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401022화 10:00
읽어준 곳: 효목2동작은도서관
읽어준 이: 효목어린이집 3~5살 10명 내외
읽어준 책:
《영이의 비닐우산》 윤동재 시ㆍ김재홍 그림/창비
《달팽이 학교》 이정록 시ㆍ주리 그림/ 바우솔
가을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 산책하듯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 앞은 달콤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온 몸과 감각을 감쌌다. 천리향이 가까이 있는 것이다. (신기하다. 천리향은 봄에 맡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을에 천리향 향기라니…
지난주 아가페 가는 길에 가을에 핀다는 만리향이 활짝 피어 내린 것은 봤는데...^^ 하얗고 주황색인 천리향과 만리향이 이 가을 향기로 가득하네...천국인가? )
그랬다. 눈꽃송이 처럼 하얗게 피어, 내리는 비에 꽃들이 뚝뚝 떨어져 벤치를 하얗게 수놓고 있었다. 천리향을 만나면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처럼 행복하다.
우리 꼬맹이들에게 천리향을 소개하고 싶어 마음이 안달이 났다.^^
10시가 되니 어린이집에서 종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친구들이 늘 그랬던 것 처럼 줄을 지어 손을 잡고 들어왔다.
서서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눈마주치고 인사를 했다.
열손가락을 주먹쥐었다 펴며 배꼽인사를 하고 어린이집 들어오면서 달콤하고 향긋한 향기를 맡아보았는지 물어보았다.
벤치에 하얀 눈이 내리듯 꽃송이가 있는 걸 보았냐고 물으니 우리 꼬맹이들 내가 무슨 말을 하나... 하는 표정이다. 귀엽다^^
‘그치 얘들아 가을에 눈이라니. 눈꽃송이라니^^’
그래도 이야기해주고 싶었던 건 내일도 모레도 향기를 맡을 거니까 기억의 한 부스러기라도 심어주고 싶었다.
‘꽃향기가 천리까지 가서 천리향이라 한다’고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알려드렸다.
바로 근처에 있으니 꼭 찾아보시라고.
하얗게 쌓인 거 보신 것 같다하셨다. 바로 그거라고 알려드렸다^^
비가 와서 ‘비’하면 생각나는 두 책을 준비했다고 했다. <달팽이 학교>를 먼저 읽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빨간열매, 빨간우산도 찾아보고
달팽이가 나오면 몇 마리 인지 같이 세아려보기도 했다. 달팽이들이 소풍을 간다. 친구들 중 한 명이 내일 소풍간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도 따라 소풍간다고 한 명씩 내게 알려줬다. 우리 친구들은 하루만에 소풍가는 데 달팽이 친구들은 느려서 일주일이 걸렸다. 이사하는데는 한달이 걸렸고
화장실이 코 앞인데도 교실에서 오줌 싸고 복도에서 똥을 샀다.
우리 친구들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본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대소변을 늦게 갈았어서 혹시 아직 기저귀하는 친구있는지 선생님께 조용히 물었는데 모두 떼고 대소변을 잘 가린다고 했다. 기특했다.
영이의 비닐우산
그림책 대상연령이 맞지 않는 것 같았지만 아이들과 간단하게 비오는 날 풍경을 보고 ‘나눔’에 대해 간단하게 나눌려고 골랐다.
우리 친구들 ‘거지 할아버지’를 이해할까? ‘돈도 집도 없는 할아버지’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림책 속 창밖으로 오늘 날씨처럼 비가 왔다. 노란옷을 입고 초록색 우산을 썼다.
초록색 우산쓰고 온 친구 있냐고 물었는데 한 명 친구가 손을 들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담벼락 앞에 할아버지 한 명이 외로이 앉아 계셨고 짖궂은 몇몇 친구들이 할아버지 어깨를 툭 건드려보고 지나갔다.
주인공 친구는 비닐우산을 할아버지 위에 살며시 쓰워 드리고 갔다.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과자먹을 때 친구가 과자없으면 나눠줄 수 있냐고 물으니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착하다.
‘그거면 됐다’ 생각했다.
'효목2동 작은도서관' 앞 달콤하고 향긋한 향기로 반기는 '천리향'
지난 주 '아가페' 책읽어주기 하러 갈 때 만난 달콤하고 향기로운 천리향친구 '만리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