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8 연중 제4주간 토요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立春이 지났지만 폭설과 입춘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곳 동해안에는 눈은 내리지않고 있지만 강한 찬바람에 어선들도 발이 묶여 동해 밤바다는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영천극장 간판 그리는 화가로 섹스폰 연주자로 잘 나가던 큰 형님. 용감한 귀신잡는 해병 되어 돈벌려고 월남갔다 껍데기만 돌아와 고엽제 후유증과 대장암으로 죽었습니다.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 나의 작은 아버지는 그를 유복자로 남겨두고 대구 10.1 사건 때 죽었습니다. 큰 형님의 일남 삼녀 자녀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참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다들 여전히 참 외롭고 힘들고 어렵게 살고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예수님께서 복음선포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과 함께 재충전을 위해 외딴곳에서 좀 쉬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목자를 찾아 몰려드는 목자 없는 양들 같은 사람들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 (Compassion)이 들어, 쉬지도 못하고 다시 그들과 함께 하시며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병을 고쳐주시고 배고픈 군중들에게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여주셨습니다.(마르 6,35-44) 가난한 이들에게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군중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가 얼마나 시급한가를 보여주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참 외롭고 힘들고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보시고 여전히 마음 아파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연민의 마음' 공감(Compassion)과 연대(Solidarity)와 사명(Mission)이 기적을 일으킵니다. 연민의 마음, 공감이 제일 먼저입니다. 공감 없으면 연대와 나눔(사명)도 없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카 10,24-31 참조)에서 사제와 레위인은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연민의 마음 공감이 없습니다. 공감이 없으면 연대와 나눔이 있더라도 허례와 위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그대의 차거운손>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느지, 그 원인을 보여줍니다. 원죄와 상처입은 사람들의 위선적인 삶을 보여줍니다. 껍데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있는 그대로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어둡고 참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