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장마가 이르고 길었던 2011년 여름처럼, 이른 장마로 살짝 골탕을 먹고 있는
요즘. 코로나로 미루었던 비도리통나무집 방문약속을 하고 어제 낮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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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예보가 있어 흐린 날씨를 예상하고 갔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보시다시피 하늘은
더할 수 없이 맑고 높습니다. 정오를 조금 지난 시간. 도착시간을 알리지 않고 갔더니
아래 마당 오른편 밭에서 무언가 잔뜩 실린 구루마를 밀고 오는 집주인을 만났습니다.
아~ 정말 부지런한 분... 연말까지는 주말주택인지라 시간이 아깝기도 하겠지만 이런
한 낮에 노동이라니~! 나처럼 게으름뱅이는 상상조차 어려운 장면. 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724405EE5790916)
스카이블루 Sky blue . 디스이즈하늘색. 뜻밖의 선물 같은 하늘을 봅니다.
요즘은 전부 아이폰 사진. 지난 2월 캐논카메라 고장 후 日제품 구입을 망설이느라
최근 몇 달은 iphone으로 모든 작업과정을 촬영하고 있어요. 실내에서는 그런대로
색상과 명암이 볼만하던데, 외부 특히 피사체가 자연풍경일 때는 초점이 산만해지고
화질이 떨어지더군요. 잘 찍는 방법이나 그런 앱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그냥 셔터만
누르는 수준이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90E405EE5790D16)
187° 남향. 채광과 조망을 최우선 고려한 설계. 비도리통나무집의 전형적인 모습!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8B5405EE5790B16)
본채가 있는 위 마당으로 오르는 계단. 4월에 조경토목공사를 시작해서 아직 자리가
다 잡히지 않았어요. 소나기가 내리면 돌 틈의 흙이 조금씩 쓸려 내려가고 또 채우고.
내년 봄이 되면 사이사이 꽃나무까지 자리를 잡겠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728405EE5790E16)
위 마당의 주차장.
애초에는 집 뒤편을 주 출입구로 삼아 주차장과 현관을 진입토록하고, 우측지붕을
길게 연결한 공간을 주차장으로 설계했는데 토목과 조경공사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바뀌셨어요. 대문을 아래마당에 두고 위에도 현 위치에 길에서 들어오는 주차장을
만들기로. 본채와 잘 어울리는 통나무주차장을 만들고 싶다하시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967405EE5791016)
막판까지 고심하며 내 의지를 설계에 담은 거실 전면 통 창과 안주인의 바람을 실현한
안방과 주방의 넓고 시원한 창. 집주인들께는 커다란 액자에 변화무쌍한 풍경이 담기는
여덟 개의 요술액자를 선물로 드린 셈이라 공치사를 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96B405EE5791216)
전보다 더 넓어진 앞마당. 우측 연결지붕 아래는 주차장으로 설계되었으나 지금은 정말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군요.
자화자찬하자면, 외국 통나무집 책자에 실린 사진을 보는 듯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D5F365EE579141B)
700여 평의 넓은 대지와 전.
위아래 마당과 정원, 작은 텃밭, 연못, 창고 자리, 사우나와 정자 그리고 100여 평의
넓은 밭 각각의 위치와 높낮이까지... 남은 그림은 온전하게 집주인들이 그려가는 것.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6F0365EE579151C)
새로 정비한 연못. 그 앞에 사우나와 정자를 나란히 배치할 구상도.
저도 해 봐서 아는데요... 오늘 같은 날 바깥에 빨래를 널어 말리면 옷에서 나뭇잎과
바람, 햇볕냄새가 나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DB5365EE579171B)
아래 마당에 만들고 있는 야생화동산과 그 뒤편 종류별로 구획을 나눈 앙증맞은 텃밭.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E22365EE579191B)
잔디밭에 드리운 선명한 그림자가 인상적인, 이런 그림 어떠세요?
오랜 세월 꼭 하고 싶었던 일, 안주인의 숙원 중 하나였던 이불 햇볕에 널어 말리기.
아직 도시에 남아있는 살림의 일부. 거의 매주 마다 이불을 가져와 빨고 말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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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백색 스타코 마감이었던 외벽. 45초 동안의 고심과 12초 걸린 협의 결과 주문재
(규격까지)Cedar Siding. 현실은 원목기둥과 함께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색감과 질감이 모두 너무 좋아서 이 상태가 영원이 지속할 수 없을까 하고 간절한
마음이 가져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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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편으로 돌아가 볼까요.
담장이 되어줄 울타리 나무들. 몇 년 후라면 지금처럼 길에서 1층을 들여다 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왼편 끝에서부터 주차장(설계상), 다용도실, 보일러실, 현관, 작은방,
안방화장실이 배치되어있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E28365EE5791E1B)
시원하게 바람이 통하는 뒷마당. 넓은 그늘은 한여름 쉼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666415EE5BBBB36)
3년 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다시 그 다음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러 좁은
골짜기 언덕길을 올랐을 때만해도 앞으로 우리가 만들게 될 변화를 모두 예측하지는
못했지요. 집주인이 예전에 쓰던 대문을 재활용해 과거의 기억을 일부 살려놓았네요.
괴산군 칠성면 비도리통나무집. 어떤 면에서는 아직 미완입니다.
여백이 조금 남아있다는 뜻이겠지요.
첫댓글 한주를 정리하는 기분좋은 금요일~!
한주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하시고 주말동안 마음 편히
쉬시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