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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 파업 3일째인 어제(17일) 오후에 현대차 내 현장 조직들이 공동으로 지지ㆍ연대 목소리를 냈다.
금속민투위, 민노회, 민주현장, 전현노, 평의회, 현장투, 현장혁신연대 등 7개 현대차 현장조직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들은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은 불꽃처럼 타오를 것”이며 “사활을 걸고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을 천명”했다.
△17일 저녁 결의대회에 참가한 현대차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노동과세계
또 이들은 “정규직 지부가 공동투쟁의 주체로 서서 단호히 대처하고, 저 오만방자한 사측에게 조합원의 힘을 보여 주자”고 현대차지부의 투쟁을 호소했다.
이미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음식 등 농성 물품을 비정규직에게 전달하며 투쟁을 엄호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큰 힘을 내려면 현대차지부 지도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현장조직의 연대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한 조합원은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더 적극적인 연대를 기대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단호한 점거 파업이 계속되자 전방위적 탄압에 나서고 있다. 노조 간부 45명을 고소하고 10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을 냈고, 정문 앞에는 컨테이너를 높게 쌓아서 출입 통제를 강화했다. 노동자들은 이 컨테이너를 ‘몽구 산성’이라고 부르고 있다.
4공장 비정규직 조합원에게는 해고를 위협하는 문자를 보냈다. 노동부도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현대차 사측을 거들었다.
△"파업중단후 업무복귀요함 무단결근3일은 해고조건" 4공장 비정규직 조합원에게는 해고를 위협하는 문자를 보냈다
또 사측은 유인물 <함께 가는 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하청 노조의 파업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불법입니다” 하고 밝혔다.
이를 본 한 농성 조합원은 “10년 동안 불법을 저지른 사측이 과연 불법을 말할 자격이 있냐. 작은 약속도 손쉽게 뒤집는 사측이 불법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우리가 이기면 합법이고 지면 불법인 것이다” 하며 반박했다.
투쟁은 계속된다
18일 오전에도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2공장 조합원들은 오전 9시 기습적으로 파업에 돌입해 2공장 전체가 멈춰 섰다.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라인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3공장에서도 라인이 멈췄다. 3공장 정규직 대의원들은 용역들이 아예 상주하고 있는 것에 항의해 라인을 잡고, 용역을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런 거센 투쟁은 가족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들은 “막무가내로 나오는 현대차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수 없다”며 “가족들도 집에 앉아 마냥 걱정만 할 게 아니라 나섭시다” 하고 호소하고 있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오늘 오후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전주와 아산 공장에서도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 비정규직지회는 야간 4시간 파업과 잔업 거부를 결의했다. 아산 사내하청지회도 주간조 2시간 파업과 야간조 4시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 투쟁을 엄호하려고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오늘 오후 4시 아산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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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정규직 노조인 현대차지부의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은 1공장 농성장에 찾아와서 현대차지부 확대운영위의 논의 결과를 전달했다. 현대차지부 확대운영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대체인력 투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내용은 우려스러운 것이었다. 농성장에 찾아 온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은 “단계적 해결 방안”을 운운하며 비정규직 지도부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불법파견 관련해 한방에 해결하는 것은 무리다. … 앞으로만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 협상과 교섭은 100퍼센트란 게 없다. 때론 양보를 할 부분도 있고 … 그렇다고 당장 정규직 파업 투쟁을 할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법원도 인정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당장 시행하라는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기회가 왔을 때 모든 힘을 집중해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지 후퇴가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 정규직 대의원, 활동가, 조합원들까지 관리자와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으면서까지 연대에 나서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규직 집행부가 할 일은 이런 아래로부터 연대 움직임을 받아 안고 더 확대하는 것이지 중재와 양보 종용이 아니다.
△현대차비정규직 조합원(사진 위)과 현대차정규직 대의원(사진 아래)이 17일로 파업 3일 차로 접어든 현대차비정규직 파업현장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노동과세계
이런 얘기를 전해 들은 농성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분명하게 확보한 것도 없이 점거 풀라는 것은 그냥 죽으라는 것이다.”
“정규직 대의원과 활동가 들이 계속 방문해서 지부 집행부가 오면 더 큰 연대를 밝힐 줄 알았는데, 이렇게 얘기하니까 황당하다.”
“대책 없이 절대 내려갈 수 없다.”
지금 현대차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늘어나고 있다. 농성장에는 정규직들이 보내 주는 물품과 투쟁기금이 계속 쌓이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우리는 같은 노동자다” 하고 외치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도부는 타협을 종용할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연대를 더 조직적으로,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비정규직지회는 이런 이경훈 지도부의 타협 압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 인터뷰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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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 농성장에만 있다 보니 피부로는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울산 2ㆍ3공장과 아산ㆍ전주공장으로 파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아산과 전주 동지들이 확고하게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습니다.
울산 2ㆍ3공장을 멈추려고 2ㆍ3공장 비정규직 조합원을 점거 농성장에서 내보내기 전에 얘기했습니다.
“지금 나가시는 동지들은 여기 농성장에 있는 동지들보다 더 어려운 투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대차 사측과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측 관리자들과 용역깡패ㆍ경찰들에게 더 많이 맞을 수 있고 탄압도 심할 것입니다. 각오해야 합니다.
동지들은 1공장 바깥에서 파업 전선을 확대하고 전체 공장의 정규직화 투쟁 연대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지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러나 저는 동지들이 잘 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곧바로 농성장 밖으로 나간 2ㆍ3공장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온갖 폭력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단단하게 투쟁하며 약속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 사측이 해고 위협 문자를 보내고 이데올로기 공격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투쟁 의지를 꺾기 위해 사측도 해볼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보겠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가 이것을 잘 극복하고 연대를 확대해 나가면 사측도 교섭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끝까지
우리는 그때까지 충분히 투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조합원들이 너무 잘 싸우고 있기 때문이죠. 3공장 동지들은 조합원보다 3~4배나 많은 수의 사측 관리자ㆍ경찰ㆍ용역 들에게 맞고 연행되면서도 투쟁해서 라인을 끊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다시금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노동자들과 금속노조의 연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우는 것입니다.
솔직히 비정규직 노조 간부로서 상급단체에 실망한 적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조직 편제도 제대로 안 되고, 비정규직 관련한 사업도 말로만 하고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비정규직은 파업하면 공장 밖으로 쫓겨나고 이후에 복직 투쟁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그동안 비정규직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죠.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전면에서 파업하고 투쟁하니까 점차 연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탄압에 굴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연대 단체 동지들도 실질적인 연대와 함께 비정규직 투쟁을 새롭게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은 매우 젊습니다. 이번 투쟁이 승리한다면 민주노조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고, 이명박 정부와 자본에 맞선 투쟁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첫댓글 합법 집회를 하였어야 했습니다... 탄압을 받을 것이 너무 염려됩니다. 쌍차 노동자분들을 경찰이 밀어버린 것도 불법파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부디... 현명한 투쟁을 하시기 바랍니다.
합법 집회를 하면 저들이 투쟁을 용인해줄까요?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핵심이 아닙니다. 핵심은 대법원 불법파견판정에 현대차 사측이 준수하느냐 준수하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작금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도 따지고 보면 사측이 그렇게 몰아간 탓이 큽니다. 더이상 쌍차 노동자들처럼 당하지 않으려면 현대차 정규직노동자와 전국적인 노동자 민중의 연대를 통해서 현대차자본과 정부를 압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