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장. 종사의 병통
宗師 亦有多病이라.
病在耳目者 以瞠眉努目 側耳點頭로 爲禪이요
病在口舌者 以顚言倒語 胡喝亂喝로 爲禪하고
病在手足者 以進前退後 指東畵西로 爲禪하고
病在心腹者 以窮玄究妙 超情離見으로 爲禪하니
據實而論하면 無非是病이니라.
종사에게도 병통이 많다.
눈과 귀에 병이 있는 이는
눈을 부릅뜨고 귀를 기울이며 머리를 끄덕이는 것(點頭)으로 ‘禪’ 삼음이요
입과 혀에 병이 있는 사람은
두서없이 지껄이고 함부로 소리를 크게 지르는 것으로 ‘禪’을 삼고
손과 발에 병이 있는 이는
왔다 갔다 하며 이쪽저쪽 아무 데나 가리키는 것으로 ‘禪’을 삼으며
마음속에 병이 있는 사람은
진리를 끝까지 찾아 번뇌를 벗어나는 것으로 ‘禪’을 삼으니
사실대로(據實)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이 병 아닌 것이 없다.
瞠(당) ① 보다 ② 눈을 휘둥그래 뜨고 보다 ③ 똑바로 봄 ④ 놀라서 보는 모양
顚(전) ① 넘어지다 ② 우듬지 ③ 거꾸로 하다 ④ 떨어지다
喝(갈, 할) 꾸짖을 갈, 관용적으로 할
據(거) ① 의거하다 ② 움키다 ③ 손톱을 세워서 움킴 ④ 근거로 삼다
《註解》
殺父母者 佛前懺悔이나
謗般若者 懺悔無路니라.
주해
부모를 죽인 이는 부처님 앞에서 참회할 수 있으나
반야 지혜를 헐뜯는 사람들은 어디에도 참회할 길이 없다.
偈頌
空中撮影非爲妙인데
物外追蹤豈俊機리오.
게송
허공에서 그림자를 붙잡아도 우스운 일인데
세상 밖에 헛된 자취 좇는 사람 그리 장할까?
주1. 宗師
부처님 마음을 깨닫고자 하는 선종의 종지를 체득한 큰스님을 가리킨다. 부처님 마음을 전하는 스승이니 부처님 마음에서 나오는 훌륭한 방편으로 제자들을 맞이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추어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분이다. 종사는 부처님 마음자리에서 경을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으므로 ‘經師’가 되고, 부처님의 생활을 그대로 실천하니 ‘律師’가 되며 경장과 율장을 걸림없이 쉽게 풀어낼 수 있으므로 ‘論師’가 된다. 그러므로 종사는 경율론 삼장의 종지를 체득한 삼장법사이며 학덕을 겸비하여 모든 사람의 모범이 되는 큰스님이다.
주2. 옛날에 종사 스님들이 후학들을 다룰 때는 상대방의 근기와 주변 상황에 따라 눈을 부릅뜨거나 머리를 끄덕이기도 하고 때로는 ‘할!’ 하고 큰 소리를 내지르기도 하였다. 주장자로 선상을 내려치기도 하고 몽둥이로 매질을 하기도 하며 멱살을 잡고 꼼짝 못하게 몰아붙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본지풍광에서 일어나는 임시방편이다. 그런데 어리석은 종사들은 이 근본 뜻을 모르고 옛 조사 스님의 겉모습을 흉내 내어 시비와 분별을 일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출처: 선가귀감, 서산대사 지음, 원순 역해, 도서출판 법공양
첫댓글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종사님들이야 그러지 않으시겠지만
본인의 어리석음을 숨기기 위해 더 큰소리로 말하고 더 크게 반응하는 모습들이 우리 범부들인가봅니다. 시비와 분별심!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보문님, 정성들인 공양 감사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