.' 홍콩 모건 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인 앤디 지가 이렇게 설명하였다.
'미국에서 그 차이는 6:1정도다. 중국에서 이러한 소득 분배의 차이로 인해 상당수의 가구가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포효하는 중국의 자동차산업 -3 전쟁의 시작
가격 전쟁의 위협
서로 앞다퉈 공장을 짓고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이 자동차 산업이 과잉생산능력을 갖게 되고 나중에는 재편되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컨설팅 회사 KPMG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은 2005년경에는 그 해의 예측 판매량 2백5십만대 보다 2백3십만대를 더 생산할 수 있는 생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잉 생산은 2000년대 후반에 점점 줄어들긴 하겠지만 2010년경에는 총 140만대나 될 것으로 KPMG는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설비 과잉투자는 가격 전쟁을 부추기게 되어 현재는 중국 시장에서 소형차 시장에만 한정되어 있는 경쟁이 모든 차량으로 확대되어 수익은 1/10수준으로 격감시키게 될 것이다.
사실, 또 다른 가격 전쟁은 언제나 있어왔다. 제조업체들이 향후 수요만 생각해 생산량을 최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8월의 판매 부진은 9월에도 계속되었다. 그 결과 재고가 쌓이게 되고 중국에서조차도 증가하던 매출은 내리막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아직은 아니지만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여 매야 할 날이 올 것이다.' 라며 GM의 릭 왜고너가 우려를 표했다.
과잉생산 문제
너무 많은 생산시설이 중국에서 세워지고 있다는 문제는 자동차업계의 경영진들과 분석가들의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포드 자동차 주식회사의 중국 합작회사 챵안 포드의 사장인 론 티악(Ron Tyack)은 그 수치만으로는 상황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 대략적인 수치만 보자면, 마치 회사들이 1,500만대의 설비를 갖추어 가고 있는데 시장은 그만한 규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과잉생산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은 실질적으로 자꾸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빈틈없는 회사들은 그것을 몇 번이고 생각해 볼 것이다.'
GM-중국사의 사장인 필립 뮤터(Philip Murtaugh)도 이 말에 동감한다. '다음 10년동안의 경기가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7-8%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승용차 매출은 KPMG의 예측인 8%보다 훨씬 높은 연간 10-15% 성장하게 된다. '
'우린 추가로 생산하고 있는 물량을 판매할 수 있는 수요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설비에 투자하는 어느 회사도 2-3년 내에 실질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수는 없다고 본다. ' 뮤터가 의견을 말하였다.
중국의 첫 번째 합작 자동차회사인 베이징 지프 주식회사의 사장인 폴 알칼라는 그들의 생산설비를 사용할 수 없는 회사들은 그 대안으로 해외시장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으로 5년 내에 중국 차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가 ? 그때가 되면 중국은 탁월한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될 것이다. 품질을 인정받는 것이 문제겠지만, 그러나 실질적으로 품질 문제는 경쟁거리가 되지 않는다. '
시장은 재편되는가 ?
그러나 중국의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수출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중요한 배출구가 되는 것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중국과 태국에 컨설팅 연구 회사를 갖고 있는 Automotive Resource Asia는 중국에서 한대 당 제조비용은 세계의 다른 곳에 비해 20-30% 더 높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발전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기에 이러한 비용은 낮춰져야 한다.
런던에 있는 '글로벌 인사이트'의 아시아 자동차 산업 연구 이사인 애쉬빈 쵸타이는 10년 동안의 후반부에 일시적으로 중국의 성장이 멈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계에 중국을 선보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는 계속해서 성장을 독려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후에 시장 재편이 있을 것이다.' 쵸타이 이사의 말이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중국의 자동차 매출은 2008년에는 약 4백2십만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 2년 동안은 500,000대 정도 감소하다가 다시 성장을 계속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쵸타이 이사는 브라질과 한국에서 급 성장 후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던 상황을 비교하였다. 그는 중국은 브라질이나 한국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시장이지만 자동차회사들은 과잉 생산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가격 경쟁과 격심한 경쟁은 이미 굳어진 상태이다.
지난 해 퍼스트 오토 웍스가 재정곤란을 겪고 있는 텐진 자동차를 인수하였고 텐진 지알리 초소형 차량에 퍼스트 오토 웍스의 로고를 달기 시작했다. 상하이 GM과 상하이 자동차 산업 주식회사는 소형차 제조업체인 울링(Wuling)을 관리하였다. 이후 상하이 GM은, 대우 자동차 주식회사가 파산하기 전에 50%를 소유하고 있던 얀타이(Yantai)에 공장을 매입하였다.
한바탕의 소란은 다른 나라의 예전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미국의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1913년과 1920년에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있었는가?' GM의 뮤터사장이 과장된 몸짓으로 자문한다.
'100개는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50년도까지는 관리가 가능한 10개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와 같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30-40년을 두고 진행되었다. 중국에서도 이 정도 기간은 걸릴 것이다.
포효하는 중국의 자동차산업- 4.중국정부의 입장
확실히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책을 주시하고 있으며 연말쯤 확정되기에 앞서 벌써 그 내용은 돌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 내 회사들이 그들이 연구&개발 능력을 개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가의 두뇌집단으로서 그 정책을 직접 기안한 '국가 개발&개정 위원회 산업개발 연구소'의 자동차 업계 연구소 소장인 양 해시앙(Yang Hexiang)은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는 그 정책이 채택되면 중국회사에 그들의 소유 기술을 잃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 기술이 합작사의 소유이든 완전 국내회사의 소유이든 중국 영토 내에 있는 한 그렇게 문제될 게 없다. ' 양 해시앙의 말이다.
그는 또한 시장이 자동차업계의 통합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은 정책에 의해 내려지는 결정이 아니다. '
샹하이 양풍(Yangfeng) 트림 서비스 주식회사의 총 책임자인 스티브 메짜로스 (Steve Meszaros)는 중국이 너무 급속하게 발전을 하기 때문에 중심 계획이 더 이상 완전한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들만의 실용적인 공산주의를 따르고 있다. 그들이 자동차업계를 관리하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단지 사람들은 정부가 자동차업계에 연관되어 있구나 하는 것을 알 뿐이다. 정부측에도 국내 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이 보호하고자 하는 국내회사에는 퍼스트 오토웍스, 상하이 자동차산업주식회사이다. 이 두 국내 대기업 둘 다 세계의 가장 큰 자동차 회사와 제휴했다. 그러나 외국 회사들이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시장의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이곳에서 역할이 그리 크지 않은 자동차 제조업체는 세계의 유수 자동차회사들의 세계 등위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베이징 현대의 노 사장은 그의 일은 현대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현대 자동차 주식회사는 세계시장에서 톱 파이브에 들기를 원한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높이지 않고서는 이것을 이룰 수 없다. ' 는 것이 현대북경기차 노 사장의 생각이다.
중국 내 매이저 업체들의 2003년 생산 예상대수
1. 북경기차 그룹
북경 현대 47,801 대
북경지프(북경기차 58%, 다임러크라이슬러 42%) 29,799 대
2. 장안기차 그룹
충킹장안스즈키기차(장안기차 51%, 스즈키 35%, 니시오 이와이 무역 14%) 92,948
장안 포드기차(포드 50%, 장안기차 50%) 23,882
3. 둥펑기차.
둥펑기차(둥펑기차 50%, 닛산 50%) 325,158
둥펑 푸조시트로엥 기차(둥펑기차 70%, PSA/푸조시트로엥 30%) 99,177
둥펑 펭센 56,068
둥펑위에다기아기차(기아 50%, 둥펑 기차그룹 25%, 위에다 25%) 48,830
4. FAW(First Auto Works제일기차)
FAW 333,922
FAW-폭스바겐(FAW 60%, 폭스바겐 30%, 아우디 AG 10%) 278,546
FAW 텐진(지알리) 102,034
텐진 FAW 토요타기차(토요타 50%, 텐진기차 50%) 52,300
FAW 하이난기차. 47,276
5. 진베 기차 그룹
진베 기차 113,423
진베 GM 기차(FAW-진베기차 50%, GM 50%) 5,418
BMW 브릴리언스기차(BMW 50%, 브릴리언스 차이나 기차 45%,센양시 5%) 1,293
6. 상해기차그룹
상해폭스바겐기차(폭스바겐 50%, 상해기차 25%,
중국상해은행 15%, CNAIC 10%) 364,859
상해 GM기차(상해기차 50%, GM 50%) 175,797
GM-울링기차(상해기차 50%, GM 34%, 울링기차 16%) 147,055
SAIC-CHERY 75,035
길리 기차 46,995
광조우혼다기차(광조우기차그룹 50%, 혼다 50%) 105,630
젠조우 닛산기차 16,993
Source: Automotive News and Global Insight
중국시장,공급이수요를 따라가지못한다.(1)
중국시장의 폭발에 대한 기대는 비단 자동차업체뿐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일로에 있다. 2002년 미국이나 유럽 등의 지역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모두 하락했지만 중국에서는 37%나 증가한 325만대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중국의 자동차생산은 각 메이커들의 생산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생산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가 늘어난 212만대 달했다. 이는 물론 10%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면서 동시에 다시 자동차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중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새로운 자동차 소비자를 만들어낸다는 얘기이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소유 비율은 인구 대비 120명당 자동차 한 대꼴로 세계 평균인 8명당 한 대꼴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8명당 한 대꼴의 자동차 보유 비율이 된다면 1억 5천만대의 보유대수가 된다. 2002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보유대수가 1,700만대 가량이므로 단순 계산으로도 앞으로 10배 이상의 성장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인들은 자동차의 소유를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어느 지역보다 강해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투어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의 연봉 다섯배가 넘는 가격의 자동차를 사회적인 신분에 걸맞는다는 이유로 거리낌없이 구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신장세는 이제 시작단계다. 중국의 자동차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각종 조사를 종합해 보면 2005년에 현재 판매의 두 배인 700만대 수준에 달하고 2010년에는 세 배인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20년 이내에 중국은 한해 약 17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이 된다.
현재 해외의 메이커들은 대부분 현지 회사와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중국에 자동차생산조직을 갖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도 추가 생산시설 건설을 발표했다. 작년에는 BMW와 현대자동차, 미쓰비시, 닛산, 토요타 등이 중국에서 생산을 발표하거나 시작했으며 포드와 GM, PSA 푸조시트로엥, 혼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설비를 갖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메이커들은 시장과열보다는 폭발하는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더 큰 관심거리이다. 가격 경쟁도 시장점유율을 선점해 경쟁 우위에 서겠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시장,공급이수요를 따라가지못한다.(2)
중국 시장의 성장 예측은 말 그대로 막연한 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 그 예측을 훨씬 상회한다. 올해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42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이라고 중국의 국가정보센터는 하반기 들어 수정 전망을 내놓았다.
그리고 자동차 수요를 견인하는 것은 과거처럼 상용차가 아닌 승용차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승용차 수요는 2년 연속 50% 이상 증가해 지금까지 그 어느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수요의 주축을 이루었던 중형화물차의 수요를 앞지르는 것이다. 중국의 2002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325만대였다. 이 중 승용차판매는 56% 증가한 112만 6천대에 달해 사상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수요 증가는 생산의 증가로 이어진다. 중국은 이미 작년 32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우리나라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전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의 위치에 올랐다. 물론 이런 증가치는 중국 내에 진출한 해외업체들의 조인트 벤처의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기존 자동차생산 여덟 개 나라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
오늘날 중국시장의 생산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의 생산을 앞으로 4-5년 후에는 적어도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140만대까지 끌어 올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중국시장의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북부지역인 장춘에 있는 폭스바겐의 조인트 벤처인 제일기차(FAW-VW Automotive Co.)는 2007년까지 11억 5천만달러를 투자해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이로 인해 제일기차의 총 생산용량은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연간 66만대에 달하게 된다.
남부지역에 있는 상해폭스바겐도 현재 45만대의 용량을 120% 늘릴 계획이다. 2007년까지는 생산용량을 70만대에서 100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한다.
폭스바겐은 현재 중국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폭스바겐에 있어 독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그만큼 폭스바겐에 있어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지대하다. 폭스바겐은 작년 513,000대에 이어 올해 중국시장에서 60만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경쟁업체들의 증가로 올해에는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개 이상의 해외 메이커들이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모델 종류도 50가지가 넘는다.
생산과잉으로 인한 경쟁 격화의 위험이 있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중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베이징에 있는 중국 자동차산업개발협회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그 선봉에 폭스바겐이 서 있다.
중국시장,공급이수요를 따라가지못한다.(3)
지난 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사스라는 악제도 중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꺾지 못했다. 특히 사스가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승용차의 수요가 더 늘었었다. 사스가 중국 소비자들의 승용차 수요에 불을 지른 셈이다. 사스의 진원지였던 북경의 지난 4월 자동차 판매는 무려 21%나 증가했으며 상해지역도 33%나 늘었다.
중국시장이 가능성은 그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소비특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국의 자동차 구입 열풍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북경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있는 자동차거래소다. 이 거래소에서는 165개의 딜러들이 밀집해 있는데 작년에 55,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는 2001년에 비해 83%나 증가한 수치다. 이런 급신장의 배경에는 임금의 상승으로 인한 소득증가와 자동차 가격의 하락이 있다.
북경지역에는 연봉 기준으로 6천 달러를 넘는 가계의 수가 도시지역에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북경의 거래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의 가격은 현지 모델인 샤리의 5,000달러선부터 수입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S600의 22만달러에 차이가 크다. 우리 돈으로 약 700만원 정도인데 이 정도의 돈으로는 이런 비싼차를 사는 것은 물론이고 생활 자체가 빠듯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많은 가계들은 각종 보조금 때문에 주택자금과 식생활, 의료, 교육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자동차쪽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 문제로 이슈가되었던 중국의 임금이 한국의 13배라고 하는 보도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이다.
자동차 가격도 세금감면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메이커들의 경쟁으로 인해 작년에도 20% 하락했고 올해도 그 이상 인하되었다.
구매 고객들의 연령층은 대부분 30대와 40대라고 한다. 그중 80%는 현금으로 차량 대금을 지불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할부금융 이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할부금융도 머지 않아 널리 확대될 전망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더 큰 문제다.
어쨌든 중국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확대는 중국 중앙정부가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통체증과 공해 등을 이유로 자동차의 증가를 억제하는 별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억제정책도 그다지 큰 효과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북경의 자동차대수는 연간 10만씩 증가하고 있다. 도로는 이미 자동차로 꽉 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체 시민의 88%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이런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아직 본격적인 모터리제이션에 진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채영석의 자동차 세상](1)세계 자동차 시장, 과연 공급과잉인가
2003.07.04
지구상에 등록된 자동차는 2001년 말 기준으로 7억7360만대에 달한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 1886년이었으니 117년 만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계장치가 지구를 뒤덮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자동차가 증가한 것은 지난 6월 16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포드자동차의 ‘대량생산체제’ 도입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50년 7040만대던 것이 30년 만인 80년 4억대를 돌파했고 90년에는 다시 5억8000만대, 2000년에는 7억4000만대를 넘었다. 해마다 1500만대에서 3000만대 가까운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생산시설은 넘쳐난다는 소위 ‘공급과잉론’이 팽배하다. 2001년 기준으로 전세계에 판매된 자동차는 5694대 수준인데 생산용량은 7000만대 정도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논리가 힘을 얻는 것은 99년 5713만대, 2000년 5917만대로 늘었던 자동차 생산이 2001년에는 300만대 가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인수합병 바람이 90년대 후반 세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2001년 기준으로 지구상의 인구는 59억7380만명이니 10.5명당 자동차 한 대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EU 국가 등으로 대략 2명당 한 대꼴이지만 그 외 지역에서 호주가 2.4명당 한 대꼴로 선진국 수준에 달해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평균에 한참 못미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2.4명, 한국이 5.3명, 대만 4.6명 등으로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세계 8대 성장시장에 속하는 중국은 127명, 인도 179명, 태국 21명 등으로 아직 한참 멀었다. 동유럽도 20명 수준이고 아프리카도 70명 수준이다. 아직 잠재수요가 훨씬 많다는 얘기다.
자동차는 흔히 제재받지 않은 마약이라고 한다. 한번 맛을 들이면 어지간한 노력이나 특별한 자극이 없이는 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이제 막 자동차 대중화 시대에 접어든 나라들이나 경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나라들의 수요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시장의 수요는 앞으로 10년 이상 전세계의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채영석의 자동차 세상](4)유럽자동차시장 두배로 확대된다
세계 자동차시장 중 가장 경쟁이 심하고 포화상태로 알려진 유럽에서도 과잉생산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많은 업체가 과잉생산에 대해 우려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 가운데 PSA푸조시트로엥(PSA그룹)의 정반대되는 횡보가 주목되고 있다. PSA그룹은 프랑스 내 생산량을 2005년까지 60만대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95년 PSA그룹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186만대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1년에는 313만대로 늘었다. 유럽에서도 같은 기간 163만대 수준에서 254만대 수준으로 늘었다. 성장의 대부분은 서유럽에서 이뤄졌다. 동유럽 지역에도 30만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PSA그룹이 공격적인 증산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시장이 아직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지금 유로화 사용과 EU 확대 등 유럽 전체의 경제·사회적인 변화는 유럽 자동차산업의 축을 중유럽 쪽으로 옮겨가게 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서유럽시장에 비해 6분의 1의 노동과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중유럽에서의 자동차 생산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내년 5월이면 EU의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된다. 그 결과 7400만의 인구가 증가해 EU의 인구는 4억5000만이 된다. 이는 북미의 인구보다 많은 것이다. 동일한 통화를 사용하고 광대한 수송 인프라를 갖춘 이 거대하고 새로운 자유무역지역은 중·동유럽에서의 신차 판매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동유럽에서의 장기적인 자동차 수요 증가는 150%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올해 200만대에서 10년 후에는 420만대, 2017년에는 50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생산은 현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비율이 약 77%대 23% 비율인데 2020년까지 이 비율은 49%대 51%의 비율로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로 인해 앞으로 20여년간 지난 100여년 동안 판매한 것과 거의 비슷한 대수의 자동차가 팔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개척시장으로의 진출은 단기적으로는 낮은 노동비용과 정부의 지원 등을 노린 것이다. 오늘날 중유럽과 중국·인도 등에서의 생산이 그렇다. 하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이 지역에서의 입지 확보라는 면이 더 크다. 노동 비중은 승용차 공장가격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 스페인이 86년 EU에 가입할 당시 자동차 판매가 70만대에 못미쳤지만 지난해 130만대로 성장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푸조를 비롯한 메이커들이 중·동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런 시장확대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영석의 자동차 세상](5)중국시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중국시장의 폭발에 대한 기대는 비단 자동차업체뿐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일로에 있다. 2002년 미국, 유럽 등지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모두 하락했지만 중국에서는 37%나 증가한 325만대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각 업체들의 생산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생산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가 늘어난 212만대에 달했다. 10%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면서 동시에 다시 자동차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중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면서 새로운 자동차 소비자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소유 비율은 인구대비 120명당 1대꼴로 세계 평균인 8명당 1대꼴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8명당 1대꼴의 자동차 보유비율이 된다면 보유대수는 1억5000만대가 된다. 2002년 말 기준으로 보유대수가 1700만대 가량이므로 단순 계산으로도 앞으로 10배 이상의 성장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인들은 자동차의 소유를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 중국의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 연봉의 다섯배가 넘는 가격의 자동차를 사회적인 신분에 걸맞는다는 이유로 거리낌없이 구입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은 이제 시작단계다. 중국 자동차시장을 예측한 각종 조사를 종합해 보면 2005년에 현재 판매의 두 배인 700만대 수준에 달하고 2010년에는 세 배인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20년 이내에 중국은 한해 약 17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이 된다.
현재 해외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현지 회사와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중국에 자동차 생산조직을 갖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도 추가 증설을 발표했다. 작년에는 BMW와 현대자동차, 미쓰비시, 닛산, 도요타 등이 중국공장 증설 또는 진출을 발표했다. 포드와 GM, PSA 푸조시트로엥, 혼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설비를 갖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업체들은 시장과열보다는 폭발하는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더큰 관심거리다. 가격경쟁도 시장 점유율을 선점해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채영석의 자동차세상](6)중국시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2)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은 매년 그 예측을 상회하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정보센터는 올해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42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이라는 수정전망을 내놨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325만대였다. 이 중 승용차 판매는 56% 증가한 112만6000대에 달해 사상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수요증가는 생산증가로 이어진다. 중국은 이미 작년 32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우리나라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위, 전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 자리에 올랐다. 물론 이런 증가치는 중국 내 해외업체들과의 조인트 벤처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기존 자동차 생산국과는 양상이 다르다. 오늘날 중국시장의 생산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가장 먼저 진출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폴크스바겐이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의 생산을 앞으로 4∼5년 후에는 적어도 현재의 2배에 달하는 140만대까지 끌어올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중국시장의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북부 창춘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조인트 벤처 ‘제일기차(FAW-VW Automotive Co)’는 2007년까지 1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이로 인해 제일기차의 총생산량은 현재의 2배가 넘는 연간 66만대에 달하게 된다. 남부지역에 있는 상하이폴크스바겐도 현재 45만대의 용량을 120% 늘릴 계획이다. 2007년까지는 생산량을 70만대에서 100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한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중국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폴크스바겐에 있어 독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그만큼 폴크스바겐에 있어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지대하다. 폴크스바겐은 작년 51만3000대에 이어 올해 중국시장에서 60만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생산과잉으로 인한 경쟁 격화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중국 자동차산업개발협회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그 선봉에 폴크스바겐이 서 있다. <
채영석의 자동차세상](7)중국시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3)
올 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사스’ 악재도 중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사스가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승용차를 찾는 계기가 됐다. 사스의 진원지였던 베이징의 지난 4월 자동차 판매는 무려 21%나 증가했으며 상하이지역도 33%나 늘었다. 중국시장의 가능성은 그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소비특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자동차 구입 열풍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베이징 아시안게임 선수촌 안에 있는 자동차거래소다. 이 거래소에는 165개의 딜러들이 밀집해 있는데 작년에 5만5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는 2001년에 비해 83%나 증가한 수치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각종 보조금 때문에 주택자금과 식생활, 의료, 교육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자동차쪽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자동차 가격도 세금감면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메이커들의 경쟁으로 인해 작년에 20% 하락했고 올해도 그 이상 떨어졌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확대는 중국 중앙정부가 자동차를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통체증과 공해 등을 이유로 자동차의 증가를 억제하는 별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억제정책도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베이징의 자동차수는 연간 10만대씩 증가하고 있다. 도로는 이미 자동차로 꽉 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체 시민의 88%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중국 자동차 시장은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인 모터리제이션에 진입도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채영석의 자동차세상](8/끝)시장포화는 자기방어적인 논리에 불과
많은 사람이 경기가 어렵다며 그 원인을 세계 경제침체에서 찾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98년부터 시작된 미국 경기침체는 많은 분야에 그늘을 드리우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장기불황 속에서도 도요타는 올 상반기 9%의 판매증가를 보였다. 그리고 그동안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세계 자동차업체의 순위에서 포드를 제치고 올해 아니면 내년에는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핵심 기술을 스스로 개발한다는 단순한 논리에 충실하며 해마다 사상 최대의 수익을 경신하고 있다.
자동차 선진국들이 몰려 있는 유럽시장 역시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프랑스의 PSA푸조시트로엥은 지난 95년 250만대의 판매대수를 지난해에는 330만대로 끌어올리는 기적을 일궈냈다.
특히 푸조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가 전혀 없으면서도 이런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서유럽 국가의 시장을 늘려왔으며 앞으로는 중부와 동유럽시장도 큰 폭으로 신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착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신흥시장의 개척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이 시장을 굳게 닫고 있던 지난 80년대부터 폴크스바겐은 중국시장에 진출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가장 먼저 조인트 벤처를 설립,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다. 지금은 중국 시장점유율 40%를 보이며 2007년까지 중국시장 16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얘기할 때 많은 전문가는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지금 전세계 자동차 생산규모는 7000만대인데 판매대수는 5700만대 수준이므로 1300만대 정도가 생산과잉이라고들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주장과는 동떨어지게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여전히 신규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은 물론 유럽에서의 생산규모도 늘리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들은 모두 세계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데 동의했고 그로 인해 앞으로는 400만대 이상 생산하는 메이커 6곳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흔히 말하는 규모의 경제 논리를 그 배경으로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6개 메이커에 들지 못하는 현대자동차도 작년 말부터 조인트 벤처를 통해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초에는 유럽 현지 공장부지도 결정하게 된다. 같은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도 별도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포화라고 하는 논리는 다분히 자기방어적인 의도가 섞인 표현이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얘기다
토요타의 성공 비결과 철학은 자체 기술력
2003.08.18
21일 토요타 본사에 인접한 토요타회관에서 토요타 관계자들과 한국기자단과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토요타 측에서는 하이브리드와 퓨얼셀 등 미래 환경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를 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상황을 반영하듯 한국 기자들은 토요타의 노사관계라든가 불황속에서 고수익 행진을 계속하는 비결들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우선 아시아담당 마사유키 아라이부장이 말문을 열었다. 우선 그는 렉서스가 한국시장에 진출한지 2년만에 고도의 성장을 보였다며 아시아 지역 렉서스 판매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한국의 수입차 시장 규모 자체가 아직은 크지 않지만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앞으로도 벤츠와 BMW를 앞서가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신형 렉서스를 전 세계에서 한국기자단들에게 가장 먼저 공개하게 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토요타의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 해외 홍보담당 마쓰모토과장은 아마도 문화적인 차이가 아니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토요타에도 1950년대 심각한 파업사태가 있었다. 당시 경영상 어려움으로 몇천명의 인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노사 상호가 대립관계로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가 몸으로 체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조측에서는 회사가 발전해야 노동자들의 생활이 안정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대화를 하게 된 것이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노조측에서는 파업으로 인해 생산차질이 빚어지면 결국은 그 손해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본 방침에 어긋날 뿐 아니라 결국에는 회사와 노동자 모두가 설 땅을 잃게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
주 5일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화에 대해서는 토요타와 한국 메이커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토요타는 1973년 4월부터 완전 주 5일 근무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로 인한 갈등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7월 현재 토요타에는 전체 고용인원의 1%가 채 안되는 수준의 비정규직 인원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생산의 증가로 5,500명 정도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7월말 현재 일을 하고 있지만 2년 전인 2000년에는 306명 정도의 수준을 유지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과는 계약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종신 고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그는 종신고용이 아니라 장기고용이 맞는 표현이라고 했다.
“장기고용은 인재를 육성하는 문화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본다. 여러분야에 깊이있는 경험을 쌓아 결과적으로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기본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1950년대 파업의 뼈아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기업이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종업원과 경영진이 같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임을 서로가 인정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역사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에 옮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경기침체 속에서도 다른 일본 메이커들과는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비결에 대해 우치야마다 전무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를 내다보고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자세로 임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본다. 더불어 비용저감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다. 또 하나는 개선문화라고 본다. 끊임없이 잘못된 것을 바꾸고 개선해 나가는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화의 추진이다. 일본 내에서만 비즈니스를 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물론 기업은 속도다. 행동에 뒤처지면 경쟁사들은 저만큼 앞서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면서 그는 그 모든 것의 바탕에는 고객 최우선이라는 명제가 있다고 했다.
“우리 토요타에는 두 가지 철학이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창시자인 토요타 사키치는 직물 기술자였다. 그는 더 좋은 직물을 생산하기 위해 스스로 직물기계를 개발했다. 그것이 토요타 정신의 원점이다. 자기 손으로, 자기 머리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거의 모든 분야의 핵심기술을 직접 개발한다. 그것이 바로 기술력이고 그로 인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탄탄한 경영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1950년대 파업의 경험이다. 거기에서 배운 상호공존의 정신이 토요타의 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노사간에 끊임없는 대화가 있다고 말했다. 서로간에 의견 차이가 있으면 마주 앉아 대화를 통해 풀어 가는 문화가 무엇보다 큰 자산이라고 했다
한국(현대자동차)와 일본
현대자동차는 올해만해도
벌써 3종류이상의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그것도 예전처럼 남들이 만든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엔진을 말이죠. LPG엔진의 출력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LPI엔진(그랜저택시에 장착), NF쏘나타에 들어가게 될
현대자동차 자체개발 가솔린 엔진 쎄타엔진이 있습니다.
뉴EF까지는 미쯔비시의 엔진을 장착했으나 이번 쎄타엔진은 오히려 로열티를 받고 미쯔비시와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설계를 수출했습니다. 게다가 CVT엔진의 성능을 한단계 끌어올렸
다고 평가받는 CVVT엔진(디젤엔진입니다.)까지 이제 자동차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엔진까지 국산화할정도로 놀라운 기술력의 발전을 이뤘습니다.
100년이상 역사가 된 서구와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에 비해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현대가 이정도의 발전을 이룬것은 정말 획기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매년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의 점유율이 빠른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99년 미국시장 점유율 1%, 2003년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 3.9%)
예전의 소형차위주에서 이제는 쏘나타와 싼타페중심의 중형차로 무게중심이 바뀌
고 있습니다. 즉 좀더 부가가치를 내는 자동차회사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현대자동차그룹(현대-기아)은 전세계 시장점유율 4.5%가량으로
세계 10대 자동차 메이커에 들어갑니다.
10대 자동차 메이커중에 역사가 50년도 안된것은 현대가 유일합니다.
10대 메이커의 면면을 보면 GM을 필두로, 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도요타,폴크스
바겐,르노,혼다,PSA(푸조-시트로엥) 등 쟁쟁한 메이커들입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죠.
물론 렉서스라는 고급자동차로 세계를 주름잡고 세계 4대 메이커로 10%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도요타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현대자동차는 만약
현재수준의 성장을 지속한다면 2010년 경 세계 6대 메이커 혹은 7대메이커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조선에서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지르고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구요 포스코도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삼성의 핸드폰은 고급핸드폰시장의 30%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명품에 속하죠.
(삼성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10%가량입니다. 하지만 고급시장의 30%가 삼성이라는
것은 얼마나 삼성이 명품으로 인지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죠)
게다가 한국의 PC온라인게임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선도적 위치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리니지와 라그나로크이죠.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경제적으로는 약간 일본에 뒤처질지 모르나
(구매력기준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뒤쳐지는 것도 아니지만) 정치적으로나
사회의 발전속도나 역동성이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민족적 역량이나
오류를 시정해 나가는 국민의 능력으로 봐서나 우리는 일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도요타와 현대자동차
솔직히 기술력 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더 큰것 같습니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가 저절로 나오는것이 아니라 기술력이 뒷받침 되야 하겠지요.. 우리나라 국력+인지도+현차 기술력+품질+가격경쟁력+고객만족도 가 뒷받침 될때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겠지요
현 미래 자동차를 예고하는 하이브리드 개발 책임자이자 도요타 최고 인재인 우치야마다가 있는한..하이브리드 다음세대는 연료전지로 많은 R&D투자를 하고 있다는데.
렉서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종중에서 부품결함율이 제일 낮다는 신문 기사도 본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미지 마케팅으로 성공한 차는 아닌듯 합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품질에 평등화가 이루어 졌습니다. 현대차는 1만킬로만 다니면 퍼지고 도요타는 아니고 그래서 도요타가 좋다는 그러한 시대는 아닙니다. 도요타나 현차나 사실 품질차이는 많이 없습니다만 그 뭔가 미진한 1-2% 가 이런 차이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그걸 메우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리고 돈 없는 사람들은 100만원단위도 아까워서 차를 고릅니다. 저 역시도 그럴 거구요. 하지만 좀 있는 사람들은 1000만원대 단위로 가더군요. 그런 사람들에게 만약 그랜저보다 도요타가 조금 더 비싼 시대가 온다면 제 생각에는 품질에서 동등해 지지 않는 이상 이탈자는 많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도요다의 일년 연구투자규모는 7조원에 이른답니다. 하지만 한국은 모든 자동차회사의 연구투자 규모가 2조원 밖에 되지 않지요. 그것에서 오는 차이는 인정해야합니다. 그러나 항상 쫓는자에겐 여유가 있는법. 쫓기는 자의 입장에서 긴장하는 것보단 쫓는자의 입장에서 나날이 발전의 가능성을 지닌 현기차가 더욱 유리하지 않을까 합니다.
노조가 강한 기업치고 경쟁력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는 없습니다..현차의 경우도 가격인하 요건은 충분하지만 노조의 조건을 모두 들어주고 생산하다보니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는 외국생산의 현대차보다 품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더 비싼값에 팔리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죠..사실 현차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는 않습니다
양사의 기술력의 차이를 비교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특히나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겠죠...
이익을 남기는 관점이냐, 순수하게 차에 대한 기술적인 관점이냐 등등..
아마 차에 대한 순수한 기술적인 측면을 말하시는 것 같아서 가시적으로나마 보기위해서라면 양사의 최고급 차종을 비교해 보면 될 겁니다.
단 (최고급 차종에서는 그 기술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아야 겠지요)
자세한 사양이나 기술력은 자동차 잡지(시중에 많이 있고, 거의 매달 비교시승기를 올리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 적겠습니다.
도요다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Lexus라는 모델이 팔리고, best seller라고 쉽게 얘기 할 수 있습니다.
이 차에 대한 가장 유명한 얘기 중에 하나는 '계기판의 눈금을 보기 전에 시동이 걸렸는지 잘 모른다'라는 것이지요..진동에 관한 문제는 엔진 형식에 따라서 다르지만 knowhow 없이는 해결되기 힘든 일이라는 것.
그리고 세계적인 명차 benz나 bmw를 목표로 만든 차로 거의 자체적인 기술이라는것...
현X자동차를 살펴보면, 현재 기술에 대한 부분은 일본에서 약 4~5위의 기업인 미XXX와 손잡고 있고, 현 최고급 차종인 에XX의 엔진인 4.5L GDI (Gasoline Direct Injection)은 순수한 일제라는 것.
현X는 현재 이 기술로 가는 중간단계인 Lean burn을 몇 년전에 상용화 했고, 미XXX는 Lean burn에서 GDI로 가는데 거의 10년 정도 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이차에 들어가는 자동차의 컴퓨터인 ECU(Electronic control unit)역시 일제. 현대는 제가 알고 있기로 아XX(or 비XX)에 들어가는 ECU를 제외하고, 현대에서 설계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더이상 자체 개발은 하지 않는다고...(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간과 돈 싸움이니까요)_위의 사실은 확인은 되지 않았음을 말씀드립니다.
일본의 자동차는 팔기 위해서 만드는 차라는 관점에서 보면 됩니다.
초기에 일본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못 면했는데요.
석유파동을 계기로 일본자동차의 작은 차체와 높은 연비를 무기로 많은 인기를 끌게됩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자동차도 배기량을 줄이게 되고 연비를 개선하고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됩니다.
즉, 도요타자동차는 싸면서 품질이 좋다는 인식을 주게 한 것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반면에 이 싸다는 이미지가 판매를 가로 막습니다.
따라서 렉서스라고 해서 따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고급차는 그런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차시세에서보면 일본자동차는 다른자동차에 비해서 값을 못받습니다.
따라서 이런 팔리지 않는 중고차를 처리하기 쉬운곳이 제3세계입니다.
제3세계에서 일본자동차를 보기 쉬운이유는 대체적으로 그곳에서는 선진국에서 중고처리된 차를 수입하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도 현지경영진의 현지언론의 스포라이트를 받으면서 판매율도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에서 디자인된 산타페나 유럽에서 디자인된 매트릭스의 경우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 자동차는 미국에 자동차 연구소와 생산기지와 디자인연구소를 건설중에 있습니다. 이것이 완공된다면 미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인지도는 더 높아질겁니다.
도요타 미국, 유럽시장강세!!
2003.11.10
토요타가 해외에서의 판매강세와 비용저감 등으로 상반기 48억 달러의 수익을 올려 세계 최대 메이커인 GM의 세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수익성 신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타는 9월말까지의 상반기 순이익이 23%나 늘어났다. 미국시장에서 처음으로 100만대 이상 판매기록을 보인 이후 전체 매출액도 750억 달러에 달했다.
J.D.파워의 글로벌전망담당 수석 부사장은 한해 동안 이렇게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에 놀랍다며 이는 토요타가 시장에서 얼마나 올바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심각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토요타의 자동차판매만큼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토요타 수석 부사장은 밝혔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토요타차 판매는 2% 증가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빅3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픽업트럭을 비롯한 경트럭 시장의 판매는 11%나 뛰었는데 이는 4러터 SUV와 신형 미니밴, 그리고 두 개의 신형 렉서스 SUV등의 활약에 힘입은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억은 12% 증가한 70억 달러를 기록한 토요타는 영업이익 마진을 9%로 늘렸다. 이로 인해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안전과 신기술, 그리고 신제품 개발, 연구개발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토요타는 전세계 판매를 657만대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 토요타는 다른 브랜드보다 적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210만대를 판매해 신기록을 세웠다. 토요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인 사이언(Scion)이 6월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출시되었는데 역시 잘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토요타는 올해 8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계획보다 2년을 앞당긴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내 시장점유율은 42.5%.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포드를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메이커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
자동차산업 합병과 통합의 현재와 미래-①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400만대 이상의 생산규모만 갖춘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명제는 과연 맞는 것일까? 90년대 말만해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과연 21세기의 자동차산업은 어떤 양상으로 발전되어 갈 것인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자료를 종합해 가며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몇차례의 그룹 소개에 이어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의 위치는 어디이며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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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한 것은 지난 1998년 5월이었다. 이듬해에는 르노와 닛산이 자본제휴를 발표해 세계 자동차산업이 6대 그룹과 혼다, BMW등 자국 자본에 의한 회사라고 하는 형태의 모양세가 갖추어졌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5년여 사이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자동차산업은 탄생 이래 합병과 통합의 역사를 계속해 왔다.
합병과 통합이 처음으로 극성을 부렸던 것은 1920년대와 30년대로 각 나라의 국내 기업들이 서로 뭉치는 형태로 일어났다. 그래서 무려 320개가 넘는 자동차제조회사가 있었던 미국이 오늘날의 빅3로 규모화를 추구한 것도 끝없는 합병과 통합의 결과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은 60년대에 통합을 완료했고 70년대에 들어서자 일본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까지는 자국 내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 후 국제적인 통합과 제휴의 시대가 다시 시작된다. 미국의 GM과 일본의 토요타가 절반씩 투자해 1982년 미국에 NUMMI를 설립해 생산을 개시한 것이 그 시초다. 이것이 국제적 규모의 합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국제적인 업계 재편은 가속화되어갔는데 그 이유는 물론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었다. 다시 말해 생산설비의 건설과 제품을 개발하는데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 부품을 공유화하면 개발비를 저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각기 다른 브랜드로 판매해 라이벌들과의 경쟁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EF 쏘나타와 옵티마의 플랫폼이 같은 모델이면서도 가격은 더 올려 받을 수 있는 조건만 만든다면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외국의 예를 보자면 폭스바겐 골프와 아우디 A4, 토요타 매트릭스와 폰티악 바이브(정확히는 OEM이지만), 홀덴의 모나로와 폰티악 G6, 사브 9-3와 오펠 벡트라 등등 그예는 수없이 많다.
어쨌거나 20세기 말 세계의 자동차업계는 규모의 경제를 부르짖으며 합병과 제휴가 절대절명의 요건으로 여겼었다. 그래서 지금은 앞서 언급한대로 GM과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폭스바겐 그룹, 르노닛산 그룹, 피아트 그룹, 토요타 그룹 등 대규모 그룹과 BMW, PSA푸조, 혼다. 포르쉐, 현대 등 11개 정도의 그룹으로 재편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자동차업체 생산대수 순위
1. GM 758만 2561대 (13.6%)
2. 포드 667만 6491대(12.0%)
3. 토요타 605만 4968대(10.9%)
4. 폭스바겐 510만 8982대(9.2%)
5. 다임러크라이슬러 436만 4492대(7.8%)
6. PSA푸조 310만 2449대(5.6%)
7. 혼다 267만 3671대(4.6%)
8. 닛산 255만 8979대(4.6%)
9. 현대 251만 8443대(4.5%)
10. 피아트 240만 9016대(4.3%)
11. 르노 237만 5684대(4.3%)
자동차산업 합병과 통합의 현재와 미래-② 400만대 규모론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1990년대부터 당연시되어 온 말 중에 연간 생산대수 400만대 규모를 갖춘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것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이 말은 21세기에 살아남는 메이커는 필수조건으로 누구나 인정했었다.
다시 말해 연간 400만대만 생산하면 규모의 경제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경영 효율이 높고 환경문제 등 차세대 기술 개발 자금도 조달할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이 정도의 규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 자동차공업회의 자료에 의하면 2001년의 생산 대수 1위는 오펠과 복스홀, 사브 등을 포함한 GM으로 약 758만대였다. 2위는 볼보, 아스톤 마틴, 재규어, 랜드로버를 포함한 포드로 약 668만대, 3위는 다이하츠와 히노를 포함한 토요타 그룹으로 약 605만대, 4위는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스코다, 세아트, 람보르기니를 포함한 폭스바겐 그룹으로 약 511만대의 순이었다.
그 다음이 다임러크라이슬러로 약 436만대이다. 하지만 닛산과 르노의 생산대수를 합하면 약 493만대로 되어 제 5위가 된다. 여기까지가 세계 6대 그룹으로 모두 400만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들 6대 그룹 중에는 토요타와 GM이 각각 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면서 토요타 볼츠와 폰티악 바이브를 같은 NUMMI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는 기묘한 장면도 연출하고 있다.
다음이 PSA 푸조 시트로엥, 혼다, 현대등의 순인데 이중 가장 많은 PSA 푸조의 생산대수는 약 310만대다. 이 3사는 각자 독특한 특징을 갖고 나름대로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다음으로 떠 오르는 것이 BMW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는 BMW와 혼다, 푸조, 토요타 등 비교적 독자성이 강한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결국 이제는 400만대 규모론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옳다고도 할 수 없다는 상황으로 변했다
'규모의 경제'의 핵 100만대 클럽 플랫폼
2003.07.03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05년 말경 폭스바겐 그룹은 같은 플랫폼으로 연간 200만대 이상의 모델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메이커가 된다. 2007년까지 폭스바겐은 골프 플랫폼의 새로운 버전인 PQ45로 연간 240만대의 자동차를 만들게 된다.
그때가 되면 PQ45는 폭스바겐을 비롯해 아우디, 세아트, 스코다 브랜드 등을 통해 13개의 모델을 13개 나라에서 생산하게 된다고 Global Insight Automotive는 전망했다.
이런 추세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비용저감을 위해 자동차회사들은 글로벌 플랫폼을 각기 다른 브랜드들에게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그렇게 되면 100만대 이상 생산하는 글로벌 플랫폼의 수는 2002년 다섯 개에서 2007년이 되면 11개로 늘어나게 된다. 11개 플랫폼 중 9개가 글로벌 승용차 플랫폼이 된다. 나머지는 포드와 GM의 대형 트럭 플랫폼이다.
100만대 클럽에 추가될 브랜드로는 PSA푸조와 포드, 그리고 르노 닛산이다.
이들은 부품과 시스템을 공유하거나 협력사들로부터 다양한 모델들을 유용해 니치 모델을 개발 같은 플랫폼에서 더 많은 모델들을 생산해 내게 된다.
플랫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대형 플랫폼의 성장은 다임러벤츠가 1998년 크라이슬러를 인수해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된 이래 합병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했다.
오늘날 자동차회사들은 다양한 브랜드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실패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무엇보다 브랜드의 독자성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시 말해 코스트 저감을 이유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처럼 완성차업체들이 플랫폼을 전 세계에 확대시키면 서플라이어들 또한 그에 상응하는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오늘날 서플라이어들도 그들만의 플랫폼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멘스 VDO 사는 TLA(Top Level Architecture)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는 많은 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한 폭넓은 지원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국 완성차업체든 서플라이어든 앞으로 이들을 공유하면서 어떻게 코스트를 저감할 수 있는가를 계산해 내야 한다. 그 때문에 메이커들은 새로운 세그먼트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 골프와 포드 포커스 등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니치 모델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포드의 소형 피플 무버인 퓨전은 피에스타와 포커스의 중간 그레이드의 모델인데 두 모델로부터 각각 부품을 유용하고 있다.
비록 100만대 클럽에 속하지 않는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오펠의 소형 미니밴 메리바는 오늘날 이런 개념을 반영하는 좋은 예이다. 메리바는 아스트라의 리어 액슬과 코사의 프론트 액슬을 수정해 유용하고 있다. 에어컨은 코사의 것이지만 메리바의 넓은 실내 공간에 적합하도록 변경되었다.
오펠 코사, 아스트라, 벡트라 등은 전통적인 플랫폼 전략의 전형이다. 하지만 메리바에 대해 쿠페와 컨버터블 등과 같은 니치 모델들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다른 접근방법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무한 경쟁속에서 세계 8위까지 성장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세계 6위권에 진입시키는데 크게 공헌했다.
지난달말 수출 1백만대,수출액 1백억 달러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특히 99년 정몽구 회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기아차를 인수하고 품질 .브랜드.고객만족 등을 강조,세계적인 메이커로의 도약을 준비하게 됐다.
오는 2010년까지 글로벌 톱5 메이커로 진입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성장궤도를 달리면서 무엇보다 건전한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수행 하고 있다.
신뢰경영.현장경영.투명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수립해 주주,고객은 물론 거래업체 들과도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다.
실제 올해를 포함,10년 연속 KCSI(자동차부문 고객만족도) 1위 업체에 선정됐 다.
품질혁신을 통한 고객만족에 나서기 위해서는 99년 6시그마 경영이념을 도입해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
공해발생이 필연적인 자동차를 생산한다는데 책임을 통감,저공해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생산단계에서는 청정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96년 울산,98년 아산공장이 환경친화 공장으로 지정된 이유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태평양경제협의회에서 환경상 금상을 수상 하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2010년까지 1조3천억원을 환경부문에 투자키로 하는 "글로벌 환경경 영"을 선포했다.
정몽구 회장은 "생산,품질,환경,고객만족 등 모든 부문에서 신뢰를 얻어야만 글로벌 톱5메이커 진입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 중국과 따로 자유무 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것보다 한.중.일을 묶어 FTA를 체결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 으로 지적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안충영 원장은 지난 26일 서강대 '오피니언 리더스 프로그램'(OLP)이 마련한 FTA 관련 토론회에서 'FTA 문제의 현황과 해법'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FTA 체결에 따른 무역자유화 및 자본축적의 국내총생산(GDP) 플러스 효과가 한.중.일 FTA에서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일본과 별도로 FTA를 체결했을 때 GDP 플러스 효과는 각각 1.76%와 0.
92%로 분석됐다.
안 원장은 그러나 한.중.일 FTA가 분업효과를 살릴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중-일 불신 ▲일본의 반대 ▲농업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매 우 낮은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장기과제로 설정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국내 취약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낮은 지역과 FTA를 추진하고 이후 경제적 실익위주로 대상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싱가포르 와 일본, 중.장기적으로는 멕시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중국, 미국, 유럽연합( EU), 인도 등과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화교자본 결속을 위해 아세안과의 FTA에 치중하고 있으나 내부에서 일본에 앞서 한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과의 FTA 체결에 최대 걸림돌인 농업분야에서 쌀을 제외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 움직임도 감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이 FTA 체결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동북아에서 FTA가 진 전될 경우 한국과의 FTA에 적극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FTA 추진은 경제적 차원을 넘어 외교.안보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연립방정식"이라고 지적하고 "개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인 만큼 능동적 대처와 지혜 결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호 교수는 "전체적으로 볼 때 경제적 이득이 손실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개방에 대한 저항이 큰 것은 수혜자 한 사람당 받게되는 이득은 적은 반면 피해자 한 사람이 받게되는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면서 정부 가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 피해산업의 구조조정에 도움을 주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개방 폭이 매우 큰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싱가포르 처럼 실질적 효과보다 상징 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국가들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일본처럼 수혜나 피해측면에 서 실질적 효과를 수반하게 될 상대국과는 중기적으로 FTA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 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성공하려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일본 전자업체의 대(對)중국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역수출 위주에서 현지 시장지향형 투자로 전환하기 시작한 일본 기업들의 사례 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은 `세계의 공장'인 동시에 거대 성장시장으로 고급화와 저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소비자 성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춘 제품을 개발.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전통적 거래관행과 시장원리가 공존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 중국시장의 특성을 고려, 현지 우수인력을 활용해 상황 대응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 는 권고했다.
특히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동남아와 중남미 등지에 진출한 한국기 업이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저임금 노동력의 활용만을 중시하고 현지 경제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 했다.
보고서는 일본기업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중국 진출을 추진한 결과, 자국 시 장에서 저가 중국산 제품과 자국내 생산 제품간 충돌을 야기함으로써 가격경쟁 심화, 기업 수익 악화, 디플레이션 등을 초래한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중국 현지 생산제품과 국내산 제품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제품 및 시장 차별화 전략을 추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시장에서 중국제품과 경합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훨씬 심각 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비용경쟁에서 승산이 없는 만큼 한중 양국 제품간 분업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중국산 제품에 우리 부품의 활용도를 높여 수출 경합도 를 낮춰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을 노리고 중국 현지 생산을 추진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쟁 우위의 핵심 역량을 확보했다는 자신이 들 때 중국 진출을 시도하되 중국 현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유했다
공기역학과 차체 스타일링
자동차 디자인에 공기역학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1930년대에는 항공기의 영향을 받은 유선형 모델이 나왔고1950년대 미국에서는 테일 핀 스타일이 크게 유행했다. 오늘날은 공기역학을 빼고는 차체 디자인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다. 공기저항을줄이면 횡풍에 대한 안전성이 높아지고 풍절음이 줄어든다. 공조장치 및 냉각장치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공기역학은 자동차의주요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스타일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앞바퀴굴림(FF, 전륜구동) 방식을 쓰면 상대적으로 넓은 거주공간을 확보하고 차체의 전체 길이를 짧게 할 수 있으므로 경량화, 소형화에 유리하다. 반면 뒷바퀴굴림(FR, 후륜구동) 방식은 균형 잡힌 차체 비례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차체의 공기역학특성을 높이고 차체를 단순화한 구조로 설계하는 것은 접착식 유리(direct glazing glass), 슬림형 헤드램프, 일체형 프레스 도어(press door) 등의 기술을 써서 단차를 줄임으로 가능하다.
최근에는 유리의 성형기술이 발달한 데다 연질재료로 만든 일체형 대형 범퍼가 쓰이는 등 새로운 질감의 부각으로 좀더 자유롭게 차체를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디자인을 제약해온 기술상의 문제점이 점차 해결됨에 따라, 이제는 오히려 자유로운 발상에서 나오는 신선한 조형감각이 디자이너들에게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유행’하는 스타일의 흐름을 앞서가면서 새로운 기술개발의 주제를 명확히 표현하는, 자유로운 조형적 발상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인에 공기역학적 이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고, 이미 1930년대에 항공기의 영향을 받은 유선형(流線型) 모델이 등장했다. 한편 1950년대 미국에서는 테일 핀(tail fin) 스타일이 크게 유행했다. 그러나 차체 크기의 대형화와 거주성의 문제가 떠오르고, 테일 핀 자체가 물리적 기능 없이 단순한 외형 스타일만을 위한 것이어서 실용성이 없는 데다 비행기를 흉내낸 것이라는 비판, 즉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정통성 요구 등으로 쇠퇴하고 말았다.
오늘날은 공기역학을 고려하지 않는 차체 디자인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다. 공기저항을 줄이면 횡풍(橫風)에 대한 안전성이 높아지고 풍절음(風切音)이 줄고 공조장치 및 냉각장치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의 주요 기능에 공기역학적인 특성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스타일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공기역학의 6분력(分力)
자동차가 달리는 도중 받게 되는 힘은 실로 복잡한데, 차체 각 방향의 중심축에 작용하는 힘 및 모멘트(moment; 움직임)로 표현한다. 이 축은 차체의 방향에 대하여 X, Y, Z로 나뉜다. 중심에 작용하는 힘은 항력(drag: 진행하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양력(lift: 차체의 위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횡력(side force: 옆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종적 모멘트(pitching moment: 중심을 지나는 좌우 축 옆으로의 회전작용), 횡적 모멘트(rolling moment: 가운데로 통하는 앞뒤 축을 중심으로 한 회전작용), 수평 모멘트(yawing moment: 가운데로 통하는 상하 축을 중심으로 한 회전작용) 등 여섯 개 요소가 있다. 이러한 힘과 모멘트는 개별적이 아닌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 항력(抗力-Cd)
시속 60km 이상에서부터 차체에 작용하는 항력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것은 연료 소모율, 최고속도, 가속성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스타일에 관계 깊은 저항은 다음과 같다.
a)형성저항(形成抵抗): 공기 흐름에 의해 차체의 전방에서 저지되는 힘으로, 차체 후방에서 압력을 회복하는 과정과의 차이에 의해 형성된다. 이것은 차체의 기본 스타일에 의해 정해지는데, 높이가 낮고 단순한 형상을 설정하고 전면투영면적을 적게 하며, 차체 뒷면에서 공기와 밀착하는 단면적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위해 차체 뒷부분을 작게 해야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론적으로 본다면 차체 뒷부분이 긴 꼬리와 같은 형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길이가 정해져 있는 양산차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이다. 오히려 뒷부분을 직각에 가깝게 경사를 준 형태의 캄 테일(Kamm Tail)이 유효하다. 캄 테일은 공기흐름이 돌면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와류(渦流)의 발생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 차체 뒷부분을 가능한 한 수직이 되도록 하고, 능선을 날카롭게 유지해 처리하는 것이다.
b)유도저항(誘導抵抗): 차체가 떠오르는 양력(揚力)이 발생해 부수적으로 생기는 저항을 말한다. 자동차에서 차체 윗부분은 단순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바닥(floor)의 아랫부분은 엔진 및 서스펜션 등으로 복잡한 형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상부의 공기 흐름은 빠르며 압력은 낮고, 하부의 흐름은 늦고 압력은 높다. 이 때문에 양력이 발생하는데, 고압에서 저압으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고 차체 뒷부분에는 와류가 일어난다. 이 와류로 차체 뒷부분의 공기흐름이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차체를 끌어당기게 된다. 양력이 늘어나면 유도저항도 늘어나게 된다.
c)냉각 및 환기에 의한 저항: 냉각과 환기를 위해 엔진룸 및 실내에 들어온 기류는 확산되거나 장애물에 부딪혀 에너지를 손실함으로써 저항을 일으킨다. 또한 엔진룸을 통과한 공기는 일반적으로 차체 밑을 통과하면서 양력을 높인다. 이러한 저항을 줄이는 데는 냉각 및 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기만을 유입해 기류의 손실을 없애고 후드에 배출구를 설치해 기류가 통과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 있다.
2. 양력(揚力-C1)
양력에 의한 영향은 앞서 유도저항에서 설명했다. 양력은 앞뒤 바퀴의 접지하중을 줄이고, 조종 안전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차체 형상과 양력의 관계는 차체 각 단면의 중심을 연결하는 가상선(mean line)과 공격각(attack angle)에 의해 결정되고, 일반적으로 그 차이를 적게 하면 양력도 줄어든다. 차체의 뒷부분을 높게 만드는 힙업(hip-up) 처리는 공격각 감소, 양력 저감과 동시에 트렁크 공간을 넓히는 데에도 유용해 현재 양산차에 많이 쓰이고 있다. 또한 앞부분을 낮추고 차체 하부의 공기 유입을 억제하는 에어댐(air dam)과 뒷부분 리어 스포일러(rear spoiler)의 설치는 양력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특히 앞바퀴굴림 차는 구동계가 차체 아랫부분에 있지 않고 엔진룸 안쪽에 들어 있기 때문에, 차체 아랫부분을 정리할 수 있고 공기역학적인 특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3. 횡력(橫力-Cs)
자동차에 작용하는 횡력은 편요(偏搖; 측면 흔들림) 모멘트다. 횡력은 차의 진로를 측면에서 평행 이동시키는 것으로, 운전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불안감을 준다. 편요 모멘트는 자동차의 차체를 흔들리게 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차의 진로가 바뀔 수 있는 등 위험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효과적인 방법은 공력중심(측면도에서 투영된 횡풍의 압력중심)을 뒤쪽으로 이동시켜 차체의 중심에 근접시키는 것이다. 밴류의 차는 공력중심이 비교적 뒷부분에 있어 편요 모멘트는 작지만, 옆면적이 넓어 횡력을 크게 받는다. 해치백은 측면 형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편요 모멘트가 커진다. 결국 편요 모멘트의 감소를 중시할 것인지, 횡력 제거를 중시할 것인지는 조종 안정성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므로 단순히 결정할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앞을 길게 하고, 뒤를 짧게 해 편요 모멘트를 줄이고 차체 옆면을 곡률 처리해 횡력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공기역학에서의 최적형상이란 상당히 복잡하다. 항력(Cd), 양력(Cl), 횡력(Cs)등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항계수가 같더라도 미끄러지는 듯한 형태의 것이 있는 반면, 늦춤과 당김의 스타일적 변화를 주어 날카롭게 모가 난 형태의 것도 있다. 어찌되었든 공기역학 특성을 잘 살려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내려면 디자이너의 최초 발상이 중요하다. 기본형상을 스타일적으로 유리하게 설정하고 풍동(風洞: wind tunnel)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커다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동차의 고성능, 저연비화의 세계적 동향 속에서 공기역학은 스타일을 만드는 요소로서 점점 중시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최종 목적은 분명 아니다. 다만 디자이너들이 공기역학을 어떤 방법으로 유효하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운전자들의 불만과 의혹의 대상
공인연비, 실제연비와 왜 다른가?
공인연비는 메이커에게 연비가 좋은 차를 만들도록 기술경쟁을 유도하고, 운전자가 연비가 좋은 차를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환경과 교통사정을 반영하지 못한 LA-4 주행모드로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주행연비와 많은 차이가 난다. 정부는 공인연비를 현실화하기 위해 ‘서울모드’ 또는 ‘한국모드’를 개발중이고 이르면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8년 1월부터 연비가 좋은 차를 만들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자동차 에너지 소비효율 및 등급 표시제도’를 마련하고, 승용차에 한해 공인연비를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IMF 이후 연비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제 주행연비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공인연비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개의 운전자들이 ‘공인연비를 조작해 소비자를 속이는 게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공인연비와 실주행연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공인연비가 왜 실제연비와 차이가 나는지 짚어본다.
3.5톤 미만 승용·승합차 등 표시대상
배기가스 측정방법으로 공인연비 매겨
지난 87년 입법된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이듬해인 88년 1월 동력자원부 고시로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이 생겨났다. 이 규정은 메이커가 새차를 만든 뒤 그 차의 공인연비를 측정해 알아보기 쉬운 등급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이때부터 소비자는 차를 살 때 연비가 좋은 차를 쉽게 고를 수 있게 되었고, 메이커도 새차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연비에 신경 쓰게 되었다.
지난해 7월 다섯 번째로 개정되어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제는 ‘무게 3.5톤 미만으로 국내에서 만들었거나 수입되어 팔리는 차 가운데 휘발유, LPG, 경유 및 전기 등을 연료로 쓰는 승용차(SUV, RV 포함)·15인승 이하 승합차(밴형 화물차 포함), 경·소형화물차’에 공인연비를 표시하도록 했다. 무게 3.5톤 이상 화물차나 15인승 이상 승합차, 특수차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각 메이커나 수입업체는 공인연비 표시 대상에 속하는 차를 새로 만들거나 수입해 시판하기 전에 공인연비측정기관에서 연비를 재고, 그 결과를 적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을 뒷좌석 옆창에 붙이고 있다.
현재 정부가 인정한 공인연비측정기관은 국립환경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자동차부품연구원 등 4개 기관. 이 기관들은 메이커로부터 받은 시험차 1대를 ‘차대동력계’라 부르는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배기가스 측정모드인 ‘CVS-75모드’를 이용해 공인연비를 잰다.
CVS-75모드는 대기환경보전법으로 정한 자동차 배기가스 검사방법이다. 즉 공인연비는 연료소모량으로 재는 것이 아니라 배출가스의 농도를 통해 산출된다는 얘기다. 이때 쓰는 산출방식은 ‘탄소균형법’(Carbon balance). ‘연료에 포함된 탄소량과 배출가스의 탄산가스(CO2), 탄화수소(HC), 일산화탄소(CO)에 들어있는 탄소량이 같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연료에 포함된 탄소량이 10g인데 배출가스 중에 포함된 탄소의 양이 10g보다 적다면 연소가 잘 된 것이므로 높은 연비가 나오고, 10g보다 많으면 불완전 연소가 된 것으로 연비가 낮게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배기가스를 분석해 공인연비를 재는 기계가 ‘자동차용 배기가스 분석기’다. 이 분석기는 한 대에 30억 원으로 값이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공인연비측정기관의 4대와 현대·기아, GM대우 등 국내 메이커가 가진 5대, 보쉬, 지멘스와 같은 외국계 기업이 쓰고 있는 2대 등 국내에 모두 11대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연비와 실주행연비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주범은 CVS-75모드의 내용 안에 들어 있는 LA-4 모드다. LA-4 모드는 시험 대상차가 실제도로를 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실험실 안의 온도, 풍속, 시험 대상차의 주행거리,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은 주행모드. 미국이 쓰고 있는 배기가스 및 연비측정 방법인 ‘FTP-75모드’의 주행모드로, 미국은 1975년부터,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을 만들던 87년부터 쓰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LA-4 모드의 기본적인 도로환경은 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시의 도로교통 환경을 근거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
지난해 7월부터 시험차 무게 등 현실화
공인연비에 0.7% 곱하면 실제연비 나와
시험기관은 시험 대상차를 LA-4 모드에 따라 실내온도 25℃(±5℃ 허용)의 실험실에서 12~36시간동안 두어 적응기간을 거친 뒤 라디오 등 전기장치를 모두 끄고 롤러(차대동력계) 위에서 돌린다. LA-4 모드에 따라 실제 상황처럼 가속, 감속, 기어변속을 하면서 롤러 위를 달리는 시간은 모두 31분25초, 거리는 17.84km다. 이때의 평균시속은 34.1km, 최고시속 91.2km로 모두 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도로 여건과 교통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0년 만든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출퇴근 시간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21.8km로 LA-4 모드의 평균시속 34.1km보다 훨씬 느리다.
비현실적인 LA-4 모드의 실험실 환경 외에 시험 대상차의 상태도 문제다. 지난해 7월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이 개정될 때까지 시험 대상차는 적산거리가 6천400km를 넘은 차를 썼다. 연비시험 전에 메이커가 시험 대상차를 몰아 6천400km 이상 달린 뒤 시험기관에 맡겨 ‘최고의 상태로 길들인 차를 대상으로 공인연비를 잴 수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 개정된 규정에서는 시험 대상차의 적산거리를 160km 이내로 제한했다. 또 지난해 7월 이전에는 아무 짐도 싣지 않고 운전자만 탄 상태에서 공인연비를 재 차의 무게가 가벼웠지만, 새로 개정된 규정은 운전자 외에 136kg의 무게를 더하도록 했다. 짐을 싣거나 동승자와 함께 탔을 때의 무게가 실험에 반영되어야 실제 연비와 공인연비의 차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인연비에 대한 운전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지난 2000년, 산업자원부는 에너지기술연구원에 의뢰해 국산차 700대에 대한 공인연비와 실주행연비와의 차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두 수치간에 0.7%의 차이가 나타났고, 산업자원부가 공인연비에 0.7의 보정계수를 곱해 실주행연비와의 차이를 줄이려 했지만 업계의 반발로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연비가 10km/ℓ일 때 보정계수 0.7을 곱하면 7.0km/ℓ로 3km/ℓ나 낮아진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정부가 오래 전부터 서울의 도로교통 환경을 반영한 ‘서울모드’ 또는 ‘한국모드’ 개발에 들어가 이르면 올해쯤 발표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만든 측정방법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등 문제도 없지 않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의 바램처럼 우리 현실에 맞는 공인연비 측정방법이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보디와 섀시
차에 있어 사람의 몸과 골격에 해당하는 것이 보디와 섀시이다. 보디에는 밤 운전을 돕는 헤드램프와 공기 흐름을 조절해 저항과 양력을 줄이는 에어로파츠 등이 달려 있다. 섀시는 고전적인 스페이스 프레임에서 지금은 생산성이 좋은 모노코크 방식으로 주류가 바뀌었다. 수제작 스포츠카에 쓰이는 배스터브나 SUV에 많은 러더 프레임도 있다. 안전벨트와 에어백, 크럼플 존 등의 장비는 사고가 났을 때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보디 파트
헤드램프/헤드라이트
흔히 전조등이라 부르는 헤드램프는 말 그대로 앞을 비추는 등이다. 자동차는 속도가 빠른 데다 밤에 이동하는 일도 잦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있을 만큼 앞길을 밝히는 한편 장애물이 없는지 살피고, 자신의 존재를 반대편 차나 보행자에게 알려야 한다. 일반적인 밤길에서는 약 50m 앞까지 비춰주는 하향등을 쓰지만 비상시나 시야가 극도로 나쁠 때, 가로등도 없는 컴컴한 길에서 마주 오는 차가 없을 때라면 상향등을 쓴다. 상향등은 100m 정도 앞까지 길게 밝혀주지만 반대차선 운전자를 눈부시게 하거나, 양쪽 빛이 간섭해 일시적으로 물체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헤드램프는 크게 전구와 뒤쪽의 반사판 그리고 겉을 덮는 투명 렌즈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스티어링 각도에 따라 빛의 방향을 좌우로 바꿔주는 연동기술이 주목을 끌고 있다. 야간 코너링 등에서 시야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 형태에 따른 분류
헤드램프의 형태는 대개 반사판과 투명 커버에 의해 결정된다. 에디슨에 의한 전구의 발명은 자동차의 밤 운전 능력까지 한 차원 끌어올렸다. 한편 램프는 프론트 그릴과 함께 자동차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로서도 중요하다. 원형 디자인은 클래식할 뿐 아니라 스포티한 성격을 드러내기 때문에 BMW나 알파로메오 등에서 전통적으로 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국적 디자인’을 부르짖으며 등장한 기아 오피러스가 재규어 S타입을 닮은 원형 램프를 달았다. 그밖에 타원형과 직사각형, 정사각형, 마름모꼴 등 다양한 헤드램프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도요타 셀리카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에서 보여지는 세로로 긴 형태도 최근 주목받는 유행 디자인.
스포츠카에서 주로 쓰는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평소에 보디 안에 들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튀어나온다. 마쓰다 RX-7과 미아타, 페라리 F355 등이 해당된다. 한편 포르쉐 928과 람보르기니 미우라처럼 램프 앞면이 하늘을 향해 누워 있다가 앞쪽으로 일어서는 방식도 있었다. 노즈를 날렵하게 디자인할 수 있고 필요 없을 때 접으면 공기저항도 줄어들 뿐 아니라 보기에도 멋지다. 하지만 그만큼 무게가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점점 줄어들어 시보레 코베트, 로터스 에스프리 정도에만 남아 있다.
● 벌브
헤드램프에서 빛을 만들어내는 핵심부품은 바로 벌브(bulb)다.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할로겐 램프는 백열전구에 비해 강한 빛을 만들어낸다. 텅스텐 필라멘트에 전기를 보내면 필라멘트가 증발하며 관 속의 할로겐 기체와 화합해 빛을 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고압방전관(HID)은 석영관 양쪽 끝에 달린 2개의 전극 사이에 높은 전압을 걸어 여기서 발생하는 방전으로 빛을 만들어낸다. 주입되는 가스는 크세논, 할로겐, 아르곤, 네온 등이 있고 자동차용으로는 크세논 램프가 고급차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크세논 램프는 백열전구보다 2배 정도 효율이 좋은 데다 자연광에 가까운 강한 빛을 낸다. 할로겐과 달리 빛이 약간 파란색을 띈다.
● 그밖의 램프
자동차에는 헤드램프 외에도 깜박이(윙커)와 안개등(포그램프), 테일램프 등이 있다. 차의 진행방향을 주위에 알려주는 깜박이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랜지색을 쓰지만 미국에서는 브레이크등과 구분 없이 빨간색을 쓰기도 한다. 한편 비가 오거나 안개가 많이 끼어 시야가 짧아졌을 때 주로 쓰는 포그램프는 할로겐 램프를 이용해 빛을 넓게 퍼뜨린다. 시야확보보다는 차의 위치를 주위에 알리는 역할이 크다
와이퍼
비 올 때 고장나면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와이퍼. 윈드 스크린에 묻은 물이나 오물을 닦아내는 와이퍼는 1916년 미국 트리코사에서 개발해 전 세계 모든 차에 기본장비로 달리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 전동 모터에 의해 좌우로 움직이는 와이퍼 암과 창을 닦아주는 블레이드 러버 그리고 이 러버를 창에 정확히 밀착시키는 와이퍼 블레이드로 구성된다. 최대한 넓은 면적을 닦기 위해 보통 2개의 와이퍼를 쓰지만 벤츠는 90년대까지 암 하나로 모두 커버하는 모노암 시스템을 썼다. 앞창의 양쪽 구석에서 와이퍼 블레이드를 밀어올리는 독특한 구조를 통해 넓은 면적을 커버했다. 하지만 최근 벤츠는 트윈암으로 모두 바꾸고 와이퍼 블레이드와 블레이드 러버를 하나로 통합한 새로운 구조를 선보이고 있다.
도어
달릴 때 외부와 차단해주고 승객이 타고 내리는 출입구 역할을 하는 도어는 보통 2~4개가 달린다. 차체의 강성을 높일 수 없는 부분이지만 측면충돌 때는 승객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안에 고강성 빔을 넣어 보강한다. 힌지(경첩)를 달아 여닫으며 보통은 힌지가 앞에, 손잡이가 뒤쪽에 달려 있다. 도어가 4개인 경우도 마찬가지. 그러나 롤스로이스의 신형 팬텀과 마쓰다 RX-8처럼 앞뒤 도어가 서로 마주보며 열리는 방식도 있다. 이 경우 B필러가 없어 섀시의 강성 확보가 어렵지만 승하차는 훨씬 쉽다.
슬라이딩 도어는 좁은 공간에서도 문을 전부 열 수 있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활용성이 중시되는 미니밴과 상용 밴에 애용된다. 이밖에 독특한 도어로는 벤츠 300SL과 람보르기니 카운타크로 유명한 걸윙 도어가 있다. 300SL에 처음 쓰인 걸윙 도어는 열린 모습이 날개를 활짝 편 갈매기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 한편 람보르기니의 경우는 경첩이 지붕이 아니라 도어 앞에 달려 위로 들어올리기 때문에 걸윙과는 조금 차이가 있고 ‘잭나이프 도어’라고도 불린다. 한편 르망 경주차처럼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는 타입 역시 걸윙이라 부르지만 벌레의 날개를 닮았다고 해서 ‘인섹트 도어’라는 표현도 쓴다.
에어로 다이내믹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공기의 흐름과 싸워야 한다. 공기 흐름은 바람이 되어 풍차를 돌리고 비행기를 뜨게도 하지만 자동차에 있어서는 저항(드래그)과 양력 같은 넘어서지 않으면 안될 문제를 만들어낸다. 속도가 높을수록 공기 저항이 늘어나 연비가 나빠지고 최고시속과 조종성능까지 악화시킨다. 이런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1920년대 물방울을 닮은 유선형 보디가 등장했지만 당시 에어로 다이내믹(aerodynamic) 기술은 초보단계였다. 그러다 2차대전 중 항공기술과 함께 큰 발전을 이루었고, 요즘은 윈드터널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좀더 효과적으로 공기의 흐름을 처리하고 있다.
공기저항계수(CD)/전면투영면적/양력(CL)
‘Coefficient of drag’를 뜻하는 공기저항계수 CD는 물체가 바람을 거슬러 움직일 때 생기는 저항을 말하며 이 수치가 클수록 공기저항이 많이 생긴다. 평평한 판을 공기 흐름에 직각으로 설치했을 때의 CD는 1.25. 1930년대 자동차는 0.6 정도였다가 60년대 0.4로 떨어졌고 요즘은 차체가 대부분 커졌음에도 기술 발전 덕분에 0.3~0.2 수준에 이르고 있다. CD치가 낮으면 같은 엔진을 얹고도 최고시속이 높아지고 연비도 좋다. CD 외에 공기저항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수치가 전면투영면적이다. 차를 정면에서 보았을 때 실루엣의 면적을 말하며 보통 입방미터(m2)로 표시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공기저항이 적다. 양력(coefficient of lift)은 비행기가 떠오를 수 있게 하는 고마운 힘이지만 자동차에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고속에서 차가 떠오르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줄어들어 직진안정성과 조종성능을 해친다. 앞쪽이 CLF, 뒤가 CLR이다
윈드터널
실제로 자동차가 달릴 때 주변의 공기 흐름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실험체인 차가 달리는 상황이고 바람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는 차체 바깥쪽에 실을 붙이고 달리면서 그 흔들림으로 공기 흐름을 예측했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실험한 뒤 실제 모형을 만들어 윈드터널로 가져간다. 말 그대로 윈드터널은 바람이 부는 터널. 거대한 팬이 폐쇄된 공기 통로에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내 실제 달리지 않고도 차 주위의 바람 흐름을 살필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공기 흐름을 시각화하기 위해 미세한 흰색 가루를 뿌리거나 차 표면에 형광 액체를 바른 뒤 변화하는 모습을 살피기도 한다. 엔지니어들은 이런 테스트를 통해 공기저항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양력이나 와류에 의한 소음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
에어로파츠
차체 겉에 붙여 양력이나 공기저항계수를 줄이는 등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부품들을 에어로파츠라 부른다. 대표적인 것으로 립 스포일러와 사이드 스커트, 리어윙, 루프윙 등이 있다. 스포츠카처럼 개발 초기부터 고성능을 목표로 한 경우에는 기본 디자인에서 에어로 다이내믹 특성을 상당 부분 해결하지만, 일반 승용차로 개발한 뒤 고성능 버전을 더할 때는 한층 적극적인 에어로파츠 추가가 필요해진다.
섀시
보디가 자동차의 몸이라면 섀시(혹은 프레임)는 골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대체로 모노코크나 배스터브처럼 면으로 구성된 것을 ‘섀시’(chassis), 스페이스 프레임과 래더 프레임처럼 가는 소재를 연결해 구성한 것을 ‘프레임’(frame)이라고 부른다. 대량생산이 일반화되기 전, 수작업으로 차를 만들 때는 강관을 용접해 만드는 스페이스 프레임이나 사다리꼴의 래더 프레임을 많이 썼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정착되면서 점차 생산성이 좋은 모노코크 섀시가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재료는 대부분 강(steel)이지만 요즘은 알루미늄 사용이 늘고 있다. 섀시의 강성이 크게 요구되기 시작한 것은 타이어 성능과 관련 있다. 타이어 그립이 높아지면서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졌고, 더불어 섀시에 가해지는 힘이 커진 것. 더구나 좌우 독립식 서스펜션에서는 섀시도 서스펜션 구조의 일부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욱 강성이 높아야 한다.
모노코크 섀시
요즘 생산되는 승용차 거의 대부분이 모노코크(monocoque) 섀시를 쓴다. 플로어팬이라 불리는 차 바닥부분과 옆면, 필러와 루프에 이르기까지 전체가 덩어리처럼 하나의 프레임이 되는 모노코크 섀시는 강판 프레스와 용접을 이용해 대량생산하기 쉬워 지금의 자동차 뼈대로 자리잡았다. 모노코크에 쓰이는 강판은 용도와 필요에 따라 다양하다. 힘이 어느 정도 걸리는가에 따라 두께를 달리하고, 고장력강판을 쓰면 가공은 힘들지만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 프레임
다양한 굵기의 원형이나 사각 단면 강관(steel tube)을 용접해 만드는 스페이스 프레임은 새장이나 우리를 연상시킨다. 1962년 F1에서 로터스25가 모노코크 열풍을 몰고 오기 전까지 스포츠카와 경주차의 주류를 이루었다.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수제작으로 고강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마세라티 T61은 섬세한 스페이스 프레임 때문에 ‘버드케이지’(새장)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진은 1958년형 로터스 크라이맥스 16.
배스터브 섀시
윗부분이 개방된 사각형 모양이 욕조를 닮았다고 해서 배스터브(bathtub) 섀시라고 불린다. 요즘 소량생산되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주로 쓰고 소재는 스틸, 알루미늄, 카본 등이다. 로터스의 소형 스포츠 로드스터 엘리제나 모건의 에어로8은 알루미늄 합금 패널로 만든다. 페라리 F50과 엔초 페라리, 파가니 존다 등 수퍼카를 중심으로 가볍고 강성이 뛰어난 카본 소재 사용도 늘고 있다. 배스터브 섀시는 대개 캐빈룸만 감싸기 때문에 강관으로 만든 서프 프레임을 앞뒤에 달아 엔진과 스티어링, 서스펜션을 설치한다. 사진은 바이퍼의 배스터브 섀시.
래더 프레임
사다리 형태의 래더(ladder) 프레임은 두 개의 굵은 프레임이 차체 바닥 양쪽을 가로지르고 가로 보강재인 크로스멤버가 양쪽을 연결하는 모양이다. 1930년대 승용차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험로 주행에서 심한 비틀림에 견뎌야 하는 SUV에 많이 쓰인다. 지금은 벤츠 M클래스처럼 모노코크를 바탕으로 레더 프레임으로 보강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섀시는 무엇으로 만드는가?
자동차 뼈대의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강(steel)이다. 가공성과 강성이 모두 뛰어나면서 값도 적당하기 때문. 모노코크는 강판을 프레스 성형한 뒤 용접하고, 스페이스 프레임은 강관을 잘라 용접해 제작한다. 지금의 스틸 모노코크는 높아져만 가는 강성과 경량화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드로포밍, 레이저 용접 등의 새 기술이 개발되면서 여전히 매력을 유지한다. 1천 기압의 수압을 이용한 하이드로포밍 공법은 재료의 열변형 없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점이 아닌 선으로 접합하는 레이저 용접은 모노코크의 강성을 한층 높여준다.
강성을 높이자면 보통 무게증가가 뒤따르지만 무게는 연비나 성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주목받은 소재가 바로 알루미늄. 가볍고 재활용이 쉽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반대로 값이 비싸고 강도가 떨어지며 대량생산이 어렵다. 하지만 혼다 NSX와 아우디 A8의 ASF(Aluminum Space Frame, 오른쪽 사진)가 알루미늄 섀시의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이들 외에도 로터스 엘리제와 혼다 인사이트, 아우디 A2, BMW Z8 등이 있지만 소형차 최초로 알루미늄 프레임을 쓴 A2는 가격부담 때문에 단종이 결정되었다.
값과 상관없이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경주차와 수퍼카 분야에서는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뛰어난 카본 배스터브 섀시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확히 표현하면 카본 섬유 그대로가 아닌,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형태로 쓰인다. 대단한 인장강도를 갖고 있는 탄소섬유지만 그 자체로는 실처럼 흐느적거린다. 일단 탄소섬유로 천을 짠 뒤에 합성수지를 섬유 조직 사이에 흡수시키며 원하는 형태로 성형한다. 그 다음 오토크래브라는 가압·가열로에 넣어 압력을 가하면서 굽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CFRP는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강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카본 자체가 비싼 데다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성형작업이 어려워 철저하게 수공으로만 만들어진다. 더구나 값비싼 오토크래브도 필요해 일반 승용차에 쓰기는 어렵다.
안전장비
자동차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중요해지는 장비가 바로 안전장비다. 위험한 상황을 적절하게 벗어날 수 있는 운전기술과 주행안정성, 제동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사고가 난 뒤에는 자동차 자체의 수동적 안전성능에 따라 승객의 목숨이 좌우된다.
자동차용 안전장비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안전벨트는 승객을 시트에 고정해 2차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지금은 공기 주머니를 부풀려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백이 일반화되었고 부상을 더 줄이기 위한 신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안전벨트
가장 기초적인 자동차용 수동 안전장비. 자동차가 충돌할 때의 충격은 예상외로 크다. 승객이 손과 발로 버틸 수 있는 한계는 시속 7km 내외로 충돌했을 때라고 한다. 정면충돌을 예로 들면 충돌과 동시에 차는 엄청난 급감속에 들어가지만 사람의 몸은 관성 때문에 계속 움직이려 한다. 이때 스티어링 휠이나 대시보드, 앞 유리창과 충돌해 부상을 입게 되는 것을 ‘2차 충격’이라고 부른다. 승객의 몸을 시트에 고정해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장비가 바로 안전벨트(시트벨트). 안전벨트는 가장 기초적인 안전장비인 동시에 에어백의 효과를 최적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벨트를 매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첨단 안전장비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안전벨트는 고정점이 몇 개인가에 따라 구분된다. 비행기 좌석처럼 양쪽 끝부분만 고정된 2점식이 있고, 자동차용은 보통 바닥 좌우와 B필러에 고정되는 3점식이다. 고성능 스포츠카나 경주차에 쓰이는 4~7점식은 ‘하니스’(harness)라고 부른다. 안전벨트는 갑자기 잡아당기면 잠기도록 설계되어 있어 충돌 때 승객을 붙잡아준다. 요즘에는 충돌하는 순간에 벨트를 감아들여 승객을 더 확실하게 고정시키는 프리텐셔너와 충격이 몸에 전해지는 순간 벨트가 약간 풀리며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로드리미터 등의 새로운 메커니즘이 쓰이고 있다.
에어백
안전벨트의 보조기구로 등장한 에어백은 충돌과 동시에 공기주머니를 부풀려 승객의 2차 충격을 줄여준다. 고급차부터 쓰기 시작해 지금은 소형차에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보통 SRS 에어백이라 불리고 SRS는 ‘Supplemental Restraint System’(보조 구속 시스템)의 약자다. 초창기에는 대형 에어백으로 온몸을 감싸는 방식도 연구되었지만 갑작스런 실내 압력변화 때문에 고막손상 등의 문제가 있어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안전벨트의 보조기구로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낸다.
에어백은 차곡차곡 접혀 스티어링 휠 중앙 패드(운전자용)와 글러브박스 윗부분(승객석)에 수납된다. 차에 전해진 충격을 센서가 측정하면 에어백을 부풀릴 것인가를 결정해 신호를 보내고, 전기신호를 받은 가스발생장치가 순간적으로 에어백을 부풀린다. 에어백은 1회용이기 때문에 터지고 난 다음에는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요즘에는 시트 옆면에 다는 사이드 에어백이 개발되어 측면충돌 안정성을 한 차원 끌어올렸고 볼보 IC(Inflatable Curtain)처럼 양쪽 유리창을 온통 덮어버리는 커튼식 에어백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커튼식은 유리 파편에 의한 상처를 막아주는 장점도 있다. 사고 때 승객의 머리가 받게 되는 충격의 크기는 가속도의 2.5승을 시간에 대해 적분한 수치(HIC)로 나타낸다. 이 수치가 1000을 넘으면 머리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게 된다고 한다. BMW가 사이드 헤드 에어백인 ITS를 개발할 당시, 시속 30km의 속도로 차체 옆면을 고정된 대형 기둥에 충돌시키는 실험이 있었다. 이때 ITS가 없는 경우 4천700이던 수치가 헤드 에어백을 단 뒤 600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처럼 에어백의 효과는 확실하지만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함께 매야 한다. 롤오버 바 전복사고가 나서 지붕이 주저앉거나 하면 머리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산차로 자동차 경기를 하는 경우 실내에 롤케이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오픈카라면 전복사고 때의 안전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우선 A필러를 보강하고 운전석 뒤에 롤오버 바를 설치해 차가 뒤집혀도 승객 머리가 노면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롤오버 바(roll over bar)는 대개 아치 형태로 운전석 뒤에 달리지만 공기저항을 만들어내고 매끈한 보리라인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벤츠 SL과 CLK, 아우디 카브리올레 등은 평상시 시트 뒤에 숨어 있다가 차체가 기울어지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롤오버 바를 갖춰 안전성과 미관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럼플 존/크래시박스
섀시는 강성이 높아야 하지만 꼭 단단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단단하기만 한 섀시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승객 부상을 일으킨다. 적절하게 쭈그러지면서 힘을 분산시켜야 승객에게 전해지는 에너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승객 주위를 둘러싼 캐빈룸은 변형되지 않도록 최대한 단단하게 설계하면서, 앞뒤에서 충격을 흡수하도록 만든다. 차 앞부분에 바로 운전석이 있는 원박스에 비해 2박스나 3박스 차가 안전한 것은 앞에 충분한 충격흡수 공간이 있기 때문. 섀시 앞부분은 이런 ‘충격흡수능력’을 고려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크럼플 존 혹은 크래시박스라고 불린다. 아우디 A8의 알루미늄 모노코크에는 엔진 양옆에 2개의 충격흡수용 프레임이 달렸다. 그 단면은 삼각형 6개를 모아놓은 육각형처럼 내부에 배치되어 있고, 사고가 났을 때 아코디온처럼 접히며 충격을 흡수한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비싸기 때문에 이 부분을 탈착식으로 만들어 값싸게 수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미
자동차 개발에 있어서 충돌시험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신 프로그램과 고성능 컴퓨터의 개발로 가상공간에서의 정교한 시뮬레이션 실험이 가능해졌지만 충돌 테스트는 실제 운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가장 가까운 측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라인을 굴러 나온 차를 이용할 수는 있어도 직접 승객을 태운 채로 실험할 수는 없다. 이때 사람 대신으로 쓰는 것이 바로 더미다. 실제 사람과 비슷한 체형과 체격, 무게를 갖추었고 관절도 사람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이 더미의 각 부위에 센서를 넣어 충돌 때 사람의 몸에 가해질 충격을 측정하게 된다. 요즘에는 어린이 승객의 안전을 측정하기 위한 소형 더미도 쓰고 있다.
브레이크 관련 제어기술(2)
주행안정장치
ABS와 TCS는 능동형 안전장비의 대표로 손꼽히지만 코너에서는 소용이 없다. 그래서 코너를 돌 때 차체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잡아주는 코너링 브레이크가 개발되었다. 여기에 각종 센서와 제어기술을 더한 주행안정장치는 코너는 물론 미끄러운 길에서의 안정성도 크게 높인다. 여러 메이커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만들어 달고 있는 주행안정장치는 기본적인 원리가 거의 같지만 제어방식에서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지난 1월 이 난에서 브레이크 관련 제어기술(1)로 ABS와 TCS(트랙션 컨트롤 시스템)를 다뤘다. 거기서 언급된 바와 같이 ABS는 급제동을 하거나 미끄러운 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단속적으로 잡아주는 장치로, 제동거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바퀴가 잠기는 한계상황을 막아 제동 중에도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하는 보조 제동기구다. 반면 TCS는 구동바퀴가 미끄러질 때 엔진 출력을 줄여 타이어의 그립을 회복시키는 장치다. 이 두 시스템은 결국 자동차 타이어의 그립(접지력)을 유지해 제동/구동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능동형 안전장비로, 기본적인 작동원리가 비슷하고 휠 센서와 유압 및 전자제어 유니트 등 많은 부품도 함께 쓴다.
FR 차 오버스티어 막기 위해 개발
ABS와 TCS만으로도 능동적인 안전성은 꽤 커졌지만 두 가지 모두 차의 진행방향에 대해서만 효과를 내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즉 미끄러운 직선 길을 달릴 때는 ABS나 TCS 모두 잘 작동하지만 코너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ABS는 코너링 때도 약간의 효과가 있지만 역시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주행안정장치. 각종 센서로 정보를 수집, 적절한 바퀴에 알맞은 만큼의 ABS와 TCS 기능이 발휘되도록 해 차체가 균형을 잃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게 돕는, ABS·TCS의 발전적 응용 시스템이다.
주행안정장치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코너를 돌 때의 주행특성을 이해하고 넘어가자. 코너링 특성은 크게 뉴트럴스티어(이하 뉴트럴)와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로 나눌 수 있다. 뉴트럴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꺾은 만큼 차가 정확하게 회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운전자의 의도보다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언더스티어, 코너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을 오버스티어라고 한다. 이상적인 코너링은 두말할 것 없이 뉴트럴이지만 대부분의 차는 언더나 오버 어느 한쪽 경향을 띠기 쉽다. 구동특성상 앞바퀴굴림 차는 언더스티어, 뒷바퀴굴림 차는 오버스티어 경향이 있지만 코너링 도중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이런 특성이 서로 뒤바뀌기도 한다.
급코너에서 코스를 벗어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언더스티어는 그나마 스티어링 휠을 더 감아 채거나 속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지만 오버스티어는 스티어링 휠을 반대로 돌리는 카운터스티어를 써야 하는 등 제어방법이 더 까다롭고, 심하면 스핀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독일의 한 통계에 따르면 시속 100km 부근에서 부상자가 생긴 사고의 40%는 스핀 때문이고, 시속 160km 이상에서는 거의 전부가 스핀이라고 한다.
언더 및 오버스티어 경향은 코너를 돌 때 좌우 바퀴에 각각 제동력을 가하는 브레이크 기술로 줄일 수 있다. 즉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 코너 안쪽 바퀴에, 오버 때는 코너 바깥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 뉴트럴에 가까운 특성으로 바꿔주는 것. 이같은 코너링 브레이크 기술은 1987년 메르체데스 벤츠가 ASR(Anti-Slip Regulation)이란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고 뒤이어 BMW도 비슷한 기능의 CBC(Cornering Brake Control)를 내놓는 등 주로 뒷바퀴굴림 차를 만드는 메이커가 적극 개발했다.
양쪽 구동바퀴를 제어하는 코너링 브레이크는 필요에 따라 네 개의 바퀴를 모두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주행안정장치로 발전했다. 1995년 벤츠가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란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고 비슷한 시기에 BMW는 ASC+T(Automatic Stability Control+Traction)를 내놓았다
요잉을 컨트롤하는 기술이 관건
주행안정장치의 핵심기술은 한마디로 ‘요(yaw)를 컨트롤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요잉(yawing)이란 자동차 중심에 수직으로 축을 관통시켰다고 가정하고 이 축을 중심으로 차가 좌우로 돌아가려고 하는 힘(참고로 차를 정면에서 봤을 때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것을 롤링, 앞뒤로 끄덕이는 것을 피칭이라고 함)을 말한다. 요잉은 코너에서 차가 균형을 잃는 가장 큰 원인이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주행안정장치다. 주행안정장치는 ABS와 TCS로 이루어진 브레이크 제어식 TCS 시스템에 정확한 주행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향각(steering angle) 센서, 오버 또는 언더스티어의 양을 측정하는 요 레이트(yaw-rate) 센서, 측면가속도를 측정하는 G 센서(혹은 리트럴 포스 센서), 마스터 실린더 압력센서 등이 더해진다.
작동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코너링 때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을 검출해 바람직한 선회곡선을 계산한 뒤 요 레이트 센서 및 G 센서로부터 입력되는 실차 주행곡선을 비교한다. 만약 실차 주행곡선이 바람직한 선회곡선과 편차가 크게 진행되면(즉 언더 또는 오버스티어가 생기면) 바깥쪽 또는 안쪽 바퀴의 브레이크를 제어해 선회특성을 바꾸어준다. 노면이 불규칙한 곳에서 직진으로 달릴 때도 마찬가지로 같은 원리에 의해 차체안정성을 높이고, 코너링 속도가 설정된 안전속도 이상일 때도 제동력을 일으켜 안정성을 높인다.
보쉬와 함께 ESP를 개발한 벤츠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ESP의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벤츠는 우선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놓고 80명의 드라이버를 상대로 실험했다. 4개의 코너가 있는 도로에 코너마다 얼음 노면을 만들어 마찰계수가 30% 이하로 떨어지도록 했다. 실험 속도는 시속 100km. ESP를 끈 상태에서는 78%의 운전자가 그립을 잃고 사고를 일으켰다. 그 중에는 세 번이나 사고를 낸 운전자도 있었지만 ESP를 켠 상태에서는 한 건의 사고도 나지 않았다.
ESP의 효능은 벤츠 A클래스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지난 98년 벤츠는 급차선변경 테스트(엘크 테스트)를 하던 A클래스의 전복사고로 곤경에 빠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벤츠는 A클래스에 ESP를 기본으로 달았고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판매를 할 수 있었다. ESP가 없었다면 A클래스는 벤츠의 이름에 먹칠을 한 차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지금의 주행안정장치는 90년대 중반보다도 훨씬 정교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코너링은 물론 직진 주행에서도 차의 상태에 따라 제동력을 제어한다. 또한 코너를 돌 때 각 바퀴의 스핀 유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 속도나 스티어링 휠의 꺾인 정도, 노면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는 구동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밀하게 각 바퀴의 제동력을 제어하고 때로는 엔진의 출력까지도 함께 제어한다.
이름 다양하고 기능도 조금씩 달라
지금 양산차에 쓰이고 있는 주행안전장치의 이름은 다양하다. 벤츠와 아우디, 폴크스바겐은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BMW와 랜드로버, 재규어는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도요타(렉서스)는 VSC(Vehicle Stability Control), GM은 스태빌리트랙(StabiliTrak), 포르쉐는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 볼보는 DSTC(Dynamic Stability and Traction Control), 닛산과 현대, 기아는 VDC(Vehicle Dynamics Control) 등의 주행안정장치를 내놓고 있다. 메이커에서 차별을 두기보다는 주행안정장치를 개발한 부품업체의 이름을 그대로 써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VDC는 독일 보쉬, VSC는 일본 아이신이 개발한 제품 이름이다
90년대 중반 뒷바퀴굴림 고급차에 많이 쓰였던 주행안전장치는 90년대 말 이후부터 유압장치를 컴팩트하게 설계할 수 있어 4WD에 얹는 경우도 많아졌다. GM이 앞바퀴굴림 차로는 처음으로 캐딜락 스빌에 스태빌리트랙을 쓰면서 주행안정장치의 활용 폭이 굴림방식에 영향받지 않게 되었다. 특히 벤츠 A클래스 이후 소형차 가운데에서도 주행안정장치를 쓰는 차들이 늘어났고 21세기 들어서 대중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수입차 가운데 싼 편에 속하는 폴크스바겐 뉴 비틀(3천290만 원)도 ESP를 쓸 정도. 그러나 국산차는 99년 현대 에쿠스가 보쉬 VDC를 처음 단 뒤 얼마 전 데뷔한 기아 오피러스가 따라 얹었을 뿐이다.
각 메이커의 주행안정장치는 기본원리가 서로 비슷하지만 제어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언더스티어가 날 경우 벤츠 ESP와 닛산 VDC는 코너 안쪽 뒷바퀴에만 제동을 걸지만 도요타 VSC는 나머지 3개 바퀴에도 약간의 제동이 걸리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오버스티어의 경우 ESP와 VSC가 바깥쪽 앞바퀴에만 제동을 거는 반면 VDC는 바깥쪽 앞뒤 바퀴 모두에 제동을 건다. 이는 차의 기본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으로 각 시스템마다 주행안정장치가 작동되는 시점과 작동하는 양이 조금씩 다르다.
이밖에 볼보 DSTC는 저속 주행에서는 ABS,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 토크를 떨어뜨려 차체를 바로잡는다. 벤츠 M클래스는 4WD 시스템에 주행안정장치를 결합시킨 4-ETS를 써 네 바퀴 중 헛도는 바퀴에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고(세 바퀴가 미끄러지면 노면에 닿은 한 바퀴에 동력이 전달된다), BMW Z4는 DSC 시스템 외에도 새로운 DTC(Dynamic Traction Control) 기능을 갖췄다. DTC는 낮은 속도로 완만하게 코너를 돌 때 DSC의 엔진 개입 기능을 해제시키고 고속에서 무리한 코너링을 하면 다시 복구시키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따라서 저속에서는 운전자 스스로 운전의 묘미를 최대한 살려 드라이빙을 즐기고 고속에서는 최상의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메이커마다 성격 다른 주행안정장치 체험
여느 때와 달리 이달 주제인 주행안정장치는 별도의 성능 테스트가 필요 없었다. 매달 시승하는 차들이 예외 없이 주행안정장치의 성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특히 풀옵션 모델이 많은 수입차들은 웬만한 차급 이상이면 주행안정장치를 흔히 달아 이미 시승에서 체크해야 할 항목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주행안정장치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도 많다. 서스펜션이 무른 차는 낮은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손쉽게 주행안정장치가 작동하지만 서스펜션과 코너링 성능이 뛰어난 차는 어지간히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아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
올해 본지 2월호에 실렸던 ‘수입 스포츠 세단 4대 비교시승’은 각 메이커별 주행안정장치를 비교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특히 시승을 하면서 슬라럼은 물론 눈길까지 달렸기 때문에 메이커별 주행안정장치의 특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BMW 530i 스포츠라인: 530i는 비교시승에서 가장 스포츠 세단다운 차로 뽑혔을 정도로 매끄럽고 재빠른 핸들링 성능을 보였다. 어지간한 속도의 슬라럼은 DSC 도움 없이 정교한 섀시와 서스펜션 성능만으로 매끄럽게 커버할 정도. 미끄러운 노면이 아니라면 작동을 경험하기 쉽지 않다. 반면에 눈길에서는 DSC로도 FR과 광폭 타이어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사브 9-5 에어로: 4기통 2.3X DOHC 터보 250마력 엔진을 얹은 고성능 모델. 터보가 작동할 때의 통쾌한 가속력과 직진안정성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서스펜션의 롤이 큰 앞바퀴굴림 차인 탓에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하면 종종 ESP가 작동해 운전재미를 반감시켰다. 눈길에서는 FF와 ESP라는 든든한 무기로 비교에 나선 4대의 시승차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다.
캐딜락 스빌 STS: 앞바퀴굴림 차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태빌리트랙을 단 차. 4대의 시승차 가운데 가장 덩치가 컸고 코너에서는 어김없이 스테빌리트랙이 작동하며 ‘드드득’ 소리를 냈다. 서스펜션이 무르기 때문에 마른 노면에서 스태빌리트랙의 도움을 받고도 큰 덩치를 제어하기에 벅차 보였다. GM이 FF 차인 스빌에 굳이 주행안정장치를 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렉서스 GS300: 단단한 하체를 지녀 핸들링이 민첩하고 정확하지만 BMW 530i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슬라럼에서는 네 바퀴 모두에 제동을 거는 VSC가 작동해 다른 차보다 속도가 빨리 줄었고, VSC가 작동할 때마다 실내에서 신호음이 나는 것도 다른 차와 달랐다. 눈길에서는 FR 차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지만 쉴 새 없이 뒷바퀴 트랙션을 조절하며 흐트러진 자세를 다잡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서스펜션 외
자동차에서 사람의 다리와 발에 해당되는 것이 서스펜션과 타이어·휠이다. 이들은 차의 달리기 특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서스펜션은 위시본, 스트럿, 리지드
등으로 나뉘고 최근에는 멀티링크가 주목받고 있다. 타이어는 내구성을 얻기 위해 고무에 카본 블랙을 섞으면서 지금과 같은 검은색이 되었다. 한편 스티어링 시스템에서는 전동식 파워 보조장치와 가변 기어비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서스펜션
서스펜션의 구성
타이어와 섀시 사이에 자리하는 서스펜션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해 차체가 좀더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기본목적이 있다. 옛날 마차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차축과 마차 사이의 판 스프링이 서스펜션의 원시적 구조. 하지만 지금은 승차감 개선은 물론 타이어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차가 빠르고 안정된 자세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구성품으로 발전했다.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는 원심력 때문에 바깥쪽이 주저 않는 ‘롤링’이 발생한다. 즉 앞에서 보았을 때 차가 좌우로 기울어진 상태가 되는 것. 이때 서스펜션 없이 바퀴가 차체에 직접 고정되어 있다면 타이어가 노면과 일정하게 접하지 못해 그립을 잃을 수 있다. 서스펜션은 차체가 다양하게 자세를 바꿔도 타이어가 노면과 일정한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서스펜션은 크게 서스펜션 암과 쇼크 업소버(댐퍼) 그리고 스프링 3가지로 구성된다. 일종의 링크라 할 수 있는 서스펜션 암은 서스펜션의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부품으로 다양한 디자인이 존재하고, 리지드의 경우 차축 전체가 암 역할을 한다. 댐퍼라고도 불리는 쇼크 업소버는 말 그대로 노면에서 전해지거나 스프링 탄성에 의한 충격 및 진동을 흡수한다. 한편 스프링은 차체가 주저앉지 않고 일정 자세를 유지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하다. 이 세 파트가 조화를 이뤄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형성하고 섀시, 타이어와 함께 차의 달리기 성능을 결정한다. 요즘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구조를 선보이는 메이커도 많아 분류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종류
● 스트럿
스트럿은 소형차 앞쪽에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서스펜션 방식이다. 포드 기술자 E. 맥퍼슨에 의해 개발되어 맥퍼슨 스트럿이라고도 불린다. 구조는 하나의 로어 암과 쇼크 업소버, 스프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로어 암을 통해 섀시와 연결되고, 수직에 가깝게 배치되는 쇼크 업소버 윗부분이 바로 서스펜션 서포트를 통해 보디와 연결된다. 스프링 하중량이 적기 때문에 노면 추종성과 승차감이 좋다. 한편 구조가 간단한 만큼 엔진룸을 확보하기 좋아 소형차에 어울린다. 하지만 코너에서 언더스티어를 일으키기 쉽다.
● 더블 위시본
위시본이라는 말의 유래는 이렇다. 닭 요리를 먹다가 가슴살 부위에서 ‘ㅅ’자 형태의 뼈 하나가 나오면 두 사람이 각각 한쪽 끝을 붙잡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면서 잡아당긴다. 이때 부러진 뼈 중 긴 쪽을 잡을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신이 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바로 위시본(wish bone). 위시본 서스펜션의 암 형태가 바로 그 뼈와 흡사하게 생겼다. 더블 위시본은 위시본 암 2개가 위아래로 배치된 구조다. 타이어의 접지성이 뛰어나 스포츠카, 레이싱카에 많이 쓰인다.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앞바퀴굴림 소형차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어퍼 암 위치를 타이어 위쪽으로 높게 배치한 변형된 더블 위시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트레일링암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트레일링암 구조는 80년대까지 대형차와 고성능차 리어 서스펜션에 애용되었다. 차체와 세로 방향으로 배치된 트레일링암 한쪽 끝에 바퀴가 달리고 반대쪽 끝은 차체와 연결된다. 이때 연결 부위의 축이 차축과 평행을 이루는 것을 풀 트레일링암, 일정 각도로 비틀려 있는 것을 세미 트레일링암이라고 부른다. 풀 트레일링암은 바퀴가 위아래로 움직여도 타이어의 좌우 이동이나 캠버각 변화 없이 비교적 큰 움직임을 얻어낼 수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지금도 토션빔을 사용하는 간결한 구조로 소형차 리어 서스펜션에 적잖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대신 캐스터 변화가 큰 편이고 급제동 때 앞이 수그러지는 노즈 다이브 현상을 일으키기 쉽다. 풀 트레일링암은 이런 단점들 때문에 이미 오랜 전부터 메이커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를 개량한 세미 트레일링암은 트레일링암의 연결부분 각도를 변경함으로써 노즈 다이브를 줄이고 캠버 변화도 개선했다.
● 멀티링크
80년대 등장해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멀티링크는 여러 개의 링크(일종의 서스펜션 암)를 복합적으로 사용한 구조로 닛산과 벤츠, BMW를 통해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대개 4~5개의 링크가 3차원 구조를 이루고 있는 멀티링크는 3~4개의 트랜스버스 링크(차체 가로 방향으로 배치)가 위시본 역할을 하고 여기에 보조 링크를 더한 구조가 많다. 복잡하고 비싸지만 차의 성능과 성격에 꼭 맞는 특성을 얻어낼 수 있다. Z 액슬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BMW 멀티링크 역시 구조가 복잡하고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뛰어난 성능을 입증받았고, 벤츠 리어 서스펜션도 유명하다. 혼다가 쓰는 5링크는 기본적으로 더블 위시본 형태에 5번째 컨트롤 암을 더한 구조. 한편 아우디의 콰트라 링크는 이름 그대로 4개의 링크를 쓰고 있다.
● 리지드
서스펜션을 크게 독립식과 리지드 두 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좌우 서스펜션이 따로 움직이는 독립식과 달리 리지드(차축식)는 좌우 바퀴가 일직선의 축으로 연결된 형태. 한쪽 바퀴가 들리면 반대쪽 바퀴에도 영향을 준다. 노면 추종성이나 승차감이 나쁘지만 내구성이 좋고 큰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트럭이나 오프로더에 아직 애용되고 있다. 트럭에서는 리프 스프링을 쓰지만 SUV나 승용 모델에서는 승차감 향상을 위해 코일 스프링으로 바꾸고 링크를 더해 노면 추종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런 구조는 3링크, 4링크 등으로 불린다.
쇼크 업소버
댐퍼라고도 불리는 쇼크 업소버는 타이어와 서스펜션 움직임, 코너링, 가·감속 등에 의한 차의 불필요한 움직임이나 충격, 진동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인 구조는 주사기를 생각하면 된다. 안이 오일로 채워져 있고,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피스톤에 있는 작은 구멍(오리피스)으로 끈적끈적한 오일이 빠져나가면서 충격을 흡수한다. 물 속에서 몸을 빠르게 움직일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원리. 쇼크 업소버는 구조에 따라 트윈튜브, 모노튜브 그리고 트윈튜브 가스 타입 등으로 나뉘고 트윈튜브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하나의 튜브 안에 또 하나의 튜브가 들어 있고 피스톤은 안쪽 튜브 내부에서 움직인다. 안쪽 튜브에는 완전히 오일이 차 있고 바깥과 안쪽 튜브 사이공간에 어느 정도 가스를 채워놓았다. 그리고 안쪽 튜브 바닥부분에 오일을 한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밸브를 달았다. 그 덕분에 신장할 때보다 압축할 때 더욱 큰 감쇄력을 얻을 수 있다. 안팎 튜브의 사이공간은 일종의 리저버 탱크 역할을 하게 된다.
전자제어식 서스펜션
요즘 고급차를 중심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은 주행상황에 따라 쇼크 업소버의 감쇄력을 조절해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장비다. 한번 특성이 결정된 쇼크 업소버와 스프링은 승객이나 화물에 따른 차의 무게 변화나 다양한 노면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감쇄력을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쇼크 업소버가 등장하고 있다. 정속주행 때라면 부드럽게 세팅해 승차감을 높이고 스포츠 주행에서는 감쇄력을 높여 롤링을 줄일 수 있다. 감쇄력을 바꾸기 위해서는 피스톤의 오일 통과 구멍(오리피스) 사이즈를 바꿔주는 방식과 함께, 요즘은 점성이 변하는 오일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를 통하면 묽거나 끈적거리게 바뀌는 특수한 오일이 쓰인다.
스테빌라이저
좌우가 따로 움직이는 독립식 서스펜션은 한쪽 타이어 움직임이 반대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지만 양쪽 타이어가 서로 반대로 상하운동하는 경우에는 차체가 크게 기울어지게 된다. 특히 빠른 코너링 스피드를 목표로 하는 스포츠카일수록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 이런 경우 차체의 롤링을 줄이기 위해 스테빌라이저를 쓴다. 스프링강으로 만드는 스테빌라이저는 좌우 서스펜션 암을 서로 연결해 한쪽 암의 움직임을 반대쪽에 전함으로써 롤링을 줄여준다. 즉 한쪽 바퀴가 주저앉으면 반대쪽 바퀴도 따라서 주저앉아 차체의 균형을 이루는 것. 강성이 높은 스테빌라이저를 쓸수록 롤링을 줄일 수 있다. 오프로더의 경우, 스테빌라이저를 달면 온로드 안정감을 높일 수는 있지만 반대로 험로에서 큰 서스펜션 움직임을 얻을 수 없다. 포르쉐가 발표한 고성능 SUV 카이엔은 필요에 따라 스테빌라이저와 서스펜션 암을 스위치 하나로 연결하거나 분리할 수 있는 기능을 처음으로 달았다
스프링 하중량
스프링 하중량이란 서스펜션에서 댐퍼와 스프링 아래쪽에 달리는 구성품들의 총 무게를 뜻한다. 즉 서스펜션 암이나 링크, 너클 암, 브레이크, 휠, 타이어 등의 무게를 모두 더한 것. 이 무게가 적을수록 서스펜션의 반응이 빠르고 응답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노면 접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스프링 아래쪽을 가볍게 하는 것이 위쪽(섀시 등)을 경량화하는 것에 비해 15배나 효과적이라고 할 정도로 달리기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 경량 알루미늄 휠은 물론 요즘에는 서스펜션 암을 알루미늄으로 바꾸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스프링 종류
스프링이란 힘을 받으면 변형되었다가 이 힘이 풀리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가진, 스프링강이라는 금속으로 만들어진다. 일정 단위까지 변형시키는 데 어느 정도 힘을 가해야 하는가에 따라 특성이 결정되고, 이것을 ‘탄성계수’라 부른다. 탄성계수는 소재 자체의 특성과 스프링 형태에 따라 결정되며 숫자가 높을수록 큰 힘을 가해야 변형된다. 스프링은 형태에 따라 코일 스프링과 리프 스프링, 토션바 스프링, 에어 스프링 등으로 나뉜다. 승용차에 가장 널리 쓰이는 코일 스프링은 코일처럼 말려 있고 대개 쇼크 업소버를 감싸듯 배치되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트럭에 많이 쓰이는 리프 스프링은 반달처럼 휜 기다란 판 형태의 스프링강을 여러 장 겹쳐 만든다. 구조가 단순하고 매우 큰 강성을 얻을 수 있어 무거운 짐을 싣는 트럭에 어울린다. 한편 비틀림 탄성을 이용하는 봉 형태의 리프 스프링은 서스펜션 위쪽이나 좌우에 공간이 없는 경우에 쓴다. 에어 스프링은 스프링강이 아니라 공기를 압축해 스프링처럼 사용하는 방식. 공기 밀도에 따라 차 높이는 물론 승차감까지 조절할 수 있고 승차인원이나 화물의 양에 따라 적절한 서스펜션 세팅도 가능해 고급차에 많이 쓰이고 있다. 시트로앵에서는 스프링 없이 오일과 가스 압력을 이용하는 독자적인 쇼크 업소버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선보이고 있다.
브레이크
브레이크의 구성
달리는 차를 멈추게 하는 것이 브레이크의 역할. 차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안전한 제동력 확보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자동차에 달린 브레이크는 달리는 차를 멈추게 하는 메인 브레이크와 주차할 때 쓰는 파킹 브레이크 두 가지가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면 케이블이나 링크를 통해 브레이크로 힘이 전해지고 회전하는 디스크나 드럼에 브레이크 패드가 달라붙으며 그 마찰력으로 차가 멈춘다. 하지만 링크를 통해 힘을 높인다고 해도 발의 힘만으로 차를 세우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차는 유압 혹은 그 외의 방법으로 힘을 키워주는 부스터가 달려 있지만 로터스 세븐 레플리카 같은 일부 경량 스포츠카에서는 발의 힘만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기도 한다. 대부분 시동을 끈 상태에서 브레이크가 밟히지 않는 것은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는 유압 펌프가 멈춰 유압이 생기 않기 때문.
운전자가 페달을 밟으면 링크 등을 통해 마스터 실린더의 피스톤이 눌리고, 여기서 힘이 배가되어 파이프를 통해 유압을 브레이크로 전해 브레이크 실린더를 움직인다. 이때 파이프에서 오일이 새면 차를 멈출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유압계통을 최소한 2개 이상 준비해야 한다.
종류
● 디스크 브레이크
원래 항공기술에서 유래되었다는 브레이크 디스크는 경주차로 보급되기 시작해 요즘은 거의 모든 차에 쓰인다. 차축과 함께 회전하는 금속 디스크에 유압 피스톤을 이용, 앞뒤로 마찰 패드를 마찰시켜 제동력을 얻는다. 단일 구조의 원판 디스크는 ‘솔리드 디스크’, 두 장을 겹쳐 중간에 구멍을 내 방열성능을 높인 것을 ‘벤틸레이티드 디스크’(V디스크)라고 부른다. 유압식 피스톤과 패드는 브레이크 캘리퍼에 고정되며, 고성능 차일수록 높은 제동력을 얻기 위해 디스크 직경을 키우고 유압 피스톤 개수를 늘린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디스크 대부분이 노출되어 있어 방열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물이 묻어도 원심력 때문에 금세 마르기 때문에 제동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페이드 현상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마찰면적이 드럼식에 비해 작고 셀프 서보 작용도 전혀 없기 때문에 큰 유압이 꼭 필요하다
● 드럼 브레이크
자동차에 가장 오랫동안 쓰여온 방식이 드럼 브레이크다. 차축과 함께 회전하는 원통형 드럼 속에 반달처럼 휘어 있는 2개의 브레이크 슈가 들어 있다가 바깥쪽으로 벌어지면 드럼 내벽과 마찰하는 원리. 드럼은 주철을 많이 쓰고, 방열을 위해 바깥에 방열 핀을 달기도 한다. 주철이나 알루미늄 등으로 만드는 브레이크 슈는 마찰재가 붙어 있다. 드럼 브레이크는 구조가 간단하고 값이 쌀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작동이 시작되면 힘이 배가되는 ‘셀브 서보 효과’가 있는 만큼 특별한 보조장치 없이도 큰 제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방열이 힘들 뿐 아니라 물이 들어오면 잘 건조되지 않아 성능이 떨어진다. 방열이 힘드므로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라이닝의 열 변형으로 마찰력이 나빠지는 페이드 현상도 잘 일어난다. 따라서 네 바퀴 모두 드럼 브레이크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지금도 소형차 뒷바퀴에 널리 쓰이고 있다. 구조에 따라 리딩 트레일링, 링크식, 뉴 서보, 듀얼 서보, 앵커 핀 등의 방식으로 나뉜다.
● 파킹 브레이크
주차중에 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파킹 브레이크. 보통 뒷바퀴 2개의 브레이크를 쓰며, 시동을 끈 상태에서는 유압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작동시킨다. 드럼 브레이크를 쓰는 경우 운전석 옆에 달린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와이어를 통해 브레이크 슈를 드럼에 밀착시킨다. 유압을 이용하지 않는 만큼 제동력은 크지 않지만 멈춰 있는 차가 굴러가지 않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뒷바퀴까지 디스크 브레이크를 쓰는 경우라면 별도로 파킹 전용 드럼 브레이크를 내장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레버 대신 스위치를 눌러 작동시키는 모델도 선보이고 있다.
타이어/휠
마차에서 이어받은 나무 바퀴를 지나 고무를 이용한 타이어가 개발되면서 자동차의 승차감과 성능은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최근 경험할 수 있는 눈부신 주행성능 중 적지 않은 부분이 타이어에 의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타이어는 간단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고무를 기본으로 각종 참가재를 섞은 컴파운트와 섬유조직, 스틸 벨트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 구조로 되어 있다. 지금처럼 안에 공기가 들어간 고무 타이어가 처음 발명된 것은 1888년 영국의 수의사 존 보이드 던롭에 의해서다. 이후 자동차에 쓰이기 시작한 고무 타이어는 1930년대 섬유질을 집어넣은 비드 타이어가 상용화되면서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요즘 승용차 타이어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튜브리스 래디얼 타이어. 래디얼 타이어는 옆에서 보았을 때 카커스라 불리는 섬유조직이 타이어 중심에서 방사형을 이루며 트레드 면을 가로지르고 스틸 벨트가 날카로운 물체로부터의 손상을 막아준다. 바이어스 타이어는 몇 겹이나 되는 섬유조직이 서로 사선을 이루며 겹쳐 있다. 이런 구조적 차이 때문에 승차감 면에서는 바이어스 타이어가 우수하지만 접지력 등 전체적인 성능은 래디얼 방식이 뛰어나다.
트레드 패턴
노면과 접하는 트레드 면에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패턴이 새겨져 있다. 접촉면을 늘려 최대한의 접지력을 얻어내려는 레이싱 타이어는 패턴이 전혀 없는 슬릭 타이어가 대부분이지만 이는 깨끗하게 정비된 서키트에서나 쓸 수 있다. 노면 상태가 일정치 않거나 젖은 노면에 대응해야 하고 차종에 따라서는 오프로드를 달려야 하는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적절한 트레드 패턴이 필요하다. 트레드 패턴은 크게 리브형, 러그형, 리브러그형 그리고 블록형으로 나뉘지만 승용차용 타이어는 대부분 블록형이다. 지그재그형 홈이 세로로 나 있는 리브형이나 굵은 패턴이 가로로 배치된 러그형, 두 가지가 조합된 리브러그형은 대부분 트럭에 쓰인다. 블록의 형태는 디자인적인 요소도 있지만 블록 사이 홈이 물의 배수로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고 타이어 소음 특성을 결정짓기도 한다. 홈이 적으면 전체적인 접지면적이 늘어나 접지력이 좋아지지만 젖은 노면을 빠르게 달릴 때 차가 미끄러지는 하이드로플래닝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그밖에 눈이나 얼음길에서 쓰는 스파이크 타이어와 스터드리스 타이어가 있다. 금속 핀이 박힌 스파이크 타이어는 확실한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 소음이 크고 노면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거의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쓰이는 스터드리스 타이어는 차가운 상태에서도 딱딱해지지 않는 특수 컴파운드와 함께 사이핑이라 불리는 가는 홈을 조합해 눈길에서도 접지력을 얻어낸다. 요즘에는 컴파운드에 섬유질을 섞거나 제조과정에서 공기방울을 집어넣어 눈길 접지력을 높이고 있다
튜브와 튜브리스
타이어는 안쪽에 튜브가 들어 있는 것과 들어 있지 않은 튜브리스 타이어로 나눌 수 있다. 요즘 승용차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은 바로 튜브리스 타입. 타이어와 휠을 완전히 밀착시킨 뒤 그 안쪽 공간에 공기를 채워 넣는다. 이를 위해 타이어 내벽에 공기 투과성이 적은 이너 라이너를 붙인다. 튜브리스 타이어는 안쪽 공기가 휠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열 발산이 좋고 구조가 간편해 무게도 덜 수 있다. 조립이 쉽고 손상을 입어도 급격하게 공기가 새지 않는 것이 장점. 하지만 휠이 변형되면 공기가 샐 위험이 있다.
사이즈 표기 방법
타이어의 사이즈는 보통 ‘255/45 ZR18’ 등의 방식으로 표기한다. 이것만으로도 타이어 트레드 폭과 편평비, 휠 사이즈, 전체 직경 등을 알 수 있다. 우선 가장 앞에 있는 숫자는 타이어 너비를 mm로 나타낸 것. 이 타이어의 경우 255mm다. 다음에 오는 편평비는 타이어 폭과 사이드월 부분의 비율을 나타낸다. 사이드월 높이를 폭으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다. 즉, 편평비가 100이면 타이어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 된다. 50이면 폭에 비해 사이드월이 절반. 숫자가 작아질수록 타이어 단면은 납작한 모습이 된다. 고성능 차일수록 편평율 수치가 낮아 코너링 때 사이드월 변형이 적은 ‘초편평 타이어’를 쓴다. 하지만 타이어에서의 충격흡수를 기대할 수 없어 승차감은 나쁘고 연비도 손해를 본다. 그 다음에 오는 HR, ZR 등의 표기는 설계속도와 종류를 나타낸다. 앞쪽의 글자는 한계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S(Standard performance)는 시속 180km, H(High performance)는 시속 208km, V(Very High performance)는 240km 그리고 Z(Ultimate Performance)는 240km 이상에서 견디도록 설계되었다는 뜻이다. 뒤에 오는 ‘R’자는 래디얼 타이어의 이니셜. 마지막 숫자는 휠 직경을 인치로 표시한 것이다.
타이어가 검은 이유
고무를 사용하는 타이어가 대부분 검은색인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고무만으로는 유연성과 마찰력, 내마모성을 양립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첨가재가 쓰이고 이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검은색 타이어가 태어났다. 영국 던롭사는 고무에 첨가해 타이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카본 블랙’이라는 물질을 발명해냈다. 탄화수소를 연소시켜 만드는 검은 분말 형태로 고무에 섞으면 유연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계속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 가끔 볼 수 있는 컬러 타이어는 실리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데, 제조공정이 까다롭고 성능을 얻기도 힘들어 자주 쓰이지는 않는다.
스페어 타이어와 런플랫 타이어
마찰로 접지력을 얻는 타이어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언제 수명이 다할지 모른다. 미리미리 점검하고 대비한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타이어가 펑크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대부분의 차에는 스페어 타이어가 준비되어 있다. 보통 같은 사이즈의 타이어를 하나 더 얹고 다녔지만 무게 때문에 연비 등 많은 부분에서 손해를 봐 최근에는 간이 타이어라고 할 수 있는 컨템포러리 타이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기본 타이어에 비해 폭도 좁고 직경도 작지만 정비업소까지 이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 차의 무게를 덜고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쓸 수도 있다. 벤츠 SLK처럼 아예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모델도 등장했다. 대신 응급처치용 용품을 준비했지만 이와 달리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으로 단 경우도 있다. 펑크가 나 바람이 빠진 상태에서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는 사이드월을 보강하거나 안쪽에 구조물을 넣어(사진) 공기압 없이도 타이어가 완전히 찌그러지지 않도록 만든다. 값이 비싸고 소음이 큰 것이 단점.
휠
변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로 전달된 엔진의 구동력을 타이어로 전하는 마지막 관문. 휠은 타이어의 모양을 원형으로 유지해 제대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브레이크 냉각에 도움을 주고 차체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판을 프레스 가공한 스틸 휠이 가장 싸고 일반적이지만 대부분 차가 알루미늄 휠을 옵션으로 준비하고 있다. 알루미늄 휠은 무게가 가벼워 가속이나 스프링 하중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방열성도 뛰어나다. 제조할 때 강한 압력을 가하는 단조 알루미늄 휠은 강성도 뛰어나지만 값이 비싼 것이 흠. 와이어 스포크부터 디스크 스타일까지 수많은 디자인이 존재하며 차의 겉모습을 꾸미는 데도 큰 몫을 차지한다
스티어링
스티어링 기구
자동차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주는 스티어링 기구는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을 어떻게 앞바퀴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 랙 앤드 피니언. 칼럼 샤프트 끝의 피니언과 스티어링 랙이 맞물려 있어 스티어링 휠의 회전운동을 좌우 움직임으로 바꾸고, 타이로드를 통해 양쪽 앞바퀴의 각도를 조절한다. 노면의 충격이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킥백 현상이 크지만 조정성능이 직접적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고성능 차에 많이 쓰였다. 그밖에도 웜 섹터와 스크루 핀, 스크루 너트, 그리고 80년대까지 벤츠가 애용했던 리서큘레이팅 볼 등의 방식이 있다.
파워 스티어링
차가 크고 무거워질수록, 폭이 넓은 타이어를 끼울수록 스티어링 조작에 많은 힘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기어의 감속비를 키우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반응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파워 스티어링 기구로, 유압 혹은 공기압을 이용해 적은 힘으로도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게 한다. 조작력을 엔진 회전수 또는 속도에 비례해 변화시키는가에 따라 회전수 감응식과 속도 감응식으로 구분한다. 최근 특허권이 풀리면서 유압기구 대신 전기 모터를 쓰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구조가 간단한 데다 전자제어를 통해 스티어링 감각까지 섬세하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의 감속기어비는 핸들링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기어비가 크면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돌릴 수 있지만 빨리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는 바쁘게 손을 움직여야 한다. 반대로 기어비를 줄여 조금만 스티어링 휠을 움직여도 앞바퀴가 많이 꺾인다면 반대로 고속주행에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변기어비 기구가 쓰인다. 랙 앤드 피니언의 경우에는 랙에 새겨져 있는 나사산 간격을 위치에 따라 다르게 배치, 스티어링 휠 각도에 따라 다른 기어비를 얻을 수 있다. 한편 BMW가 최근 발표한 신형 5시’은 스티어링 칼럼 샤프트와 피니언 사이에 기어박스와 모터를 조합해 기어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구조.
4WS
‘Four Wheel Steering’의 약자인 4WS는 네 바퀴의 방향을 모두 바꿀 수 있는 시스템으로 ‘4륜 조향’이라고 번역되며 뒤쪽에 스티어링 기구가 하나 더 추가된다. 저속에서는 앞뒤 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역위상) 좁은 공간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반대로 고속주행 때는 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동위상) 차체가 거의 평행한 상태에서 차선을 바꿀 수 있다. 시속 몇km부터 동위상에서 역위상으로 바꿀 것인가, 또 앞바퀴에 비해 어느 정도 비율로 뒷바퀴를 움직일 것인가가 제어의 포인트. 80년대 일본 메이커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메커니즘이다.
심장 중의 심장, 피스톤(Ⅰ)
실린더마다 연료와 공기 혼합가스의 폭발력을 받아 왕복운동하는 피스톤이 들어 있다.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로 폭발가스가 새지 않으려면 피스톤이 실린더 벽에 밀착되어야 한다. 피스톤과 실린더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엔진 오일이 쓰인다. 고출력 엔진의 피스톤일수록모양이 납작하고 넓으며, 헤드의 모양은 고효율 엔진일수록 복잡해지는 추세다
엔진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엔진 속 피스톤은 폭발력을 처음 전달받는다. 따라서 엔진의 부품 중 가장 뜨거운 온도(약 2천℃)와 높은 압력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고열에 견디기 위해 높은 강도가 필요하고, 빠른 속도로 왕복해야 하므로 무게도 가벼워야 한다.
왕복운동 때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엔진 오일도 있어야 한다. 엔진이 식었을 때나 정상온도에서나 원활하게 동작하기 위해, 피스톤에 사용되는 금속은 열팽창도 작아야 한다. 이런 복잡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피스톤은 그 까다로운 조건만큼이나 제작이 힘들고 재질의 발전이 엔진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달에는 자동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 그 중에서도 심장이라 할 만한 피스톤에 대해 살펴보자.
실린더 속 피스톤
엔진의 실린더 개수를 기통수라 한다. 실린더에는 연료와 공기 혼합가스의 폭발력을 받아 왕복운동하는 피스톤이 들어 있다. 실린더의 직경은 보어(bore), 실린더 속에서 피스톤이 왕복운동하는 거리는 스트로크(stroke)다. 피스톤이 동작할 때 가장 높이 올라가는 점은 상사점, 가장 아래 지점은 하사점이라고 부른다. 즉 상사점과 하사점 사이의 거리가 스트로크다.
가스가 폭발해 온도가 뜨거워지고 부피가 커지면 피스톤을 밀어내는 힘이 생긴다. 이 힘을 혼합가스의 폭발력이라 한다. 피스톤은 엔진의 폭발력을 받아 직선으로 왕복운동을 한다. 피스톤으로 전해진 직선적인 폭발력은 크랭크축을 통해 회전력으로 바뀐다. 직선운동을 하는 피스톤과 회전운동을 하는 크랭크축 사이에는 커넥팅로드(connecting rod)가 있다. 연결 막대라는 뜻의 커넥팅로드가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준다.
피스톤의 기본성질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로 폭발가스가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피스톤이 실린더 벽에 밀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스톤이 실린더 속을 움직일 때는 실린더 벽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마찰을 줄이는데 필요한 것이 엔진 오일이다. 엔진에 윤활장치가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가 피스톤 운동 때의 마찰을 줄이는데 있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피스톤과 실린더 벽이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피스톤 링(piston ring)이다. 피스톤 링은 피스톤이 실린더 벽에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고, 피스톤이 왕복운동할 때 연소실로부터 연소압력이 새는 것을 막아 준다. 피스톤 링 덕분에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에 틈새가 생기므로 오일을 뿌려 윤활하기도 편리하다.
이런 원리로, 피스톤 링은 크게 압축 링(compression ring)과 오일 링(oil control ring)으로 구분된다. 압축 링은 연소실의 연소압력이 새지 않도록 하고, 오일 링은 실린더 벽에 뿌려진 오일이 연소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긁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어느 피스톤에나 압축 링과 오일 링이 달리기 마련이다.
피스톤 링은 엔진의 온도가 올라갈 때 피스톤이 팽창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어느 금속이나 온도에 따라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 때문에 엔진이 식었을 때와 엔진이 정상 온도에 도달했을 때는 피스톤의 크기와 모양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연소가스의 열에 직접 노출되는 부분은 많이 팽창하고 나머지 부분은 약간 적게 팽창한다.
피스톤 링이 없다면 어떨까. 팽창을 고려하여 피스톤의 크기를 작게 하면 엔진이 정상온도에 이르기 전까지 피스톤은 마치 헐거운 신발처럼 실린더 속에서 요동을 치게 된다. 헐거운 틈새로 연소압력이 새어버리는 것도 자명한 이치다. 그렇다고 피스톤이 냉각상태에서 실린더에 꼭 맞게 만들면 엔진이 정상온도에 도달할 때쯤에는 피스톤은 실린더에 꽉 끼어 움직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피스톤 링은 엔진이 어느 온도에서나 고르게 동작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피스톤 링을 달기 위한 링 그루브(ring groove)는 피스톤의 두께와 크기에 꼭 맞게 설계한다. 여기에도 마모방지를 위해 엔진 오일이 스며들 수 있는 틈새를 두기는 마찬가지이다.
정상적인 엔진에서는 피스톤 링이 실린더 벽에 바짝 밀착하고 피스톤은 피스톤 링에 걸쳐서 실린더 벽에 닿지 않게 왕복한다. 하지만 엔진을 오래 쓰다 보면 피스톤 링이나 실린더 벽이 마모되기도 한다. 이때 피스톤과 피스톤 링 사이의 유격이 커져 피스톤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실린더 벽과 직접 부딪히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피스톤 슬랩(piston slap)이라 한다. 피스톤 슬랩은 피스톤과 링, 실린더블록과의 유격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어서 슬랩 음은 엔진이 식었을 때의 초기 시동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에 열팽창을 고려한 유격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엔진을 시동 즉시 큰 부하로 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록 엔진의 금속재질이 발전하고 있지만, 시동 즉시 정상적인 상태로 팽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피스톤의 크기와 모양
승용차용 엔진에서 피스톤의 크기는 대개 어른 주먹 정도다. 무게는 음료를 마시기 전의 주스 캔에 견줄만하다. 고출력 엔진의 피스톤일수록 피스톤의 모양이 납작하고 넓다. 무게도 가볍다.
원기둥 형태의 피스톤 둘레에는 피스톤 링을 달 수 있도록 링 홈(ring groove)이 3∼4군데 있다. 링 홈과 홈 사이를 랜드(land)라고 하고 피스톤 헤드에서 가까운 쪽부터 순서대로 제1랜드, 제2랜드, 등으로 부른다. 그리고 피스톤과 크랭크축 사이의 동작을 연결하는 커넥팅 로드를 달 수 있도록 피스톤 핀(piston pin)이 박힌다.
피스톤 링은 피스톤과 비슷한 재질로 열처리가 되어 있지만, 가늘고 얇아 강한 압력과 뜨거운 연소가스에 직접 노출되면 변형되기 쉽다. 엔진의 내부에서 가장 바삐 움직이는 피스톤 링을 열과 압력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연소가스의 열이 피스톤 링으로 곧장 가지 않도록 열을 막는 히트 댐(heat dam)이 있는 경우도 있다.
피스톤이 완전한 대칭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끌 만하다.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를 연결하기 위한 피스톤 핀을 다는 부위를 보스(boss)부라 한다. 피스톤의 보스부는 피스톤의 중앙에 놓여 있지 않다. 압축 행정에서 받는 폭발력은 다른 행정에서 받는 힘에 비해 크고 피스톤이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안정적인 운동을 위해서는 피스톤 핀의 위치가 피스톤 중심에서 약간 어긋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어긋난 정도를 피스톤 오프셋(piston offset)이라고 한다.
피스톤 헤드
연소실의 일부를 이루는 피스톤의 윗부분을 피스톤 헤드(piston head)라 한다. 엔진의 출력과 관계된 많은 비밀이 실린더 헤드에 숨어 있다. 마찬가지로, 연소실의 압축을 형성하고 폭발력을 전달하는 피스톤의 비밀은 피스톤 헤드에 숨어 있다.
공기와 연료가 혼합된 혼합가스는 잘 섞여야 불이 잘 붙는 법이다. 공기와 연료의 혼합이 잘 되기 위해서는 연소실 속에서 공기의 와류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 연소실 속의 와류는 크게 텀블(tumble), 스월(swirl), 그리고 스쿼시(squish)로 나뉜다. 텀블은 공기가 아래위로 회전하는 것으로 공기와 연료를 섞는 효과를 위한 것이다.
스월은 수평방향으로 공기를 회전시켜, 연료가 가운데 모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스쿼시는 피스톤이 상사점 가까이 올라오면서 실린더 헤드와의 간격이 가까워질 때 그 틈새에서 와류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피스톤 헤드는 반듯한 평면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엔진이 고효율화하고 저배기가스를 위해 발전하면서, 피스톤 헤드에 의해 생기는 실린더 속 공기의 유동이 주목되었고 따라서 고효율 엔진일수록 피스톤 헤드의 모양은 복잡해지는 추세다
심장 중의 심장, 피스톤(Ⅱ)
피스톤이 크랭크 암을 회전시킬 때 지렛대의 원리가 이용된다. 따라서 크랭크 암을 길게 하면 엔진의 힘이 커진다. 고출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인데 그 중의 하나가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 밸런스도 중요하다. 무게 차이가 크면 크랭크축이 회전할 때 언밸런스가 생겨 엔진 진동이 커진다
지난달에는 피스톤의 기본성질에 대해 살펴보았다. 엔진의 힘은 연소실에서 만들어지고, 생성된 힘을 처음 받는 것은 피스톤이다. 연료와 공기의 혼합가스가 폭발할 때, 힘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피스톤은 실린더와 밀착이 잘 되어야 하는 반면 마찰도 작아야 한다. 따라서 오일로 윤활을 시키고 피스톤 링으로 밀착을 해주는 것이다. 이 달에는 엔진 속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피스톤의 역학적인 면을 살펴보자.
피스톤 스피드
움직이는 모든 것에는 속도가 있다. 엔진의 회전속도는 rpm(1분당 회전수)으로 나타낸다. 피스톤이 상사점과 하사점을 오가는 속도를 피스톤 스피드라고 한다. 엔진이 1번 회전할 때 피스톤은 상사점과 하사점을 1번 왕복한다. 따라서 스트로크(상사점과 하사점 사이의 거리)와 엔진의 회전수를 알면 피스톤의 속도를 알 수 있다. 스트로크가 10cm인 엔진이 6천rpm으로 회전하면 피스톤의 속도는 두 숫자를 곱하고 여기에 다시 2를 곱해, 12만cm/분(min)이 된다. 초당 2천cm, 다시 말해 1초에 20m의 평균속도(시속 72km에 해당한다)로 움직인다. 오일 유막을 사이에 두고 피스톤이 실린더 블록 위를 이 정도의 속도로 미끄러져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사실 피스톤의 속도는 엔진의 최고회전수를 제한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피스톤이 빨리 움직일수록 실린더 벽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도 크기 때문이다. 피스톤의 속도는 스트로크에 비례하므로, 크랭크 암(crank arm)의 길이를 바꾸면 피스톤 속도도 바뀐다. 따라서 같은 엔진회전수라면 롱 스트로크 엔진에 비해 숏 스트로크 엔진의 피스톤이 속도가 낮다. 같은 피스톤 속도라면 숏 스트로크 엔진이 고회전으로 회전할 수 있다. 엔진이 고회전으로 움직이면, ‘토크×회전수’로 계산되는 엔진의 출력 또한 높아진다. 스포츠카의 엔진에서 스트로크가 짧은 경향이 있고, 경주차의 엔진이 1만5천rpm까지 회전수를 올리는 이유다.
하지만, 숏 스트로크 엔진이 모든 면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피스톤이 크랭크 암을 회전시킬 때는 지렛대의 원리가 이용된다. 피스톤이 커넥팅 로드를 통해서 지렛대인 크랭크 암을 밀면 그 힘이 크랭크축으로 전달된다 이렇게 생긴 회전력을 엔진의 토크라고 한다. 크랭크 암을 길게 하면(지렛대를 길게 한 것과 같다) 엔진의 힘이 커진다.
엔진의 개발 초창기에는 엔진의 힘을 살리기 위해 크랭크 암을 길게 설계했다. 따라서 잘 조율된 경주차 엔진의 회전수도 3천∼4천rpm 정도에 불과했다. 그 후 크랭크 암의 길이를 줄이면 엔진을 고회전으로 유지할 수 있고 엔진의 출력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는 엔진의 회전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의 마찰은 피스톤과 실린더 벽의 재질을 마모시킬 수밖에 없다. 엔진오일을 비롯해 마찰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더라도 마찰이 있는 이상 마모는 있게 마련이다. 피스톤과 실린더 벽의 마모는 엔진의 내구성을 결정한다. 엔진오일의 질이 낮았던 자동차 초창기의 엔진은 엔진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실린더 벽을 두껍게 설계되곤 했다.
현재에는 피스톤과 피스톤 링의 재질이 많이 개선되고 질 높은 엔진오일이 개발됨에 따라 피스톤의 속도가 엔진의 내구성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감소되었다. 하지만 피스톤의 속도에 의해 엔진의 최고회전수가 제한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피스톤의 속도는 엔진의 내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피스톤의 속도가 작다면 엔진은 그만큼 피로를 덜 느끼게 되고 반대로 피스톤의 속도가 크면 엔진에는 피로가 쌓인다. 엔진에 얼마나 큰 피로가 쌓이는가는 엔진을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를 결정한다. 평소에 엔진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회전수를 넘어 위험을 표시하는 적색 라인 근처의 높은 엔진회전수로 운전하는 습관은 엔진의 내구성을 떨어뜨린다. 고회전에서는 엔진의 속도가 빨라져 결국 피스톤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엔진오일의 품질이 좋아져, 오일관리를 잘 하고 적색 라인 이하의 회전수로 달리면 내구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엔진의 내구성이 다하기도 전에 폐차를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엔진오일이 더러운 채로 차를 끌고 다니거나 자동차 관리에 소홀한 것이 엔진의 마모를 일으키고 엔진 성능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피스톤 무게가 엔진 출력에 미치는 영향
주변에서 흔히 보는 엔진은 거의 모두 왕복 엔진(reciprocal engine)이다. 왕복 엔진이란 피스톤이 왕복하도록 하여 커넥팅로드를 통해 크랭크축의 회전으로 바꾸어 타이어에 회전력을 주는 방식이다.
왕복 엔진에서 피스톤이 왕복하는 것은 혼합가스의 폭발력을 크랭크축으로 전해 주기 위해서일 뿐 피스톤 자체가 움직이는 운동에너지는 엔진의 출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나의 피스톤이 폭발 행정에서 압력을 받아 하사점으로 내려갈 때에는 매우 빠른 속도이다. 내려가고 있던 피스톤의 방향을 바꾸어 다시 배기행정을 위해 위로 올라가는 속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실린더의 폭발력을 이용해야 한다. 결국 실린더에서 전해지는 폭발력의 일부는 피스톤을 왕복 운동시키는 에너지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렇게 피스톤이 움직일 때 사용되는 피스톤의 운동에너지는 엔진 속에 쌓여 보관되는 에너지가 아니라 왕복할 때마다 내버려지는 에너지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이 피스톤의 왕복을 필요로 하지 않는 로터리 엔진(rotary engine)에서 같은 배기량의 출력이 커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1천300cc 유효배기량의 로터리 엔진의 출력은 약 250마력에 달한다. 마찰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제외하면 엔진 자체에서 낭비되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고출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 중의 하나가 왕복운동하는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엔진 자체의 무게를 줄이는 데는 큰 역할은 하지 못한다. 엔진의 전체 무게에 비해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엔진에서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얻어지는 엔진 출력은 운전자로 하여금 날아갈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성능 엔진을 만드는 메이커들이 피스톤의 무게 줄이기에 특별한 신경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실린더간 밸런싱
피스톤의 무게가 작은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개의 실린더를 가진 엔진에서는 각 실린더에서 왕복하는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 밸런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각 실린더마다 조정된 커넥팅로드와 피스톤의 무게 차이가 크면 크랭크축이 회전할 때 운동의 언밸런스가 생겨 엔진의 진동이 커진다. 이 무게 차이는 작으면 작을수록 좋은 것이다. 현재 자동차용 엔진의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 차이는 대략 20g 이내로 조정되어 있다. 20g이라면 흔히 사용하는 A4복사 용지 4∼5장 정도의 무게밖에 되지 않는다. 엔진에 사용되는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무게는 실린더마다 종이 한 장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피스톤의 무게 차이로 생길 수 있는 엔진의 언밸런스 문제 때문에 엔진을 완전 분해 조립하는 오버홀(overhaul)에서 피스톤을 교환할 때에는 기통수에 따른 피스톤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 노후한 피스톤에는 카본이 끼이고 피스톤이 마모가 생겨 있기도 하여 사용 중에 무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스톤과 링의 재질
피스톤 링은 대개 알루미늄 합금으로 되어 있다. 열 전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강도를 주기 위해 합금으로 만든다. 피스톤 링에서 실린더 벽과 직접 맞닿는 부분은 가장 피로가 많이 쌓이는 부분이므로 대개 크롬(chrome)재질로 특수 코팅해서 사용한다.
크롬 코팅된 부분은 실린더 벽과 마찰을 통해 실린더 벽에 길들여지기까지 정상적인 주행 회전수에서 약 1천500km의 주행이 필요하다. 엔진의 길들이기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엔진을 길들이는 중에는 엔진코팅제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길들이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자동차 골격을 목표로
알루미늄 섀시
이미 1950년대에 주목받기 시작해 60년대 그랑프리를 휩쓴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한동안 사라졌다가 혼다 NSX와 아우디 A8을 통해 양산화에 성공했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녹이 잘 슬지 않으며 재활용이 쉽지만 강성이 떨어지고 값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가 새로운 프레임 구조와 제조공법의 개발로 점차 해결되어가고, 아우디 소형차 A2와 재규어 XJ 등 사용 모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간의 몸이 골격과 장기, 혈관 등으로 구성되듯 자동차 역시 뼈대를 이루는 섀시 안에 동력원(파워 트레인)과 서스펜션, 타이어 등을 달고 인테리어를 꾸며 비로소 그 모습을 완성하게 된다. 현대적인 자동차에는 대량생산에 어울리는 모노코크 섀시가 일반화되어 있고 모델의 성격에 따라 백본이나 래더 프레임 등을 쓰기도 한다. 초창기 자동차 섀시는 기본 골격이라는 것 외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엔진과 타이어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이를 소화하고 서스펜션 접지력을 끌어내기 위해 높은 강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스틸 파이프를 용접해 만드는 스페이스 프레임은 한때 레이스계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한 대 한 대 제작하기 쉬울 뿐 아니라 구조에 따라 원하는 강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 복잡한 구조로 ‘새장’(bird cage)이라는 별명을 얻은 마세라티 티포 61이 좋은 본보기다.
알루미늄 모노코크의 역사
강관 프레임 전성기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1950년대. 초보적 모노코크 구조의 경주차 코넬리안이 이미 1915년 등장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1955년 캐빈룸 주변만을 모노코크로 만든 재규어 타입 D가 르망을 휩쓸었다. 뒤이어 BRM이 세미 모노코크 그랑프리 경주차를 선보였고 1962년 등장한 로터스 25에 이르러서 비로소 화려한 꽃을 피웠다. 지금도 그리 널리 일반화되지 못한 알루미늄 모노코크가 이미 50년대 말부터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은 조금 의외지만 ‘경량화’라는 목표에 목숨거는 레이싱계에서는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 로터스 팀을 이끌던 천재 엔지니어 콜린 체프먼은 앞선 알루미늄 모노코크 선구자들의 예와 스포츠카 엘란을 개발하면서 생각한 백본 프레임의 장점을 접목해 그랑프리 경주차 타입 25를 완성했다. 알루미늄 패널로 만든 ‘D’자 단면의 프레임 2개를 양쪽에 배치한 타입 25 차체는 높은 강성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리타이어하지 않으면 우승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결국 이 차의 성공이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이미 항공업계에는 알루미늄 모노코크가 일반화된 상황이었다. 초창기 나무로 만들었던 비행기들은 독일 융커스 등의 노력에 힘입어 1920년대 점차 금속 모노코크 구조로 바뀌어갔다. 항공 기술이 자동차 발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쳐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 알루미늄 모노코크 역시 이런 절차를 밟아 자동차에 정착했다. 그 전형적인 예가 르망 3연승을 자랑하는 재규어 타입 D(XK120D).
타입 C의 발전형으로 등장한 타입 D는 신기술의 결정체였다. ‘가장 과학적인 스포츠카’라는 표현은 이 차가 당시 항공역학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음을 의미한다. 브리스톨 에어크라프트의 항공 엔지니어 말콤 세이어의 도움을 받아 개발된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뛰어난 강성을 자랑했고 C 타입에서 입증된 디스크 브레이크와 강력한 직렬 6기통 3.8X 300마력 엔진을 얹었다. D 타입은 운전석 주변만 배스터브(욕조) 스타일의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만들고 엔진은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에 얹는 세미 모노코크 구조였다.
혼다·아우디·재규어가 양산화
양산차 중에는 스포츠카라는 한정된 영역에서만 알루미늄 섀시를 썼다. 1950~60년대는 스포츠카와 레이싱카의 경계가 분명치 않았기 때문에 재규어 D 타입같은 알루미늄 스포츠카가 거리를 누빌 수 있었다. 하지만 70년대 들어 대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수제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알루미늄 프레임은 점차 사라지고 만다.
엔진의 분류
자동차에서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엔진의 기원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862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가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했고, 각 시대상을 반영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며 다양한 종류로 가지치기해왔다. 엔진은 연료, 실린더 수와 레이아웃, 행정, 밸브 구동방식, 냉각방식 등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이 달에는 각 분류기준에 따른 엔진의 종류와 특성을 소개한다
엔진이란?
자동차에 있어 엔진은 사람의 심장과도 같다. 엔진의 기본적인 뜻은 ‘동력을 일으키는 장치 또는 기관’이다. 자동차용 내연기관뿐 아니라 로켓이나 원자력 엔진도 포함된다. 전기로 돌아가는 모터도 사전적인 의미로 풀이했을 때 엔진에 포함되지만 일반적으로는 ‘연료를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 기관’을 가리킨다. 엔진은 별도의 연소실에서 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외연기관과 밀폐된 기관 안에서 연소를 일으켜 그 압력으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으로 나뉜다. 외연기관의 대표적인 예가 증기기관이고, 내연기관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쓰이는 왕복 엔진과 회전 엔진 그리고 제트 엔진 등이 포함된다. 왕복 엔진은 연소 압력으로 피스톤을 움직여 동력을 만들어내고, 회전 엔진은 폭발력을 받은 로터가 회전해 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반켈(Wankel) 엔진이라고도 불리는 로터리 엔진이 자동차용으로 쓰이고 있다.
엔진과 자동차의 발전
제임즈 와트에 의해 발명된 증기기관이 자동차의 발명으로 이어진 19세기 말은 이동수단의 혁명이 시작된 시기였다. 증기기관은 크고 무거워 소형화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17세기부터 알려져 있던 내연기관의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자동차용 동력원이 만들어졌다. 프랑스와 이사크 드 리바, 에티엔 르느와르, 알퐁스 보 드 로샤 그리고 니콜라우스 오토 같은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4행정 엔진의 틀이 잡혔고 이것을 응용하고 연구한 결과 1862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가 휘발유 엔진을 얹은 최초의 차를 만들어냈다. 다임러와 벤츠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내연기관을 얹은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칼 벤츠가 1883년에 먼저 특허권을 따내 ‘세계 최초’의 명예를 얻었다. 1886년 다임러는 1기통 250cc 0.8마력의 4륜 자동차를 완성했고, 이 차의 최고시속은 약 16km 정도였다.
이후 4행정 왕복 내연기관으로 자리잡은 자동차용 엔진은 개선과 보완을 거치면서 여러 종류로 파생되었지만 정비성과 제작 용이성 또는 내구성 등에 문제가 있어 양산되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엔진 기술의 변천사는 경량, 고성능, 단순화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왔다. 현재 자동차 엔진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식은 직렬형과 V형이고, 제한된 배기량에서 높은 출력을 뽑아내기 위해 DOHC, 터보자처나 수퍼차저 등이 개발되었다. 최근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어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배기 규제가 나날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각 메이커들은 성능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저공해 또는 무공해 엔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린번(희박연소)을 거쳐 지금은 직접분사 시스템이 정착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미쓰비시가 첫선을 보인 직분사 엔진은 공연비 40:1의 희박연소를 실현해 배기가스는 줄이고 연비를 높여 화제를 모았다.
연료에 따라
휘발유 엔진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엔진을 말한다. 기본원리는 공기와 휘발유를 14.7:1로 섞은 혼합기를 만들어 실린더로 흡입해 8~12배로 압축한 뒤 스파크플러그에서 불꽃을 튀겨 연소를 일으킨다. 이 때 폭발에 의한 팽창력이 피스톤을 밀어내 기계적인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피스톤의 왕복운동은 커넥팅로드에 의해 회전운동으로 바뀌어 구동축(크랭크샤프트)을 돌리게 된다. 피스톤이 연속적으로 왕복운동하기 때문에 이를 왕복형 사이클 엔진이라고도 부른다. 휘발유 엔진은 다른 엔진에 비해 가볍고 출력이 크며 진동과 소음이 적어 승용차에 알맞다. 카뷰레터 방식으로 시작된 휘발유 엔진은 80년대 들어 흡기 포트에 인젝터를 달기 시작하면서 전자제어식 연료분사가 이루어졌고 최근에는 직분사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었다.
LPG 엔진
화석연료 중에는 석유 외에도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가 있다. LPG는 ‘Liquid Pressured Gas’의 줄임말이다. LNG가 지하 암층에 묻혀 있는 가스인 것과 달리 LPG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 또는 유전에서 부산물로 생긴 가스를 인위적으로 압축해 액체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생산비가 싸고 정제과정도 휘발유보다 훨씬 쉽다. 또한 천연가스는 석유와 달리 중동 이외의 지역에 골고루 매장되어 있으므로 여러 지역에서 얻을 수 있다. LPG 엔진은 휘발유 엔진에 전용 연료탱크, 기화기, 믹서, 공급밸브, 각종 전자제어장치를 달아 만든다.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지만 연료공급과정에서 차이를 보인다. 연료탱크에서 액체상태인 LPG는 연료필터를 거치고 솔레노이드 밸브와 연료 파이프를 통해 베이퍼라이저로 이동된 후 압력이 낮아져 기체로 바뀐다. 그 후 히터호스와 진공호스를 통해 믹서로 보내지고 공기와 섞여 혼합기의 형태를 갖춘 뒤 연소실로 들어가 점화장치에 의해 폭발해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LPG 엔진이 처음 쓰인 것은 1972년이다. 대중교통요금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택시에 쓰이기 시작해 지방관용차, 15인승 이하 승합차와 경화물차,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차, 화물차와 특수차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많은 메이커들이 값싼 유지비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각종 LPG 미니밴과 SUV를 선보여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지만 최근 LPG 값이 훌쩍 오르면서 인기가 수그러들었다.
직분사 휘발유 엔진
미쓰비시는 직분사 엔진 실용화에 성공해 처음 양산차에 얹은 메이커다. 미쓰비시의 첫 직분사 엔진은 직렬 4기통 1천834cc DOHC로, 수직으로 곧추선 흡기 포트와 고압 스월 인젝터, 반구형 연소실이 달린 독특한 모양의 피스톤 등으로 구성되었다. 일반 엔진을 직분사 방식으로 바꾸면서 압축비가 12로 높아졌고, 공기만을 흡입한 뒤 액체상태의 연료를 분사하기 때문에 체적효율이 거의 100%에 가까워졌다. 또한 압축행정에서 연료가 증발하면서 주위의 열을 빼앗아 냉각효과가 커지고, 포트가 곧추선 덕에 흡기 흐름도 부드러워져 토크와 출력이 10% 정도 올라갔다. 직분사 엔진은 고 압축비와 연소실 내 직분사라는 디젤 엔진의 특징을 휘발유 엔진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의 결실이므로 정교한 연소제어에 압축비도 높아 저공해와 고출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특히 수직에 가깝게 설치된 흡기 포트와 반구형 연소실이 달린 피스톤으로 와류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고압 스월 인젝터로 입자화한 연료를 분무한다.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미쓰비시를 시작으로 도요타(D-4)와 폴크스바겐(FSI), BMW(760Li용 V12) 등이 상품화에 성공해 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현대가 미쓰비시의 기술을 이용해 에쿠스에 V8 4.5X 직분사 엔진을 선보였다.
디젤 엔진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낮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엔진은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고 압축비가 매우 놓은 것이 특징이다. 디젤 엔진의 압축비는 20:1 이상으로 휘발유 엔진의 2배가 넘기 때문에 훨씬 효율이 뛰어나다. 실린더에 들어가 압축되어 온도가 500℃ 이상 올라간 공기에 이보다 더 높은 압력으로 연료를 뿜어 폭발을 유도한다. 경유의 자연발화 온도는 약 300℃이므로 스파크플러그 없이도 자연착화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압축착화 엔진’이라고 불린다. 휘발유 엔진은 액셀을 밟아 드로틀 밸브를 많이 열고 공기의 유입량을 늘이면 회전수가 증가하지만 디젤 엔진은 연료분사량으로 회전수를 조절하기 때문에 드로틀 밸브가 없다. 높은 압축비 덕에 큰 토크를 얻을 수 있고 연비가 좋은 데다 연료비가 싼 것이 장점이지만 큰 출력을 얻기 어렵고 엔진 소음이 큰 것은 단점이다. 디젤 엔진은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주철 블록과 높은 압축비에 대응하는 긴 스트로크를 쓰기 때문에 고회전이 어려운 대신 엄청난 크기로 만들 수 있어 버스, 트럭, 대형 선박이나 각종 기계의 동력원으로 쓰인다. 최초의 디젤 엔진은 1893년 독일의 기술자 루돌프 디젤이 만들었고 최초의 디젤 자동차는 지난 1923년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오토쇼에서 발표되었다. 최근에는 관련기술의 발달로 승용차에까지 널리 쓰이고 있는 디젤 엔진은 지금까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분사 방식과 터보를 쓰는 경우가 많다. 연료분사방식에 따라 부실식, 예연소실식, 직분사식 등이 있다. 사진은 벤츠가 1936년 선보인 최초의 승용 디젤 엔진
가스터빈
비행기 엔진과 발전용으로 오래 전부터 쓰여온 가스터빈은 제트연료를 사용한다. 기본원리는 회전날개가 공기를 압축한 뒤 그 공기로 연료를 태워 터빈을 돌게 함으로써 동력을 얻는다. 가스터빈은 10만rpm의 높은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자동차 엔진으로 쓰려면 감속과 가속이 어렵다는 점과 낮은 연비 때문에 외면당해왔다. 환경오염과 화석연료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한때 연구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
가스터빈 차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1950년. 영국 로버사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선보인 JETI가 그 주인공으로 최고출력 200마력, 연비 5.4km/X를 자랑했다. 미국 GM에서는 1940년대 후반 경주용 차에 항공기용 가스터빈을 얹었고, 크라이슬러는 1950년대 초 개발에 착수해 1956년 4도어 세단으로 선보여 LA에서 뉴욕까지 4천860km를 달렸다. 연비는 당시의 휘발유 차와 같은 수준인 5.5km/X였다.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1960년대 중반 승용차용을 만들었고 바로 버스용 개발에 착수했다. 도요타 이후 닛산이 승용차용, 미쓰비시가 트럭용 개발에 착수했다. 그밖에 유럽의 볼보, 벤츠, 폴크스바겐, 미국 포드와 일본 혼다도 가스터빈 차 연구에 손을 댔다. 포드의 가스터빈을 예로 들면 주요 구성요소로 연소기, 압축기, 터빈, 스크롤, 열 교환기 등이 있다. 압축기는 보통 10만 번 이상 회전해 강제로 공기를 압축한다. 자동차용은 3~5기압으로 압축하게 된다. 연소기에서 나온 고온·고속의 가스는 달팽이 껍데기와 같은 스크롤을 지나 날개로 방향이 조절된 뒤 터빈에 충돌한다. 열 교환기는 이 때 터빈의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신선한 압축공기에 전달, 공기를 가열해준다. 가스터빈의 이론상 열효율이 30% 이하이고 실제 열효율도 20~25%로 낮은 것이 단점. 참고로 휘발유 엔진이 25~29%, 디젤 엔진이 29~35% 정도다. 가스터빈 기술의 핵심은 고온·고압에 견딜 수 있는 터빈 소재 개발이다. 최근에는 한계에 부딪힌 금속 대신 세라믹이 각광받고 있다.
증기기관
17세기 중반에 발명된 증기기관은 자동차 역사 혹은 근대 산업사에 있어 가장 혁명적인 발전으로 일컬어진다. 증기의 힘을 처음 발견한 것은 영국의 물리학자였던 아이작 뉴턴이다. 이후 증기의 힘이 자동차의 원동력으로 처음 쓰이게 된 계기는 18세기 중엽 제임스 와트가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된 증기기관을 복동식 피스톤에 크랭크를 달아 회전식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면서다. 최초의 증기기관 자동차를 만든 사람은 1769년 프랑스의 공병대위였던 니콜라 죠셉 퀴뇨. 무거운 보일러와 실린더 2개를 앞바퀴에 얹은 그의 3륜 증기차는 속도가 겨우 시속 5km 정도였고 조향이 어려울 뿐 아니라 보일러도 15분마다 물을 보충해야 했다. 증기기관은 석탄이나 중유 등의 저질 연료를 쓸 수 있고 축 회전속도에 관계없이 토크가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커다란 보일러를 필요로 하고 준비시간이 많이 걸려 자동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휘발유 엔진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다.
직접연료분사/커먼레일
디젤 엔진 중 연소실에 직접 연료를 분사하는 직분사 방식은 냉각손실과 가스 유동손실을 줄여 연비가 좋다. 그러나 분사압력이 커 소음과 진동이 큰 것이 단점. 지금까지는 버스와 트럭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제어기술의 발달로 소음·진동 문제를 해결해 승용차 동력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유럽에서는 승용차 판매대수 중 절반 정도가 디젤이다. 최신 디젤 엔진은 거의 예외 없이 직분사 방식이고 그 중에서도 커먼레일이 가장 일반적이다. 지난 1997년 벤츠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커먼레일 시스템은 전자제어식 인젝터를 이용해 1천350바의 고압으로 연료를 뿜어줌으로써 직분사의 단점이었던 소음과 배기가스 등을 크게 줄였다. 예전에는 직분사 방식이라도 인젝션 펌프를 중앙에 갖고 있거나 실린더마다 독립형 인젝션 펌프를 지닌 방식이었다. 커먼레일은 각 인젝터로 연료를 보내는 고압 연료 파이프를 뜻하는 말. 1천 바를 훨씬 넘는 높은 압력으로 연료를 뿌리면 입자가 잘게 부서져 공기와 잘 섞이면서 완전연소를 할 수 있다. 경유는 휘발유에 비해 점도가 높기 때문에 입자를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1천500바 이상의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 커먼레일 시스템을 쓰면 연료의 분사량과 분사압을 회전수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불완전연소로 인한 분진 등의 단점도 획기적으로 없앨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현대 싼타페와 테라칸, 기아 쏘렌토 등 국산 고급 SUV에도 앞다퉈 얹히고 있다. 커먼레일 외에 폴크스바겐에서 쓰는 펌프 인젝션 방식은 기계식 인젝터를 응용해 값이 비교적 싸다
유럽에서 저연비 차를 상징하는 말로 `3ℓ카`가 있다. 유럽의 연
유럽의 연비 표기는 우리와 달리 100km 거리를 달리는 데 필요한 연료의 양(X/100km)을 쓴다. 3X카란 바로 3X의 연료로 100km를 달릴 수 있는 차, 즉 연비 33.3km/X의 저연비 차를 뜻한다. 이를 실현키 위해 유럽 메이커들은 직분사 디젤 엔진을 노렸다. 세계 최초이며 아직 유일한 양산 3X카는 폴크스바겐 폴로 TDI 3L. 펌프 인젝션 타입의 직분사 시스템이 최대 2천 기압의 압력으로 연료를 분사해 3기통 2밸브, 배기량 1.2X로 61마력의 최고출력과 14.3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기적적인 연비는 엔진뿐 아니라 새로운 트랜스미션과 가볍고 공기저항이 적은 차체, 정지상태에서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는 장치 등이 함께 이루어낸 결과다.
실린더 수에 따라
실린더란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하는 바깥쪽의 원통으로 흔히 ‘기통’이라는 말로 쓰인다. 실린더 안의 피스톤은 상하운동을 하고 이를 크랭크샤프트를 이용해 회전운동으로 바꿀 때 진동이 일어난다. 이 때 실린더의 수가 많을수록 진동이 적어지고, 배기량이 같은 엔진일 경우에는 실린더 수가 많은 쪽이 파워를 올리는 데 유리하다. 엔진은 실린더 수에 따라 단기통과 다기통으로 나뉘는데 단기통 엔진은 실린더가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오토바이 엔진에 널리 쓰인다. 반면에 다기통 엔진은 실린더가 2개 이상인 것을 의미하고 자동차는 3기통에서 시작해 16기통까지 쓰고 있다. <박스-직분사 휘발유 엔진>
다기통 엔진의 세계
이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GM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바로 16기통 엔진을 선보인 것. 다기통 대배기량 엔진은 실용적인 이유보다는 성능과 메이커의 기술력 홍보,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다기통 엔진은 각 실린더가 폭발을 나누어 담당하므로 진동과 소음이 적고 파워를 높이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비 등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기형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고출력 경쟁이 또 다시 재현되면서 각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더 큰 엔진 만들기에 혈안이 된 분위기다. 다기통 엔진은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엔진을 이어 붙여서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BMW의 12기통 엔진으로 직렬 6기통 엔진 2개를 붙여 만들었다. 이미 있는 엔진을 활용할 경우 양산으로 검증받은 실린더 헤드 및 연소실 설계를 그대로 쓸 수 있어 개발비가 줄어든다. 아우디 최초의 프레스티지 세단 V8에 얹었던 엔진 역시 골프 GTI 16V의 1천781cc 엔진 2개를 붙인 것으로, 배기량도 정확하게 두 배인 3천562cc였다. 직렬 엔진의 경우 실린더 블록을 한 개씩 더하거나 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볼보가 대표적인 예로 포르쉐의 도움을 받아 만든 직렬 6기통 엔진을 기본으로 필요에 따라 4~6기통으로 설계를 자유롭게 변경해 썼다. 한편 폴크스바겐은 V6 2개를 연결해 W12 엔진을 만들었고 여기서 4기통을 잘라낸 W8과 4기통을 더한 W16(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기통수를 늘린 대배기량 엔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엔진 크기. 엔진룸이 꽉 차면 냉각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기타 주변장치의 배치에도 크게 제약을 받게 된다. 그리고 운동부품이 많아지는 데 따른 마찰저항의 증가와 차체 앞부분에 하중이 지나치게 집중되어 조종성능이 악화되는 등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실린더 레이아웃에 따라
직렬
엔진 크기는 실린더의 배열방법에 따라 결정되므로 실린더의 레이아웃은 매우 중요하다. 직렬형은 다기통 실린더를 한 줄로 늘어놓은 것을 말한다. 직렬 2기통부터 3·4·5·6기통 등이 있다. 2차대전 이전에는 직렬 8기통(부가티가 대표적) 엔진도 있었다. 6기통 이상일 경우 공간제약 때문에 보통 세로로 얹고 볼보 S80 T6이나 대우 매그너스 L6처럼 드물게 가로로 얹은 예도 있다. V형 엔진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중·소형차에서 많이 쓴다. 직렬 엔진으로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출력특성 때문에 ‘실키식스’라는 애칭을 얻은 BMW의 6기통 엔진이 유명하다.
V형
실린더를 V자형으로 늘어놓은 배치로서 엔진 길이가 짧아지고 크기도 작아져 엔진 크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많이 이용된다. 보통 6기통부터 V형을 쓰고, 배치각도는 60~90°가 대부분인데 60。가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밖에 안되는 폴크스바겐 VR6이나 페라리의 180° V12(수평대향과는 다르다)도 있다. V형 엔진은 같은 기통수의 직렬 엔진에 비해 부품수가 많고 무거우며 시끄러운 것이 단점이지만 공간절약에 유리해 벤츠 등 많은 메이커들이 직렬에서 V형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최근에는 알루미늄 블록으로 무게를 줄이고 카운터샤프트로 진동을 억제하는 등 단점을 많이 보완했다. 6기통 이상 엔진에서 현재 가장 보편적인 구성으로 V6과 V8, V10, V12, V16 등이 있다.
수평대향
실린더가 수평을 이루고 있는 수평대향 엔진은 마주본 피스톤이 권투선수가 주먹을 부딪치듯 움직인다고 해서 ‘복서’(boxer)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최초의 수평대향 엔진은 체코의 타트라를 위해 한스 레드윈카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르쉐 박사도 1차대전 때 비행기를 위해 개발된 수평대향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폴크스바겐 비틀(당시는 KdF)과 포르쉐 356에 응용했다. 수평대향 엔진은 높이가 낮아 스포츠카에서 유리하지만 윤활이 어렵고 배기 매니폴드 배치도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지금은 스바루(4, 6기통)와 포르쉐(6기통) 등에만 극소수가 남아 있다.
로터리 엔진
휘발유 엔진의 하나로서 왕복 피스톤 대신 특수한 모양의 하우징 속을 삼각형 모양의 로터가 편심(偏心)으로 회전하는 색다른 엔진. 수직운동이 아닌 회전운동으로 엔진 힘을 얻으려는 구상은 이미 300여 년 전에 나왔다. 로터리 엔진에는 가스터빈과 반켈 등 2가지 형식이 있는데 그 중 1940년대 독일의 기계기술자 F. 반켈이 고안한 반켈 엔진만이 양산차에 얹히고 있다. 반켈 엔진을 얹은 첫 차는 1957년 NSU가 선보인 반켈 스파이더로, 소형차였지만 최고시속 155k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로터리 엔진은 왕복 엔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왕복 엔진은 피스톤이 과격하게 수직운동을 하므로 양산 엔진으로 최고 회전수 8천rpm을 넘기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실린더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밸브기구가 있어야 하므로 엔진 구조가 복잡하고 높이가 커지며 소음이 생기고 고속회전이 어렵다. 로터리 엔진의 하우징 안에 든 삼각형 로터는 스스로 돌면서 공전하기 때문에 트로코이드(trochoid, 활성타원)라는 특수한 원을 그리게 된다. 이 때 삼각형 로터와 하우징 사이에 만들어지는 3개의 공간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생기는 용적 변화를 이용해 연료의 흡입·압축·연소·배기의 4행정이 이루어지고, 여기서 얻은 회전력을 로터 안쪽의 기어와 일체화된 샤프트에 전해 힘을 얻는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밸브는 쓰이지 않는다. 하우징은 모양이 특이해 2개의 플러그를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4행정이 1개의 하우징에서 끝나는 동안 옆 하우징에서도 시간차를 두고 다른 4행정 운동을 하므로, 로터 1회전에 3번의 연소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2로터 엔진은 1회전에 6번의 연소가 일어나 회전력이 2배로 늘어난다
로터리 엔진의 단점은 구조상 압축이 약하고 밀폐성이 낮으며 혼합기의 충전율이 떨어져 이론상의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비와 배기가스 문제가 고개를 드는 것도 이론과 실제의 차이 때문. 밸브가 없어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적고 윤활이 힘들다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하면 왕복운동 엔진보다 작은 배기량으로 월등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일본 마쓰다가 로터리 엔진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메이커가 로터리 엔진에 도전했다가 포기했지만 마쓰다만은 고집스럽게 상용화의 길을 걸었고 지난 91년 경주차에 얹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하면서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완주한 경주차 가운데 네 번째로 연비가 뛰어나 연비가 나쁘다는 악평과 선입견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세계 유일의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 RX-7은 2로터(645cc×2) 트윈터보 엔진으로 255마력의 고출력을 낸다. 하지만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계모델 RX-8부터는 자연흡기로 돌아섰다.
사이클(행정)에 따라
2사이클 엔진
피스톤이 한번 왕복할 때마다 1사이클을 하는 엔진. 2스트로크 1사이클 엔진의 줄임말이다. 같은 회전수에서 4스트로크 두 배의 연소회수를 가져 바이크처럼 작은 배기량 엔진으로 파워를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다시 말해 엔진의 크랭크샤프트가 한 번 회전하는 동안 흡입, 압축, 폭발, 배기까지의 한 사이클이 완료된다. 크랭크 케이스 중에서 크랭크샤프트가 들어 있는 공간을 하나의 밀폐된 방으로 사용해 혼합기를 흡입·압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흡입과 배기가 한꺼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소효율이 낮고 배기가스가 많다는 문제점도 있다.
사이클 엔진
크랭크샤프트가 2회전(4스트로크)하는 동안에 한 번 폭발해 1사이클이 완료되는 엔진. 각 행정이 비교적 확실하게 이루어지므로 1회 연소로 얻을 수 있는 힘이 크고 연비도 좋은 편이다. 또한 넓은 회전영역에서 고른 출력을 얻을 수 있고 부드럽게 회전하는 것이 특징. 다양한 환경에 어울릴 수 있어 메커니즘 면에서 가장 완성되었고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 엔진으로 쓰인다.
냉각방식에 따라
수랭식 거의 대부분의 엔진은 액체냉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수랭식 엔진은 과잉 열을 방출하기 위해 엔진의 블록과 헤드 속에 워터재킷을 만들고 그 속에서 가열된 냉각수를 라디에이터로 보내 냉각시킨 후 다시 엔진으로 보낸다. 바람으로 냉각하는 공랭식에 비해 냉각효율이 좋지만 무겁고 구조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더워진 냉각수를 실내 난방에도 활용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랭식 공랭식은 달릴 때 공기로 과열된 엔진을 식히는 방식이다. 수랭식 엔진에 비해 비용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소음이 크고 여름에 과열되기 쉽다. 폴크스바겐 비틀과 구형 포르쉐 911 및 일부 옛 모델에서 공랭식을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엔진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기 위해 엔진 블록에 금속 핀을 달고 있다.
밸브 구조에 따라
엔진은 혼합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흡입 밸브와 연소가스를 내보내는 데 쓰는 배기 밸브의 배열, 위치와 구조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SV 밸브가 실린더 옆에 나란히 달려 있는 사이드 밸브(side valve) 엔진은 엔진 본체의 높이를 낮출 수 있고 캠이 직접 밸브를 움직여 구조가 간단하다. 그러나 밸브가 피스톤과 평행하게 놓여 있기 때문에 연소실 모양이 평평하고, 배기가스가 연소실의 천장에 부딪치고 흩어지기 때문에 부드럽게 빠지지 않는다. 이런 결점과 함께 출력 면에서도 불리해 고효율·고성능을 추구하는 요즘의 차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OHV 오버헤드 밸브(overhead valve) 엔진. SV 엔진과는 달리 밸브가 실린더의 윗부분에 달려 있다. 실린더의 옆이나 밑에 있는 캠샤프트가 푸시로드를 밀어 올리면 로커암이 눌리면서 밸브가 열린다. 밸브가 연소실 윗부분에 있기 때문에 혼합기의 유입이나 배기가스의 배출이 부드럽게 이루어진다. 또 밸브의 배치나 연소실 모양도 자유스럽게 할 수 있어 SV 엔진보다 효율이 좋다. 하지만 기다란 푸시로드 등 밸브를 움직이는 부품이 많아 고회전 때 밸브를 정확하게 개폐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시보레 코베트의 V8 엔진은 아직도 OHV 구성을 고집하고 있다.
OHC 오버헤드 캠샤프트(overhead camshaft) 엔진. 캠샤프트를 실린더 헤드 부분에 얹었기 때문에 오버헤드라는 명칭이 생겼다. 캠이 직접 로커암을 움직이므로 OHV 엔진에서와 같은 고회전 때 부정확한 밸브 타이밍 등이 개선된다. 캠샤프트가 두 개인 DOHC 엔진과 구분해서 SOHC(single overhead camshaft)라고도 부른다. 2밸브 혹은 3밸브가 대부분이지만 혼다처럼 캠샤프트 하나로 4밸브를 구동하는 경우도 있다.
DOHC 흡기와 배기 밸브에서 2개의 캠샤프트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double overhead camshaft’의 약자. 밸브를 고회전에서도 정확하게 여닫고 밸브의 배치도 자유스러워 연소실을 효율 좋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밸브 수를 흡기축과 배기축에 각각 2개 이상으로 만들 수 있어 흡배기 효율향상을 통한 파워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고성능 경주차에서 많이 쓰다가 이제는 승용차에도 널리 쓰인다. 대부분 4밸브이고 드물지만 5밸브도 있다.
자동차 매니아라면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사람보다 자동차에 눈길을 더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들은 사람 얼굴 보듯 자동차를 구별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니아들이 자동차를 구별할 때, 사람 얼굴을 볼 때 와 같은 뇌 신경회로를 통한다는 것이다.
미국 네시빌대의 이사벨 가우티어와 콜라라도대의 팀 쿠란 연구팀은 자동차 애호가와 일반인이 반반으로 구성된 총 40명을 대상으로 여러 조건에서 자동차와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도록 했다. 이때 연구팀은 이들이 사용하는 뇌 부분의 전기생리학적 활성도를 조사했다.
지금까지의 통념 뒤집는 결과
먼저 자동차 애호가와 일반인에게 자동차의 일부분을 통해 차종을 구별하도록 했다. 그 결과, 매니아가 일반인보다 더 구별하기 어려워했다. 이는 매니아들이 사람 얼굴을 구별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전체 모습으로 식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또 자동차 매니아들은 사람 얼굴과 차의 일부분들이 섞여 있는 영상을 구별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신경신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교통혼잡 때문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는 뇌에 사람 얼굴만을 구별하는 전담부위가 있다고 생각해 왔던 지금까지의 학계 통설과 어긋난다.
연구팀은 자동차와 얼굴을 동시에 구별하도록 했을 때의 뇌 활동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매니아들은 차와 얼굴을 구별할 때 뇌의 활성도가 똑같이 나타났다. 자동차와 얼굴을 본 뒤 뇌 신호는 불과 0.2초 만에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자동차 매니아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차를 바라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초적인 인지과정이 나타난다고 결론내렸다.
가우티어는 “이번 실험은 자동차 매니아들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반응한 결과”라면서 “얼굴을 구별하는 신경회로 부분이 극단적으로 관심 있어 하는 대상을 구별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햇빛을 모아 수술용 레이저를 대체한다는 흥미로운 과학소식이 나왔다. 이는 마치 어린 시절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워본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요즘 병원에서 시술에 많이 쓰는 레이저는 미세한 조직을 자를 수 있는 데다 지혈 효과가 뛰어나고 세균 감염의 위험이 낮아 회복이 빠르다. 주름살 제거나 라식 수술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머리카락 10분의 1 굵기로 피부를 깎을 수 있다. 그러나 장비가 워낙 고가여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의학자들이 햇빛으로 레이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간단한 장치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햇빛이야 어디서나 얻을 수 있으므로 실용화된다면 고가의 레이저 장비 대신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제프리 고든 박사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초소형 햇빛 집광기는 지름 200mm, 초점거리 120mm의 접시형 거울을 핵심부품으로 쓴다. 태양에서 온 빛은 접시형 거울로 반사되어 지름 1mm인 광섬유를 따라 20m까지 전달된다. 이렇게 모은 빛은 일반 햇빛에 비해 1만 배나 세다.
연구팀은 닭의 간세포를 대상으로 이 성능을 시험했다. 이들은 집광기를 통과한 햇빛을 360초 동안 간세포에 가한 다음 조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빛의 세기가 2~6.5W에 달했고 약 1천mm²에 해당하는 조직세포가 손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레이저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지난 1월 살아 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수술에 성공했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커다란 거울로 햇빛을 모아 적 함대를 불태웠다고 한다. 현대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인체의 적을 향해 햇빛을 쏘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AT를 꿈꾼다
CVT
정해진 몇 개의 단수에 국한되지 않고 기어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CVT는
30년대 GM이 쌓은 기술적 토대에 네덜란드 반도른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과 같이 가동식 풀리와 금속 벨트를 쓰는 구조로 정착했다. 기본적으로 벨트 방식이기 때문에 고출력 엔진에 쓸 수 없지만 최근 아우디와 닛산이 각각 체인식과 트로이덜형을 선보여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연속 가변 트랜스미션’(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이라는 뜻의 CVT는 세미 AT와 함께 최근 자동차용 변속기로 주목받고 있다. 제한된 엔진 회전수와 출력, 토크 안에서 원하는 차의 속도와 운전 상황에 알맞은 엔진 회전수를 얻기 위해 개발된 것이 변속기. 기어비가 다양할수록 좀더 세밀한 제어가 가능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5단이 보편화되어 있고 6~7단도 서서히 보급되고 있지만 한 쌍의 맞물린 기어를 사용하는 수동 변속기(MT)나 플라내터리 기어를 쓰는 자동 변속기(AT)는 단수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무단 변속기(CVT). 일정 범위 안에서 기어비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CVT는 100년 이전에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요즘에야 기술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역사
변속 과정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자동 변속기다. 그 역사는 예상외로 길어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896년, 최초의 영국산 휘발유 자동차를 만들었던 란체스터 3형제 중 프레드릭 윌리엄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술자였다. 그는 복합 유성기어를 이용한 3단 AT를 개발해 ‘프리 셀렉터’라 이름 붙였다. 원하는 기어 단수를 선택한 뒤 클러치를 넣는 것만으로 변속 작업이 끝나는 새로운 메커니즘은 1900년 발표된 10마력형에 얹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동차 역사 초기에는 프리 셀렉터 외에도 수많은 방식의 자동변속 장치들이 개발되고 사라져갔다.
무단 변속기 역시 다양한 AT의 한 방식으로 등장했다. 마찰 드라이브식 무단 변속기가 첫선을 보인 것이 1900년. 미국의 루이즈사는 2개의 원판을 서로 직각으로 맞닿게 배치한 뒤 피구동 원판의 축을 좌우로 이동시킴으로써 구동 원판 중심까지의 거리 변화에 따라 기어비가 변하는 구조를 선보였다. 5년 뒤 미국 데비스 기어리스사에서도 비슷한 원리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실제 가장 성공을 거둔 것은 1910년 등장한 영국의 GWK였다. 하지만 이 방식은 두 원판 사이의 작은 접촉면만으로 동력을 전하기 때문에 대형차에 쓰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한편 19세기 후반 증기 터빈이 보급되고 선박용 엔진으로 일반화되면서 고속으로 회전하는 터빈의 감속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고 그 해결법으로 모터를 조합한 무단 변속기가 개발되었다. 이 새로운 메커니즘은 1914년 미국 오웬 마그네틱사(후에 크라운 마그네틱)에 의해 자동차에 최초로 얹혀 ‘1천단 변속 자동차’라는 광고문구를 달고 선보였지만 너무 비싼 데다 무거워 판매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금과 같은 벨트 구동식 CVT가 등장한 것은 1930년대의 일이다. 당시 GM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AT(하이드라매틱)와 CVT 연구를 병행하고 있었다. 개발팀의 L.E. 페린은 V 단면 벨트와 풀리를 조합한 CVT로 1933년 특허를 얻었고 44년까지 의욕적으로 연구를 이어갔지만 하이드라매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기술은 사장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질 뻔했던 CVT는 네덜란드의 후벨타스 반도른(Hub van Doorne)에 의해 빛을 보게 된다. 독자적으로 연구를 계속한 결과 1958년 네덜란드 DAF 자동차에 ‘바리오매틱’이라는 이름으로 얹는 데 성공했다. 바리오매틱은 리어 액슬에 풀리 2개를 설치하고 2개의 벨트로 동력을 전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너무 무거운 데다 소형차에 쓰기에는 덩치가 크고 비쌌다. DAF가 볼보에 흡수된 뒤에도 반도른은 연구를 계속해 ‘트랜스매틱’이라는 이름으로 발전시켰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CVT용 금속 벨트는 모두 반도른사에서 생산되고 있을 만큼 절대적인 기술을 자랑한다
원리와 특징
자동차 초창기에 다양한 방식의 CVT가 연구되었지만 자동차용으로 정착된 것은 벨트식과 트로이덜(마찰식) 두 가지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은 바로 벨트식. 네덜란드 반도른에 의해 발전된 벨트식 CVT는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소형차에 제격이다. 기본 구조는 풀리 2개(입력, 출력)와 이들을 연결하는 벨트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개의 풀리 사이에 벨트를 걸어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어비를 조절한다. 차체가 가벼운 모터사이클에서는 안에 섬유가 들어 있는 고무벨트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가벼워도 500kg 이상 가는 자동차의 경우에는 튼튼한 스틸 벨트가 아니면 안 된다.
가동식 풀리는 양쪽면 사이의 거리를 유압으로 조절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양쪽을 좁히면 벨트가 풀리 바깥쪽에 걸리기 때문에 풀리 직경을 키우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양쪽 사이를 띄우면 벨트가 안쪽으로 걸려 마치 풀리 직경이 작아지는 것과 비슷해진다. 입력과 출력측 풀리를 서로 반대로 제어하면 벨트가 걸리는 모양이 달라지면서 기어비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벨트를 입력 풀리 바깥쪽에 걸면 큰 감속비로 로기어가 되고 안쪽으로 걸면 반대로 오버드라이브가 된다.
CVT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운 변속감과 연비 향상이다. 변속감이 부드러운 것은 클러치 작동 없이 연속적으로 기어비를 변화시키기 때문. 클러치는 출발 때만 쓴다. 한편 CVT 자체는 일반적인 MT와 AT에 비해 전달효율이 나쁘지만 기어비를 광범위하게 정밀제어할 수 있어 연비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변속기가 5단 이상이지만 차의 속도와 부하, 액셀 조작에 따라 엔진 회전수에 최소한의 변화가 따른다. 하지만 CVT는 기어비 제어가 세밀한 만큼 차의 상태에 가장 적절한 엔진 회전수를 유지한다. 차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엔진 회전수를 바꾸거나 반대로 엔진을 최적의 회전수에 고정한 채로 차 속도만 바꿀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 ‘무단 변속기’라는 명칭을 쓰기는 하지만 CVT에 단수 구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속 벨트는 항상 인장력에 견디면서 회전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기어비를 미리 정해놓고 제어한다. 다만 일반 MT나 AT에 비해 단수가 훨씬 많아 ‘무단’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스틸 벨트는 현재 세계적으로 반도른에서만 생산되고, 풀리 면과의 접촉면적을 최대한 키우기 위해 삼각형 형태의 금속조각(코마)을 끼워 금속 파이프 같은 모양으로 만든다. 하지만 벨트는 기본적으로 견딜 수 있는 토크에 한계가 있어 주로 2.0X 이하의 소형차에 쓰인다. 풀리에 둥글게 걸쳐야 하는 벨트는 유연성과 인장 강도, 내구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에 두껍게 만들 수가 없다. 아우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벨트 대신 폭이 넓은 금속 체인을 사용한 ‘멀티트로닉’을 개발한 A4에 얹었다. 체인은 벨트에 비해 큰 힘에 견딜 수 있어 중형차 이상에 어울리지만 소음이 큰 것이 단점.
요즘 눈길을 끄는 또 한가지 변속기가 바로 닛산 ‘엑스트로이드 CVT’다. 닛산과 자트코가 함께 개발한 트로이덜(troidal) 구조로 고출력 엔진에 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마주보고 있는 2개의 마찰판 사이에 회전 디스크(파워 롤러)를 배치하고 그 회전축 각도에 따라 기어비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금속끼리 직접 마찰하면 발열과 내구성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약간의 틈을 두었다. 동력전달의 비밀은 윤활유 속에 든 작은 입자 알갱이에 숨어 있다. 윤활유와 함께 디스크의 작은 틈에 낀 입자가 순간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면서 빠져 나오는 원리. 세드릭/글로리아 3.0X 엔진(280마력)에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다.
희망으로 가득한 미완의 대기
기술적 노하우가 많은 MT나 AT에 비해 CVT는 아직 개발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분야. 90년대 몇몇 일본 소형차를 중심으로 쓰였지만 성능 면에서 문제가 많아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것은 CVT 자체의 기술적 문제와 함께 생소한 운전감각도 크게 작용했다. 당시의 CVT 모델은 액셀을 밟으면 가속은 거의 안 되면서 엔진 rpm만 치솟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반대로 엔진 회전수는 거의 변하지 않고 속도만 올라가는 경우에도 가속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는 전기차를 모는 것처럼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CVT는 하드웨어적으로는 물론 제어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국내에는 현대 EF 쏘나타와 기아 리갈, GM대우 마티즈Ⅱ에 CVT가 준비되어 있고 수입차 중에서는 미니 쿠퍼와 아우디 A4가 눈에 띈다. 이 중에서 미니 CVT와 A4의 멀티트로닉을 테스트해 보았다. 미니의 경우 시프트는 P-R-N-D 순서로 D에서 오른쪽으로 옮긴 뒤 밀고 당겨 시퀀셜 변속하는 방식. 기어비는 1.95~1.05 사이에서 제어된다. 미니 쿠퍼가 날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여기에 얹은 벨트식 CVT는 소형차라는 태생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비교적 짧게 변속을 이어가야 하는 저단에서는 너무 긴 변속시간 때문에 마음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단수가 높아질수록 이런 느낌은 줄어들고 탄탄한 주행성능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한편 아우디 A4 카브리올레를 통해 확인한 멀티트로닉 CVT의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시프트레버나 게이트 디자인은 팁트로닉에 다름 아니지만 보네트 안에는 체인식 CVT가 세로로 배치되어 있다. 큰 토크에 견디기 위해 개발된 체인식답게 V6 2.4X 엔진의 170마력 파워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한다. D 모드(2.70~0.43)에서는 변속감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끄럽고 6단으로 제어되는 수동 모드 역시 재빠르다. 액셀 페달을 꾹 밟으면 엔진 rpm과 함께 속도가 꾸준히 오르기 때문에 감각적으로도 지금까지의 AT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엔진 rpm만 널을 뛰던 예전 CVT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무실과 쉼터 역할 모두 해내는
첨단 뒷좌석의 현주소
자동차의 실내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업무공간이 되기도 하고 주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레저의 동반자 구실도 톡톡히 한다. 최근 선보인 차 가운데에는 항공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은 편안한 시트와 각종 편의장비를 자랑하는 차들이 많다. 냉온장고를 비롯해 TV나 비디오게임, DVD, AV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차도 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예전 자동차가 귀했던 시절에는 차값이 집값에 맞먹었기 때문에 재산으로서 큰 가치를 지녔다. 부동산 값이 차값을 훌쩍 뛰어 넘어버린 지금에도 사람들은 차를 ‘재산목록 2호’로 꼽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차는 이제 재산으로서의 가치보다 친근한 삶의 동반자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교통체증이 빈번해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것도 모자라 주말 나들이 때도 늘 함께 하다보니 자동차의 실내공간은 집과 사무실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항공기 일등석 시트 갖춘 쇼퍼 드리븐카
레저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늘어나
20세기 초 자동차는 마차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름난 자동차회사들이 엔진과 구동계통을 만들면 고객은 마차를 주문할 때 그랬듯이 코치 빌더에게 보디제작을 맡겨 자신이 탈 차를 완성했다. 그러니 같은 엠블럼을 달고 나온 차라고 하더라도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당시에는 운전석과 승객석이 구분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었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전사는 비바람을 맞아가며 운전해야 했다.
그러나 포드 모델 T 이후 자동차 대중화의 불씨가 당겨지면서 차를 직접 운전하는 오너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회사들은 승객석은 물론 운전석까지 모두 신경 써서 만들어야 했고, 이후 자동차의 앞좌석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운전자를 위한 편의·안전장비가 많이 개발되었고, 그 결과 대시보드 주변을 포함한 운전공간은 자동차의 이미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다.
운전석만큼은 아니지만 뒷좌석도 꾸준히 바뀌고 개선되어 왔다. 10∼20년 전까지만 해도 뒷좌석 승객이 누릴 수 있는 편의장비는 오디오와 센터 암레스트, 시거잭, 재떨이, 실내조명, 파워 윈도, 선루프 등 몇 가지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차의 전자제품화’ 추세에 맞춰 뒷좌석도 놀랄 만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쇼퍼 드리븐카의 뒷좌석은 이제 ‘움직이는 휴게실’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거주성과 안락감이 강조되고 있다. 넓은 실내공간은 물론이고 뒷좌석 전용 에어컨이나 열선이 들어간 전동식 시트, 화장거울과 독서등, 햇빛과 자외선을 막아주는 블라인드와 솔라컨트롤글라스 등 편의장비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항공기 일등석 시트를 응용한 분리형 뒷좌석을 얹는 최고급차도 있고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이 더해지면서 안전성도 크게 높아졌다. 심한 교통체증으로 자동차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자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오디오나 비디오 시스템의 개발도 많이 이루어졌고 이동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카폰과 팩스 등도 보급되었다. 물론 최근에는 핸드폰이 카폰을 대신하고 있고 팩스 대신 컴퓨터가 실내 한구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한편 사람들의 레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TV나 비디오, 오락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제품들이 자동차에 얹히면서 이제 집에서나 가능했던 여가생활을 차 안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보급에는 미니밴과 SUV의 역할이 컸다. 즉 80년대 레저카 붐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었던 미니밴과 SUV들이 넉넉한 실내공간에다 TV와 비디오 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 등을 얹었다. 이후 브라운관을 LCD가 대체하고 각종 전자제품들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승용차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오디오의 성능도 CD 플레이어를 거쳐 지금의 AV시스템으로 눈부시게 발전했고, 내비게이션과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나오면서 자동차의 실내는 다시 한번 변화를 맞고 있다.
사람들의 체구가 커지는 것을 감안해 실내공간을 늘리다보니 지붕을 높인 원박스 스타일의 차가 늘어난 것도 요즘의 추세다. 가족수가 예전에 비해 줄면서 이제 뒷좌석에 2명만 앉을 수 있는 분리형 시트는 최고급차가 아닌 보통차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미니밴과 SUV의 영향을 받아 뒷좌석 시트를 3개로 분리해 실내공간 활용도를 높인 차들도 늘어났다.
앞으로도 자동차의 뒷좌석은 기술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점점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기능을 지닌 공간으로 바뀌어 가게 될 것이다. 교통체증이 심해지면 차에서 보내는 시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운전자와 승객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는 장비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앰비언트(ambient) 조명이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아로마 테크닉(aroma technic) 등이 그 예로, 승객들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해 심리 상태까지 조절해주는 차가 등장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세계의 고급차들을 중심으로 첨단 뒷좌석 시스템의 현재를 점검해본다.
오펠 시그넘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첫선을 보인 시그넘은 오펠의 인기 중형차 벡트라를 바탕으로 길이와 휠베이스를 각각 40, 130mm씩 늘여 실내공간을 넓힌 고급 해치백이다. 최고급차가 아니면서도 항공기 일등석 수준의 안락함을 목표로 개발된 분리형 뒷좌석을 얹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쿠션을 130mm까지 슬라이딩하고 등받이 각도도 30°까지 조절할 수 있어 최대 985mm의 넓은 레그룸을 만들 수 있다. 뒷좌석 암레스트에 자리한 ‘트래블 어시스턴트’ 콘솔은 폴딩 테이블과 간이 냉장고, 컵홀더, 오디오 조절 시스템 등의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르노 벨사티스
사프라노의 뒤를 잇는 벨사티스는 르노가 제안한 새로운 스타일의 고급차로, 파트릭 르쿼망이 이끌고 있는 르노 디자인팀의 ‘원박스’ 개념에 충실한 차다. 벨사티스의 독특한 스타일은 아방타임이나 세닉 등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고급차로는 보기 드문 원박스 스타일을 지닌 벨사티스는 키가 1천577mm로 비슷한 급의 고급차보다 130mm 크고 시트 높이도 100mm 높아 헤드룸이 넉넉하고 승하차가 편하다. 나무와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단장된 실내에는 6.5인치 스크린과 DVD 플레이어 등이 마련되어 있어 영화와 TV 등을 즐길 수 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럭셔리 SUV답게 실내가 고급 가죽과 나무무늬로 마감되어있다. 특히 레인지로버의 최고급 모델인 오토바이오그래피는 수공으로 작업한 15가지 색상의 가죽시트와 첨단 모빌 시어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만카돈제 오디오를 기반으로 꾸민 오토바이오그래피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14개의 스피커와 레인지로버의 실내에 맞춰 특별히 튜닝한 서브우퍼, 6매 CD체인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TV와 DVD는 앞시트 등받이 뒤에 달린 두 개의 8.5인치 모니터를 통해 감상할 수 있고, 각각의 모니터를 따로 작동할 수 있어 한 사람은 DVD, 다른 사람은 TV를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벤츠 S클래스 & M클래스
벤츠 S클래스는 마이바흐가 등장하기 전까지 정상급 럭셔리카로 대접받으면서 기업체 CEO나 각국의 고위 관료들로부터 인기를 모은 차다. 그러나 뒷좌석은 놀랄 정도로 수수한(?) 편. S클래스의 최고급 모델인 S600을 살펴보면, 옆창의 블라인드나 지붕에 수납되는 거울, 전동으로 조절되는 히팅 시트, 앞좌석 암레스트에 자리한 송풍구와 뒷좌석 전용 TV 정도가 편의장비의 전부다.
그러나 벤츠는 지난해부터 MBDS, 젠트로, 지멘스, 선 마이크로시스템, T-모빌 등과 손잡고 S클래스에 얹을 텔레매틱스의 일종인 UMTS 서비스를 테스트중이다. 테스트카는 S400 CDI로, 컴퓨터와 앞좌석 등받이에 달린 두 개의 15인치 TFT 모니터, 무선 키보드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벤츠의 UMTS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실내에서 웹서핑은 물론 주식거래나 게임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한편 벤츠 M클래스에는 뒷좌석 시트 아래에 비디오와 DVD플레이어를 수납하고 지붕에 모니터를 매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다.
BMW L7 &760Li 요트라인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선보인 BMW 760Li 요트라인(아래 사진)은 양산차가 아니라 기함 760Li를 바탕으로 실내를 더욱 화려하게 다듬은 컨셉트카다. 760Li 요트라인에 쓰인 대부분의 장비가 올해 안에 760Li의 옵션으로 더해질 예정이다.
BMW M에서 제작한 760Li 요트라인의 화려한 실내는 고급 요트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화려한 줄무늬가 들어간 무늬목이 인상적이다. 앞좌석 등받이 뒤에 자리한 6.5인치 LCD 모니터와 DVD 플레이어로 다양한 미디어를 즐길 수 있고 접이식 테이블과 냉장고를 마련해 리무진 부럽지 않은 실내공간을 연출한다.
구형 7시리즈를 바탕으로 97년에 선보인 L7은 최근에 나온 BMW 자동차 가운데 가장 화려한 모델이다. 특히 각종 첨단 오토모빌 시스템을 얹고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격벽을 단 파티션 모델(위 사진)은 첨단 기능을 갖춘 완벽에 가까운 리무진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우디 A8L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에서 첫선을 보인 아우디 A8은 아우디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ASF)과 에어 서스펜션, 콰트로 시스템 등으로 무장하고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와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엔진은 V8 3.7X 280마력과 V8 4.2X 335마력 두 가지이고 트랜스미션은 6단 팁트로닉 한 가지다. 여기에 V6와 W12 엔진이 곧 추가될 예정이다.
롱 휠베이스 버전(L)은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선보였다. 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기본형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130mm 늘려 차체 길이가 5천181mm에 달하지만 ASF 덕분에 무게는 55kg밖에 늘지 않았다. 3천74mm에 이르는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은 여유가 넘친다. 레그룸은 앞좌석을 최대한 뒤로 민 상태에서도 1천75mm에 이르고 어깨와 팔꿈치 등 허리 위 공간도 각각 7, 5mm 넓어졌다. 뒷좌석과 앞좌석 4곳의 온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는 포존 전자동 에어컨이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다.
신형 A8L은 W12 모델을 통해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형 A8L 6.0 콰트로(사진)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살펴보면 신형 A8L에 쓰일 시스템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다. A8L 6.0 콰트로는 신형 A8L과 마찬가지로 긴 휠베이스 덕에 넉넉한 실내공간을 지녔고 암레스트에 팩스, 앞좌석 헤드레스트 속에 AV 모니터를 마련해 놓았다. 자동으로 접히는 시트백 테이블도 갖추었다.
폭스바겐 페이튼
페이튼은 대중차를 주로 만들던 폭스바겐이 지난해 3월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선보인 대형 럭셔리 세단이다. 실내는 가죽과 무늬목, 크롬 몰딩으로 화려하게 꾸몄고 앞뒤 네 좌석의 온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는 ‘4코너 클리마트로닉’ 공조 시스템을 갖추었다.
각종 편의장비로 무장하고 있는 페이튼의 실내는 처음부터 넉넉하게 설계되어 안락성이 뛰어나고 특히 뒷좌석 무릎공간과 앞좌석 어깨공간은 동급 최고수준이다. 뒷좌석은 3인승과 2인승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2인승 시트는 10가지 방향 조절과 메모리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에 16: 9 비율의 뒷좌석 전용 7인치 컬러 모니터가 달렸다. 이 모니터를 통해 오디오와 TV, 내비게이션, 온보드 컴퓨터, 전화 등 다양한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손쉽게 조종하며 즐길 수 있다.
재규어 XJ8 반덴 플라스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에서 데뷔한 신형 재규어 XJ는 구형에 비해 높이가 특히 커지면서 XJ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좁은 헤드룸 문제가 해결되었다. 재규어의 고급 버전인 반덴 플라스(Vanden Plas)는 4명의 승객이 각자 온도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과 12개의 스피커를 갖춘 320W급 알파인 오디오를 기본으로 갖추었다. 여기에다 2천650달러(북미 기준)를 더하면 TV, DV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패키지를 달 수 있다.
멀티미디어 패키지를 선택하면 CD체인저와 DVD 플레이어가 트렁크 안에, 두 개의 6.5인치 스크린이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에 달린다. 뒷좌석 암레스트에는 캠코더나 MP3을 연결할 수 있는 스위치팩,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각자 음악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헤드폰이 마련된다. 한편, 북미 수출용 반덴 플라스와 같은 급으로 유럽에서 팔리는 XJ8 SE는 북미와 달리 유럽 기반의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수 있다
마이바흐 57/62
지난해 제네바 오토살롱과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각각 데뷔한 마이바흐 57과 62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들어낸 최고급 럭셔리카다. 마이바흐는 S클래스와 달리 개발 단계에서부터 자동차에 가능한 한 모든 호화로운 장비를 얹었고, 그 결과 마이바흐의 실내는 세계 최고의 첨단 공간으로 탄생했다.
항공기 일등석 이상으로 안락한 분리형 뒷좌석은 등받이를 눕히고 허벅지 아랫부분을 위로 올려 침대처럼 만들 수 있고, 시트 옆에는 접었다 펼칠 수 있는 간이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에서 바꿔 끼울 수 있는 6CD 체인저, 600W 고출력 오디오가 기본장비이고 운전석과 조수석 뒷면에 자리한 커다란 LCD 모니터를 통해 TV와 DVD도 감상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와 비디오 게임기, 캠코더 등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잭도 준비되어 있다.
채광이 좋도록 뒷좌석 위 지붕을 색깔을 조절할 수 있는 파노라마 루프로 덮었고 실내에는 와인과 와인잔 전용 홀더를 비롯한 다양한 수납공간이 있다. 업무에 쫓기는 바쁜 CEO들을 위해 위성전화와 무선 인터넷이 되는 랩탑 컴퓨터, 팩시밀리 등을 갖춰 움직이는 사무실로도 손색없다. 특히 마이바흐62에는 뒷도어 전용 전동식 닫힘장치가 기본으로 마련되었고, 앞뒤 좌석 사이에 설치하는 격벽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롤스로이스 팬텀
BMW의 품 안에서 개발되어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롤스로이스 팬텀은 뒷도어가 뒤로 젖혀져 뒷좌석 승객이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시트는 최고급 거실용 소파만큼 넓고 안락하고, 암레스트 외에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아 조금 밋밋한 인상을 주는 벤치 타입과 분리형 뒷좌석 두 개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두 가지 타입의 뒷좌석 모두 전동 버튼으로 편안한 시트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
센터콘솔에는 냉장고가 있고, DVD 플레이어와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에 달린 6.5인치 모니터로 극장을 찾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시트 아래쪽에 6매 DVD 체인저와 헤드폰 소켓이 달렸고 각 좌석별 헤드폰도 갖추었다.
현대 에쿠스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8기통 엔진을 얹고 나와 화제를 모았던 에쿠스는 기본형 외에 휠베이스를 늘여 만든 리무진 모델을 갖추고 있다. 엔진은 V6 3.0X, V6 3.5X, V8 4.5X 3가지. 히팅 기능이 있는 가죽시트, 암레스트 속에 자리한 오디오 리모컨, 뒷좌석 전용 에어컨 및 냉장고, 뒷좌석용 화장거울과 독서등, 전동식 뒤창 블라인드 및 수동식 옆창 블라인드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자랑한다. 특히 완벽한 쇼퍼 드리븐카를 지향하는 에쿠스 리무진은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닮은 독립식 시트를 옵션으로 마련해놓았다. 이 시트는 안마기능은 물론 전동식으로 앞 시트를 젖혀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이밖에도 뒷좌석용 7인치 액정 모니터와 VCD 체인저, JBL 앰프 및 12개의 스피커를 갖춰 달리는 영화관 못지않다.
기아 오피러스
기아가 야심만만하게 개발한 오피러스는 직접 운전대를 잡는 오너용이나 뒷좌석에 앉는 쇼퍼 드리븐용 모두 소화해낼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그 때문에 뒷좌석에서 즐길 수 있는 AV시스템이나 편의장비가 풍부한 편이다.
뒷좌석 암레스트에는 AV 시스템과 뒷좌석 에어컨, 전동시트와 열선을 조작할 수 있는 스위치들이 자리하고 있고 윈도와 뒷유리를 가리는 커튼도 마련되었다. 앞좌석 센터콘솔 윗부분에 뒷좌석용 7인치 모니터를 달았고 그 아래에 송풍구와 비디오 전용 잭을 마련했다. JBL 6채널 파워앰프에 9개의 스피커를 연결한 AV 시스템은 풍부하고 섬새한 소리를 뽑아낸다
환경친화적인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카에 주목하라
제60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환경친화적인 미래형 연료차와 저공해 디젤 엔진이 많이 출품되었다. 디젤 엔진은 좋은 연비에 휘발유 엔진 못지 않은 파워를 겸비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동 7단 기어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다이하쓰의 2기통 디젤 엔진 등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자동차 메이커간의 신기술 경연무대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미래형 연료차와 저공해 디젤 엔진이 많이 출품되어 ‘환경친화’를 앞세우는 추세를 반영했다. 디젤 엔진은 연비가 좋고, 휘발유 엔진 못지 않은 파워를 겸비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진동을 줄이고 연비를 개선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동 7단 기어, 모터와 엔진이 별도로 구동되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뛰어난 연비의 다이하쓰 2기통 디젤 엔진 등이 주목받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천연가스차, 7G-트로닉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신기술을 쏟아냈던 벤츠는 이번에 휘발유와 천연가스를 함께 연료로 쓰는 E200NGT와 자동 7단 기어 등을 선보였다. NGT는 ‘Natural Gas Technology’의 약자로, E200NGT는 1.8X 수퍼차저 엔진을 기본으로 개발되었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두 연료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최고출력 163마력과 최고시속 227km는 휘발유차와 같고, 0→시속 100km 가속은 휘발유가 10.7초, 천연가스가 10.8초로 거의 비슷하다. 연비는 휘발유 엔진이 X당 11km, 천연가스 엔진이 kg(=X)당 16.7km로 천연가스가 우수하다. 천연가스는 18kg까지 저장할 수 있다.
한편 CDI 엔진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여온 벤츠는 디젤 엔진 필터도 전시했다. 배기관에 설치된 산화촉매제 앞뒤로 온도 센서와 압력감지 센서를 두어 속도와 외부온도에 따라 더욱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자동 7단 기어도 눈길을 끌었다. 벤츠의 컨셉트카인 비전 CLS를 통해 처음 공개된 자동 7단 기어는 고출력 엔진에서 각 기어단수가 담당해야 할 부담을 줄여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연비를 개선(100km 주행 때 연료소모 0.6X 감소)하는 효과를 얻는다. 또한 급가속이 필요할 때 킥다운을 시도하면 2단 아래로 시프트 다운되어 더욱 빠른 가속력을 보여준다. 승용차용 자동 7단 기어 ‘7G-트로닉’은 올해 가을부터 CL과 SL, S, E클래스의 V8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다.
BMW-V12 수소 엔진
많은 메이커들은 연료전지를 이용한 차를 개발하고 있으나 BMW만은 유독 수소연료를 이용한 엔진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모터를 이용하므로 전기차처럼 주행감각이나 파워에 한계가 있지만, 수소 엔진은 가스차와 비슷해 휘발유차와 느낌이 비슷하고, 휘발유/수소 겸용으로 만들면 어느 한 연료가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BMW는 구형 7시리즈에 V12 5.0X 엔진을 얹은 750hL에 이어 2001년에 V8 4.4X 엔진을 얹은 745h의 개발을 끝냈다. 올해에는 V12 6.0X 231마력 엔진을 선보여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엔진은 2천rpm에서 34.7kg·m의 최대토크를 내 저속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현재 수소 연료를 공급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BMW는 수소 연료 보급시설이 구축되면 수소 한 가지만으로 달릴 수 있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BMW는 이밖에도 차체 앞뒤에 달린 카메라로 주행과 주차를 돕는 장비, 달리는 차끼리 네트워킹을 통해 도로정보나 사고상황 등의 정보를 주고받는 커넥티브 드라이브,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PIM(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등 첨단장비를 선보였다. PIM을 갖추면 PC와 핸드폰, PDA, 그리고 차 안의 정보를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 더욱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오펠-저공해 디젤 엔진
아스트라와 벡트라 왜건 등의 새 모델을 내놓은 오펠은 새로운 디젤 엔진도 함께 선보였다. 새 엔진은 1천600바 압력의 최신 커먼레일 시스템을 달아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연비를 개선했다. 경제성과 파워를 겸비한 1.3X, 1.9X, 3.0X CDTI 엔진은 오펠이 개발한 디젤 입자필터(DPF, Diesel Particulate Filter)를 달아 첨가제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DPF 필터는 실리콘 카바이드에 세라믹을 넣은 벌집 구조로 되어 있어 산화촉매제와 함께 탄화수소(HC)와 일산화탄소(CO) 등의 유해성분을 철저히 걸러낸다. 오펠의 새 디젤 엔진은 2006년부터 시행되는 유로-4기준에 맞춰 설계되어 현재의 엔진보다 질소산화물을 절반 이하로 배출한다
오펠 아스트라에 옵션으로 마련된 ‘IDS(Interactive Driving System) 플러스’ 서스펜션은 새로 개발한 가변댐핑컨트롤(CDC)을 달아 주행안전성을 높였다. 이 장비는 앞 스트럿, 뒤 토션빔 액슬 타입 서스펜션에 도로조건과 운전습관까지 감지하는 센서를 달아 최적의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운전자가 스포츠모드를 고르면 빠른 속도의 핸들링에 걸맞게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된다. 여기에 오펠이 개발한 주행안정장치 TSP(Trailer Stability Program)도 서스펜션을 뒷받침한다. CDC는 폭스바겐 투아렉처럼 럭셔리 SUV나 최고급 승용차에만 달리던 장비인데 동급 처음으로 아스트라에 쓰였다.
도요타-모터와 엔진이 별도로 구동되는 4WD
도요타가 내놓은 CS&S(Compact Sports&Speciality)는 환경친화성과 고성능을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하이브리드 카와 차별화된다. 전후 대칭형 스타일이 돋보이는 2+2 로드스터 CS&S는 언뜻 보면 2인승처럼 보이지만 리어 캐노피를 없애면 2개의 보조좌석이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다. 이는 보조좌석이 필요 없을 때 캐노피를 닫아 공기저항을 줄이도록 한 것이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3천940×1천800×1천120mm이고, 휠베이스는 2천550mm다.
구동계는 전자식 모터를 이용해 앞바퀴를 굴리고, 미드십에 얹은 1.5X 휘발유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2원 체제. 보통 때는 전기로만 달리고 강력한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경제성과 고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 0→시속 100km 가속 8.6초의 순발력을 자랑하고, 최고시속은 205km에 이른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카가 0→시속 100km 가속 때 10초 이상 걸리는 것에 비하면 CS&S의 가속력은 놀랍다. 지금까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모터가 보조적인 수단에 머물렀지만 이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모터가 주로 쓰여 배기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km당 98g다.
미쓰비시-오토매틱 스톱-스타트 시스템
미쓰비시가 차세대 소형차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컨셉트카 아이(i)는 연비를 높이는 오토매틱 스톱-스타트(ASS)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3천516×1천505×1천514mm로 국산 경차와 비슷한 크기지만, 4인승에 엔진을 뒷좌석 바로 뒤에 놓는 독특한 구조를 택했다. 엔진이 뒤에 있지만 대신 앞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 시야와 실내공간을 넓혔다. 직렬 3기통 1.0X 68마력 엔진은 가변흡기시스템인 듀얼 VVT를 갖추었고, ASS 시스템으로 26.3km/X 의 뛰어난 연비를 나타낸다. ASS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하고 액셀 페달을 밟으면 다시 가동되어 연료를 절약하는 메커니즘이다. 미쓰비시는 지난 99년 ASG(Automatic Stop & Go) 기술을 선보였는데, ASS는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올 여름 독일자동차연맹이 실시한 테스트에서 연비와 배출가스 모두 최고등급을 받은 미쓰비시 아이는 2005년 양산될 예정이다.
다이하쓰-2기통 디젤 엔진
다이하쓰 아이(ai)는 차체 길이 2천650mm로, 2인승 스마트(2천500mm)와 비슷한 4인승 미니카다. 벤치 타입의 뒷좌석과 조수석은 완전히 접어 짐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는 모두 4가지의 엔진이 있는데, 이 중 눈여겨볼 것은 경제성 높은 ‘토파즈2CDDI’ 2기통 디젤 엔진이다. 토파즈(TOPAZ)는 ‘TOP from A to Z’의 줄임 말로, 파워와 경제성 등을 두루 갖춘 동급 최고의 엔진을 의미한다.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춘 배기량 660cc의 2CDDI 엔진은 자동 3단 기어를 달고 앞바퀴를 굴린다. 작은 배기량에서 52마력의 높은 출력을 내는 비밀은 흡배기 시스템에 있다. 저속에서는 수퍼차저가, 고속에서는 터보차저가 최적의 흡기상태를 만들어주므로 연료의 낭비 없이 높은 폭발력을 얻을 수 있다. 최대토크는 4천800rpm에서 5.8kg·m를 낸다. 42km/X 의 연비를 자랑하는 2CDDI 엔진은 앞으로 개발될 시티커뮤터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흡배기 밸브 시스템(Ⅰ)
왕복형과 로터리 엔진은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4행정을 거친다. 사용된 연소가스는 밖으로 내버리고 연소시킬 혼합가스를 받아들이는 장치가 밸브 시스템이다.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에 의한 피스톤의 왕복운동과 밸브의 열고 닫는 것은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요즘에는 캠샤프트와 크랭크샤프트를 벨트나 체인으로 연결한다. 캠샤프트가 회전하면서 밸브를 밀 때 열리고, 그렇지 않은 때는 밸브 스프링의 힘에 의해 닫힌다
엔진의 힘은 연료를 공기 속에서 태워 얻는다. 연료와 공기 혼합가스의 폭발력으로부터 동력을 만들므로 엔진 힘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폭발력을 높이는 것이 근본 과제다. 엔진 속에서 혼합가스가 폭발하는 곳을 연소실이라 한다. 폭발과 연소는 산소와의 결합 속도에 의한 구분이다. 갑작스런, 그리고 급격한 연소를 폭발이라 한다. 실린더 속에서는 연료가 빠른 속도로 연소되므로 폭발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는 왕복형 엔진이 쓰인다. 피스톤이 연소가스의 폭발력을 받아 왕복운동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로터리처럼 피스톤이 없는 엔진도 있다. 로터리 엔진은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캠샤프트가 실린더 속에서 회전하면서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4행정을 거친다. 왕복형이건 로터리 엔진이건 4행정을 거치므로 오토 사이클(Otto cycle) 엔진이다. 가스가 폭발하면 부피가 늘어나므로 폭발행정이라는 말 대신 팽창행정이라 하기도 한다.
왕복형이건 로터리 엔진이건, 사용된 연소가스는 밖으로 내버리고 연소시킬 혼합가스를 받아들일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밸브 시스템이다. 신선한 가스가 필요할 때는 흡기밸브를 열고, 압축과 폭발행정에서는 밸브들을 닫아두며, 사용된 연소가스는 배기밸브를 통해 내보낸다. 이런 엔진의 밸브 시스템은 필요할 때 열고 다 쓴 후에는 잠그는 수도꼭지와 하수구에 비유될 수 있다. 흡기밸브가 수도꼭지라면 배기밸브는 하수도의 역할이다.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가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장치라면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꿀 필요가 있을 때에는 캠샤프트를 쓴다. 밸브에는 밸브 스프링(valve spring)이 달려 닫히는 방향으로 늘 힘을 받고 있다. 계란 모양의 캠샤프트가 회전하면서 밸브를 밀 때 열리고, 그렇지 않은 때는 밸브 스프링의 힘에 의해 닫힌다.
체인·벨트·모터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에 의한 피스톤의 왕복운동과 밸브의 여닫힘은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어느 엔진이든 캠샤프트와 크랭크샤프트의 운동을 조화시키기 위한 타이밍 장치를 가지고 있다. 과거 타이밍 장치는 캠샤프트와 크랭크샤프트를 기어로 연결했으나 요즘에는 대개 벨트나 체인을 쓴다. 앞으로는 캠샤프트와 크랭크샤프트를 기계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각 밸브를 전기장치로 제어하게 될 전망이다.
벨트나 체인을 걸 수 있도록 된 둥그런 판 모양을 스프로켓(sprocket) 혹은 풀리(pulley)라고 한다. 캠샤프트에 붙은 풀리는 캠 풀리, 크랭크샤프트에 붙은 풀리는 크랭크 풀리라고 한다.
피스톤은 왕복운동하면서 새 공기를 받아들이고(흡입), 압축해서(압축), 폭발시킨(팽창) 후 배기가스를 내보낸다(배기). 이렇게 한 사이클을 완성하는 동안 피스톤은 2번 왕복한다. 한 사이클 동안 흡기밸브는 흡입 때, 배기밸브는 배기 때 한 번씩만 열리고 닫히면 된다. 따라서 엔진의 한 사이클은 캠샤프트의 1회전에, 그리고 크랭크샤프트의 2회전에 해당한다. 이런 이유로, 크랭크샤프트가 2번 회전할 때 캠샤프트는 1번 회전하도록 서로 기계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런 회전속도 차이는 풀리의 크기에 의해 조절할 수 있다. 캠 풀리는 크랭크 풀리의 정확히 두 배 크기다
사실 벨트구동 방식보다는 체인구동 방식이 먼저 개발되었다. 충분한 강도와 내구성의 벨트가 개발되기 전에는 체인만이 기어를 대체할 수 있었다. 밸브타이밍 장치에 사용되는 체인은 흔히 보는 자동차용 체인에 비해 유다른 구조는 아니다. 끊어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강도를 높이고 2중으로 된 체인을 쓴다. 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금속이라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은 낡으면서 생기는 체인소음, 윤활이 필요해 엔진 깊숙이 달아 엔진구조가 복잡해진다는 점 등이다.
이런 체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벨트구동 방식이 개발되었다. 흔히 타이밍벨트(timing belt)라고 부르는 것이다. 강도와 내구성이 보강된 타이밍벨트는 현재 대부분의 엔진에서 체인을 대신하고 있다. 타이밍벨트는 고무인 것으로 보이지만, 속에 철심이 들어 있어 변형이 적다. 고무는 본래 기름에 약하다. 그래서 타이밍벨트는 엔진의 밖에 달고 커버를 씌워 이물질로부터 보호한다. 하지만 풀리에 접촉하는 고무재질은 마모되고 약해진다. 따라서 타이밍벨트는 정기적인 교환이 필요하다.
타이밍벨트의 단점은 순간적으로 강한 엔진 힘을 발휘하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약간의 변형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급가속, 강한 엔진브레이크, 그리고 엔진 회전수를 너무 낮게 해 엔진이 ‘덜덜덜’ 떨도록 하는 운전은 타이밍벨트에 피로가 쌓이게 한다. 출력이 큰 레이스 엔진의 타이밍벨트는 흔히 보는 승용차의 것보다 3배 이상 넓어 그 너비가 10cm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강한 엔진 힘에 견디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체인에 비해 벨트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음을 줄이는 등 단점을 보완하고, 정비 필요성이 없는 체인의 장점을 활용한 엔진이 아직 눈에 띄고 있다. 앞으로 전망은 밸브의 작동을 전기적인 장치로 대체하는 것이다. 엔진의 회전속도와 같은 엔진의 구동조건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밸브 개폐시기는 약간 다를 수 있다.
기어, 체인, 벨트에 의해 크랭크샤프트와 캠샤프트가 연결되면, 필요에 따라 밸브 개폐시기를 섬세하게 제어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위치를 센서로 파악하고 이에 따라 밸브를 모터로 제어한다면 엔진의 어떤 구동조건에든지 가장 적절한 밸브 타이밍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밸브 스프링
밸브는 캠샤프트에 의해 열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터로 밀어 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밸브를 닫기 위해서는 스프링이 필요하다. 밸브 스프링은 ‘밸브를 닫는 스프링’이란 단순한 뜻이다. 하지만 이 밸브 스프링에도 많은 노하우와 특허기술이 숨어있다.
6천rpm으로 회전하고 있는 엔진은 1회전할 때 걸리는 시간이 0.01초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 밸브가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0.005초. 밸브 스프링의 힘이 약하면 이 짧은 시간 내에 밸브를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 없다. 적절한 순간에 밸브가 닫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밸브가 움직이는 시간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밸브 스프링이 약해서는 좋은 엔진이 될 수 없다. 또한 밸브 스프링이 약하면 캠샤프트의 회전에 밸브가 신속히 뒤따라가지 못해, 밸브와 실린더 헤드 사이에 충격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밸브 스프링이 너무 강해도 좋지 않다. 밸브 스프링의 힘이 지나치게 세면 캠샤프트의 마모를 부추기고 밸브자체에도 피로가 쌓인다. 특히 주의할 것은, 스프링에는 고유진동이 있다는 것이다. 캠샤프트가 밸브를 눌러 연 후 스프링에 의해 닫힐 때 스프링은 진동하려는 성향이 남아 있다. 이 진동의 속도가 고유진동에 해당된다. 밸브가 움직이는 주기적 운동이 이 고유진동과 딱 맞아떨어진다면 스프링의 진동은 점점 커져 밸브가 닫혀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이른 바 밸브 서징(valve surging) 현상이다.
밸브 서징 현상을 줄이기 위해, 그리고 닫힌 상태에서 밸브에 지나친 힘이 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밸브 스프링은 점진적으로 감긴(progressively wound) 형태를 띠기도 한다. 흔히 프로그레시브 밸브 스프링(progressive valve spring)이라 한다. 가운데 부분은 성기게 감겨 강도가 세고, 양 끝 부분은 촘촘히 감겨 부드럽게 된다. 따라서 밸브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쉽게 움직이고, 밸브의 움직임이 큰 상태에서는 큰 복원력을 받게 한다. 하나의 밸브 스프링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밸브 스프링을 두 개 사용하기도 한다. 바깥 쪽 밸브 스프링 안쪽에 작은 스프링을 하나 더 두어 여러 가지 스프링의 탄성이 여러 가지 성질을 띠게 하는 것이다
흡배기 밸브 시스템(Ⅱ)
밸브의 구성은 엔진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린더당 밸브 수에 따라 2밸브, 3밸브, 4밸브 엔진 등으로 구분된다. 밸브의 위치가 바뀌면 작동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다. 요즘 엔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OHV, SOHC, DOHC 엔진은 실린더의 위쪽 끝부분에 연소실이 놓여있다. 연소실의 형상은 쐐기형, 반구형, 지붕형 등으로 나뉘고 이 가운데 지붕형이 가장 많다
세계 첫 엔진에서 현재의 전자제어식 첨단 엔진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엔진에는 많은 발전이 있어왔다. 이 중에서 구조상 가장 눈에 두드러진 발전을 꼽으라면 밸브와 캠샤프트의 위치가 바뀌어 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밸브와 캠샤프트 위치에 따른 발전
초기에는 실린더블록 옆에 밸브가 위치한 사이드 밸브(Side Valve; SV) 방식이 쓰였다. 그 후에는 실린더헤드 속에 밸브가 놓이는 오버헤드 밸브(OverHead Valve; OHV) 엔진이 선보였고, 캠샤프트까지 헤드 속에 놓이는 OHC(OverHead Camshaft) 엔진이 발전의 폭을 더했다.
하나의 실린더에 달리는 밸브의 개수가 늘어나면서 DOHC(Dual OverHead Camshaft)가 개발되었다. DOHC는 실린더헤드에 캠샤프트가 2개 들어있다는 말이다. DOHC와 구분하기 위해 실린더헤드에 캠샤프트가 하나 들어 있는 엔진을 SOHC(Single OverHead Camshaft)라고 부른다.
실린더에 공기를 받아들이고, 실린더로부터 연소가스를 내뿜는 밸브의 구성은 엔진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실린더당 밸브가 몇 개 사용되었는가에 따라 2밸브, 3밸브, 4밸브 엔진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OHC 엔진까지는 실린더마다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하나씩 있는 2밸브 엔진이다. 흡입효율을 늘이고 배기저항을 없애기 위해 4밸브 엔진이 나오면서 실린더헤드 속에는 흡기밸브와 배기밸브용의 캠샤프트를 별도로 둔 DOHC가 출현했다. 캠샤프트를 2개 가진 DOHC는 트윈캠(twin cam) 엔진으로도 불린다.
DOHC 엔진과 4밸브 엔진이 정확히 같은 의미을 갖는 것은 아니다. 4밸브 엔진의 초기에는 캠샤프트 하나로 4개의 밸브를 모두 움직이는 방식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4밸브면 DOHC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린더마다 3개의 밸브가 달린 3밸브 엔진은 흡기밸브가 2개, 배기밸브가 1개다. 2밸브 엔진에서 크게 손보지 않고도 흡입 효율을 높여 엔진 출력을 늘리는 것이다. 캠샤프트 하나로도 밸브 3개 정도는 움직이는데 부족함이 없어 3밸브 엔진은 SOHC 엔진의 구성을 가진다. 실린더당 4개의 밸브로도 성이 안차 밸브 하나를 더 만든 5밸브 엔진도 생겼다. 5개의 밸브는 DOHC에 의해 움직인다.
밸브 작동 방식에 따른 실린더 구조
밸브의 위치가 바뀌면 작동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다. 처음 만들어진 SV 엔진은 캠샤프트와 밸브가 모두 실린더블록에 들어 있었다. 크랭크샤프트와 캠샤프트는 2: 1 비례의 기어로 연결되었다. 캠샤프트와 밸브 사이의 리프터(lifter)가 밸브를 들어올리고 밸브 스프링이 밸브를 닫는다
밸브의 위치는 연소실의 형상을 결정한다. 그래서 실린더의 모양도 밸브 위치의 변화에 따라 발전해왔다. 실린더 옆에 밸브가 놓인 SV 엔진의 연소실은 피스톤과 밸브를 걸치는 널찍한 모양이 될 수밖에 없다. 실린더와 연소실을 합친 모양이 L자를 뒤집은 것과 비슷해 L-헤드 엔진이라 부른다.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실린더의 양쪽에 하나씩 있어 연소실이 실린더 양쪽으로 삐져 나오는 경우는 T-헤드라고 부른다. L-헤드와 T-헤드 엔진은 혼합가스를 흡입하는 경로가 많이 구부러져 흡입저항이 크다. 연소실이 옆으로 길쭉하게 생겨 폭발력의 일부는 쓸모 없이 낭비된다. 낭비되는 엔진의 폭발력은 엔진의 마모를 부추기는 쪽으로 작용했다.
SV 엔진에서 발전된 OHV 엔진에서는 밸브가 실린더헤드 속에 있고 캠샤프트가 실린더블록 속에 있다. 따라서 멀어진 캠샤프트와 밸브 사이의 거리를 푸시로드(push rod)라는 긴 막대로 연결한다. 그래서 OHV 엔진을 푸시로드 엔진이라고 하기도 한다. 캠샤프트가 푸시로드를 위로 밀어붙일 때 실린더 위의 밸브는 아래로 움직여야 한다. 이 동작을 연결하기 위해서 로커암(rocker arm)이 생겼다.
로커암은 푸시로드 엔진과 OHC 엔진 모두에 걸쳐 밸브를 여닫는 동작을 중개한다. 로커암은 캠샤프트가 직접 밸브를 여닫는 DOHC 엔진에서는 사라졌다. 모터드라이브 방식으로 밸브를 개폐하는 엔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나의 캠샤프트로 두 개의 밸브를 움직여야 하는 SOHC 엔진에서도 로커암이 즐겨 쓰인다.
DOHC 엔진에서는 각 흡배기 밸브의 위쪽에 캠샤프트가 있기 때문에 로커암은 필요 없다. 캠이 직접 밸브를 움직이므로 고회전으로 확실하게 흡배기 밸브를 작동할 수 있다. 캠샤프트와 밸브가 직접 맞닿는 간단한 구조 때문에 밸브의 간극을 조정하는 것이 어렵고, 밸브 장치의 잡음이 상대적으로 크다. DOHC가 SOHC보다 시끄러운 이유 중의 하나다.
밸브가 실린더헤드 속에 있다면 연소실이 실린더 바깥쪽으로 삐져나올 필요가 없다. 결국 실린더의 위쪽 끝부분에 연소실이 놓여 I자처럼 실린더가 형성된다. 그래서 I-헤드라고 한다. I-헤드는 OHV, SOHC, DOHC 등 요즈음 엔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밸브 위치에 따른 연소실의 변화
I-헤드와 L-헤드 사이의 어중간한 형태의 헤드도 있다. 흡배기 밸브 모두 실린더 헤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흡기밸브만 실린더헤드 속으로 올라앉은 형태다. 결과적으로 흡기밸브를 여닫기 위한 푸시로드도 남아 있고 배기밸브를 열기 위한 리프터도 있다. 이런 헤드를 F-헤드라고 한다. F-헤드 엔진은 흡입저항을 줄여 L-헤드나 T-헤드 엔진보다는 진일보한 것이지만 여전히 폭발력이 낭비되고 구조가 OHV 엔진보다도 복잡하다.
연소실은 피스톤이 상사점에 있을 때 피스톤과 실린더헤드에 의해 형성되는 공간이다. 밸브의 방향과 위치, 흡배기 장치는 연소실의 형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즈음 엔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헤드 엔진에서도 연소실의 형상에 따라 또다시 다양하게 분류된다. 연소실의 형상에 따라 출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연소실의 형상은 밸브의 위치와 개수가 주된 요소이다. 연소실 속에서 혼합가스의 흐름에 맴돌이를 만들어, 연료가스를 효율적으로 혼합시킴으로써 연료 효율을 높이고 희박한 연료를 효과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다. 연소실 내에 연료가스의 맴돌이를 만들기 위해 연소실의 형상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고려되었다. 연소실의 형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좁은 각도로 마주보도록 설계하기도 한다. 실린더당 밸브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연소실의 형상을 바꾸는 요소다. 연소실의 형상은 쐐기형, 반구형, 지붕형 등으로 나뉜다.
쐐기형은 흡배기 밸브를 직렬로 둔 SOHC, OHV의 엔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흡기밸브를 통해 들어온 혼합가스는 폭발행정에서 연소실을 한 바퀴 돌아 나란히 달린 배기밸브로 빠져나간다. 이 흐름을 카운터 플로(counter flow)라고 한다. 카운터 플로의 흡배기 장치는 실린더헤드의 한쪽에 흡기 매니폴드와 배기 매니폴드를 갖추고 있다. 실린더 내에서 연료가스의 흐름을 180도 바꾼다. 그래서 흡입저항이 커지므로 저회전형 엔진에 많이 쓰인다.
반구형의 연소실은 공을 절반으로 잘라 실린더에 덮어씌운 것과 같은 형상이다. 흡배기 밸브를 볼의 구면 양쪽에 마주보는 방향으로 둔 것으로, 크로스 플로(cross flow)방식의 전형이다. 반구형의 연소실은 중앙 부분에 플러그를 달 수 있어 화염 전파가 균일해 연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크로스 플로 방식을 쓰면 흡배기 저항을 줄이고 효율이 좋은 엔진을 만들 수 있다. 반면, 반구형의 연소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밸브 장치는 가능한 한 간편한 것이 좋으며 멀티 밸브의 엔진에서는 반구형의 연소실을 쓰지 않는다.
요즈음에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붕형 연소실이다. 이 지붕형의 연소실은 ‘ㅅ’ 모양의 지붕과 유사해 그 같은 이름을 얻었다. 모양은 쐐기형 연소실 2개를 이어 붙인 형태다. 지붕의 한쪽 면에는 흡기밸브 2개, 다른 쪽 면에는 배기밸브 2개가 달린다. 이런 이유로 지붕형 연소실은 DOHC 엔진의 대명사가 되었다. 연소실의 표면적이 작고 열효율이 좋기 때문에 연소 효율도 높다. 흡배기 밸브 면적을 가장 크게 할 수 있어 고출력 엔진에 더없이 알맞다. 많은 밸브를 달기 위해 헤드가 복잡해지고 그 결과 값이 비싸지는 단점쯤은 고성능 엔진의 높은 부가가치 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흡배기 밸브 시스템(Ⅲ)
밸브는 혼합가스를 받아들이고 연소가스를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피스톤이 하사점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배기가스를 밀어내고 상사점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새 혼합가스를 받아들인다. 압축과 폭발행정에서는 밸브가 단단히 닫혀 가스가 새어나가지 않아야 한다. 엔진이 고회전할수록 밸브의 작동은 더욱 정밀해질 필요가 있다. 밸브가 여닫히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간 밸브의 위치에 따른 엔진의 종류와 밸브를 여닫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살펴보았다. 밸브 위치가 엔진 연소실의 모양을 결정한다. 이번에는 엔진의 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밸브의 작동과 구조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밸브의 구조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4사이클로 구분되는 엔진의 동작에서 밸브는 혼합가스를 받아들이고 연소가스를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되도록 많은 혼합가스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배기가스를 손쉽게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 두 밸브가 모두 닫히는 압축과 폭발행정에서는 밸브가 단단히 닫혀 가스가 새어나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연소실의 일부를 형성하는 밸브는 고온에 노출되므로 열에 강해야 한다.
연소실에서의 혼합가스 폭발은 피스톤이 제일 위 지점(상사점)까지 올라왔을 때 실린더헤드와 피스톤 윗부분에 의해 일어난다. 이때 실린더헤드에서는 밸브가 차지하는 면적을 무시할 수 없다. 널리 사용되고 있는 DOHC 엔진의 경우 밸브가 차지하는 면적은 피스톤 면적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밸브를 설계할 때도 고온에 노출되는 점을 고려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흡기밸브와 배기밸브 중 특히 열을 많이 받는 것은 배기밸브다. 흡기행정 때 시원한 혼합가스를 받아들이는 흡기밸브는 잠시나마 식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배기밸브는 폭발행정에서 배기행정에 이르기까지 계속 뜨거운 가스에 노출된다. 특히 배기행정에서는 아직 채 식지 않은 배기가스가 배기밸브를 더 뜨겁게 달구면서 빠져나간다.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배기밸브의 온도는 무려 500℃를 넘는다.
간혹 배기밸브에는 냉각장치가 마련되기도 한다. 밸브의 내부를 비워 놓고 그 속에 금속 나트륨과 같이 열을 잘 전달하는 물질을 반쯤 채워 놓는 것이다. 그러면 밸브가 동작할 때마다 열전달 물질이 출렁거려 뜨거운 밸브 헤드(valve head)의 열을 빨리 전달할 수 있다. 이 결과 밸브 헤드 부분의 온도를 약 100도 낮출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밸브는 열을 많이 받는 디젤 엔진이나 고출력 엔진에 주로 쓰인다.
밸브는 밸브 헤드(valve head), 밸브 스템(valve stem) 그리고 밸브 스템 엔드(valve stem end)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흡입과 배출이 잘되어야 하므로 밸브 헤드의 직경이 큰 밸브가 유리하다. 하지만, 작동 때 밸브의 높은 온도 때문에 밸브 헤드의 크기를 무한정 크게 할 수는 없다. 직경이 커지면 체적 효율이 높아져 출력은 좋아지지만 냉각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기밸브의 크기가 흡기밸브보다 작은 것이 일반적이다.
밸브의 정확한 작동
밸브는 실린더 속으로 혼합가스나 배기가스를 받아들이고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밸브가 열리는 길이를 양정(valve-lift)이라 한다. 양정은 캠(cam)의 튀어나온 부분의 길이와 관련된다. 캠이 로커암(rocker arm)을 밀어 올리고 캠에 의해 밀린 로커암이 다시 밸브를 밀어 움직이는 거리가 양정인 셈이다. 로커암이 없이 캠샤프트가 직접 밸브 스템 엔드를 미는 DOHC 엔진에서도 캠의 형상이 양정을 결정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양정이 길수록 가스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배기행정의 끝무렵, 상사점에 올라온 피스톤에 밸브가 닿을 정도여서는 안 된다. 피스톤에는 밸브와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즉, 양정을 최대한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밸브 릴리프(valve relief)가 형성되기도 한다. 밸브와 간섭이 생길 수 있는 곳에 초승달 모양의 홈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다.
크랭크샤프트가 두 번 회전할 때 캠샤프트는 한 번 회전한다. 밸브는 배기행정과 흡기행정에서 열린다. 피스톤이 하사점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배기가스를 밀어내고 상사점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새 혼합가스를 받아들인다.
배기에서 흡기로 이어지는 피스톤의 한 번 왕복을 살펴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배기행정은 피스톤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180도 구간에서 배기밸브가 열리고 흡기밸브는 피스톤이 상사점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180도 구간에서만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공기의 작은 무게는 엔진의 동작에 관한 이 각도를 바꾸어 놓는다.
작은 무게의 공기지만 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 정지하던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자 하고 움직이던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 관성이다. 흡입행정 이전에는 흡기밸브가 닫혀 있다. 혼합가스가 흡기밸브를 통해 실린더 속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서지탱크(surge tank)와 흡기 매니폴드 속에 멈추어 있다. 정지하고 있는 공기의 관성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 공기를 손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확한 상사점에서부터 흡기밸브를 열기 시작한다면 피스톤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처음 얼마간은 밸브에 들어오기 전 혼합가스가 정지하고 있던 관성 때문에 주춤하는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흡기밸브를 조금 일찍(약 3~15도) 열어 준다.
관성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흡입행정의 마지막 부근이다. 피스톤이 내려오면서 새 공기를 받아들이는 동안에는 흡기밸브를 통해 공기가 들어오고 있다. 들어오던 혼합가스의 관성을 이용하면 좀더 많은 혼합가스를 받아들일 수 있다. 피스톤이 완전히 하사점까지 내려온 때라도 혼합가스는 실린더 속으로 들어오는 관성이 있다. 이 관성으로 혼합가스가 좀더 들어올 수 있도록 흡기밸브를 조금 더(약 30~35도) 열어 둔다. 이 결과 흡기밸브는 180도를 넘어 220도에 가까운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에서 열려 있는 상태가 된다.
배기밸브의 작동은 흡기밸브가 혼합가스의 관성을 이용해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할당하는 것과 같다. 배기가스는 피스톤이 밀어내지 않더라도 밸브만 열어 주면 쉽게 빠져나간다. 폭발로 생기는 인한 높은 압력 때문이다. 그래서 피스톤이 배기행정을 위해 하사점에 완전히 내려오기 전(약 45~60도)이라도 배기밸브를 열어 연소가스를 내보낸다. 배기행정이 끝나 피스톤이 다시 상사점에 도달하더라도 배기가스가 관성에 의해 더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밸브를 조금 더(약 5~15도) 열어 둔다. 배기밸브는 약 230도 동안 열려 있다.
배기밸브가 늦게 닫히고 흡기밸브가 일찍 열리므로, 잠시 동안은 흡기 밸브와 배기밸브가 동시에 열려 있는 때가 있다. 이런 현상을 밸브 오버랩(valve overlap)이라 한다. 밸브 오버랩이 엔진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밸브의 작동은 엔진이 고회전으로 작동할수록 더욱 정밀해질 필요가 있다. 그만큼 밸브가 여닫히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밸브 작동의 정밀도
혼합가스를 흡입하고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흡·배기 밸브의 작동은 어느 정도나 정밀해야 할까? 잠깐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엔진이 평상시의 운전 회전수인 3천rpm 정도로 회전한다고 보자. rpm은 1분당 회전수이므로 1초당으로 바꾸어 보면 약 50회전하는 셈이다. 이때 피스톤이 한 번 오르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0초밖에 안 된다. 그 중에 흡기밸브가 열려 있는 것은 피스톤이 내려오는 대략 반 바퀴, 배기밸브가 열려 있는 것은 피스톤이 올라가는 대략 반 바퀴이므로 흡기밸브 혹은 배기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은 1/100초 정도이다.
1/100초의 정밀도는 단거리 달리기나 운동선수들의 기록을 잴 때 흔히 쓰는 정도여서 별로 부담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밸브 오버랩 앵글(valve overlap angle), 점화 타이밍에서 쓰는 각도이다. 밸브 오버랩 앵글이나 점화 타이밍에서 사용되는 1~2도 차이에 해당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알기 쉽게 1/100초를 360도로 나누면 된다.
결과는 100만 분의 1초 단위로 나타난다. 이 정도의 시간은 판매된 퍼스널컴퓨터의 처리 속도에 맞먹을 만한 것이다. 컴퓨터가 단순 계산을 몇 번 할 정도의 시간 차이가 엔진의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흡배기 밸브 시스템(Ⅳ)
엔진회전수에 따라 흡배기 효율을 일부 높이는 가변밸브 타이밍(VVT) 기술은 혼다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여기서 더 발전되어 나온 기술이 CVVT 엔진이다. CVVT 엔진은 어떤 엔진회전수에서도 적절한 밸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엔진에 비해 5∼10% 향상된 출력을 보인다. 지금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밸브를 제어하지만, 미래에는 모터로 밸브를 움직이는 것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연료를 태워 출력을 얻는 내연기관 엔진에서 공기를 받아들이고 연소된 연료를 배출하는 흡배기 밸브 시스템은 중요한 핵심기술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밸브는 캠샤프트에 의해 열리고, 스프링의 힘으로 닫힌다. 밸브를 작동시키기 위한 캠샤프트의 위치는 실린더 블록에서 실린더 헤드로 옮겨져 왔다. 예전에는 하나의 캠샤프트로 흡배기 밸브를 구동했지만 이제 흡기밸브와 배기밸브 각각에 캠샤프트를 단 DOHC 엔진이 일반화되었다.
흡배기 밸브의 작동시기가 엔진의 출력과 배기가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이들 밸브의 작동은 매우 정밀하게 제어된다. 이번 호에는 밸브작동에 관련된 것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캠의 형상에 따른 엔진의 변화
배기밸브가 닫히는 시기와 흡기밸브가 열리는 시기(밸브 타이밍)는 엔진의 출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저회전과 고회전일 때, 가장 적절한 밸브 타이밍이 다르게 나타난다. 실린더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운동이 엔진의 회전속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고회전에서는 흡입 공기가 빠른 속도로 들어오므로 흡기밸브를 조금 더 열어 두는 것이 공기 흡입에 유리하다. 따라서 저회전 영역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주차 엔진이나 저회전 영역이 중요하지 않은 스포츠카 엔진에는 고회전에 유리한 캠샤프트를 사용한다. 이런 캠샤프트를 하이캠이라 부른다. 하이캠은 캠의 형상이 결과적으로 보통의 것보다 살찐 모양이 된다. 보통 살찐 캠 형상은 밸브의 운동거리(lift)를 늘리므로 하이 리프트 캠(high lift ca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이캠은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튜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승용차 엔진은 저회전과 고회전의 중간 회전수를 선택한다. 저회전에 치우친 캠샤프트는 엔진의 출력을 떨어뜨려 매력 없는 엔진으로 만들어 버린다. 또한 고회전에 치우친 캠샤프트는 저회전에서 엔진 회전력(토크)을 상실해 운전하기 힘든 차로 만들어 버린다.
사실, 밸브를 여닫는 캠샤프트는 엔진의 회전속도에 따라 다른 형태를 가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단순한 구조물 형태인 캠샤프트, 특히 캠샤프트에 달린 캠의 모양을 엔진회전수에 따라 변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하나의 캠 형상으로 이루어진 캠샤프트를 이용하더라도 엔진회전수에 따라 밸브의 동작패턴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완벽한 캠 운동패턴은 아니지만, 엔진회전수에 따라 흡배기 효율을 일부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기술을 흔히 가변밸브 타이밍(variable valve timing: VVT)이라 한다.
VVT와 CVVT
VVT기술은 혼다에서 시도된 것으로 유명하다. 혼다는 자신이 개발한 VVT 엔진을 VTEC(Variable valve Timing and lift Electronic Control system) 엔진이라 불렀다. 혼다의 VTEC 엔진은 통상적인 흡배기 캠들 외에 고속용 캠이 하나 더 있어 실린더마다 세 개의 캠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가뜩이나 복잡한 실린더 헤드의 설계와 제작을 더 어렵게 한다. 따라서 생산비가 늘어나게 된다
캠샤프트는 크랭크샤프트의 회전력을 타이밍 벨트로부터 전달받아 회전한다. 만약 크랭크샤프트와 캠샤프트가 타이밍 벨트로 완전히 이어진다면, 캠샤프트는 크랭크샤프트에 대해 상대적인 운동이 힘들다. 하지만 타이밍 벨트와 캠샤프트 사이 위치를 약간 바꿀 수 있다면 캠샤프트와 크랭크샤프트의 회전 사이에서 약간의 편차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캠샤프트에 의해 움직이는 밸브는 경우에 따라 일찍 혹은 늦게 작동할 수 있다. 흡기밸브를 예로 들면, 고회전일 때는 일찍 열리고, 저회전일 때는 늦게 열리는 것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VVT 엔진은 대개 이러한 원리로 밸브를 움직인다.
고회전과 저회전의 두 가지 패턴으로 밸브를 움직이는 것에서 발전되어, 어떠한 엔진회전수에서도 밸브 타이밍을 적절하게 맞추는 밸브제어시스템이 나왔다. 밸브 타이밍을 연속적인 값으로 제어한다는 의미로 CVVT(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 엔진이라 한다. CVVT 엔진은 전통적인 엔진에 비해 5∼10% 향상된 출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VVT와 CVVT장치의 구동은 엔진 오일의 힘을 빌어 이루어진다. 실린더 블록에서 CVVT장치에 유압을 공급하는 통로들을 만들어 두고,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 이 통로들을 여닫는 것이다. 엔진 오일은 엔진의 작동온도에 따라 점도가 달라지게 된다. CVVT 엔진에서 오일의 온도에 따라 CVVT장치의 작동이 안정되도록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CVVT의 미래
지금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밸브를 제어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모터가 밸브를 움직이는 것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엔진회전수, 크랭크각도 등과 같은 엔진동작 상태는 전자제어유닛에 의해 정밀하게 파악된다. 엔진동작 상태에 따라 최적의 밸브구동시기가 되었을 때 전자제어유닛이 모터를 움직이면 모터는 즉시 밸브를 밀어 연다. 따라서 어떠한 엔진동작 상태에서도 최적의 밸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이러한 모터구동 방식의 밸브제어 시스템에서는 밸브를 움직이기 위한 타이밍 벨트가 사라지고 밸브 타이밍을 제어하기 위한 여러 기구적 장치도 불필요하게 될 전망이다. 전자제어유닛이 최적의 밸브 타이밍을 계산해 모터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적인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전기적인 장치가 전통적인 기계장치를 대체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 될 것이다. 드로틀 바이 와이어(throttle by wire)나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 by wire) 같은 X-바이 와이어(X-by wire) 기술이 이미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 by wire) 또한 자동차의 전기시스템이 충분히 보강된다면 곧 선보일 기술이다. 이러한 다양한 전기부하를 지원하기 위해 차의 전원을 42볼트로 올리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차의 전기시스템이 보강될 때면, 모터구동방식의 밸브제어시스템 또한 일반적인 기술이 될 전망이다.
밸브와 관련된 상식
엔진 속에 있는 밸브 장치는 여닫힐 때 엔진 오일에 의해 윤활된다. 실린더헤드에는 밸브가 왕복운동을 하는 좁은 통로가 있는데 이를 밸브 가이드라 한다. 밸브와 밸브 가이드는 엔진 오일에 의해 윤활되고, 그 작은 틈새를 통해 엔진 오일이 실린더로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실(seal) 장치가 되어 있다. 특히 배기밸브는 온도가 뜨거워 고무로 된 밸브 실이 상하기 쉽다. 오일소모가 많은 엔진은 밖으로 새어나온 오일 자국이 없다면 밸브 실(seal)의 노후를 의심해볼 만하다
금속으로 된 밸브는 엔진의 온도가 올라갈 때 팽창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팽창의 여유를 두기 위해 밸브간극이 마련되어야 한다. 90년대 중반까지의 자동차 엔진들은 밸브간극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주어야 했다. 엔진이 노후할수록 밸브간극이 변해 소음이 커지거나 출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압식 밸브리프터를 사용함으로써 밸브간극 변화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엔진들이 일반화되었다.
밸브 오버랩은 엔진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출력증강을 위해 지나친 밸브 오버랩의 캠을 사용하는 것은 연소가스가 흡기밸브 쪽으로 역류해 흡기매니폴드 내에서 점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배기가스가 실린더를 빠져나올 때에는 아직 완전히 연소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연소가스가 흡기밸브 쪽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생기면 불완전 연소된 카본이 흡기 매니폴드에 쌓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복잡해지는 실린더헤드
엔진의 구성 부품 중에서 실린더블록 다음으로 무거운 부품이 실린더헤드다. ‘실린더헤드’란 이름은 실린더블록의 ‘위’에 얹힌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 엔진이 개발된 초창기에는 실린더헤드가 실린더블록 위에 얹혀 연소실을 형성하는 쇳조각 정도로 이해되었다. 그 뒤 밸브가 실린더헤드 속으로 올라오고, 곧이어 헤드 속으로 들어온 캠샤프트는 흡배기용이 구분되어 2∼3개로 늘어났다. 게다가 최근에는 가변밸브 타이밍을 위한 장치까지 헤드에 두게 되었다. 단순히 ‘위’에 얹힌다는 뜻이었던 실린더헤드는 이제 엔진을 지배하는 ‘머리 또는 두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마디로 자동차 엔진은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를 넘어 메이커 성격까지 결정짓는 요소
ENGINE LAYOUT
자동차의 형태와 디자인이 다양하듯 엔진 역시 기통과 배열에 따라 여러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고전적인 직렬 레이아웃은 소형차용 4기통을 통해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다. 한편 6기통 이상이 보편화되면서 V형 엔진이 많이 늘어났다. 4.0X 이상에서는 V8이 일반적이고 최고급 세단과 수퍼카 시장에서 대우받으려면 V12를 얹어야 한다. 포르쉐의 수평대향과 마쓰다 로터리 엔진은 메이커 이미지를 상징하는 존재들. 이밖에 폭스바겐의 W형과 H형 등 특이한 레이아웃도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의 형태는 세단, 왜건, 미니밴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이것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생김새의 차이뿐 아니라 그 속의 기능성과 차의 성격을 결정짓는 좀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배기량이 크면 힘이 좋다’거나 ‘기통 수가 많으면 회전이 부드럽다’는 일반적인 상식 외에도 좀더 다양한 기술적 의미에 바탕을 두고 엔진 레이아웃이 결정되어왔다. 오늘날 자동차 엔진은 가장 기본적인 직렬 4기통 외에도 다기통이 일반화되면서 V6과 V8 등 V형이 주류를 이룬다. 이밖에 극소수지만 수평대향과 W형 등 색다른 엔진 레이아웃도 존재하는데, 이들은 차의 성격뿐 아니라 메이커의 이미지까지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직렬은 가장 고전적인 엔진 레이아웃. 실린더를 일직선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설계가 쉽지만 6기통 이상이 되면 너무 길어져 요즘은 V형으로 점차 옮겨가는 추세다. 하지만 직렬 4기통은 여전히 소형차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다. 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엔진룸을 축소하는 요즘의 추세는 엔진의 V형화를 부추기고 있다. 6기통 엔진에서 직렬보다 V6의 비중이 높아진 지도 오래된 일. 대 배기량을 선호하는 미국에서는 V8이 오래 전부터 사랑받았고 V12는 고성능·고급차를 상징하는 고귀한 존재다. 최근 눈길을 끄는 V10, W8, W12 등 신선한 레이아웃은 많은 수가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에서 만들어져 시선을 끈다. 한편 낮은 무게중심을 자랑하는 수평대향 엔진과 로터리 엔진은 사용 빈도가 적지만 포르쉐, 스바루, 마쓰다에 의해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Single
실린더가 하나뿐인 단기통은 지금과 같은 엔진(내연기관) 중 가장 원시적인 형태다. 최초의 자동차인 고틀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의 차 역시 단기통 엔진을 얹었고 역사상 소형차에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매끄러운 회전을 얻기 힘든 데다 점차 차체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 단기통 엔진으로는 적절한 출력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린더 하나로 배기와 압축 과정을 모두 해내야 하기 때문에 1행정에 2회전이 필요한 4사이클 엔진은 관성질량이 큰 무거운 플라이휠을 써야 제대로 돌릴 수 있다. 이에 비해 1회전마다 연소과정이 일어나는 2사이클 엔진은 회전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아직도 모터사이클에 쓰이고 있다.
단기통 엔진을 얹은 자동차로는 칼 벤츠가 완성한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BMW가 만들었던 버블카 이세타를 꼽을 수 있다. 메르체데스 벤츠의 시발점이 된 칼 벤츠의 3륜차(1886년 세계 최초의 특허 획득)는 1기통 990cc 0.9마력 엔진을 얹고 시속 15km를 냈다. 또 한 명의 메르체데스 벤츠 창업자인 고틀리프 다임러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자신이 직접 만든 단기통 엔진을 4륜 마차에 얹어 자동차로 완성했다.
2차대전 직후 대표적 전쟁기업 중 하나였던 BMW는 연합군으로부터 항공용 엔진 제작을 금지당하자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로 눈을 돌려 재기를 노린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등장한 이세타(1956년)는 단기통 247cc OHV 엔진의 뛰어난 경제성과 문이 차체 앞에 달린 톡특한 레이아웃으로 사랑받았다. 후에 297cc까지 배기량을 키웠다.
Inline
실린더를 일직선으로 나란히 배열한 직렬(Inline)은 오늘날 자동차 엔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레이아웃. 특히 4기통은 구조가 간단하고 컴팩트하기 때문에 수많은 소형차 엔진에 쓰이고 있다. 실린더 개수에 따라 직렬 2기통과 3기통, 4기통, 5기통, 6기통 그리고 8기통이 있다.
직렬 2기통
실린더 2개를 나란히 배치한 직렬 2기통은 자동차 초창기인 1900~1920년대 소형차에 쓰였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이스즈에 자동차 제작기술을 전수했던 영국 힐먼의 경우 1913년 선보인 모델10 이후로는 2기통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1930년대만 해도 유럽에서는 직렬 4기통이 소형차의 기본 엔진으로 정착되어 이미 2기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1980년대 말 스바루 렉스에 얹힌 544cc 36마력이 가장 최근의 직렬 2기통 엔진이었다.
직렬 3기통
대량생산 승용차 중에서 가장 컴팩트한 클래스로 일본의 경차를 꼽을 수 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사이즈를 조금씩 키워온 일반 소형차들과 달리 일본 경차는 법으로 차체 크기와 배기량을 제한받는 대신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한국의 경차제도 역시 여기에 바탕을 두고 태어났다. 배기량이 660cc로 한정된 일본 경차는 대부분 직렬 3기통. 2기통은 진동이 크고 4기통으로 만들면 연소실이 너무 작아지기 때문에 타협점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직렬 3기통이다. 배기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이하쓰 미라는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와 터보를 더해 출력 제한선인 64마력을 발휘한다. 스바루 플레오는 터보 대신 수퍼차저를 얹고, 미쓰비시(미니카)는 공해물질을 줄이는 린번 MVV 엔진을 선보였다. 사브 96도 3기통 엔진을 얹은 대표작 중 하나. 93의 스타일과 메커니즘을 이어받아 1960년에 데뷔한 96은 3기통 841cc 38마력 엔진을 얹고 20년간 사랑받았다.
직렬 4기통
현재 가장 많은 자동차에 쓰이고 있는 직렬 4기통은 적게는 800cc에서 많게는 3.0X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기량에 대응할 뿐 아니라 단순한 구조와 컴팩트한 크기를 자랑한다. 2차대전을 전후해 소형차의 기본 엔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초창기에는 10X 가 넘는 엄청난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3.0X 정도가 한계 배기량으로 여겨지고 있다. 6기통이 일반화되면서 4기통 엔진으로 2.0X 를 넘기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직렬 4기통 엔진 블록은 어지간한 소형차 엔진룸에 들어가고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로와 세로 어느 방향으로도 실을 수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같은 플랫폼을 쓰면서도 각 메이커의 구동계 레이아웃에 따라 폭스바겐은 가로, 아우디는 세로 배치를 주로 쓴다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은 차는 셀 수 없이 많지만 대표작이라면 유럽 베스트셀러 폭스바겐 골프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요즘 들어 V5나 V6 등 다기통 엔진을 얹기 시작했지만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직렬 4기통뿐이었고 요즘의 주력상품 역시 4기통임에 변함없다. 모델 체인지를 눈앞에 둔 4세대 골프는 직렬 4기통 1.4X DOHC 75마력을 시작으로 1.6X 105/107마력, 1.6X 직분사 110마력, 2.0X 115마력, 1.8X DOHC 5밸브 터보 150/180마력, 1.9X 직분사 68마력, 1.9X 직분사 터보 100/130/150마력 등 마치 ‘4기통 엔진의 보물창고’를 보는 듯하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엔진으로 벤츠의 직렬 4기통 트윈펄스가 있다. 6기통 엔진의 부드러움에 도전하기 위해 2개의 밸런스 샤프트로 진동을 최소화하고 1.8X 배기량에 수퍼차저를 달아 출력 부족을 해결했다. 1991년 등장했던 ‘리틀 포르쉐’ 968의 경우는 3.0X 의 배기량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엔진 역시 밸런스 샤프트를 갖추고 포르쉐 최초로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직렬 5기통
직렬 5기통 엔진을 트레이드마크처럼 쓰고 있는 메이커가 바로 볼보다. 직렬 4기통부터 6기통까지 자유자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듈러 유닛이지만 대표작 850과 함께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5기통 2.4X DOHC. 약간의 배기량 변경과 터보 조합으로 다양한 성능 버전을 만들어냈다. 피아트와 란치아, BMW 직분사 디젤(Td5)을 쓰는 랜드로버 역시 5기통 클럽의 일원. 이밖에 아우디와 혼다가 직렬 5기통 엔진을 얹었고 벤츠도 디젤 엔진에 썼지만 점차 6기통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추세. 쌍용에서 쓰고 있는 직렬 5기통 디젤 역시 벤츠의 유산이다. 직렬 5기통은 6기통의 부드러움과 4기통의 컴팩트함을 모두 장점으로 아우르지만 특징을 크게 어필하지 못하면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직렬 6기통
중·대형차에 많이 쓰인 직렬 6기통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6기통은 실린더 블록 길이 때문에 직렬 레이아웃의 한계점으로 여겨진다. 엔진룸 공간을 줄이면서 앞바퀴를 굴리는 요즘의 추세는 컴팩트한 V6에 점점 유리해지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진동이 가장 적다는 장점을 지녀 꾸준히 쓰이고 있다. 엔진의 길이 때문에 FR 구동계와 함께 세로로 놓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볼보 S80과 대우 매그너스는 특이하게 가로로 얹고 앞바퀴를 굴린다.
직렬 6기통의 대표작은 역시 ‘실키식스’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BMW 엔진. 대부분의 경쟁 메이커들이 V6으로 방향을 돌린 것과 달리 BMW는 오랜 세월 다듬어온 6기통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섀시 설계와 메커니즘 개발을 통해 그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3시리즈 컴팩트부터 세단 3총사 3, 5, 7 시리즈는 물론 스포츠성 강한 Z4와 Z6, SUV X3, X5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시리즈에 얹는다.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 역시 직렬 6기통 엔진을 써왔지만 점차 V6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닛산 스카이라인 GT-R 시리즈(R32~34)에 얹었던 직렬 6기통 2.6X DOHC 트윈터보 엔진(RB26DETT)은 일본을 대표하는 고성능 유닛으로 첫손 꼽힌다. 서키트를 목표로 태어난 높은 기본기와 6기통의 매끈한 회전, 트윈터보의 강렬한 파워가 조화를 이뤘다. 하지만 이 역시 신형부터는 V6으로 바뀔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GT-R 팬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직렬 8기통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V형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 대 배기량 엔진에 쓰였던 고전미 넘치는 레이아웃이다. 엔진 블록이 너무 길어 섀시 설계에 제약이 따르고 지나치게 긴 크랭크샤프트가 진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직렬 4기통 2개를 앞뒤로 연결해 출력을 가운데 부분에서 뽑아내는 방식도 쓰였다. 이렇게 하면 크랭크의 비틀림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
직렬 8기통 엔진으로 명성을 날렸던 메이커로는 알파로메오와 부가티를 꼽을 수 있다. 알파로메오 8C 2300은 직렬 8기통 2.3X 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르망 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편 초호화 클래식카 부가티는 직렬 8기통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 대표작 T35(1924년)는 말발굽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직렬 8기통 2.0X 엔진을 얹었다. 수퍼차저를 달고 배기량을 키우는 등 개량을 거듭하며 유럽 그랑프리 무대를 휩쓸었다.
Flat
2개의 실린더 열이 수평을 이룬 수평대향 엔진은 양쪽에 서로 마주한 실린더가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복싱 선수들이 시합을 시작하기 전 글러브를 마주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복서(boxer)라는 애칭이 붙었다. 엔진 블록이 납작한 대신 폭이 넓어진다. 윤활이 어렵지만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평대향 4기통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은 쓰인 예가 적지만 모두 역사적으로 크게 이름을 날린 모델들이다. 2차대전 뒤 독일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던 ‘국민차’ 폭스바겐 비틀은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뒤에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RR 구동계를 갖고 있었다. 이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전쟁 후 태어난 포르쉐의 첫 모델 356 역시 같은 엔진과 구동계를 얹고 독일 포르쉐를 세계적인 스포츠카 메이커로 각인시켰다. 비틀은 68년간 2천만 대를 넘는 경이적인 생산대수를 기록하고 얼마 전 멕시코에서의 생산을 중단했다.
승용 4WD 전문 메이커로 유명한 스바루는 포르쉐 다음가는 수평대향 엔진 전문 메이커다. WRC에서 활약중인 임프레자는 수평대향 4기통 2.0X DOHC 터보 280마력(양산형 임프레자WRX) 엔진과 4WD의 조화로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한다.
수평대향 6기통
수평대향 6기통은 포르쉐의 살아 있는 전설 911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 356 후속으로 1963년 등장해 올해로 탄생 40년을 맞은 911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카다. 스바루가 1991년 고급 쿠페 알시오네 SVX를 통해 수평대향 6기통(3.3X 240마력)을 선보인 바 있지만 2만3천750대를 끝으로 96년 단종된 뒤 911과 복스터만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좁은 엔진룸 때문에 구조가 간단한 공랭식을 고집해 오던 포르쉐는 96년 선보인 복스터와 뒤이은 911(996)부터 DOHC 헤드와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더했다. 최신 911용 플랫6 엔진은 배기량을 3.6X 로 키우고 가변 흡기 매니폴드 바리오램과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 바리오캠을 갖춰 32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수평대향 12기통
지금 팔리는 차 중에서는 수평대향 12기통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페라리 역사만 거슬러 올라가도 여러 대의 플랫12 걸작을 만나게 된다. 가장 유명한 모델은 512BB와 테스타로사. 1978년 등장한 512BB는 수평대향 12기통 5.0X DOHC 엔진으로 360마력의 최고출력을 냈다. BB는 베를리네타 복서, 즉 복서 엔진을 얹은 쿠페를 의미한다. 한편 84년에 등장한 걸작 테스타로사는 5.0X DOHC 390마력 엔진을 얹고 최고시속 290km를 냈다. 양산차는 아니지만 포르쉐가 1973년 선보인 캔암 시리즈 경주차 917/30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캔암 시리즈에 도전하기 위해 르망 버전과 달리 배기량을 5.4X 로 키우고 터보를 더한 917/30은 1천500마력의 최고출력(보통은 1천100마력)과 386km에 이르는 최고시속을 기록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주차 중 하나로 손꼽힌다.
V
V형은 6기통 이상의 다기통 엔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6기통을 넘어서면 엔진 블록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반으로 나눠 V자 형태가 되도록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열로 하나의 크랭크샤프트를 공유하기 때문에 아래쪽이 하나로 모이는 V자 형태가 된다. V6과 V8은 널리 쓰이고 있고 V12는 고급차와 고성능 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V2, V4
모터사이클용 엔진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V2는 자동차에도 가끔 쓰였던 예가 있다. 대표적인 모델은 모건의 3휠러. 모터사이클용 V2 엔진을 가로로 얹은 3륜차로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공랭식 엔진을 앞에 얹은 독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V4는 자동차 역사 초창기에나 가끔 발견되는, 그리 흔치 않은 레이아웃이다. 란치아 역사를 대표하는 걸작 람다(1922년)는 1915년 발표한 V12의 블록 2/3을 잘라낸 V4 2.1X DOHC 49마력 엔진을 얹고 있었다. 2.6X 까지 배기량을 키우며 밀레밀리아 등 로드레이스에서 활약했다.
V5
자동차 역사를 통틀어 V형이면서 좌우 비대칭의 5기통을 사용한 메이커는 폭스바겐이 유일하다. VR6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뱅크각 15°의 V6 2.8X 엔진은 V형이면서도 직렬에 가까운 배치가 특징. 폭스바겐은 여기서 실린더 하나를 잘라내 배기량을 2.3X 로 줄인 V5 엔진을 개발해 골프와 보라, 파사트 등에 쓰고 있다. DOHC 헤드를 얹고 가변 흡기매니폴드와 밸브 타이밍 기구를 얹어 17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V6
최근 6기통 엔진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레이아웃. V6이 직렬 6기통의 전성기를 이어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컴팩트함에 있다. 실린더 6개를 나란히 늘어놓는 것보다 3개씩 잘라 2열로 나열하면 길이가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기 때문. 그 덕분에 직렬 4기통을 얹을 공간이면 충분히 들어가 어지간한 소형차에도 문제없이 얹힌다. 최근 소형차의 다양화 및 고성능 바람이 불면서 폭스바겐 골프도 V6 모델을 두 가지로 늘렸다. 91년 마쓰다에서 V6 1.8X 엔진(유노스 프레소)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2.0X 이상이고 3.5X 정도까지는 무리 없이 쓰인다. V6 엔진에는 일본 메이커들이 강세를 보인다. ‘VQ’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닛산 V6은 수많은 엔진 관련 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르노삼성 SM525에 얹힌 V6 2.5X DOHC가 바로 VQ 유닛.
풀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혼다 미드십 스포츠카 NSX는 V6 한 가지 엔진만 얹는다. 경량화와 무게배분 등을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 V6만이 가장 적절한 해답이었기 때문이라고. 무거운 터보나 V8 대신 가벼운 V6으로 무게배분을 최적화한다는 생각이 여기에 담겼다. 그 대신 V6 최초로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 VTEC을 얹어 273마력의 최고출력을 얻었다
V8
‘멀티 실린더’라 불리는 다기통 엔진의 전형이라면 바로 V8 엔진이다. 최소한 4.0X 이상에서나 쓰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대 배기량을 선호하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아온 레이아웃이다. 8개 실린더가 만들어내는 매끈한 회전과 큰 배기량을 바탕으로 한 넉넉한 힘이 자랑거리. 1932년부터 대량생산 차에 V8 엔진을 얹기 시작한 포드는 얼마 전 온타리오주 윈저의 에섹스 엔진 공장에서 만든 1억 번째 V8(5.4X 트라이톤) 엔진을 F-150 픽업에 얹었다.
V8에서의 명성은 GM도 만만치 않다. 캐딜락은 1914년부터 V8을 표준으로 얹었고 시보레 V8은 미국 모터 스포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시보레는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스몰 블록’이라 불린 V8 4.3X 엔진을 1955년 선보였고 점차 배기량을 다양화하며 6.6X 까지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스몰 블록의 경계선. 7.0X (427cuin)부터는 엔진 블록 자체를 키워야 해서 ‘빅 블록’이라 불렀다. 1970년대 핫로드 전성기에 밤거리를 수놓았던 카뷰레터식 V8 OHV 엔진은 지금도 나스카 시리즈에서 쓰고 있다. 쉐비(시보레) V8 엔진을 얹은 대표 모델로는 역시 탄생 40주년을 맞은 코베트가 첫손 꼽힌다. GM에는 ‘노스스타’라 부르는 최신 V8 DOHC가 있지만 코베트의 오래된 V8 OHV 엔진 역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유럽에서도 대부분의 고급차 메이커들이 V8 엔진을 갖고 있었지만 미국 메이커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 요즘은 벤츠, BMW, 재규어,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등이 다양한 V8 엔진을 만들고 있다. 80년대 말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일본의 렉서스와 인피니티 역시 매끈한 회전의 V8 엔진을 무기로 내세운다.
V10
1989년 다지 바이퍼가 트럭용으로 개발하던 V10 8.0X 를 얹고 등장할 때만 해도 그 독특한 엔진 레이아웃과 거대한 배기량이 화젯거리였다. 이전까지 V10은 F1에서나 볼 수 있던 레이아웃. 하지만 지금은 어느새 V10 엔진 종류도 2가지로 늘어났다. 폭스바겐이 V10 5.0X 313마력 직분사 디젤 터보를 기함 페이튼과 투아레그에 얹고 V10 5.0X DOHC 500마력 엔진의 ‘리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포르쉐 카레라 GT(V10 5.7X DOHC)가 등장한 것. 이밖에도 아우디가 가야르도 V10 엔진을 얹은 고성능 쿠페를 개발중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차세대 BMW M5 역시 V10 5.5X 엔진을 얹는다고 하니 V10 식구가 금세 더 늘어날 전망이다. V10은 지금까지 고급 혹은 고성능 차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V12 엔진의 문제(지나친 크기와 무게)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너무 보편화된 V8 엔진과의 차별성을 살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V12
자동차용 다기통 엔진의 최고봉. V12는 기술적으로나 레이아웃 면에서 큰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자동차 엔진이다. 이 때문에 고급차 메이커의 기함이나 세계 최고속도를 다투는 스포츠카 등 극소수의 모델에만 얹혀왔다. 현재 벤츠와 마이바흐, BMW, 페라리,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도요타 정도만이 V12 클럽에 속해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엔진 개발이 까다롭기보다는 V12를 얹을 만큼의 고급·고성능 모델을 만들어 고객에게 인정받고 무리없이 팔 수 있는 메이커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2기통이 아닌 페라리는 페라리가 아니다’라고 할 만큼 페라리에 있어 V12 엔진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그랑프리 활동에 주력했던 초창기 페라리가 경주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최고 성능을 얻을 수 있는 V12 엔진 개발이 당연한 과제. 이후 250 시리즈와 지금의 550 마라넬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걸작이 V12를 얹고 나왔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V12 엔진이라면 직분사와 밸브트로닉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BMW 7시리즈의 V12 6.0X 438마력을 들 수 있다. BMW는 이들 신기술을 통해 대형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연비와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했다
V16
그랑프리 무대에서 BRM과 아우토우니온이 한때 선보였던 V16 레이아웃은 양산차 시장에서도 캐딜락과 치제타 등 단 두 메이커만이 도전해 성공했다. 상징적인 면에서는 각 브랜드에 준 의미가 컸겠지만 엔진 블록이 너무 길어 어지간한 엔진룸에 끼워 넣기 힘들고 크랭크샤프트의 길이 등 기술적인 불편함이 컸다.
1933년 캐딜락이 선보인 초호화 모델 ‘V16’은 V16 7.4X 165마력 엔진을 얹기 위한 긴 보네트를 갖고 있었다. 캐딜락은 최근의 부진을 씻고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로 올 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V16 엔진을 얹은 컨셉트카 식스틴을 선보였다. 여기에 얹었던 VX16 유닛은 13.6X 1천 마력의 무시무시한 제원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양산가능성은 거의 없다. 상황에 따라 8기통 혹은 4기통만으로 달리는 연료차단 시스템을 더해 연비 악화를 막았다. 이태리에서 태어난 수퍼카 치제타 V16T(1988년)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람보르기니에서 활동했던 크라우디오 잠폴리는 이전 V12 수퍼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V8 엔진 2개를 연결한 V16을 만들어냈다. 2m가 넘는 차체 너비를 가득 메운 엔진은 560마력의 최대출력을 엔진 블록 중간에서 수직으로 뽑아낸다. 엔진과 변속기 배치에서 본따 V16T(V16 엔진+T자형 배치)라는 이름을 달았다.
W
W형 엔진은 크게 3열과 4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2개의 실린더를 4기통씩 3열로 배치한 아우디는 한때 3열 W12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엔진은 A8 프로젝트에 발맞춰 개발되었고 부가티 컨셉트카 EB218에도 얹혔다. 12기통이면서도 직렬 4기통 수준의 컴팩트한 크기를 자랑하지만 흡배기 매니폴드의 간섭과 복잡한 구조 등 난제를 해결하지 못해 양산된 경우는 없다. 폭스바겐은 그 대신 뱅크각 15°의 V6 엔진 2개를 V자 형태로 연결하는 새로운 W12 6.0X 엔진을 개발해 기함 페이튼과 SUV 투아레그, 벤틀리 컨티넨탈 GT에 얹고 있다. V6 2개를 옆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구조로 보면 ‘더블 V’라고도 부를 수 있다. 이전의 엔진 블록을 이용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개성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W형이 탄생한 것. 폭스바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W12 발표에 앞서 W12의 4기통을 잘라낸 W8 4.0X 엔진을 파사트에 얹어 선보였고, 99년 제네바 오토살롱에 전시된 벤틀리 컨셉트카 유노디에르는 W8 2개를 직렬 연결한 W16 8.0X 623마력 엔진을 얹기도 했다. 한편 올해 공식 데뷔한 부가티 베이론은 W12에 터보를 더해 1천 마력의 괴력을 뿜어낸다.
H
자동차용 엔진 레이아웃 중에서 ‘H’형은 언뜻 구조를 이해하기 힘들 뿐 아니라 실제 쓰인 예도 찾아보기 힘들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직렬 엔진 2개를 나란히 수직으로 세운 형태다. 독립된 엔진 2개의 출력을 하나로 모으는 구조이기 때문에 크랭크샤프트가 2개 달렸다. 대표적인 모델로 부가티가 1929년 만들었던 그랑프리 경주차 T45와 양산형 T47을 들 수 있는데, 직렬 8기통 2개를 나란히 놓고 기어를 통해 양쪽 출력을 하나로 모으는 방식을 썼다. T45는 3.8X , T47은 3.0X 의 배기량으로 각각 250, 200마력의 최고출력을 냈다. 부가티 외에도 영국 BRM에서 H16 엔진을 F1에 선보였지만 오랫동안 활약하지는 못했다. 1966년 미국 그랑프리 우승이 최고의 성적
ROTARY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하는 일반적인 엔진과 달리 로터리 엔진은 삼각형의 로터가 케이싱 안에서 회전하며 흡입, 압축, 연소, 배기의 4행정을 이루는 특이한 구조를 지녔다. 독일인 F. 반켈이 개발해 독일 NSU에 의해 최초로 실용화되었고 지금은 마쓰다가 그 결실을 이어받아 세계 유일의 로터리 메이커로 자리잡았다.
한때 다양한 로터리 모델을 선보였던 마쓰다지만 포드에 인수된 뒤 단종을 적극 검토했었다. 경량, 컴팩트한 크기에 매끈한 회전이 자랑이지만 윤활과 연비, 배기가스, 소음 면에서 일반 왕복형 엔진에 뒤지기 때문. 이에 따라 대표적인 스포츠카 RX-7을 단종하는 대신 4도어 쿠페 RX-8을 올해 선보였고 신형 엔진 르네시스는 배기가스를 낮추기 위해 터보를 떼어냈다.
마쓰다 로터리 엔진은 대부분 로터 2개를 직렬 연결한 트윈로터지만 3로터도 선보인 적이 있다. 1990년에 등장한 유노스 코스모는 거품경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마쓰다의 호화 쿠페. 654cc 로터 3개를 연결한 3로터(20B-REW)는 시퀀셜 트윈터보와 어우러져 12기통 엔진에 버금가는 매끈한 회전과 280마력, 41.0kg·m의 힘을 자랑했다. 하지만 12기통 수준의 낮은 연비와 복잡한 생산공정, 높은 값 등으로 판매가 부진했고 거품경제 이후 마쓰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속 모델을 내놓지 못한 채 단종되고 말았다.
첫댓글 대단합니다...이정도 준비하고 공들이면 어디가시든지 성공하시겠습니다....^^
멋집니다요~ 쥰비성 짱!!! 현대 보다 더 좋은데 가시나봐요? 암튼 감사합니다~
전 품질부서 지원했는데 모듈화 내용을 썼어여 근데 낙방 흑흑흑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헉헉 읽기도 힘들다 ^^* 대단하십니다. 근데 오타 발견 ^^; 딴지는 아니고요 LPG는 Liquid Pressured Gas가 아니고 liquefied petroleum gas 의 약자랍니다.
ㅇㅇ
와..최고네요..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봐도 좋은자료네요, 콘티넨탈 다니시는거 같은데,,이정도 준비하셨으니 당연히 들어가신것 같네요~
콘티넨탈 정말 가고 싶은곳인데 저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거의 십년이 지난 글인데도 유익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