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055년 연금 고갈, 너무 낙관적 예측”
[연금 개혁]
정부, 2040년 출산율 반등 전제 추산
낮은 출산율에 재정 더 악화 우려
국민연금 재정추계의 핵심 변수는 합계출산율이다. 출산율 저하는 곧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결국 쌓아둔 국민연금 기금을 쓰게 되고 고갈 시기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27일 발표된 국민연금 제5차 재정추계에서 정부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치를 반영했다. 이번 추계에 따르면 2023년 0.73명인 출산율은 2024년 최저 수준인 0.70명까지 하락했다가 2040년 1.19명으로 반등한다. 2046∼2070년에는 1.21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미뤄졌던 결혼이 다시 늘고, 2차 에코세대(1991∼1996년생)가 30대가 되면서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는 이유다.
정부가 출산율이 1.21명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재정추계를 했는데도, 출산율은 2060년 보험료율을 5년 전 추계(26.8%)보다 3%포인트 오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의 출산율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전망조차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출산율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치보다 빠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8년 4차 재정추계에서는 2020년 출산율을 1.24명으로 가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해 출산율은 0.84명에 그쳤다. 2021년 출산율은 0.81명으로 역대 최저였는데 올해 발표되는 2022년 출산율은 전년보다 떨어진 0.7명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창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전 한국연금학회장)는 “현재로서는 특단의 변화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하향 추세의 출산율이 갑자기 (통계청의 예측대로) 증가할 것 같지 않다”며 “재정추계는 미래의 재정 상황을 예상해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