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해돋이 6시3분> 칠십이 가까워오는 나이에 가을소풍을 와서 늦은 잠자리에 들었는데도.두번씩 깨어서 볼일을 봐야하는 나는 어르신들이 얼른 일어나서 해수 목욕하러 가시기를 기다렸다. 혼자서 베란다에 나가서 해뜨는걸 핸펀에 담고 싶어서... 정말 해수목욕하러 안갈꺼냐고 물으시는 권사님들께 "전 지금까지 친정 엄마하고도 함께 목욕한적이 없어요"
<6시17분> 어르신들께서 해수목욕하러 나가신후 베란다에 나가서 사진을 핸펀에 찍는데 창문에 가려져서 해뜨는 방향이 잘 잡히지 않는다. 숙소의 열쇠를 현관 관리실에 맡겨놓고 해변가로 나갔다. 바닷 비린내와 함께 하늘이 붉게 변해가는 모습과 해변둑길에 켜져있는 가로등 불빛이 점점 희미해지는것이 신기하고 정말 멋져서... 와~~~이런멋진 해돋이를 구경하지 않고 해수목욕을 하시는 어르신들은? 부지런한 남자 어르신들 벌써 해변둑길 산책을 하러 나가셨나? 멀리 가시는 모습이 육안으로는 보이는데 내 핸펀에는 잡히지 않는다.
<6시23분> 아니!하늘이 온통 활활 타오르는 불길같은 붉은색으로 변해온다. 핸펀에 담은 시간이 6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신기하고 환상적인 광경을 나 혼자보고 있다니!! 정말 좋은 사진기가 있다면 동영상 담으면 정말 멋질텐데...
<오전6시38분> 와우! 드디어 해는 그 깊은 어둠을 쫓아내는 산고를 치르고 바다속에서 이렇게 탄생되고 있었다. 가슴이 콩닥댔다. 숨을 죽이고 핸펀의 확인을 콕 눌렀다! 해는 내 핸펀에 이렇게 태어나서 나를 황홀하게 했다. 깜깜한 세상에 이 작은 붉은해가 바다속에서 나온것이다!
<6시40분> 콩닥대는 가슴을, 다시 숨을 가다듬고 한번 더 확인표시를 콕!! 실수해서 핸펀에 잘 잡히지 않은것 같아서... 그런데 고맙게도 2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바다물까지 붉게 물들이며 해는 점점더 빠르게 환한빛으로 바다를 덮을 기세다.핸펀에 부딛칠만큼 되면 빛이 반사되어 핸펀에 잡히지 않을텐데...그래도 욕심을 부려 보았다,
<시45분> 아~~여기까지다!해를 내 핸펀에 담을 수 있는시간은!! 이제 해는 정말 빛이 강렬해서 내 핸펀도 감당을 못하고 나도 눈이 부셔서 핸펀에 해를담는걸 항복 해야했다. 모세가 수건을 가렸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참 좋으신 하늘아버님!감사 합니다.이 멋진 해돋이를 보게해 주심을!!! 해수목욕쯤 안하면 어떠랴!이렇게 멋진 광경을 보는것과 바꾸지 않겠다... 사진속 해는 십자가로 나타났다.놀랍고,신기하고.감사하게... 내가 너희를 이만큼 사랑한다고 양손을 쫙~펴신 예수님이 달리셨던 십자가 모양의 햇빛! 검푸른 바다를 황금빛 십자가로 만들어 놓은 해님을 더이상 볼 수 없었다 눈이 부셔서.....
<담양의 대나무숲길> 이곳은 대나무숲으로 우거진 곳인데 이숲속의 기온은 숲 밖의 기온보다 4도가 낮다고 안내원이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알려줬다. 오염된 공기를 맑게 해주는것도 다른 나무숲에 비해서 월등하다고 했다. 핸펀에 담겨지지 않을만큼 대나무는 키가커서 하늘끝에 닿은것 같았다.
어느 집사님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시면서 오우가(尹善道)중에 하나인 대나무(竹)에 대한 시를 외우셨다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집사님의 시 한수 외우시는 그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 중에서 가장 멋졌던 가을 나들이!! 이 코스모스도 알고 있나보다. 이렇게 활짝 펴서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 뒤쪽에 있는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멋진 춤까지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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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꼬마참새 원문보기 글쓴이: 최영옥
첫댓글 십자가모양의 햇빛이네요... 사진과 해돋이 광경이 조화를 이루며 웅장함에 감탄사가 절로 절로 .^^
우와 우리고문님 덕분에 멋진 광경을 경험한것같은 착각이 덜정도예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동 그자체입니다 사랑합니다
와우~ 고문님 해돋이 광경을 시간대로 나누어 그것도 핸펀으로 이리 잘 찍어 올려주시다니 정말정말 대단합니다 캬~ , 날이 갈수록 고문님 정신은 살아서 빛이나시니 제가 넘 감사합니다. 이 멋진 광경을 혼자 보시지 않고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올려주시고 저희들도 함께 보게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고문님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시고 더욱 명철하시어 항상 즐겁게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고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