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64) - 일상으로 돌아와서
두 달간의 대만일주 걷기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승려인 제자는 ‘이번 행각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담을 괄목할 일이 되겠습니다. 한 가지 일을 성취하고 나면 육신은 휴식을 원하게 됩니다. 당분간 푹 쉬시면서 에너지 충전이 되면 대학동기들과 연락하여 찾아뵙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 주를 되돌아보니 휴식과 분주함이 뒤섞인 날들, 일상은 그렇게 이어진다.
4월 11일(월), 귀국하자마자 이발소를 찾았다. 두 달 넘게 자란 머리를 자르는 동안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이발소에서 선거를 코앞에 둔 민심을 읽었다. 광주는 이미 국민의 당으로 기울었다는 의견들, 결과는 그대로 적중하였다.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자, 민심에 귀 기울어야 하겠다.
4월 12일(화), 광주공동체시민회의 분과위원회가 열렸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일상의 회의를 열만큼 공공기관은 정치에서 한 발 비켜선 현상이 바람직하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주요시책의 추진내용과 방향에 대하여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광주공동체시민회의 분과위웡회의 모습
4월 13일(수),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야당의 분열로 여당에 절대 유리한 선거판도, 그러나 민초들은 집권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응징하였다.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지인들과 점심을 함께 한 후 출구조사를 기다렸다. 방송을 접하니 야당의 약진과 여당의 참패로 판세가 뒤집히고 개표결과는 그대로 이어졌다. 국민이 주권자임을 드러낸 절묘한 선택, 적극적인 참여와 슬기가 존경스럽다.
4월 14일(목), 아침 일찍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체육진흥회에 들러 대만걷기상황을 보고한 후 고시동기들과 만나 정담을 나누었다. 정계와 고위공직을 두루 섭렵한 원로들, 한때는 쟁쟁한 현역들이 이제 한 발 물러 후진들이 잘해 주기를 바란다. 어머니를 찾아 오후를 보내다가 저녁에는 동호인들과 한강변 걷기,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걷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4월 15일(금), 오전에 8개월 된 손자를 데리고 공원에 갔다. 오랜 만에 보는 할아버지를 낯설어하지 않고 방긋 웃는 모습이 귀엽고 행복하다. 두 시간여 자유 시간을 누린 며느리도 기뻐한다. 오후에는 2년 가까이 입원 중인 동생을 찾고 저녁은 대학친구들과 함께 하였다. ‘친구는 사랑이 끊이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까지 위하여 났느니라.’를 실감하며.
손자와 함께 즐긴 망중한
4월 16일(토), 고향의 선영을 찾아 성묘행사를 가졌다. 서울에서는 전세버스로, 청주와 광주에서는 승용차로 선영에 모이니 강풍이 불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대로 궂은 날씨, 잠시 소강상태를 틈타 묘역을 돌아보고 산소 옆 큰 길에 세워둔 버스에 올라 예배를 드렸다. 아늑한 분위기의 버스 안이 의외로 예배장소로 적합하여 다행, 메시지의 주제는 '가문의 품위와 명예를 높이자' 예배를 마치고 고향마을을 찾은 후 바닷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을 들며 화목과 우애를 다졌다.
선영을 찾은 후손들
4월 17일(일), 주일이다. 예배 후 교우들에게 대만걷기의 개략을 설명한 후 대만에서 가져온 땅콩을 갈라 먹으며 정담을 나누었다. 점심은 어느 독지가가 요양원을 위하여 특별히 마련한 짜장면 잔치, 정성들여 조리한 짜장면을 요양원 어른들과 함께 들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집에서 가까운 테니스코트를 찾아 국제테니스대회 결승전 경기를 관람하는 등 여유로운 시간, 한 주간의 일정을 이렇게 보냈다. 여러분의 일상은 어떠한가요?
국제티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 후 시상식 장면
첫댓글 귀국하시자마자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그 모습이 , 그 열정이 참 예뻐 보이십니다...^^
여독은 풀리셨는지...건강은 이상 없으신지...염려가 되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