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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컵라면에 QR코드를 도입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은 그 위치를 찾기 어려워 제품 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는 전맹 시각장애인 당사자와 함께 지난 15일 주식회사 농심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농심은 2023년 8월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컵라면 10종에 QR코드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화면 읽어주기 기능을 통해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등이 QR코드를 이용하려면 먼저 코드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찾아야 한다. 농심 컵라면 뚜껑에는 ‘FOOD QR’, ‘다양한 정보는 QR로 확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QR코드가 인쇄돼 있지만, 손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점자나 촉각 표시는 없다. 정보를 확인할 수단은 마련했지만, 정작 그 수단에 접근하기 어려운 셈이다.
장추련에 따르면 해당 시각장애인 당사자는 농심 측에 개선 의견을 전달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장애인차별상담전화 ‘평지(1577-1330)’에 제보한 데 이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QR코드가 있어도 접근할 수 없다면
관련해 농심은 QR코드 위치를 모든 제품에서 뚜껑의 뜯는 곳 바로 위로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위치를 통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 그 위치를 손끝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어디에 대야 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추련이 제기한 문제는 QR코드의 유무가 아니라 실제 이용 가능성이다. 정보가 제공된다는 사실과 장애인이 그 정보에 접근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선거 공보물처럼 촉각 안내 필요
장추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공보물처럼 QR코드 주변에 점자 등 촉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내를 제공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컵라면 포장의 형태와 재질을 고려해 점자나 촉각 표시를 적용하고,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실제 제품을 사용해 접근성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률도 장애인의 정보 접근과 실질적인 이용 기회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방식으로 정보나 서비스가 제공돼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간접차별을 금지하고, 재화·용역 제공 과정에서의 차별을 금지한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4조의2 역시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와 음성·수어 영상 변환용 코드 등의 표시 및 관련 가이드라인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장추련은 인권위에 ▲현재 판매 중인 농심 컵라면의 제품 구별 및 정보 확인·이용 가능성 조사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실제 제품을 사용해 보는 방식의 접근성 점검 ▲포장 변경 이후에도 접근성이 유지되도록 담당 부서 지정, 당사자 의견 수렴, 사전 평가 및 정기 점검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장추련은 점자나 특정 촉각 표시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법 위반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정보 제공 방식이 시각장애인에게 실제로 유효한지 조사하고 확인된 장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시각장애인용 QR코드라더니… 농심 컵라면, 찾을 수 없어 인권위 진정 | 더인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