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로 나락을 져나르고,
당산나무 아래 바람좋은곳에서 사시랑구를 까부르던 시절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황량하다
느티 당산나무는 말라비틀러진 나뭇잎만 나폴거린다
소꿈산 너머에 저녁놀이 붉은날
한손에 대지팡이를 쥐고 계신 할머니
어둑해진 논둑길만 바라보고 계시네...........
..............
터벅터벅.. 집으로 오신 할머니
방으로 오시자마자 소리없이 눈물만 펑펑 흘리신다
눈물이 많으신 우리 할머니... 우시는거야 자주 봤지만
그렇게 줄줄 흘리시는건 처음본다
깜짝 놀란 울아부지.....
" 어머니!!!! 왜그러시요!!~"
" 이놈들이........ 오늘이 내 생일인데 한놈도 안온다....!!!"
그랬었다
울 할머니는 오늘이 생신인데 내게는 고모인 당신의 딸들이
붉은 노을이 지고 논둑길이 어둑해서 안보일때까지 기다렸지만
한명도 안온다며 서럽게 우셨다....
" 어머니!!.... 어머니 생신이 내일 아니요? 오늘이 초닷새인데? 내일이 생신인데..."
아~...............
다음날이 생신인걸 모르시고 오늘로 착각하신 할머니
자식들이 아무도 안온다며 눈물만 흘리셨던것이다
이제 낼모레가 설이다...
고등학교시절 광주에서 막차를 타고 마을앞에쯤 가면
당산나무 아래에 앉자 계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이젠 몸도 잘 못가누시는 어머니가 계실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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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각~사각~대나무 소리,,,해남 골짜기의 풍경은 지금도 기억이 빤한데...차암~그렇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