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자리 잡은 항일암은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잘 어울어 진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사찰로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항일암은 원효대사가 기도중에 관세음보살을 친전하고 원통암으로 창건하였다 그후 윤필대사가 산의 형세가 마치 거북이가 불경(경전바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하여 금오암이라 부르다가 조선 숙종때 인묵대사가 수행정진 중 대웅전을 짓고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의미로 향일암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향일암은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 계단길과 평길이 있는데 우리는 오를 때는 291계단 길로 내려 올 때는 평길로 내려왔다. 천진불을 거쳐 용이 되기 위해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곳인 등용문이 나오는데 이곳을 지날 때는 새로운 기운을 얻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등용문을 지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임포항과 거북머리(목)닮은 해안 풍경도 아름다웠다. 계단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세속의 번뇌를 벗어나 깨달음의 경지로 가는 해탈문이 나온다. 이 문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해탈문을 통해 항일암 대웅전으로 향했다.
향일암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법구경을 형상화한 불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대표적으로 삼불(三不) 조형물이 있었다. 불견(不見) 남의 허물을 함부로 보지 말라. 불문(不聞) 나쁜 말을 듣지 말라. 불언(不言) 함부로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의 이 세 가지 가르침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일암 도착하면 고요하고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불상과 건축물을 만날 수 있었고 깎아지른 듯한 암벽 위에 자리 잡은 전각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대웅전 앞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푸른 바다 풍경 역시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행하던 좌선대(坐禪臺) 앞에서는 원효대사의 수행 모습과 깨달음을 상상해 보면서 번잡한 생각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고요한 시간을 가저 보았다.
향일암 곳곳에는 바위틈 사이를 지나는 석문이 많은데 관광객들은 고개를 숙여야만 통과할 수 있었다. 석문을 지날 때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져 겸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항일암에는 7개의 석문이 있는데 그곳을 모두 통과하면 소원 한가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향일암 주변에는 해안 절경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파도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리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오랜만에 향일암의 매력을 만끽해 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