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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 전력난으로 선포했던 국가 재난 사태 종료
◦ 남아공 정부, 국가 재난 사태 종료 선언
- 4월 5일 남아공 정부는 국가 재난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남아공은 지난 2월 하루 최대 12시간 정전되는 심각한 전력난으로 인해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조달 과정 간소화 등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행정부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재난 사태 선포가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시민단체가 재난 사태 철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재난 사태가 종료됨에 따라 남아공 정부는 기존 법률에 따라 전력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난 사태 종료 선언 당일에도 하루 5시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4단계 순환단전(Load Shedding)이 시행되는 등 전력난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이다.
◦ 국가 재난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전력난 지속
- 국가 재난 사태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의 전력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4월 13일 남아공 국영전력기업인 에스콤(Eskom)은 전력 수요량은 3만 1,400메가와트(MW)인 반면 실제 발전량은 2만 4,700MW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지역별로 하루 최대 8시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6단계 순환단전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 전력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클라이드 맬리슨(Clyde Mallison) 남아공 에너지 전문가는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겨울에 극심한 한파가 올 경우 순환단전이 최대 9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남아공의 순환단전은 총 8단계로, 9단계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고시엔초 라모코바(Kgosientsho Ramokgopa) 전력부 장관 또한 겨울의 전력 부족량이 1만 MW에 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위축 등 전력난에 따른 경제적 문제 발생
◦ 남아공 인플레이션, 전력난 속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 기록
- 2023년 2월 남아공의 전년대비 인플레이션이 7.0%를 기록해 로이터통신(Reuters)의 조사에 따른 2월 인플레이션 예상치 6.9%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인플레이션도 0.7%로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과 연료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1월 4.9%에서 2월 5.2%로 올랐다.
- 영국의 경제분석 전문기업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장기화되는 전력난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4월 1일부터 전기요금도 18% 이상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6%로 잡은 남아공 준비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50bp(basis point, 1bp=0.01%p) 인상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폭이 25bp에 그칠 것으로 보았다. 이로써 남아공은 9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지난 2021년 11월 이후 3월까지 인상된 기준금리는 425bp에 달한다.
◦ 전력난으로 제조업 부문 계속해서 위축, 통신업계는 막대한 비용 부담 직면
-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 상황이 악화되면서 2023년 2월 남아공의 제조업 생산량이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이미 남아공의 제조업 생산량 감소폭은 지난 2022년 12월 4.5%를 기록하고 2023년 1월에도 3.7%를 기록하는 등 남아공 제조업이 계속해서 위축되며 경제적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어, 남아공 준비은행은 전력난으로 남아공 경제 성장률이 2%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통신업계는 전력난에 대응해 자체 발전 시설을 갖추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시토 음달로스(Sitho Mdalose) 보다콤(Vodacom) 남아공 지부 이사는 전력난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막대하다고 호소했다. 남아공 제2의 통신업계인 MTN은 2022년 전력난에 따른 손해 규모가 6억 4,000만 랜드(한화 약 462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텔콤(Telkom)은 2022년 4/4분기에만 1억 5,000만 랜드(한화 약 108억 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통신망 개선, 5G망 구축 등에 투입되어야 하는 비용을 발전 설비 구축에 사용하는 간접적인 피해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 전력난 장기화에 따라 2023년도 남아공 경제 전망도 부정적
◦ 국제통화기금(IMF)과 신용평가기관, 남아공 경제 부정적으로 전망
- 지난 1월 남아공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던 IMF는 4월 보고서에서 남아공 경제 지표가 중기적으로 더 악화되어 2023년도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IMF 외에도 다른 은행과 금융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도 밝지 않은데, 전력난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4월 기준으로 남아공의 단전일은 100일이 넘은 상황으로, 남아공 준비은행은 2023년 단전일이 250일이 넘어가면 경제성장률은 단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앞서 지난 3월 국제 신용평가기관 S&P는 심각한 전력난을 이유로 제시하며 남아공의 신용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현재 BB-/B로 유지했으나, 정부가 전력난 대응에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혹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경제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 S&P의 평가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5%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 경제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남아공 정부의 주장에도 전망은 부정적
- 에녹 고동과나(Enoch Godongwana) 남아공 재무부 장관은 2023년도 1/4분기 남아공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며 경제 침체에도 빠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남아공은 2022년 4/4분기에 1.3%의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으며, 역성장이 두 개 분기 이상 연속되면 경제 침체로 평가된다.
-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다국적 투자기업인 시타델(Citadel)의 마르텐 애커만(Maarten Ackerman) 수석 경제학자는 모든 지표가 2023년도 1/4분기 역성장을 예언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전력난이 남아공 경제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애커만 수석 경제학자는 민간 부문의 투자 동결에 따른 고용 시장 침체, 외화 부족 등을 지적하며 2023년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0.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South Africa's finance minister rules out recession in 2023, 2023. 04. 15.
Business Tech, Stage 6 load shedding continues this weekend – here’s the new schedule, 2023. 04. 14.
Business Tech, Stage 9 load shedding warning for South Africa, 2023. 04. 13.
Business Tech, South Africa the biggest loser among major economies, 2023. 04. 12.
Zawya, South African manufacturing output down 5.2% y/y in February, 2023. 04. 11.
Reuters, South Africa revokes 'state of disaster' declared over power crisis, 2023. 04. 06.
Africa News, South Africa : Government revokes national state of disaster, 2023. 04. 05.
VOA, South Africa Ends Electricity State of Disaster, 2023. 04. 05.
EWN, D-day for Eskom's electricity tariff increase, 2023. 04. 01.
Reuters, South Africa surprises with bigger rate hike than forecast, 2023. 03. 31.
Reuters, South African manufacturing output down 3.7% y/y in January, 2023. 03. 14.
Reuters, S&P downgrades South Africa's outlook as power crisis weighs, 2023. 03. 09.
Business Tech, All signs point to recession, 2023. 03. 08.
[관련 정보]
1.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난으로 인한 국가 재난 사태 종료 선언 (2023. 4. 12)
2.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 부족으로 인한 국가 재난 상황 종료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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