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3대 악산은 설악산, 주왕산, 월출산. 그중에서도 기氣가 가장 센 곳은 월출산이라고 한다. 기는 잡을 수도, 눈으로 볼 수도, 확인할 수도 없다. 체험으로 느끼는 수밖에 없다. 체험 이전에 기록으로 살펴보자.
조선 최고의 인문지리학자이자 풍수가였던 이중환은 <택리지>에 월출산을 ‘화승조천火乘朝天의 지세地勢’라고 표현했다.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내뿜는 기를 지닌 땅’이라는 의미다. <동국여지승람>과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선 정상 구정봉 아래 신령스런 바위가 떨어질 것 같으면서도 떨어지지 않아 영암靈巖이란 지명이 유래했다고 전한다. 최초의 역사서 <삼국사기>에는 국가 지정 소사小祠였던 제사터로 기록하고 있다. 그 흔적은 여전하다.
민선 이전에 관선으로 지자체장이 임명되던 시절, 월출산 정상을 1,000번 이상 올라가면 군수는 ‘따 논 당상’이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월출산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군수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군수 하던 사람이 군수 되려고 부단히 올라갔으나 결국 못 됐다고 한다. 나중에 정상 간 횟수를 세어보니 999회라는 얘기는 지금도 영암에 가면 회자된다.
월출산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지 않다. 하지만 영암평야에 홀로 우뚝 솟아 더욱 기운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근에 온천이 있고 남해 바다와 접한 해남과는 불과 30분 거리다. 산과 바다와 계곡,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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