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본래마음은 모양이 없지만(무상無相), 절대주체(絶對主體)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離一切諸相 이일체제상
모든 모양을 떠난 것을
即名諸佛 즉명제불
바로 모든 부처라 이름 한다.
:金剛經 <離相寂滅分 第14>
금강경 이상적멸분 제14
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알고보면 중생의 분별심식이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능히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것은 자기 본래마음 입니다.
중생의 분별심식은 시시각각 경계를 따라 찰나마다 변하여 단절이 있어서 진실하지 못하지만 자기본래마음은 항상 여여부동如如不動하여 변함이 없고, 허망하지 않습니다.
고로 부처님께서는
不取於相 불취어상
모양을 취하지 않으면서
如如不動 여여부동
항상 한 결 같아서 변동이 없다.
:金剛經 < 應化非眞分 第32>
금강경 응화비진분 제32
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모양이 없으면서 모양이 있는 분별심식의 주인이 되는 자기본래마음을 비유로 들자면,
1)검고 붉은 모든 차별색상을 다 비추어 나타내면서 그 어떤 색상에도 물드는 바가 없이 청정한 거울과 같고
2)천강만수에 그림자를 두루 나타내면서 천강만수를 초월하여 실답게 빛나는 장공명월(허공의 밝은 달)과 같고
3)바람을 따라 무수히 일어났다 사라지는 파도를 일으키면서도 그 본체는 증감이 없는 큰 바다와 같고
4)봄여름에 무성하게 피었다가 가을겨울에 시들어 떨어지는 지엽을 내면서도 항상 변함없이 드러나지 않은 나무의 뿌리와 같다 할 것입니다.
이와같은 지혜로 살펴보면 모양이 없지만 진실로 존재하는, 자기본래마음의 존재에 대하여 의심하고 부정하는 분별심식을 조복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7-
영가대사가 의심이 있거든 곧장 바로 다투라고 말한 것은 분별심으로 자기 밖의 남과 다투라는 말이 아닙니다.그래사 영가대사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不是山僧逞人我 불시산승령인아
산승이 나와 남을 드러내려 함 아니요
그러면 무엇 때문에 다투라는 말인가 하면, 먼저 자기 마음속에 일어나는 본래 마음에 대한 작은 의심이라도 다투어 없애고, 합리적으로 완전히 이해하여, 불퇴전의 신심을 확고부동하게 세우라는 말입니다.
그런뒤에 검고 붉은 그림자가 바로 청정한 거울인 지혜로 비추어 보는(원돈의 경지鏡智) 수행 중에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염려해서 또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입니다.
修行恐落斷常坑 수행공락단상갱
수행중에 단상함정 떨어질까 염려로다.
그러면 영가대사가 염려하고 경계한 분별심식이 일으키는 단상이견(斷常二見)의 함정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단견斷見이란 자기와 객관의 세계인 만유의 현상이 허망 무상하여 완전히 무無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견해를 말하며,
2)상견常見이란 자기와 객관의 세계인 만유의 현상계가 겉으로는 죽거나 부서져도, 불변의 기본요소는 없어지거나 끊어짐이 없이 항상 지속된다는 견해를 말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이러한 단상이견斷常二見의 주장을 펴는 외도들이 있었고 현대에도 이러한 구덩이에 빠져서 자기본래마음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 하겠습니다.
1)사람이 죽으면 정신과 육체 모두가 흩어져 무無로 돌아가서 영혼도 내생도 없으며 만사가 끝이니, 그저 살아 있을 때 즐기면서 살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견외도斷見外道에 속합니다.
-8-
2)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비록 육체는 죽으나 영혼은 죽지 않고 세세생생 끊임없이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견외도常見外道에 속합니다.
이와 같은 양극단의 이견二見은 고금에 벗어나기 어려운 중생들의 어리석은 근본적 분별심식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대각大覺을 성취하시고 그 깨달음의 내용이 양극단의 이견二見을 떠난 중도中道에 있음을 밝히신 것입니다.
중도의 내용이 경전성립사적으로 볼 때 가장 오래된 숫타니파타와 초기경전인 율장律藏의 전법륜경轉法輪經과 후대의 대승경전에 일관된 말씀으로 실려 있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이변二邊에도 착着하지 아니 하며, 중中에도 착着하지 아니한다."
:숫타니파타 <도피안품. 소부2>
"세존이 다섯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출가자는 이변二邊, 즉 고苦와 낙樂을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여래도 이 이변二邊을 버린 중도中道를 정등각正等覺 하였다" :轉法輪經 <相應部>6
전법률경 상응부(상윳따니까야) 6
"욕락欲樂과 고뇌苦惱의 양극단을 떠나서 여래는 중도中道를 정등각正等覺 하였다."
:轉法輪經 <中部>
전법륜경 중부(맛지마니까야)
佛性非有非無 불성비유비무
불성은 있음도 아니요, 없음도 아니면서
亦有亦無 역유역무
또한 있으면서 또한 없으니
有無合故 유무합고
있고 없음이 하나로 합하는 까닭에
名爲中道 명위중도
중도라 이름 한다.
:大涅槃經 卷32 < 迦葉菩薩品>
대열반경 권32 가섭보살품
-9-
이러한 부처님의 중도대선언中道大宣言은 부처님 출세 이전과 이후를 통틀어서 절대 독창적인 것입니다.
인도 사상계의 양대 조류는
첫째, 지배계층 바라문교의 전변설轉變說에 입각하여 범아일여(梵我一如)를 지향하며 유심론적(唯心論的) 낙행(樂行)을 추구하는 수정주의(修定主義)가 있습니다.
둘째, 일반사상계의 육사외도六(師外道들)이 주장하는 유물론적(唯物論的) 요소들의 적취설(積聚說)이 있습니다.
이에 입각하여 해탈의 수단으로 <단멸론적斷滅論的 쾌락주의>와 <상주론적常住論的 불멸론>, <윤리적 회의론懷疑論>과 <극단의 운명론>, <형이상적 불가지론不可知論>과 <극단의 윤리적 엄숙과 불살생을 추구하는 고행주의>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동서고금의 사상계를 통틀어 비교해 볼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양변을 떠나 초월하면서 동시에 양변과 하나로 합한 중도中道야말로 전무후무한 독창적 사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혹 긍정과 부정, 초월과 합일을 분별심식으로 언급하고 있는 동서의 각 종교와 철학사상을 들어,
불조의 중도사상의 독창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검고 붉은 그림자가 바로 청정한 거울로 하나이면서, 그 그림자에 물들지 않고 여여 부동한 거울 같은 자기본래마음의 중도 소식을 참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비근한 예를 들어보면 중국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기원전 492~기원전 431?)가 지은 『중용中庸』의 중中과 말은 비슷하지만 그 깊은 뜻은 천지현격으로 다른 것입니다.
喜怒哀樂之未發 희로애락지미발
謂之中 위지중
희로애락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 하고
發而皆中節 발이개중절
謂之和 위지화
희로애락이 발하여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 한다.
:『中庸』 第1章 중용 제일장
이상의 중용에서 볼 때 '중中'이란,
부처님이 말씀하신 유有와 무無의 양변이 하나로 합한 본래마음에서 보지 못하고, 유와 무가 분열된 상대적 분별심식으로 사량思量하는 '중中'이기 때문에 희로애락의 분별심(有)이 일어나지 않은 무(無)만을 중(中)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0-
이를 불조께서 깨달으신 중도와 비교하여 그 차이를 밝혀 보겠습니다.
불조께서 깨달으신 중도中道는, 저 중용中庸의 '중中' 처럼 청정한 거울 본체에 검고 붉은 색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중中'으로 분별 사량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도는 검고 붉은 색이 바로 청정한 거울인 소식이며 청정한 거울과 검고 붉은 색이 동시에 하나이면서 검고 붉은 색을 떠나 초월하여 물들지 않는 것입니다.
즉, 희로애락 그대로가 청정한 본래마음과 하나일 뿐 희로애락이 일어나지 않음과 일어남을 두 가지로 분별함이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래는 양극단의 이변二邊을 떠나 집착함이 없는 중도를 정등각했다"고 했지
두 가지 상대적 이견二見, 즉 일어남과 일어나기 전을 중도라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희노애락 그대로가 청정한 본래마음이라는 불조의 중도에서 볼 때, 중용에서 말하는 희로애락이 일어나기 전을 중中이라 함은, 다만 희로애락이 일어나지 않음과 일어남을 분별사량하는, 미혹한 단상이견斷常二見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희로애락이 바로 청정한 자기본래마음임을 바로 보지 못한 <중용의 사변철학思辨哲學>을 후대에 지리멸렬支離滅裂한 <관념적 성리학>으로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송대의 주희朱熹>입니다.
이러한 양 극단을 떠난 부처님의 근본법인 중도사상을 바르게 계승하여, 불멸후 5백년 경에 대승불교를 일으킨 <용수보살>은 『중론中論』에서 <생멸生滅>, <단상斷常>, <일이一異>, <거래去來>의 여덟 가지 잘못된 양극단의 견해를 타파한 <팔불중도론八不中道論>을 분명히 주창했던 것입니다.
-11-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