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21일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였다.
이제부터 여름하지까지 낮이 점점 길어질 날만 남았다.
금년 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세계의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격리된채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고 감염된 사람들에겐 여러가지 후유증이 남아 일상으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감염될까봐 전전긍긍하며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매월 만나는 각종 모임도 하지 않고 연말 모임도 하지 않고 지나갈 특별한 한해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이웃 건물주의 이기적이고 그릇된 사고방식과 몰상식적이고 인신공격적인 언어로 상처받고 공무원들의 잘못된 관행과 지위남용으로 피해를 보기로 했다.
금년이 다가기 전에 한해를 돌이켜보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잠시 마음을 비우고 찌든 속세에서 상처받은 심신을 잠시 회복하기 위해 아이들과 가까운 수덕사에서 하루 지내는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다.
템플스테이는 전부터 하고 싶었다.
젊은 대학시절 암울하고 억압되고 통제되는 군사독재하에서 지성인의 역활을 고뇌하고 침묵하는 교수들을 보고 대학을 그만두고 출가할까 고민한 적도 있다.
출가스님들의 속세 부모자식간의 인연과 형제간의 인연 혹은 부부간의 인연을 철저히 끊고 불가(조계종)에서 다시 태어나는 출가정신을 잠시나마 체험하고자 하는 생각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템플 스테이 각종 프로그램이 취소되어 그냥 자유롭게 지내고 쉬는 것으로 공양시간만 잘 지키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아침 공양은 캄캄한 이른 아침 6시에서 30분정도인데 스님들의 발우공양이 공양간의 옆에서 진행되어 정확하게 아침 식사시간을 지키고 조심스럽게 조용히 식사를 해야했다.
우리가 머문 곳은 템플스테이하는 사람들을 위해 옛전통 기와집으로 짓고 천장은 건물목조만으로 되어있다.
옛날 온돌대신 현대식 전기 난방으로 되어 있어 따뜻하고 문은 이중으로 바깥은 전통적인 문을 사용하고 안쪽에 미닫이문으로 하여 한기차단도 잘 되어 있다.
토요일 오후 3시경에 도착하여 사무실에 들려 절에서 입을 옷을 받고 저녁공양시간 5시30분까지 좀 시간이 남아 아래 미술관과 기념품가게에 들려 다기를 사니 주인께서 자신이 즐겨마시는 녹차를 조금 준다.
저녁 공양후 방안에는 이불과 베개외는 아무것도 없고 읽을 책도 가지고 가지 않아 녹차를 마시며 겨울 긴 밤을 보내다가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다.
“삶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어리석으면
더 고통스럽다.
깨달음에 이른 후에도
고통받는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을 다루는
기술을 알고 있으면
그 고통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
-탄닉한-
수덕미술관 앞뜰에 세워진 “가족”이란 작품
템플스테이 사무실 건물
수덕사 미술관 입구
미술관 바로 위에 위치한 옛수덕여관마당에서
이응노 화백이 돌에 세긴 군상
대웅전 앞뜰
템플스테이 숙소(좌측)
실내
지나간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딱따구리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