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 심야할증 기본요금 6700원
내일 택시 기본요금 1000원 올라
지하철-버스는 4월 인상 추진
吳시장 “정부 지원땐 인상폭 조정”
기재부 “입장 밝히는것 적절치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지하철·시내버스 요금 인상과 관련해 “고육지책으로 이해해 달라”며 강행 의사를 30일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올리고, 올 4월부터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을 300원이나 400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300, 400원 올려도 운송 원가 못 미쳐”
30일 시민들이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줄지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다음 달 1일부터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심야 할증 기본요금은 최대 6700원이 된다. 뉴시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해 “300, 400원씩 올린다고 해도 운송 원가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며 “이 상황은 (시민들이) 고육지책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금 인상 폭을) 정말 낮추고 싶다”며 65세 이상 고령자 등에 대한 지하철 무임 승차 요금을 정부에서 지원해 달라고 재차 제안했다. 광역자치단체들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예산안에 무임 승차 관련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오 시장은 “기재부가 생각을 바꿔 올해 말부터라도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해준다면 요금 인상 폭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오 시장의 발언에 대해 “현재로선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11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교통 복지 성격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해당한다”며 정부 지원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선 “전장연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측불가적인 손해와 손실을 보는 시민 여러분이 사회적 약자”라며 손해배상 소송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다음 달 2일 예정된 전장연 측과의 면담에 대해서도 “이미 발생한 손해액을 반드시 소송을 통해 배상받을 생각”이라며 “(면담은) 그 점을 분명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오 시장은 “연착륙을 통해 문재인 정부 초기 정도까진 되돌아가야 한다”며 추가로 더 내려가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TBS 라디오에서 6년 3개월 만에 하차한 김어준 씨에 대해선 “공영방송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이 다루면서 특정 정당, 특정 정파의 논리를 보호하고 전파하는 데 쓰시느라 애 많이 쓰셨다. 수고하셨다”고 비꼬았다.
● ‘오후 11시∼오전 2시’ 택시 기본요금 6700원
한편 예고된 대로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오른다. 지난해 12월 변경된 심야할증 체계에 따라 오후 10∼11시와 오전 2∼4시에는 기본요금 5800원이 적용된다. 오후 11시부터 3시간은 기본요금 6700원이 된다. 요금은 올랐지만 현재 2km인 기본요금 적용 거리는 1.6km로 줄어든다.
거리당 요금과 시간당 요금도 바뀐다. 거리당 요금은 현행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31초당 100원인 시간당 요금은 30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오후 11시∼오전 2시’에 종각역에서 강남역까지 약 10km를 이동할 경우 택시비는 1만7700원으로 현재(1만5800원)보다 약 12%(1900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야할증 체계가 바뀌기 전과 비교하면 30%가량 오르는 것이다.
이소정 기자, 사지원 기자