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맛 김치 집에서 담그기
간간하게 잘 절여진 배추에 마늘, 생강, 파, 고춧가루로 양념한 배추 김치...
요즘들어 김치 냉장고의 기능이 향상되고 신선한 채소들이 풍부해 지면서,
김치는 단순한 저장 음식에서 벗어나 맛을 즐기고 건강을 도와주는
생활음식으로 변한지 오래다. 더욱이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특히 김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더해 가면서 직접 김치를 담궈 먹겠다는
주부가 늘고 있다. 천년의 시간동안 우리의 밥상을 지켜 왔던 김치를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것. 조금은 귀찮고 힘들지만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내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 될 것이다.
재 료
배추 3포기, 무 1개, 굴 500g, 쪽파 15뿌리, 미나리 한 움큼, 멸치액젓 1/3컵, 새우젓 4큰술, 고춧가루 1/2컵, 다진 마늘 5큰술, 다진 생강 1큰술, 설탕 3큰술, 소금 1컵
이렇게 만드세요!
배추는 겉잎을 떼어내고 반으로 가르고 배추 심을 약간 도려낸 후 넓은 그릇에 담고 소금을 2/3컵 정도 덜어 뿌린다. 그런 후 배추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배추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포기사이사이에 물이 배도록 한 후 반나절 정도 절인다.
무는 껍질째 깨끗하게 씻어 곱게 채로 썰어 소금을 2큰술 정도 뿌려 절인 후 나른하게 되면 물기를 짠다. 굴은 연한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고, 쪽파는 2~3cm 길이로 썰며, 미나리는 송송 썬다.고춧가루에 액젓을 넣어 고루 버무려 고춧가루를 부드럽게 불린다.
무채를 넓은 그릇에 담고 불린 고춧가루와 새우젓,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설탕 등을 넣고 버무린 후 쪽파와 미나리, 굴을 마저 넣고 섞어 김치 소를 완성한다. 김치 소에는 당근을 넣지 않는 것이 영양학적 파괴가 적다.
절인 배추를 건져 서너 번 씻어 물기를 뺀 후 배춧잎 사이사이에 준비한 소를 채워 겉잎으로 감싸 실온에서 삭힌 후 냉장보관 한다.
배추김치 담그기 Point
배추는 소금으로 절여서 물기를 충분히 뺀다.
배추는 푹 절이지 않는다. 너무 많이 절여지면 김치가 익은 후 물컹해지기 쉽기 때문에 약간 덜 절인 듯한 배추로 김치를 담가야 아삭아삭하면서도 맛이 시원하다. 배추를 절일 때는 배추를 씻어서 물기를 털지 말고 밑동에 소금을 뿌리고 약간 절여지면 배추를 위아래로 고루 뒤집어 놓는다. 소금에 절인 배추는 물에 충분히 헹군 후 물기를 잘 빼주어야 김치가 물러지지 않는다. 씻은 배추는 체에 엎어두어 2~3시간 정도 충분히 물기를 뺀다. 소금에 절인 배추는 45도 각도로 기울어지는 것이 가장 알맞은 절임상태이다.
김치 소의 무채는 아삭하면서 시원한 맛이 나도록 도와주는 촉매제다.
무는 모양에 따라 둥근 모양의 복지 무와 길쭉한 모양의 남지 무로 구별된다. 김치의 소로 사용할 무는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같은 동그란 모양이 맛있는 무이며, 생채처럼 날 것을 먹을 때는 길쭉한 무가 좋다. 무는 머리 부분에 녹색이 많이 날수록 맛있고 좋은 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녹색은 땅 밖으로 나온 부분이 햇볕에 쪼여 엽록소가 생긴 것으로 이런 무일수록 맛과 품질이 떨어지는 하등품이다. 무잎 하나를 잘라 그 단면이 파랗고 생기가 있으면 속이 차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단면이 허옇게 되어있는 것은 십중팔구 속이 빈 것이다.
고춧가루는 요구르트를 넣고 불려서 쓴다.
김장에 쓰는 고춧가루는 약간 거칠게 빻은 것이 좋고, 액젓에 먼저 넣어 고루 섞으면 고춧가루가 훨씬 부드러워 지면서 매콤한 맛이 진하게 나며, 재료에 버무렸을 때도 고춧가루가 겉돌지 않는다. 이때 시중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요구르트로 대신하면 요구르트 속의 설탕성분이 김치의 발효를 도와 감칠 맛이 훨씬 진해진다.
김치와 젓갈
젓갈은 두세 종류를 섞어 넣는다. 한 가지 젓갈만 쓰는 것보다 3가지 정도의 젓갈을 섞어쓰면 김칫국물이 훨씬 맛있다.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은 새우젓, 황석어젓, 멸치젓과 조기젓 등이다. 최근에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생선으로 만든 액체육젓을 이용하기도 한다.
보관하기
김치 맛은 무엇보다 숙성온도와 환경이 결정한다. 김치는 섭씨 2~7도에서 2~3주간 숙성시킨다. 보관할 때 온도는 섭씨 0도가 적당하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3개월 정도 저장이 가능하다. 항아리에 보관할 때는 달걀껍질과 감나무 잎을 사용한다. 달걀껍질은 배추 두 포기에 달걀 한개 정도 비율로 깨끗하게 씻어서 거즈에 싼 다음 김치에 넣으면 시지 않고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감나무 잎에 들어 있는 떫은 타닌 성분도 김치를 시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비법전수
__ 멸치젓은 끓이지 않고 걸러낸다. 멸치젓을 끓이면 영양소가 파괴될 뿐 아니라 맛이 깔끔하지 않다. 멸치젓을 6개월정도 삭힌 후 창호지에 걸러내면 맑은 빛깔과 함께 숙성된 맛을 느낄 수 있다.
__ 미원대신 표고버섯을 넣어라. 표고버섯을 잘게 썰어 미원대신 넣으면 조미료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__ 태양고추를 쓰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보기좋은 떡이 맛도 좋은 법. 태양고추로 담근 김치는 빛깔뿐만 아니라 맛도 최고다.
__ 독특한 향기를 원한다면 재피(산초나무의 열매)가루를 넣어라. 처음 재피를 접하는 사람은 쉽게 근접할 수 없는 향기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독특한 향기에 헤어날 수 없다.
__ 우엉을 넣으면 매콤한 맛을 낸다. 우엉을 넣은 김치는 익으면 익을수록 매콤한 맛을 자아낸다.
__ 설탕대신 배즙과 양파즙을 사용한다. 더불어 무즙까지 첨가하면 금상첨화이다.
__ 청각을 사용하면 바다의 신선한 맛을 돋군다. 바다에서 나는 청각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물로 바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__ 생굴에는 수분/단백질/지방/탄수화물/회분이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A/B1/ B2/C와 나이아신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글리신 및 글루타민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맛이 좋으며 김치에 넣으면 시원한 맛을 내며 주로 담근 지 한 달 안에 먹을 수 있는 김치에 넣는다.
__ 새우젓은 새우를 소금에 절여 만든 젓갈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김치에 넣을 새우젓을 고를 때에는 새우의 형체가 분명하고, 굵고 통통하면서 깨끗하고 분홍색이 도는 육젓이 좋으며, 젓국은 뽀얗고 노랗게 삭아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을 고른다.
__ 멸치젓은 멸치를 소금에 절여 삭힌 젓갈로 새우젓과 함께 가장 많이 이용되며, 구수하고 달큰한 맛을 낸다. 보통 5,6월에 잡히는 멸치가 가장 잘 숙성되어 있으므로 멸치젓은 이때 담그는 것이 좋다. 멸치젓을 고를 때에는 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 삭아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달착지근한 맛을 내는 것을 고른다. 거무스름한 색을 내면서도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좋은 젓갈이다.
__ 황석어젓은 황석어를 소금에 절여 삭힌 젓갈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용하는 젓갈이다. 황석어젓은 빛깔이 노랗고 기름기가 도는 것일수록 잘 삭은 것인데, 고를 때에는 노란 빛을 띠면서도 밝고 선명한 은색이 도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크기는 15∼20cm 정도의 것이 적당하다. 황석어젓은 살은 저며서 배추소에 넣고 뼈는 달여 젓국을 밭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