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기드온을 부르신 후 첫 번째 내리신 명령은 기드온의 아버지 요아스(Joash)의 집에 있는 칠 년 된 둘째 수소를 끌어와서, 기드온의 아버지 집에 있는 바알의 제단을 헐고, 그 곁에 있는 아세라 상을 찍어서, 찍어낸 아세라 상의 나무로 그 둘째 수소를 번제로 하나님께 드리라는 것이었습니다(25절, 26절). 기드온의 아버지 집에 바알의 제단이 있고, 아세라 신상(神像)이 있었다는 것은, 그 당시에 우상 숭배가 얼마나 이스라엘 백성 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드온은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되, 사람들이 두려워서 밤에 몰래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자기 아버지 집의 바알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 그 나무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습니다(27절). 기드온은 사람들을 매우 두려워하는 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 일찍 사람들은 바알의 제단이 헐려있고, 아세라 상을 찍어 그 나무로 번제를 드린 것을 발견하고, 누가 이런 일을 행하였는지 캐어 물었고,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그렇게 한 것을 알아냈습니다(28절, 29절). 그리고 요아스에게 그 아들 기드온을 끌어내라고 말하며 기드온을 죽여야 한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30절). 그러자 요아스는 “바알이 신이라면 바알 스스로가 알아서 자기의 제단을 파괴한 자를 찾아서 직접 다퉈서 죽일 것이 아니냐?”라며 기드온을 두둔합니다(31절). 그래서 사람들은 기드온의 별명을 여룹바알(Jerubbaal)이라고 지었습니다(32절). 여룹바알은 “바알이 싸울 것이다”라는 의미입니다. 바알이 자기 제단을 헐어버린 기드온과 싸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바알은 우상에 불과했기에 기드온에게 아무런 일도 행할 수 없었습니다.
이럴 때에 미디안 족속과 아말렉 사람들, 그리고 동쪽에 있는 여러 부족들이 함께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 요단강을 건너와서 이스르엘(Jezreel)에 진을 쳤습니다(33절). 늘 이스라엘이 미디안 족속에게 약탈을 당하며 고통을 당하였는데, 또다시 미디안 족속이 주변의 다른 족속까지 이끌고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여호와의 신이 기드온에게 임하셨고, 기드온은 나팔을 불어 자기의 가문(家門)인 아비에셀(Abiezer) 사람들이 따르게 하였고, 기드온이 속한 므낫세 지파를 비롯하여, 므낫세 지파와 가까이에 살고 있는 아셀 지파, 스불론 지파, 납달리 지파의 사람들도 불러 모았습니다(34절, 35절). 이제 미디안과 싸울 준비를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다시 한번 확신 주시길 원했습니다(36절~40절). 그래서 기드온은 하나님께 징표를 구합니다. 그것은 양털 한 뭉치를 마당이 두고, 밤을 지샌 후에 이슬에 양털에만 있고 주변의 땅은 마른 상태로 두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대로 되자 이번에는 그 반대로 해달라고 하나님께 요청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요청도 들어주십니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가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미디안 족속을 칠 수 있게 해주실 것인지에 대해 철두철미(徹頭徹尾)하게 확인한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인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확신이 없어서 기드온이 그렇게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분명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전쟁터에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드온은 “주께서 이미 말씀하심 같이 내 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거든”이라고 말하며 하나님께 징표를 구하고 있습니다(36절).
기드온에겐 아직도 소극적인 태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아세라 상을 찍어 그 나무로 번제를 드리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행하였고, 미디안과 싸우라는 하나님의 말씀에도 다시 한번 하나님의 약속을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기드온은 회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행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한 하나님의 뜻인가를 확인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라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담대히 나서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한 것이 확실한데도 머뭇거리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신 것이라면 담대히 순종하며 나아가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