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의 아들
원제 : Captains Courageous
DVD 출시제 : 굿바이 마이 라이프
다른 제목 : 소년과 바다, 용기있는 선장
1937년 미국영화
감독 : 빅터 플레밍
원작 : 러디어드 키플링
음악 : 프란츠 왁스만
출연: 프레디 바솔로뮤, 스펜서 트레이시, 라이오넬 배리모어
멜빈 더글러스, 존 캐러다인, 미키 루니
헐리웃 유성영화 1세대의 명배우 스펜서 트레이시는 1937년, 38년에 출연한 두 작품으로
연달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그 영화들은 '나는 바다의 아들'과 '소년의 거리'
입니다. 소년의 거리는 속편까지 만들어졌지요. 총 9회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마지막 작품 '초대받지 않은 손님'에서도 후보에 올랐습니다. 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인 전설적인 명배우이죠.
스펜서 트레이시는 게리 쿠퍼나 클라크 게이블 등 동시대에 활약한 톱 스타들과는 좀
달랐던게 그 두 배우가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얻었다면 스펜서 트레이시는 오로지
연기력과 개성으로 탑에 오른 배우입니다. 결코 미남이라 할 수 없고, 30대 시절도
늙수그레한 외모를 가진 푸근한 인상이지만, 고집스러움과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주는 연기를 바탕으로 치열한 헐리웃 경쟁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은 명우였습니다.
'나는 바다의 아들'은 그에게 첫 번째 아카데미 주연상을 안겨준 영화인데 원제가
Captains Courageous 인 이 영화는 여러 제목으로 불리웁니다. DVD 출시제목과
네이버 영화에는 '굿바이 마이 라이프'라는 상당히 황당한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도대체 이 황당한 제목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소년과 바다'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 제목이 사실 가장 타당합니다. 다른 제목으로는 '용기있는 선장'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일부 부합되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갑질하는 억만장자 2세
부자 아빠를 둔 하비는 선생님에게도
뇌물을 먹이는 못된 짓을 하는데...
하비역의 프레디 바솔로뮤
아빠에게 이르면 다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하비
'나는 바다의 아들'은 1938년에 개봉된 개봉제목입니다. 일제시대인 30년대에도
우리나라에는 많은 외화들이 개봉되었는데 이 영화도 그 때 개봉된 작품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즈의 마법사' 등으로 널리 알려진 빅터 플레밍 감독의
작품이며, 헐리웃 영화사에서 매우 유명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두 편의
영화가 나오기 전에 앞서 만들어진 작품이며 상당한 수작입니다. 두 영화
이전에 이미 좋은 작품을 빅터 플레밍 감독이 만든 것이지요.
요즘 부와 권력을 가진 자의 갑질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특히 부모 잘 만난 덕에
부와 권력을 얻은 2세들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곤 하는데 이 영화는 엄청난
재산을 가진 아빠를 둔 꼬마가 갑질하는 못된 소년에서 철들고 각성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펼쳐내는 이야기입니다.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게 되는 스펜서 트레이시
졸지에 고기잡이 배에서 몇 달간 지내게 되는 하비
말안 듣는 못된 꼬마 하비때문에
골치아픈 마누엘
마누엘의 사연을 듣게 되는 하비
억만장자 아버지를 둔 하비(프레디 바솔로뮤)는 친구들에게도 못된 갑질을 하여
학교에서도 악명이 높습니다. 아빠가 뭐든 다 해결해준다는 생각으로 선생님
에게조차 뇌물을 먹이며 못된 짓을 일삼습니다. 보다 못해서 친구에게 한 방을
먹게 되자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일러바치며 거짓말을 하는데 결국
학교에서 임시퇴출됩니다. 선생님들 앞에서 민망함을 당한 아버지는 머리도
식힐겸 하비와 큰 배로 여행을 떠나는데 그 와중에도 하비는 허세를 부리다가 실수로
배에서 추락하게 됩니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어부인 마누엘(스펜서 트레이시)에
의해서 구조되고 그날부터 마누엘이 승선하고 있던 고기잡이 배에 머물게 됩니다.
처음에 안하무인으로 선장인 디스코(라이오넬 배리모어)에게 조차 무례하게 굴던
하비, 하지만 뱃사람들은 그가 부자집아들이라고 떠들어도 무관심합니다. 결국
먹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했고, 처음에 마지 못해서 일하는 척 하던 하비는 노를
젓고 고기잡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마누엘의 따뜻하고 쾌활한 성격을 알게 되자
바쁜 아빠에게서는 느끼지 못한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고 점차 고기잡이 배의 생활에
적응하게 됩니다. 배가 육지에 도착하려면 무려 3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
하비는 점점 마누엘을 좋아하게 되는데.......
어째 가짜고기 같은 느낌이 나는데....
고기잡이 배의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는 하비.
못된 아이였지만 똑똑하고 자존심 센 덕도 본다.
서로 많은 정이 드는 하비와 마누엘
못된 부자집 꼬마가 졸지에 험한 일을 해야 하는 고기잡이 배에서 몇 달을 지내게
되면서 마음씨 착한 선원에게 동화되어 철이 들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부자집 귀공자에서 더러운 옷을 입고 고기잡이 배에서
생활해야 하는 신세, 뭐 뻔한 예상대로 흘러가는 이야기이고, 처음에 적응을
못하고 건방지게 굴다가 점차 적응하면서 인생을 배우는 내용인데, 이런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투박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포루투갈 출신 베테랑 어부로 스펜서
트레이시가 등장하며 배의 선장으로는 30년대 꽤 잘 나가던 배우 라이오넬
배리모어가 등장합니다. 꼬마 주인공 하비 역에는 프레디 바솔로뮤라는 아역배우가
출연하는데 이 배우는 '소공자' '안나 카레니나(그레타 가르보 버전)' 등에 출연한
30년대의 아역배우입니다. 많은 아역배우가 그렇듯 이 배우도 아역시절에는 매우
활발히 활동하다가 20세가 넘어서는 두드러진 활동을 못하고 배우로서 잊혀진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아역시절에는 스펜서 트레이시 급의 배우가 출연한 영화에서
이렇게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로 꽤 잘 나가는 아역배우였습니다.
'흔들리는 대지'나 우리나라 영화 '만선' 등 어부들의 고기잡이를 소재로 한 좋은
영화들이 몇 편 있는데 이 영화는 헐리웃 영화중에서 어부들의 삶을 다룬 수작중
하나입니다. 돈은 많지만 엄마노릇, 아빠노릇, 가장노릇을 다 잘할 수는 없어서
아들에게 돈으로 부유함은 주지만 아빠로서 많은 대화와 시간을 내주지 못하는
아버지가 아들을 못되게 키우면서 고민하지만 그런 아들이 고기잡이 배에서
생활하면서 철이 들어서 돌아오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런 와중에 찡하게 슬픈
내용도 들어가고. 감동과 재미, 교훈 등을 골고루 주는 건전한 가족영화입니다.
감동적인 후반부
목숨을 걸고 어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숭고한 장면이
이 영화에도 담겨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은 과거 어느 영화잡지에 여러 헐리웃 배우들이 소개가 되었을때
스펜서 트레이시 소개 부분에서 처음 봤는데 스펜서 트레이시가 '강위의 별장'
이라는 영화로 처음 데뷔했고, '나는 바다의 아들'과 '소년의 거리'로 연속해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았다고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제목이 바로 우리나라
개봉제였고, 놀랍게도 30년대 신문에 이 영화에 대한 별도의 소개글도 있을
정도입니다. (30년대 일제치하의 대한제국에서도 서양의 이런 문화를 이미
활발하게 접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시대가 좋아져서 이 영화도 DVD로 출시될 정도가 되었고(다만 뒷면에 있는
영화소개글은 완전히 엉터리지만) 이런 고전영화도 접할 수 있게 되어 말로만
듣던 30년대 시절의 영화를 다수 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인데, 상당한 수준의
영화들이 꽤 많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정글북'으로 알려진 러디어드 키플링
입니다. 모험영화이자 가족영화입니다. 50-60년대 영화들에 비해서 30년대
영화들은 덜 알려져 있지만 그 시절에도 엄청난 양의 외화들이 우리나라에
개봉되었고, 그레타 가르보, 게리 쿠퍼, 클라크 게이블 같은 배우의 영화들은
출연작 대부분이 개봉될 정도였으니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헐리웃 영화
전성시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는 그 시기에 등장한 수작중 한 편입니다.
ps1 : '만선'도 그렇고 '흔들리는 대지'도 그렇고,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에 대한 숭고한 정신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ps2 : 이 영화의 갑질하는 2세는 아직 철없는 나이의 소년이지만 어른임에도
철없이 심한 갑질하는 2세들은 진짜 철이 들어야 하겠지요. 식사도
하인이 침대로 갖다주어야 할 정도로 부자집 아들의 갑질을 톡톡히
하던 소년이 각성해가는 내용이 꽤 재미있습니다.
ps3 : 스펜서 트레이시도 아카데미 주연상 배우중 출연분량이 비교적 적은 편의
영화에서 수상한 셈입니다. 엄연한 주인공은 꼬마 소년이니까요.
ps4 : 미키 루니가 선장의 아들로 출연하여 아역시절 모습을 보입니다.
[출처] 나는 바다의 아들(Captains Courageous 37년) 소년과 바다|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