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의 생명들을 바라보면 법문을 듣는 것 같습니다.
초파일에 올린 난은 그 뒤로 한 번도 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아름답고
법당 둘레 돌틈에서는 민들레가 바위의 틈을 뚫고 고개를 내밉니다.
모종을 심어 놓고 자연에 맡겨 태평농법으로 키운 상추는 비바람을 견디며 시장에서 보는 채소와는 다른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생명은 편안해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기에 끝내 뿌리를 내립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돌틈 같은 어려움이 찾아와도 그 자리가 끝이 아니라, 뿌리를 더 깊이 내리라는 끈끈한 생명의 자리일 수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오늘 군무원 시험을 치르는 김나경님의 합격을 축원하며 도량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난에게도, 민들레에게도, 상추에게도 눈을 맞추며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잘 자라고 있구나."
그러자 생명들이 오히려 제게 대답하는 듯했습니다.
"스님도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가십시오."
부처님의 가피는 어려움을 없애 주시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생명력을 키워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시험을 보는 김나경님도
긴장보다 평정심을
두려움보다 담대함을
걱정보다 부처님을 믿는 마음을
간직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돌틈의 민들레처럼
가뭄을 견디는 난처럼
자연을 믿고 자라는 상추처럼
끝내 자신의 꽃을 피우는 인연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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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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