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묏버들 가려 꺾어
홍낭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손대
가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닢곤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어구풀이
-뫼버들 : 산버들(山柳). 야생(野生)의 버들, 여기서는 님에게 보내는 정표(情表)가 된다.
-가려 꺾어 : 골라서 꺾어.
-님의손대 : 임에게. 님게. ‘~의손대’는 부여를 나타내는 여격조사.
-자시는 :주무시는
-새 닢곧 : 새 잎이. 새잎만, ‘곧’은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어떤 사실이 따름을
나타낼 때 앞의 사실의 주어(主語)에 붙는 보조사.
-여기소서 : 생각하소서, ‘소서’는 상대 존대 명령형 어미.
♣해설
-초장 : 묏버들을 좋은 것으로 골라 꺾어 임에게 보냅니다.
-중장 : 그 묏버들을 임께서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볼 때마다 나를 생각해
주십시오.
-종장 : 밤비에 새 잎이 돋아나면 나처럼 생각하십시오.(임이 상상 자기를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는 당부)
♣감상
이 시조는 최경창(崔慶昌)이 북해평사(北海評事)로 경성에 주재하고 있다가
서울로 돌아올 때 그를 배웅하여 영흥(永興)까지 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은
적이라 한다. 사랑하는 임을 보내면서 오래오래 잊지 않기를 당부하는 여성으로
애틋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시조의 작품 배경은 다음과 같다. 홍낭은 함경도 경성의 기생인데 절개사
굳고 자색이 아름다웠다. 젊어서 최경창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최경창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자 홍낭은 쌍성(지금의 영흥)까지 따라가 이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함관령에 이르러 날이 저물어 비 내리고 침침해짐을 만나 이 시조를 지어 최경창
에게 부쳤다. 뒤에 홍낭은 최경창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날로 길어 떠나 밤
낮으로 칠일만에 서울에 도착하여 간호를 했으나 이 때는 국상(國喪)이 있던 때라
최경창은 이것이 말썽이 되어 파직이 되었다 한다. 후에 최경창이 죽고 난 후 홍
낭은 스스로 치장을 않고 파주에서 묘소를 지켰다. 또한 임진왜란 때는 최경창의
시고(詩稿)를 짊어지고 피난하여 병화를 모면하였다. 홍낭이 죽자 최경창의 묘아래
묻어 주었다고 한다.
♣작가소개
홍낭(洪娘 : 생몰 연대 미상) : 선조 때의 명기(名妓).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
인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과 정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